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Bab 1401 - Bab 1410

2543 Bab

제1401화

7년 전과 마찬가지로 경찰은 유현진에게 교통사고 당시의 일을 얼마나 기억하는지 물었고 유현진은 뇌리에 새겨진 기억을 경찰에게 한 글자도 빠짐없이 들려주었다.“당시 유상수는 수사가 계속되는 것을 반대했어요. 수사가 계속되어 만약 우울증이 재발하여 스스로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여 사고가 난 것이라고 밝혀진다면, 엄마가 오히려 가해자가 될 것이고 어마어마한 액수의 피해보상금을 내야 할 거라고 했어요. 앞으로도 어머니의 치료비로 많은 돈이 들 것이니, 유상수는 그렇게 많은 돈을 배상할 능력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었죠. 사실 어머니의 우울증은 이미 오래전부터 치료받았고 교통사고가 나기 전 반년 동안 항우울제 약을 먹지 않았을 정도로 상태가 안정됐었어요. 이를 증명할 자세한 진료 기록과 약물 치료 기록이 있습니다. 교통사고가 나기 반년 전부터 어머니는 유상수의 공금횡령과 탈세 등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하셨고, 이미 이혼 합의서를 작성하셨었어요.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기껏해야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두 사람은 이혼했을 거예요. 그 당시 이혼 합의서에 의하면 유상수는 아주 적은 주식만 나눠 받을 뿐이었어요. 하지만 어머니가 사고를 당한 후로 유상수는 이혼에 관한 얘기를 꺼내지 않았어요.”...유현진은 아주 차분하게 과거의 사고를 떠올리며 말했다. 유현진은 이런 날이 온다면 지금처럼 차분하지 못하고 엄청나게 흥분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이런 날을 맞이하게 되자, 유현진은 훨씬 더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한주 유씨 가문의 원한은 마침내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한편, 주강운은 막 위층에서 내려오자마자 외투를 들고 황급히 외출하려는 백현석을 보았고, 백현석을 불러 세웠다.“고모부, 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디 가세요?”백현석은 그대로 몸이 굳어졌고 고개를 돌려 애써 침착하게 대답했다.“잠이 안 와서... 좀 걷고 싶어졌어.”“오, 산책 좋죠. 같이해요, 저도 잠이 안 와요.”주강운은 외투를 들고 함께 길을 나서려 했다. 그러자 백현석은 잠시 뜸을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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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2화

백혜주는 옛날의 풍채를 잃은 지 오래였고, 지금은 아주 후줄근한 옷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알아볼까 봐 긴 머리도 잘랐고,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은 초췌하기 짝이 없어서, 마치 예전보다 열 살은 더 늙어 보이는 것 같았다.불이 켜지는 순간, 백혜주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숨겼다. 며칠 동안의 도피 생활이 이어지다 보니, 빛이 있는 곳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밝게 켜지 마.”백혜주의 목소리는 허스키했다. 백현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둑어둑한 등불 하나만 남겼다.백현석은 천천히 다가와 백혜주의 맞은편에 앉아 낮은 소리로 물었다.“이제... 무슨 계획인가요?”백혜주가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며칠 동안 많은 생각을 했어. 그러다 보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도 완전히 이해됐어. 이 모든 것이 뜻밖에 벌어진 일이 아니었어... 결혼식부터 시작해서 모든 걸 계획했을 거야. 질투로 최연서에게 손을 대게 한 다음 서훈의 정체를 폭로해 유상수가 나를 믿지 못하게 만들어 카드를 정지시켰고, 유치원에까지 손을 써 내 유일한 경제적 수입을 끊어버렸지. 그리고 이때다 싶어 차태오에게 나를 찾아가 협박하라고 시켰을 거야. 그렇게 유상수와 내가 돈 때문에 혈안이 되어 서로를 등지게 만들 작정이었어! 그렇게 난 차근차근 그 아이가 만들어 놓은 올가미에 들어가게 됐어!”백혜주는 마지막 한 마디를 거의 이를 갈며 내뱉었다. 20여 년 동안 고생하여 이룬 모든 것이 허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수배까지 당하고 있으니 어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때 백현석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래서 그 사람이 누구란 말인데요?”“유현진!”백혜주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유현진은 그 교통사고가 사고였다는 것을 지금까지 믿지 않았고, 복수를 포기한 적이 없었어!”유현진의 복수는 백혜주가 죄를 인정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었다. 유현진의 복수는 백혜주가 뺏어갔던 모든 것들을 똑같이 빼앗고 백혜주를 지옥으로 밀어 넣으려 했다. 탐욕스러운 사람에게는 이것이 가장 큰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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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3화

