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Kabanata 1521 - Kabanata 1530

1755 Kabanata

제1521화

임유진은 기억을 다 잃어버렸지만 그간 축적해온 지식은 아직 그녀의 머릿속에 남아있었다.그녀는 자신이 변호사였다는 걸 아예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기억을 잃고도 그녀는 또다시 변호사라는 직업을 택했고 자격증 시험도 단번에 통과했다.“네, 오랜만이네요...”이현우는 인사를 하다가 뭔가를 깨달은 듯 표정을 바꿨다.‘혹시 소민아 씨와 싸웠다는 여자가 유진 씨인 건가?’이현우는 순간 이길 자신이 먼지 사라지듯 사라졌다. 그도 그럴 게 임유진을 가르쳤던 사람은 바로 그 유명한 승률 99%를 자랑하는 법조계의 대선배 변호사였으니까.그리고 임유진은 그 대선배 변호사의 그냥 제자도 아니고 애제자였다. 지난번 행사에서 그는 임유진을 마지막으로 더는 제자를 받지 않겠다는 선언까지 했다.이현우는 자신만만한 임유진의 얼굴을 보고는 머리가 다 지끈해 났다.“꼴에 진짜 변호사였네?”그때 소민아가 한껏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이 변호사님, 불편하시면 의뢰 거절하셔도 되죠. 하지만 이 여자가 건드린 건 내가 아니라 강 회장님이세요. 자기 딸한테 강 회장님 사진 보여주고 아빠라고 부르라고 했다니까요? 이거 소문 잘못 나면 사생아다 뭐다 엄청난 스캔들 되는 거 아시죠? 만약 정말 스캔들 터지면 그때는 회장님 사업 전체에 영향이 갈 겁니다.”소민아는 일부러 강지혁을 끌어들였고 아니나 다를까 그 말을 들은 이현우의 표정은 한순간에 흙빛이 되었다.임유진이 결혼은 안 했지만 딸이 하나 있다는 건 이미 들어서 알고 있다. 그런데 그 딸에게 강지혁의 사진을 보여주며 아빠라고 하라니?!아무리 딸에게 아빠를 만들어주고 싶어도 그렇지 강지혁의 사진을 이용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혹시 S 시에서 강지혁 회장이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모르나? 아니면... 그냥 딸이 너무 아빠를 찾아서 인터넷에서 아무 남자 사진이나 보여준 건가?’이현우가 조용히 머리를 굴리고 있던 그때 임유진이 입을 열었다.“우리 딸은 사생아 따위가 아닌 강씨 가문의 유일한 딸이에요.”“하, 유일한 딸? 강씨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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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2화

아이의 얼굴은 얼마 전에 봤던 사진 속 여자의 얼굴과 너무나도 닮아있었다.게다가 아빠라니, 그 여자를 쏙 빼닮은 얼굴로 아빠라니.강지혁과 현이는 그렇게 서로의 눈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었다.그시각 놀란 건 비난 강지혁뿐만이 아니었다. 고이준은 거의 넋을 잃은 채로 아이를 바라보았다.아이는 완전히 리틀 임유진이었으니까. 하지만 다시 자세히 보면 어딘가 강지혁의 느낌도 있었다.‘이 아이 설마...!’그때 아이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임유진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엄마, 아빠가 나 좋아할 거라며? 왜 현이 안 안아줘? 아빠 정말 엄마 좋아했던 거 맞아? 정말 엄마 때문에 울었던 거 맞아?”아이는 진지하게 임유진이 해줬던 말을 의심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임유진은 아이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오로지 강지혁만 바라보고 있었다.자신이 무슨 이유로 강지혁의 곁을 떠났는지, 왜 S 시에서는 죽은 상태가 되어 있는 건지, 그녀는 아직 모르는 게 너무나도 많았지만 둘이 어떻게 사랑했는지, 어떤 사랑을 했는지, 어떤 맹세를 하고 어떤 약속을 했는지는 하나하나 다 기억이 났다.임유진은 눈물을 가득 맺힌 채로 한 걸음 한 걸음 강지혁에게로 걸어갔다.지난날의 두 사람이 어땠는지 마치 파노라마처럼 그녀의 머리를 스쳤다.강지혁을 월세방에 데리고 와 그에게 라면을 끓여줬던 것도, 친척들이 그녀를 바보에게 팔아넘기려 했을 때 강지혁이 그녀를 구하기 위해 찾아왔던 것도, 그녀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결혼하자고 했던 것도, 그가 영원히 내 곁에서 떠나지 말라는 말을 했던 것도 전부 다 떠올랐다.