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터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사실 저도 그 사람의 정체는 몰라요. 며칠 전 친구 대신 음식을 배달하러 갔다가 건물 내려오는데 전화가 왔어요. 음식이 신선하지 않다면서 다시 해달래서 다시 올라갔죠. 제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그 손님은 대기업 고객이라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고. 그래서 음식 회수해 왔는데 그렇게 비싼 걸 버리기 아까워서 뜯어봤죠. 그랬더니 안에 봉투 하나가 들어 있었어요.” 그는 한현진을 힐끔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안에 쪽지랑 돈뭉치가 있었고 쪽지에 ‘이 봉투를 만라 호텔로 가져가 오늘 약혼식을 하는 신부에게 직접 전달하면 1600만 원을 준다’고 쓰여 있었어요. 절대 열어보면 안 된다고도 쓰여 있었고요. 그런데 그렇게 많은 돈을 주는데 안에 뭐가 들었는지 너무 궁금하잖아요. 그래서 열어봤죠.” 한현진은 눈을 감았다가 뜨며 물었다. “군산 향화에 있는 아파트 단지 맞아요?” “맞아요, 거기예요.” 한현진은 휴대폰을 꼭 쥔 채 차량 창문을 올렸다. 경호원은 웨이터의 팔을 비틀어 그를 끌고 나갔다. 그리고 한현진은 휴대폰에서 유심칩을 빼내더니 강한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한서, 집으로 와. 할 말 있어.” 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말을 덧붙였다. “아주 중요한 일이야. 민서랑 연관된 일이니까.” 그 시각, 신미정은 하루 종일 초조한 상태였다. 강민서와 민경하의 결혼이 확정된 후, 줄곧 마음이 답답했다. 특히 예전에 자신을 떠받들던 그 여자들의 자녀들은 모두 상대적으로 지위가 높은 집안과 혼인을 했는데 그녀만은 자식들의 결혼 문제로 계속해서 체면을 구겼다. ‘강한서는 손 쓸 수 없다 쳐도 왜 강민서의 혼사까지 관여 못 해? 민경하? 걔가 뭔데 우리 집 사위가 되겠다는 거야? 하나둘씩 내가 세력을 잃은 걸 틈타 이렇게 모욕을 주다니!’ 그녀는 늦은 밤, 한 방송 채널에서 강민서가 약혼식장에서 도망쳤다는 소식을 본 후에야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때, 강한서는 군산 향화에 있는 아파트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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