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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1화

바로 이 때문에, 십 대 가문의 모든 정예들을 무도 학원에 보내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서른도 채 안 된 절세 천재가 등장했다는 건, 오륙에 또 한 번 피비린내 나는 폭풍이 몰아칠 것을 의미했다.만약 이러한 인물이 나타난다면, 오륙은 물론 전 세계가 그의 발아래 무릎을 꿇을지도 모른다!과거의 찰리 대제조차 오륙을 정복하는 데 그쳤고, 그것도 당시의 과학기술이 낙후했고 사람들의 대륙에 대한 인식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그때의 오륙 강자들은 오륙이 곧 세계의 중심이라 믿었고, 오륙을 정복하면 세계를 정복한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세계의 지리와 지형은 더 이상 미지의 영역이 아니었다!이때, 먼 곳의 한 고성에서 하이얼 로드는 천천히 눈을 떴다.그는 멀리서 피처럼 붉게 타오르는 빛을 바라보며,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었다.“할아버지, 저 빛은 아마도…”에밀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러나 말끝에 잠시 머뭇거리더니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하... 네가 저 빛이 무슨 의미인지 어떻게 알겠느냐, 이 나이가 되어서야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지! 저 빛은 오륙에 피바람이 불어닥칠 걸 예고한다. 심지어 십 대 가문이 완전히 재편될 수도 있어!”“십 대 가문 중 누가 끝까지 살아남을지는... 오직 하늘의 뜻에 달렸다.”그렇게 말한 뒤, 하이얼 로드는 천천히 몸을 돌려 에밀리에게 말했다.“에밀리, 내가 전에 했던 말 기억하지?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반드시 끌어들여야 하고, 우리 가문은 오륙에 속하지 않는다는 걸 잊지 마라.”“이제 가서 쉬어라. 내일 아침, 무도학원이 개학하니 늦지 않도록 해.”에밀리는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방으로 돌아갔다.같은 시각, 오륙 전체가 이 사건으로 떠들썩했다.하지만 아무도 그 신비로운 진법 상자를 연 사람이 바로 용국에서 온 젊은이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한지훈도 물론 이런 소문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차에 앉아 플랜지 제국 수도 교외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차창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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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2화

필칸트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한 선생님, 제가 바로 모시고 가겠습니다!”그러고는 바로 차를 출발시켜 고성을 향해 달렸다.차가 성문에 도착했을 때, 이미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칸트 가문의 신성인 필칸트는 어디를 가든 늘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그래서 그와 한지훈이 문을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직원들이 다가와 정중하게 그들을 옆쪽의 전용 객실로 안내했다.비록 임시로 마련된 객실이었지만, 그런 전용 공간 자체가 신분의 상징이었다.“사실 이 성에 진짜 관심 있는 사람들은 십 대 가문의 인물들뿐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리 원해도, 애초에 이걸 살 만한 능력이 없으니까요.”필칸트는 고개를 돌려 한지훈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찰리 대제가 머물렀던 고성이기에, 아무리 흉흉한 소문이 떠돈다고 해도 가치가 엄청났다.그래서 시작가부터 이미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았다.한지훈과 필칸트가 도착했을 때, 경매는 막 시작된 참이었다.홀에 앉아 있는 이들 대부분은 오륙에서 사업하는 아시아계 상인들이나 외국의 고위 인사들이었다.혹여 십 대 가문에서 이 성에 관심이 없다는 걸 확인하기만 하면, 이들은 헐값에 신분의 상징 같은 이 고성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하지만 이런 행운은 쉽게 찾아오는 게 아니었다.경매가 시작되자마자 분위기는 금세 달아올랐다!불과 5분도 채 안 되어 가격은 20억까지 치솟았다!게다가 계속해서 가격을 올리는 사람은 신비로운 한 여성이었고, 그녀의 눈빛에서 이 성을 반드시 손에 넣겠다는 강한 집착이 느껴졌다.필칸트는 그녀를 보자마자 정체를 알아채고, 한지훈의 귀에 대고 낮게 속삭였다.“한 선생님, 저 사람은 드류 가문의 사람인 이리나입니다. 젊은 세대 중에서도 상당히 무서운 인물이죠. 나이가 어리지만 이미 이성 현급 천왕의 실력자입니다. 젊은 여자로서 그 경지에 오른 건 정말 대단한 겁니다.”필칸트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리나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젊은 남자가 다시 손을 번쩍 들었다.“30억!”그들 둘 다 이 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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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3화