백혜주는 흠칫하고 나서 고개를 돌리고 질주했지만 기다리고 있던 경찰에게 제압당하고 바닥에 쓰러진 채 차가운 수갑을 손목에 채웠다. 백혜주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도망갈 희망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서서히 저항을 포기했다. 경찰에 연행되던 중에, 백혜주는 백현석이 모퉁이에서 그녀를 무표정하게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다. 백혜주는 배신감에 미친 듯이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사람은 이기적이기 마련이다. 백혜주가 궁지에 몰렸고 더 이상 상황을 뒤엎을 가망이 없는 처지에 놓이자, 10년 동안의 감정은 힘없이 무너졌다. 백혜주가 온갖 인맥과 수단을 동원해 백현석을 주시윤의 곁으로 밀어줬지 않은가? 그동안의 정이라기보다는 사실은 백혜주도 자신을 위해 길을 닦고 있었을 뿐이었다.게다가 지금은 예전과 완전히 다른 상황이었다. 백현석은 이미 주씨 가문이라는 거대한 배에 성공적으로 탑승했으니, 당연히 그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망칠 수는 없을 것이다.백혜주가 체포된 것은 모두에게 잘된 일이었다. 캐리어 시체유기 사건의 범인이 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사건으로 인심이 흉흉했던 한주시는 다시 평안을 되찾았다.차태오를 살해한 사실을 자백한 백혜주는 경찰이 원인을 캐묻는 동안에도 침착하게 남편을 만나겠다고 했다.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고 해도 아이들만큼은 잘 안배해야겠다고 생각했다.차태오가 먼저 협박을 일삼았고 사건 발생 당시 칼까지 들고 있었으니, 유상수가 밖에서 신경 써주고 잘나가는 변호사를 선임해 변호해 준다면 금방 풀려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경찰은 백혜주의 환상을 와장창 깨뜨렸다. 익명의 제보자가 그의 전처 교통사고와 관련이 있다고 신고했고, 유상수를 소환해 심문하는 과정에서 유상수가 자기를 사건의 범인이라고 주장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유상수는 그 사건에서 완전히 발을 빼버렸고, 백혜주가 질투에 사로잡혀 스스로 자신의 조강지처를 밀어내는 것에 급급해 그 교통사고를 계획했다고 진술했다.백혜주는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그녀는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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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4화

