윤미연은 늘 정수호에게 딸을 잘못 가르쳤다고 잔소리했다. 24살의 처녀가 연애해본 적이 없고 중매 아주머니가 남자친구를 소개해도 사귀지 못한다면서, 정윤하가 남자를 형제로 생각하게 했다고 늘 불평했다.친구는 무슨... 정녕 애인으로 될 수는 없단 말인가!정수호는 윤미연의 잔소리를 들을 때마다 윤미연을 놀렸다. 두 사람 함께 몸조리 잘해서 딸 하나 더 낳아 막내딸을 숙녀로 키우면 어떻겠냐면서 말이다. 결국, 윤미연은 얼굴이 붉어지면서 정수호를 한 대 때렸다.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될 나이인데 어찌 또 낳을 수 있겠는가!낳고 싶었으면 젊었을 때 벌써 낳았을 텐데.“식사하세요. 밤에 수면에 영향이 갈 텐데 지훈 씨에게 차를 마시게 하면 어떡해요? 당신도 참, 밤에 잘 주무시지 못하면 어떡해요...”윤미연이 부엌에서 요리들을 들고나오면서 남편에게 몇 마디 했다.정수호는 빙그레 웃으며 말을 이었다.“지훈 씨가 멀리서 오신 손님인데 차 한 잔 정도는 대접하는 게 도리 아니야? 지훈 씨, 식사하러 가요. 윤하야, 가서 좋은 술 한 병 가져와. 내가 지훈 씨랑 말도 잘 통하니 오늘 저녁에 한 잔 마셔야겠어.”정윤하는 어머니를 보며 말했다.“엄마, 나도 마셔도 돼?”윤미연은 정윤하를 노려보며 말했다.“넌 두 모금만 마셔. 너의 주량으로 더 마시면 망신당할 수 있으니까.”두 모금 마시는 것이 술 못 마시는 것보다는 나았다.정윤하는 기뻐하며 가서 아버지가 간직하고 있던 좋은 술 한 병을 가져왔다.정혁주는 일찍이 술잔을 준비해 두었다.소지훈이 있었기에 술을 좋아하는 정씨 가문의 식구들은 술을 맛볼 수 있다면서 무척 기뻐했다. 그러나 윤미연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감히 많이 마시지는 못했다.“엄마, 지훈 씨가 출장하러 와 있는 동안 큰오빠가 지훈 씨를 우리 집에 머물게 하시라면서 예약한 호텔을 취소하라고 했어요.”정윤하는 음식을 집어 먹으며 말했다.윤미연과 정수호는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윤미연이 입을 열었다.“우리 집에 빈방이 있는데... 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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