그 순간, 또 한 명의 방해자가 나타나자 이리나의 얼굴이 즉시 싸늘하게 굳어졌다.“이봐요, 신중하게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이 고성은 그리 간단한 곳이 아니에요. 설령 당신이 낙찰받는다고 해도, 오래 소유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이 고성에 대한 소문쯤은 들어봤을 테죠? 그러니까 제 충고를 듣는 게 좋을 겁니다. 이 성은 나한테 양보하는 게 당신에게도 나을 거예요.”“미안하지만, 난 내가 좋아하는 걸 다른 사람에게 순순히 넘겨주는 성격이 아닙니다.”한지훈은 여전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리나는 한지훈을 위아래로 훑어보았고, 그저 평범해 보이는 용국 출신의 젊은이에 불과했다.그의 옆에 있는 필칸트도 꽤 배경이 있는 사람이긴 했지만, 드류 가문의 위상과 비교하면 상대가 되지 않았다.드류 가문은 십 대 가문 중 두 번째로 강력한 세력이며, 칸트 가문과는 비교조차 불가능했다.이리나는 필칸트가 이런 용국 청년 하나 때문에 드류 가문을 적으로 돌릴 리 없다고 확신했다.하지만 이리나가 말을 이어가기도 전에, 경매인의 망치가 땅에 떨어졌다.“축하합니다, 이 고성은 36억에 낙찰되었습니다!”말이 끝나자, 두 명의 직원이 빠르게 한지훈과 필칸트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필칸트는 서둘러 나가 자신의 카드로 결제를 마친 뒤, 돌아와 한지훈에게 말했다.“한 선생님, 여기에 서명만 하시면 이 고성은 이제 당신의 것입니다!”그의 말이 끝나자, 방 안에 있던 모두의 시선이 한지훈에게 집중됐다.필칸트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지만, 한지훈은 완전히 낯선 얼굴이었다.도대체 어떤 인물이길래 칸트 가문의 신성이 이토록 공손하게 대하는 걸까?이리나는 놀란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봤다. 아무리 봐도 한지훈에게서 특별한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평범함 그 자체였다.그런 인물에게 이 고성을 넘긴다는 건, 그녀 눈엔 정말 낭비처럼 보였다.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이리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지훈에게 다가갔다.“저기요, 당신을 어떻게 불러야 좋을까요?”이리나는 비록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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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4화

한지훈이 이렇듯 태연하게 반응하자, 이리나의 얼굴에는 초조함이 스쳤다.한지훈은 분명 그녀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오륙 전체에서, 감히 그녀를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그녀가 드류 가문의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것만으로도 작은 나라의 군주와도 맞먹는 위상이었다!한지훈이 돌아서서 가려 하자, 이리나는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한 선생, 제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신 것 같네요!”“어떤 것들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심지어 그것을 손에 넣는 순간 오히려 목숨을 잃을 수도 있죠! 특히 이 고성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으니…….”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은 이미 돌아서서 성을 나가버렸다.이리나는 순간 눈앞이 아찔했다!자신이 용국의 젊은 상인에게 무시당하다니?!깊게 숨을 들이쉰 후, 이리나는 다시 그의 뒤를 쫓았다.그러나 그녀가 성문에 도착했을 때, 한지훈은 이미 차에 올라탔고 필칸트는 곧장 시동을 걸어 그녀에게 다시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차가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리나의 눈빛에는 뚜렷한 불쾌함이 어렸다.그때, 그녀의 뒤에 있던 중년 남자가 한 발 앞으로 나섰다.“아가씨, 저런 사람에게 무슨 말을 더 하겠습니까? 세상에는 관짝을 보기 전까지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법입니다.”“제 생각에는, 내일 해 뜨기 전에 성을 넘기지 않으면 그냥 죽여버리는 게 낫습니다!”그 중년 남자는 드류 가문의 호위대장이자, 사성 천급 천왕계 강자였다. 그의 눈에 한지훈 같은 평범한 사람은 그저 강자에게 무릎 꿇을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비록 한지훈 뒤에 칸트 가문이 있다 한들, 그게 무슨 대수란 말인가?칸트 가문이 한낱 용국 상인 하나 때문에 드류 가문을 적으로 돌릴까?신분과 지위를 따져도, 칸트 가문의 가주조차 이리나 앞에서는 고개를 숙여야 할 판이었다.한지훈이 감히 이리나를 무시하다니, 그건 죽고 싶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로저스, 그는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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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5화