백혜주는 하현주의 뜻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하현주는 그들에게 생존의 길을 알려주려고 했던 것이었다. 살면서 언제나 퇴로 하나는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었다.하현주가 이혼을 제안했을 때, 이혼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오히려 유상수였다. 하지만 백혜주는 일단 유상수에게서 벗어난다면 기생하던 곳에서 벗어나 스스로 살아남을 능력이 없었다.충분히 웃고 나서 백혜주는 마침내 눈을 떴고, 결연한 눈빛, 차분한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그 당시의 교통사고는 확실히 사고가 아니었죠...”백혜주는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유상수의 감언이설에 홀려 유부남의 애인이 된 이후로, 20년 넘게 이어진 세월과 그동안의 원한에 대해 숨기지 않았다.백혜주가 밝힌 내용과 유현진이 제시한 증거가 거의 일치했다. 백혜주는 심지어 유상수가 사건 현장에 있었고, 혼란을 틈타 항우울제를 현장에서 투입한 자세한 범행까지 자백하며 유상수는 줄곧 범죄에 가담해 왔고 죄가 없었던 적이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하현주는 원래 치료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유상수가 응급센터로 이송하는 길에 많은 차량을 배치하여 구간 정체를 빚고 골든타임을 놓치게 했다. 하현주가 혼수상태에 빠진 3년 동안 유상수는 진심으로 하현주의 치료에 목을 매지 않았고, 의사가 추천한 좋은 수액은 유현진이 병문안을 갔을 때만 바꿔 꽂을 뿐이었다. 다른 때는 하현주에게 수액을 주사하지도 약을 먹이지도 않았다. 만약 유현진이 강한서와 결혼해서 하현주를 남산 병원으로 옮기지 않았다면, 하현주는 얼마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백혜주의 증언은 모두 빈말이 아니었고 확실한 증거가 있었다. 하현주의 투약 기록과 같은 의무기록일지가 증거로 남아있었다. 어쩌면 잠재의식에서는 유상수를 전혀 믿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조강지처를 헌신짝처럼 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언젠가는 쓸모없어졌다는 이유로 칼을 빼 들 것이다.백혜주의 증언과 제출된 증거물을 확보한 경찰은 곧 유상수를 다시 심문했다. 유상수는 입을 꾹 다물고 그 많은 증거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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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5화

유현아의 말에 유현진은 호탕하게 웃었다.“쯧쯧, 살인범 집 호적등본에 내 이름을 올리고 싶어 할 정도로 내가 바보는 아니지 않겠어? 제발 너희 가족끼리 오래오래 행복해.”유현진은 더 이상 유현아의 말에 신경 쓰지 않고 곧장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유현아는 이를 악물고 어두운 얼굴로 뒤따라 들어갔다.두 딸이 동시에 도착하자, 경찰은 유상수에게 가서 누구를 먼저 만나고 싶은지 물었다. 유현아는 유상수가 자기를 먼저 만나겠다고 할 거라고 확신했다. 어쨌든 한주 유씨 가문에 남은 사람은 이제 유현아뿐이었으니, 유상수가 모든 것을 유현아에게 맡기고 싶지 않더라도, 이 상황에서 자기를 구해주길 기대하리라 생각했다.그러나 현실은 유현아의 생각과 달랐다. 경찰이 다시 돌아와 유상수가 유현진을 먼저 만나겠다고 했다고 알렸다. 유현진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유상수의 재산 대부분이 강한서의 연현 테크의 주식이 물려 있었고 회사는 이미 적자인 상황에서 유현아가 물려받게 될 것은 빈 껍데기일 뿐만이 아니었다. 일단 유상수의 죄명이 확정되면, 유현아는 유상수를 대신하여 빚을 갚아나가야 할 상황에 놓일 것이다. 유상수는 이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유현진을 먼저 만나야 했다. 어쨌든 유현진과 강한서는 여전히 그렇게 가까운 사이고, 유현진을 구워삶아 강한서의 도움을 받으면 감방에서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유현진은 면회실에 앉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문이 열리더니 유상수가 경찰에게 끌려왔다. 그는 유현진을 보고 매우 흥분하여 막 달려오려다가 경찰에게 제압당했고 천천히 걸어와 면회용 의자에 착석했다. 아직 감방으로 인계되지 않았기에 면회할 때 두꺼운 유리를 사이에 둘 필요가 없어 유상수는 그나마 체면이 섰다.그러나 상황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어서, 유상수는 며칠 사이에 살이 좀 빠졌고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해졌다. 유상수는 유현진을 보고 애써 웃음을 짜내려고 애썼고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현진아, 네가 왔구나.”유현진은 담담하고 차분했다. 지금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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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6화