곁에 있어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5년이나 그를 떠나버렸다. 그리고 지금 5년 만에 드디어 그의 앞에 서게 되었다.“혁아, 나 돌아왔어.”임유진은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말을 건네고는 손을 들어 강지혁의 볼을 쓰다듬었다.아, 조금 차가운 이 체온은 확실히 그의 체온이 맞다. 눈앞에 있는 남자는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남자고 또 세상에서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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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3화

그런데 아직 스킨십이든 뭐든 하기도 전에 강지혁의 입에서 냉랭한 말이 흘러나왔다.“난 누가 멋대로 내 몸 만지는 거 질색이야. 만약 거기서 한 걸음만 더 가까이 다가와 기어코 내 몸에 손을 대면 그때는 두 번 다시 그 손을 볼 수 없을 거야.”화를 내는 것도 아니었고 경고하는 말투도 아니었다. 그저 일상적인 말투인데 내용이 너무 소름 끼쳐 저도 모르게 손이 덜덜 떨렸다.그리고 그때 그의 눈빛은 단 한 번도 그녀에게 옮겨지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숙인 채 일에만 몰두해있었다. 마치 그녀에게는 1초라도 허비하고 싶지 않다는 것처럼 말이다.소민아는 당시 그 말을 듣고 조용히 방에서 나왔다. 하루아침에 손이 없어지는 경험은 겪고 싶지 않았으니까. 만약 다른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면 분명히 농담이었겠지만 상대는 강지혁이라 농담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그런데 그랬던 강지혁이 여자가 앞으로 바짝 다가와 말을 건 것도 모자라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볼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아무런 위협도 가하지 않고 있다.소민아는 그 모습에 질투와 분노가 동시에 치솟았고 강지혁에게 속으로 얼른 그 여자의 손을 자르라는 신호를 보냈다.하지만 그때 들려온 고이준의 한마디에 그녀는 그만 생각이 멈춰버렸다.“사모님!”소민아는 얼이 빠진 얼굴로 고이준을 바라보았다.사모님이라니? 누가? 강지혁의 아내는 이미 오래전에 죽었는데?그때 소민아의 머릿속으로 눈앞에 있는 여자의 이름이 강지혁의 죽은 아내의 이름과 똑같다는 것이 떠올랐다.‘서, 설마 사모님이라는게... 아니... 설마...’소민아가 경악하며 손바닥으로 입을 틀어막았다.‘아니야. 아닐 거야! 말이 안 되잖아!’임유진은 시선을 돌려 고이준을 바라보았다.“고 비서님! 오랜만이에요!”이건 분명히 아까 고이준이 불렀던 ‘사모님’에 대한 대답이었다.고이준은 잔뜩 격앙된 얼굴로 임유진을 바라보았다.“살아계셨군요! 저희가 얼마나 사모님께서 살아계시길 바랐는지 아십니까! 5년이나 지나서 드디어... 드디어 실현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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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그의 목소리였다.예전에 이 여자에게 해줬던 말인가?순간 강지혁의 두 눈에서 아무런 예고도 없이 눈물이 떨어져나왔다.이에 임유진은 깜짝 놀라 눈을 커다랗게 떴다. 강지혁이 설마 만나자마자 이렇게 울 줄 몰랐으니까.그녀는 허둥지둥하며 자신의 손으로 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울지 마. 혁아, 뚝. 울지 마.”하지만 그녀가 눈물을 닦아내면 닦아낼수록 그의 눈에서는 더 많은 눈물이 쏟아져나왔다.사람들은 조금 전 상황으로 이미 충분히 놀라고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또다시 놀라고 말았다.그 강지혁이 울다니, 그것도 길 한복판에서!지금껏 강지혁이 우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마 오늘 전까지는 아무도 없었을 거라고 사람들은 자신할 수 있었다.그리고 오늘 본 이 광경을 멋대로 떠벌리고 다녀도 누구 하나 믿어주는 사람이 없을 게 분명했다.강지혁 스스로도 자신이 이렇게 눈물을 흘리게 될 줄은 몰랐다. 