만약 이리나의 경쟁자인 이소스였다면, 한지훈은 진작에 싸늘한 주검이 되었을 것이고 이 고성이 다른 손에 넘어가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한 선생님, 뒤따라오는 차가 좀 수상합니다!”필칸트가 백미러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고,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그들의 차를 바짝 쫓고 있었다.“몇몇 잡것들일 뿐이야. 신경 쓰지 말고 계속 가.”한지훈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무심하게 말했다.사실 필칸트가 다섯 번째 대로를 막 벗어났을 때부터, 한지훈은 이미 상대의 존재를 느끼고 있었다.차 안에는 네 명의 이성 천왕계 강자들이 있었다.하지만 이성 천왕 따위, 네 명이 아니라 네 배가 되어도 한지훈의 경계심을 일으키기엔 한참 모자랐다.천신계와 천왕계의 격차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천신계 강자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오성 용급 천왕계 고수들이 달려들어도 털끝조차 건드릴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신체의 강도 자체가 차원이 달랐다!특히 한지훈의 육체는 이미 뇌해에서 단련된 상태였고, 그 단단함은 천왕계 따위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필칸트는 차를 한 레스토랑 앞에 멈춰 세웠다.한지훈과 필칸트가 막 레스토랑에 들어가자 뒤따라오던 검은색 승용차도 바로 멈춰 섰다. 그중 한 명은 망설임 없이 한지훈에게 다가갔고, 그의 눈빛에는 서슬 퍼런 살기가 서려 있었으며 손에는 한 자 정도 길이의 단검이 차가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한지훈은 그들의 살기를 느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그는 태연하게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스테이크 두 개를 시켜 창가 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창밖의 경치를 즐겼다.그러는 사이, 네 명의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은 빠른 걸음으로 그의 바로 가까운 곳까지 다가왔다.그중 앞장섰던 남자가 전광석화처럼 단검을 뽑아 한지훈의 등에 찔러넣으려는 순간, 보이지 않는 기괴한 힘이 갑자기 튀어나와 그 남자의 손목을 강하게 가격했다!그가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깨닫기도 전에, 단검은 허공에서 휙 돌더니 오히려 그의 목덜미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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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6화

한지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로저스의 얼굴은 분노로 새빨갛게 달아올랐다!방금 이성 천왕계 강자가 한지훈을 기습했을 때, 로저스는 그 장면을 똑똑히 목격했다.한지훈은 물론이고, 필칸트조차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스테이크를 먹고 있었다. 즉, 방금 그 순간 로저스가 나서지 않았다면 한지훈과 필칸트는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어있었을 것이다!로저스는 처음에 한지훈이 수십억을 들여 찰리 대제가 머물렀던 고성을 낙찰받은 걸 보고, 돈으로 세상을 뒤흔드는 호방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보니, 이건 호방함이 아니라 무지 그 자체였다!“젊은이, 사람은 감사할 줄 알아야 해. 방금 내가 우리 아가씨의 명을 받고 널 구하지 않았다면, 네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 같나?”“그리고 널 죽이려 했던 자들은 평범한 놈들이 아니다! 전부 이성 천왕계 고수들이야.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 못 하겠으면, 네 옆에 있는 필칸트에게라도 물어봐라!”로저스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그의 넓은 소매 속에서는 희미하게 날카로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이미 말했지만, 난 너희의 도움이 필요 없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하니 더 이상 입 아프게 말하지 말고, 각자 갈 길 가도록.”한지훈은 아무렇지 않게 커피를 홀짝이며 담담하게 말했다.“너...!”로저스는 분노로 이성을 잃을 지경이었고, 그의 눈에서는 차디찬 살기가 번뜩였다.이리나만 아니었더라면, 지금쯤 한지훈은 그의 칼 아래 쓰러졌을지도 모른다!“로저스!”이리나는 가볍게 로저스의 어깨를 두드리며, 차가운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봤다.그녀는 처음엔 한지훈의 무지함이 안타깝다고 느꼈지만, 지금 보니 한지훈은 동정조차 아까운 인물이었다.로저스의 말이 맞았다. 한지훈 같은 사람은 끝내 피를 봐야만 현실을 깨달을 것이다.“한 선생님, 마지막으로 경고합니다. 지금 고성을 내게 양도하면, 36억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당신은 아무런 손해도 없고, 무엇보다 목숨도 보장됩니다.”“하지만 거부한다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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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7화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기만 할 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그 고성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기장으로 가득했다. 그 자기장은 천신계 강자만이 느낄 수 있었다. 보물이든 혹은 땅 밑에 또 다른 비밀이 깊이 묻혀 있든, 지금으로서 한지훈은 그 무엇도 남에게 공수할 수 없었다. 게다가 만약 유럽에도 한 씨 집안의 천생서문과도 같은 존재가 있다면, 그 고성 아래에 비밀이 묻혀있지 않다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었다. 뒤이어 차는 고성 입구에 도착했고, 한지훈과 필칸트보다도 먼저 도착한 하인 몇 명이 급히 앞으로 나가 안부를 물었다. 그러자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칸트 가문의 세력 범위는 노먼에만 있는 게 아니었어? 의혹 가득한 한지훈의 눈빛에, 필칸트는 급히 해명했다. “한 선생님, 저희 칸트 가문은 플랜지 제국 전역에 지부가 있습니다. 이들은 수도 지부에서 파견된 자들입니다!”그제야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발걸음을 내디뎌 고성으로 곧장 들어갔다. 로비에 도착하자마자, 연미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매우 예의 바르게 앞으로 나아가 한지훈을 향해 인사했다. “선생님, 혹시 제가 도와드릴 거라도 있나요?”“한 선생님, 이 분은 제가 직접 파견한 집사입니다. 이름은 듀드입니다!”필칸트는 적극적으로 소개를 하였다.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흔들었다. “일단 다들 각자 돌아가서 할 일이나 해. 나를 신경 쓸 필요는 없어. 너도 마찬가지야!”이내 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뒤따르는 필칸트를 힐끗 보았다. 그 말에 필칸트는 급히 입구로 물러났다. 땅바닥에서 전해져 오는 그 강대한 자기장을 느끼면서, 한지훈은 계속하여 지하실로 향했다. 고성의 지하실은 무려 6층이 넘었다. 곧이어 한지훈이 최하층 지하실에 다다르게 될 무렵, 자기장의 파동은 더욱 강해졌다. 이 자기장은 뜻밖에도 한지훈 체내의 자기장과 일종의 공명을 일으키게 됐다. 방금까지만 해도 평온했던 한지훈의 심신은, 순간 흔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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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8화