유상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나지막하게 말을 이었다.“네가 나를 도울 수만 있다면, 유씨 가문은 모두 네 것으로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처음부터 나와 네 어머니의 노력으로 이룬 것들이니,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보다 네게 물려줘야만 내가 안심할 수 있어. 네가 유씨 가문 재산을 상속받으면 강한서와 재혼할 때, 네게도 힘을 보태줄 수 있을 거야. 이 혼수가 있으면, 한주 강씨 가문도 감히 너를 얕볼 수 없을 거란 말이다.”유현진은 눈을 내리깔고 괴상하다 싶을 정도로 껄껄 웃었다. 한참 동안 웃고 난 유현진이 담담하게 말했다.“이 와중에도 제 생각을 다 주시다니요...”유상수는 계속해서 자애로운 아버지의 탈을 쓰고 말했다.“너를 이렇게 오래 키워오며 혈연관계가 없어도 진작에 마음속으론 너를 내 친딸처럼 여겼다.”“친딸처럼 생각했다고...”유상수의 말에 유현진은 눈빛이 돌변했고 차가운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친딸처럼 생각했다고요? 그래서 유현아가 저에게 누명을 씌운 걸 뻔히 알면서 저에게 손찌검하셨어요? 당신보다 나이 많은 못된 늙은이들에게 저를 시집보내겠다고 하지 않았어요? 인제 와서 어떻게 뻔뻔스럽게 자기 친딸처럼 생각한다고 할 수 있죠?”유상수가 궤변을 늘어놓았다.“그때는 백혜주와 유현아 모녀에게 심리적 지배 당해서 너를 눈엣가시로 생각했어...”“제발 그만 하세요! 당신은 우리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7년 동안이나 병상에 누워 있다가 억울하게 죽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당신은 왜 제가 당신을 도우리라 생각하는 거죠? 대체 왜요? 제가 오늘 왜 온 줄 아세요? 설마 제가 당신을 도우러 온 줄 아시는 거예요? 꿈 깨세요. 저는 어머니를 대신해서 쓰레기 같은 당신의 결말이 어떻게 끝나는지 보려고 왔을 뿐이니까요!”유현진이 매몰차게 말하자 유상수는 표정이 굳어지며 유현진이 이렇게 듣기 싫은 말을 할 줄은 몰랐다는 듯한 표정이었다.그러자 유현진이 계속 비꼬았다.“백혜주가 당신을 폭로한 줄로 알아요?”유상수는 어안이 벙벙했다“아니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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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7화

“유상수 씨, 당신은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조강지처를 죽이기까지 해놓고, 당신 인생에 아들까지 있길 바라는 거예요? 받아들이세요. 이건 다 업보예요!”유상수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토록 바라던 유일한 아들이 이미 몇 년 전에 백혜주의 손에 죽었다니... 유상수는 아이를 잃고 가슴 찢어지듯 울던 하현주의 모습을 기억했다. 그때 유상수는 뭐라고 했을까? 유상수는 그저 괜찮다며 몸조리 잘하라고 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내 백혜주에게로 몸을 돌려 그녀와 어울리며 방금 유산한 하현주를 혼자 내버려뒀다.“당신은 어머니를 원망한다고 했었죠? 어머니가 당신이 아닌 다른 남자와 몰래 나를 낳았기 때문이라고 했었죠? 당신은 내가 당신 친딸이 아닌 거 알면서도 왜 한 번도 친자확인을 안 했던 거죠? 당신도 바람을 피웠기 때문에, 당신도 확인하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그러면서 마음속으로는 어머니가 바람을 피웠다고 확신하며 스스로 죄책감을 덜려고 했던 거죠?”유현진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활활 타오르는 유상수의 분노에 장작을 하나 더 던져주었다.“당신이 친자확인을 하지 않아서 그동안 몰랐겠지만, 당신 친딸은 25년 전에 병원에서 죽었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다른 남자와 바람피워 낳은 딸이 아니라, 외할아버지가 딸을 잃은 어머니의 아픔을 달래주기 위해 입양한 아이예요. 어머니는 제가 친딸이 아니라는 것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지만 자기 친딸이 이미 죽었다는 것을 알고 받아들였고 당신에게까지 딸을 잃은 고통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 혼자 비밀로 간직했던 거예요. 어머니는 모든 고통을 혼자 견뎌냈습니다. 당신은 뭘 했나요?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냐고요? 꽃과 술, 애인을 품으면서 허송세월이나 했던 당신은 어머니와 무덤을 나란히 할 자격도 없어요.”말을 마친 유현진은 유상수의 잿빛으로 된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 일어나 떠나려 했다. 사실 유현진도 자기가 어떻게 입양되었는지 자세히는 모르고 있었다. 하현주가 혈육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도 유상수에게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 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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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8화