머리는 분명히 이만 눈물을 멈추라고 하는데 몸은 통제를 잃은 건지 말을 듣지 않았다. 멈추려고 하면 할수록 더 심해져만 갈 뿐이었다.왜일까...대체 왜 이 여자의 한마디에 이렇게도 눈물이 흐르는 걸까.왜 이 여자의 손길이 이렇게도 그립고 가슴이 아픈 걸까.이 여자가 바로 임유진이라서?이미 세상에 없는 줄 알았는데 다시 돌아온 그의 아내라서?한때 그가 사랑했던 사람이라서?사랑했다고 한들 그는 결국 그녀의 모든 걸 잊어버렸다. 그렇다는 건 고작 그만큼일 뿐인 사랑이라는 게 아닐까?강지혁은 갑자기 임유진의 손을 덥석 잡더니 이내 빠른 걸음으로 옆에 주차된 차량으로 향했다.그리고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임유진과 강지혁은 검은색 벤틀리 속으로 몸을 숨겨버렸다.두 사람이 차에 타는 걸 봤음에도 그 누구도 차량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엄마랑 아빠는 왜 둘이서만 차에 탔어요?”순수한 호기심이 묻은 아이의 목소리에 사람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고이준은 눈앞에 서 있는 귀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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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고이준은 말을 하면서 자꾸 목이 메고 코가 찡해 났다.“난 고이준 아저씨야. 아빠의 부하직원이지. 자, 그럼 이제 아저씨한테 이름이 뭔지 알려줄래?”“원래는 임현이었는데 엄마가 강선현으로 바꾸라고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강선현이에요.”아이가 똘망똘망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답했다.‘이름을 일부러 선율 도련님과 비슷하게 맞춘 건가? 그리고 현... 혁이... 늘 회장님을 부르시던 호칭이 생각나 아이의 이름을 이렇게 지으신 건가?’임유진이 돌아온 건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강지혁은 지금 임유진과의 모든 걸 다 잊어버렸다. 심지어 그들은 당시 임유진의 사망을...고이준은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사모님이 돌아왔으니 이제 회장님도 모든 걸 다 기억할 수 있는 건가? 드디어 그 묵은 상처에 매듭이 지어지는 건가?’고이준은 강지혁과 임유진의 사이를 처음부터 지켜봐 온 사람이기에 두 사람이 느끼는 감정도 두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감정도 그는 알 수 있었다. 또한 곁에서 계속 지켜봤었기에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지금이 얼마나 값진 순간인지 알 수 있었다.한편 소민아는 고이준과 얘기하는 현이를 질투와 분노가 가득한 눈빛으로 쏘아보았다.강지혁을 멋대로 아빠라고 불렀던 주제도 모르는 어린애가 정말 강지혁의 친딸일 줄은 아주 조금도 상상하지 못했다.이제 그녀의 딸은 상황이 무척이나 난처해졌다.강씨 가문에 진정한 친딸이 돌아왔는데 누가 과연 입양 딸 따위를 신경 쓸까.소민아는 순간 자신의 딸이 마땅히 누려야 하는 모든 게 갑자기 튀어나온 진짜 딸 때문에 빼앗겨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리고 더 불안한 건 언젠가는 그녀의 것이어야 하는 것들이 점점 더 멀어져가는 게 느껴졌다.임유진은 죽었을 때나 살아있는 지금이나 여전히 강지혁의 아내였으니까.그녀는 그 강지혁의 두 눈에서 눈물까지 보이게 한 여자였으니까.이제 그녀가 꿈꾸던 재벌가의 안주인이 되는 꿈은 완전히 물거품이 되어버렸다.같은 시각, 벤틀리 안.강지혁은 빨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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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뭐? 설마 날 사랑해서 돌아왔다는 소리라도 하려고?”강지혁이 비아냥대며 물었다.임유진은 눈앞에 있는 남자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강지혁의 태도가 모순적인 이유를 모르겠다. 분명히 그녀를 그리워하는 눈물인데 왜 이렇게 냉랭한 거지?“응, 널 사랑해. 그래서 너 찾으러 돌아왔어.”