6명의 삼성 지급 천왕계 고수를 상대로, 필칸트 혼자서는 당연히 대처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필칸트는 한지훈의 실력에 자신이 있었다. 설사 자신은 적수가 안되더라도, 한지훈은 절대 그가 이놈들의 손에 죽게 되는 것을 눈 뜨고 보고 있지는 않을 거라 믿었다. 게다가 이번이 바로 그가 한지훈에게 충성심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런데 필칸트가 먼저 손을 쓰기도 전에, 문밖에서는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이리나와 로저스 두 사람이 문 앞에 나타났다. “한 선생, 필칸트 혼자만으로는 절대 저 여섯 명을 상대할 수는 없어. 하지만 만약 당신이 이 고성의 소유권을 넘겨준다면, 우린 얼마든지 당신을 도울 의향이 있어!” 이리나는 여유롭게 팔짱을 낀 채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리나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로저스는 소매에서 날카로운 칼을 꺼내 들었다. 검은 옷의 사내들은 로저스가 갑자기 손을 쓸 줄은 전혀 예상치도 못했다. 그렇게 전혀 손을 쓸 겨를도 없이 그중 다섯 명이 로저스가 날린 칼에 눈썹이 관통되어 그 자리에서 잔인하게 죽어버렸다. 그리고 칼이 마지막 사람에게로 날아가는 순간, 남은 이는 재빨리 손을 들어 두 손가락으로 칼을 안정적으로 받아냈다. “흥! 고작 이까짓 잔재주를 보여주려고 해?”홀로 남은 남자는 흉악한 미소를 지은 채 차갑게 로저스를 바라보았다. 로저스는 순간 멍해졌다. 그의 4성 천왕계의 실력으로는, 삼성 지급 천왕 몇 명을 기습하는 건 줄곧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게다가 그의 칼을 아무도 쉽게 잡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검은 옷 사내의 온몸에서는 기세가 갑자기 뿜어져 나오더니 검은 안개가 그의 발밑에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곧이어 검은 안갯속에 싸인 그의 몸은 더욱 기괴해졌다. 옆에 있던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필칸트 역시 저도 모르게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5 성 용급 천왕계였다니! “아무래도 우리가 공조해야 할 것 같아. 하지만 이건 엄연히 너희들의 일이야.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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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9화