유씨 가문의 일은 마침내 일단락되었고, 이젠 형량이 확정되기만 기다리면 됐다.마침 하현주의 생일이 돌아왔고, 유현진은 혼자 묘원에 가서 조용히 하현주의 생일을 축하하려고 했다. 하지만 짐을 꾸리고 나가자, 강한서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강한서는 오늘 아주 점잖게 차려입었고, 검은 양복에 넥타이를 매지 않았으며, 손수건 대신 하얀 국화꽃 한 송이를 꽂았다. 유현진의 검은색 옷차림과 흰색 비녀 꽃과 일치했다.강한서가 손을 내밀며 속삭였다.“나도 데려가.”“엄마 장례식에서 당신이 무릎 꿇지 않은 일을 엄마가 기억하고 미워할까 봐 두렵지 않아?”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두렵지... 그래서 빨리 인사드리고 사죄드리고, 어머님께 안심하고 너를 내게 맡겨달라고 할 거야.”유현진은 강한서의 손을 잡고 따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엄마는 말씨는 날카로워도 마음은 여리여리한 분이셨어. 좋아하는 음식 몇 가지 챙겨서 잘 말씀드리면 용서해 주실 거야.”강한서는 유현진의 허리를 잡고 이마에 뽀뽀했다.“그러면 같이 준비하러 가자.”“좋아.”두 사람이 하현주를 위해 잔뜩 준비하고 꽃까지 들고 묘원에 찾아왔을 때, 송민준이 먼저 도착해서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유현진은 송민준을 보고 인사했다.“오빠, 여긴 왜 왔어요?”송민준은 고개를 돌리고 웃으며 말했다.“현주 이모께 너를 송씨 가문으로 데려갈 거라고 말씀드리려고, 너를 보고 싶어 할까 봐 미리 말씀드리려고 왔어.”송민준은 말을 마치고 고개를 강한서에게로 돌리며 입술을 삐쭉 내밀며 비꼬았다.“이번엔 절이라도 하고 가겠지?”유현진이 난감한 얼굴로 강한서를 끌어당기며 말했다.“한서 씨가 엄마가 좋았던 음식을 가져왔어요... 우리 엄마가 생전에 좋아하셨던 음식들로...”송민준은 힐끗 쳐다보더니, 퉁명스럽게 대답했다.“살아서는 한 입도 못 먹더니, 죽고 나서야 호강하네.”유현진은 송민준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따라와요, 할 말이 있어요.”“현주 이모한테 인사드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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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9화

