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앞까지 다가온 아셀로의 치명타에, 방심할 수 없었던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회수하기도 전에 주먹을 휘둘러 아셀로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 속도는 엄청 빠른 나머지, 허공에서는 약간 진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 장면에 아셀로는 다소 놀랐다. "너, 광속까지 깨달았어?" 광속은 일반인에게 있어서도 전혀 낯설지는 않지만, 상식적으로 인간은 광속까지 전혀 다다를 수 없었다. 그리하여 광속이란 단어는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었다. 게다가 아무리 빠른 주먹과 발차기라 하더라도, 빛의 속도를 능가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권법을 빛의 속도까지 다다르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용족의 후예뿐이었다. 하지만 한지훈은 절대 용족의 혈맥이 있을 리는 없었다. 그리하여 아셀로는 다소 놀랐긴 했지만, 한지훈의 주먹을 크게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필경 한지훈은 그와 강경하게 맞서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강경하게 맞붙으려면 정정당당한 실력으로 붙어야만 했다. 아셀로의 시선 속, 한지훈은 30살도 안 되는 어린 청년으로만 보였다. 수백 년을 산 어르신에 비하면, 서른 살도 안 된 한지훈은 그야말로 갓난 애와 같아 웬만한 바람도 막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심지어 아셀로는 자신의 주먹이 한지훈에게 부딪혀, 그의 몸이 산산조각 나는 장면까지 저도 모르게 상상하게 됐다. 바로 그때, 그의 손바닥과 한지훈의 주먹이 충돌하는 순간 아셀로의 안색은 갑자기 어두워졌다. 그는 자신의 손바닥이 마치 작은 산에 부딪힌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지훈과 주먹을 겨루는 것이 아닌, 큰 산과 힘을 겨루는 것 같았다. "쾅!" 이내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아셀로의 몸은 뒤로 날아가게 됐다. 그 순간, 마치 하나의 유성이 떨어진 것처럼 아셀로 뒤 켠에 있던 삼림은 아예 무너져 내렸고 지면에는 십여 미터에 달하는 골짜기가 나타나게 됐다. 눈앞의 예상치 못한 장면에, 방금까지만 해도 한지훈을 비웃기만 하던 혈족 후작은 깜짝 놀란 나머지 얼굴이 창백해졌고 게다가 두피가 저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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