그가 입을 떼려는 순간, 이리나가 급히 나서서 손을 흔들며 막았다. “로저스! 방금 내가 한 말 잊지 마!” 그제야 로저스는 충동적 심리와 분노를 억누르고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한 선생, 당신이 한 말이 매우 우습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만약 로저스가 나서지 않았더라면, 당신이 지금 이 자리에 멀쩡히 나와 서있었을 거라고 생각해?”단단히 화가 난 이리나의 얼굴은 새파랗게 번졌다. 용국 상인들은 대체 왜 이렇게 멍청한 거야? 상대가 5성 용급 천왕계 고수까지 파견했다는 건, 그들은 이 고성에서 반드시 얻고자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드류 가문이 이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과연 정말 상대와 정면 승부로 싸우려 할지 신중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런데 고작 용국 상인 주제에, 고성 하나를 지키겠다고 이렇게나 무서운 세력들과 적이 되겠다는 거야? “아가씨, 어떤 놈들은 이렇게 자신의 죽음이 눈앞에 다가오고도 알아채지를 못하네요. 차라리 고생길을 좀 열어둬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저희 둘이서 협력하여 이놈을 물리치자고요!”로저스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여전히 한지훈을 악랄하게 쳐다보았다. 그는 필칸트가 일단 패하게 되면, 한지훈은 바로 저력을 잃게 될 거라 믿었다. 그렇게 되기만 하면, 얼마든지 한지훈의 생명을 쉽게 위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사람은 자고로 모두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한지훈도 예외는 아닐 거라 생각했다. 그는 이렇게 경고를 주면 한지훈이 적어도 조심스레 움직일 거라 생각했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한지훈은 유유히 술잔 옆으로 가 와인 한 병을 꺼내 술잔에 따랐다. 이내 술잔을 들고 와인 한 모금을 마신 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필칸트를 향해 말했다. “흠, 역시 너희 유럽인들은 장사를 하는 데 있어서는 양심이 있구나. 고성을 사면 그 안에 있는 술까지 무료로 주다니!”“이 술맛 꽤 괜찮네. 너도 와서 마셔봐!”한지훈의 태도에 로저스는 기가 찼다. 필칸트는 어색한 웃음을 보였다. 그 또한 와인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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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0화

사실 숀은 절대 위협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그의 실력으로 로저스를 죽이는 건 그야말로 손바닥 뒤집 듯 쉬운 일이었다. 그는 일단 로저스와 필칸트를 죽이기만 하면 이리나와 한지훈은 반항할 힘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모든 사람을 죽이고 나면 대체 이 혈안을 저지른 자가 누구인지 어떻게 알아낼 수가 있겠는가? 드류 가문이 사람을 보내 조사하더라도 눈치채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이 상황에 로저스는 물론, 이리나도 당황했다. 지금 숀의 표정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은 이젠 도망가고 싶어도 숀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방금까지 오만한 기색을 보이던 로저스도 깜짝 놀라 얼굴이 창백해져 하는 수없이 뒤로 물러났다. “탓할 거면 방금까지 눈치 없게 군 너희 자신들을 탓해! 찰리 대제의 고성, 감히 너희 같은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그건 내 배후의 진정한 강자들만 가질 수 있는 거야! 너희들은 손을 댈 자격도 없어!”이내 숀은 로저스와 이리나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지금으로서는 이 두 사람이 숀에게 있어 가장 큰 위협이라 할 수 있다. 필칸트와 한지훈은 어차피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운명이니, 언제 죽여도 상관없다 생각했다. 반대로 드류 가문 사람들을 상대로는, 그는 지극히 불리한 상황이었다. 한편 로저스와 이리나는 어느새 벽 모퉁이까지 물러났다. 그들의 뒤에는 바로 튼튼한 성벽이 있었고, 숀이 한걸음 한걸음 다가오는 모습에 로저스의 식은땀은 이미 등을 흠뻑 젖었다. 숀이 손을 대려는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의 뒤에서 들려왔다. “내 사유지에서 사람을 죽이는 건 너무하지 않아?”그 말에, 필칸트를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 특히나 로저스는 한지훈을 멍하니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5 성 용급 천왕계 강자를 상대로, 한지훈이 감히 뭣도 모르고 대들다니? 설마 한지훈은 우리가 숀을 두려워한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건가. 고작 평범한 일반인이 어디 감히 숀에게 시비를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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