유현진은 순간 어이가 없었다.‘얼굴 말고 잘난 거 없다는 말은 오빠 자신을 표현하는 데 더 어울리는 것 같은데?’유현진은 한숨을 쉬었다.“오빠가 더 좋은 조건을 갖추 남자들을 찾아줄 거라 믿어요. 하지만 내 맘에 드는 사람은 저 사람뿐인걸요... 강한서는 확실히 많은 결점이 있어요. 말씨가 날카로울 뿐만 아니라 개성도 강하고 무뚝뚝하지만,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저를 화나게 해줄 때도 있지만 달래줄 방법도 찾고, 제가 선을 넘는 일을 해도 화를 내지 않아요. 제가 싫다고 하면 절대 강요하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물건이라면 값을 따져본 적이 없었어요. 어쩌다 싸우게 되어 제가 실수로 손찌검해도 한서 씨는 화를 내지도 같이 손찌검하지도 않아요...”송민준은 기가 막혔다.“여자를 때리지 않는 건 기본 아니야? 지금 그걸 칭찬이라고 하는 거야?”“내가 다 말할 때까지 기다려봐요.”유현진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많은 부부는 이혼 후 서로를 물어뜯거나 비하하기 바쁘지만, 강한서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를 나쁘게 말하거나 비하하지 않아요. 오빠, 항상 헤어지고 나서야 그 사람의 인품이 보인다는 말도 있잖아요. 강한서와 나는 정말 어렵게 헤어졌었어요. 만약 한서 씨가 복수하고 싶어 한다면 난 속수무책으로 당했을 거예요. 결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인품 아니겠어요? 강한서는 내가 인생을 걸어볼 만큼 괜찮은 남자예요.”송민준은 뭐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유현진은 그의 말을 끊었다.“이혼할 때 제가 위자료 한 푼 받지 못하고 맨몸으로 나온 것 때문에 오빠가 한서 씨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거 알아요. 하지만 맨몸으로 나가겠다고 고집부린 건 저였어요. 그땐 오해 때문에 한서 씨를 미워했어요. 그리고 결혼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 안달이 났었죠. 제가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한서 씨가 정말로 아무것도 주지 않은 건 아니었어요. 한서 씨는 제 남은 인생을 걱정 없이 살기에 충분할 만큼 많은 돈을 송금해 주었어요. 하지만 한서 씨는 오빠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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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0화

유현진이 팔꿈치로 툭툭 치자, 한참 동안 멍때리던 강한서는 정신을 차리고 입술을 만지작거렸다.“오빠, 이따가 같이 밥 먹어요.”송민준은 향을 꽂고 일어서며 말했다.“밥은 안 먹을 거야. 선약이 있어. 늦어도 이번 달 말에는 집에서 피로연을 할 거야, 정식으로 현진이의 신분을 공개할 거야. 그리고 강한서, 현진이를 잘 돌봐요. 머리카락 하나 부족해도 피로연 참석 자격이 없어질 거니까요.”강한서는 넋을 잃고 한참 동안 말을 잇지 않았다.송민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왜, 돌보기 싫어요? 그럼...”“당연히 잘 보살펴야죠!”강한서는 정신을 차리고 송민준의 말을 끊었다.“잘 챙겨서 피로연에 모시고 갈 겁니다.”송민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강한서에게 가까이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우리 둘의 계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강한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송민준이 떠나자, 유현진이 황급히 물었다.“우리 오빠가 방금 옆으로 와서 뭐라고 했어?”강한서는 자신의 무례했던 행동들을 돌이켜보며 헛기침을 한 번 했다.“아무 일도 아니야. 그냥 잘 부탁한다고 했어. 방금 둘이 무슨 얘기를 나눴어?”“강한서와 함께 있지 못하게 하면 죽겠다고 했어.”강한서는 미소를 지었다.“가자.”강한서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유현진이 쫓아갔다.“이 반응은 뭐야? 너무 감동적이지 않아?”강한서는 코웃음 지었다.“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어.”‘예전에 내가 한날한시에 죽자고 운명을 함께하자고 했을 땐 천둥 벼락에 맞아 죽어도 나보고 먼저 죽으라더니... 전쟁이나 목숨이 위협을 받는 순간이 오면 각자도생하자고 하더니, 나와 함께 하는 것이 아니면 죽겠다고 했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강한서는 이미 수년 전에 유현진과 죽음을 함께 하자는 환상이 깨진 지 오래였다....바이브 엔터테인먼트.비서가 친구와의 모임을 끝내고 회사 근처를 지나다 미리 다음날 필요한 서류를 출력해 두려고 회사에 들렀다. 그렇게 하면 내일 아침은 일찍 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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