강지혁의 심장이 쿵쿵거리며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마치 그녀의 이 한마디가 그에게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말이었던 것처럼.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호흡이 곤란해질 정도다.왜.왜 이 여자는 이렇게도 그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걸까.“내가 5년이나 날 떠났던 사람의 말을 믿을 것 같아?”한참 후에야 강지혁이 힘겹게 마을 내뱉었다.“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될까? 어떻게 하면 날 믿어줄래?”임유진이 되물었다.이에 강지혁은 한순간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그녀의 손목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가했다.“아파!”임유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짧게 외쳤다.강지혁의 몸은 그 말에 본능적으로 힘을 거두어들이고 그녀의 손목을 풀어주었다.그리고 임유진은 그제야 자신의 손목을 뺄 수 있었다.어쩐지 아프더라니 손목에 빨갛게 자국이 났다.강지혁은 텅 비어버린 자신의 손바닥을 조금 복잡한 눈길로 바라보았다.방금 그녀가 손을 뺀 순간 뭔가 보물 같은 게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보물이라고? 대체 뭐가? 설마 이 여자가?강지혁은 말도 안 된다며 자조하듯 웃었다.그런데 그때 임유진이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감쌌다.“왜 계속 울어. 울지 마. 응? 뚝. 네가 이러면 꼭 내가 너 울린 거 같잖아.”울려? 임유진이? 강지혁을?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하지만 그의 몸은 거의 본능적으로 그녀에게 반응하게 설계된 듯 그의 통제를 받지 않고 눈물을 계속해서 쏟아냈다.“증명하라고 하면...”그때 임유진이 중얼거리거니 이내 입술을 그의 볼에 가져다 댔다. 그러고는 천천히 그의 눈물을 입에 머금었다.강지혁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밀어내려다가 손이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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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봐도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강지혁은 여전히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고 있었지만 그녀를 밀쳐내지는 않았다.그렇다는 건 싫은 게 아니라는 뜻일까?임유진은 그 생각에 갑자기 마음이 확 편안해져 옅은 미소를 지으며 눈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5년이나 지났는데 그는 여전히 그녀의 기억 속의 5년 전 그 남자였다. 세월이 마치 강지혁만 비켜나간 것 같은 느낌이다.하지만 굳이 다른 점을 찾으라면 전보다 더 성숙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물론 그 느낌은 이렇게 눈물을 보이기 이전에 한해서지만.눈물을 흘리는 걸 보니 어쩐지 조금 아이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지금도 보면 눈물을 잔뜩 흘린 탓에 가뜩이나 매력적인 눈동자가 더 촉촉해졌다.그리고 그런 눈으로 지금 그녀를 노려보고 있는데 임유진은 왜인지 그가 노려보는 게 꼭 자신을 꼬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어떻게 이 남자는 모순 가득한 이 상반되는 감정을 담은 눈으로도 이렇게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거지?강지혁은 알까? 지금 그의 모습이 얼마나 가슴을 설레게 하는지?임유진은 거의 본능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그의 얼굴 앞으로 가져갔다.“혁아, 보고 싶었어. 엄청... 매일... 계속해서 네가 보고 싶었어. 빨리 너 만나서 얘기해주고 싶었어.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임유진의 얼굴이 다가오면 올수록 그의 몸이 굳어갔다.보고 싶었다고? 사랑한다고?그녀가 내뱉은 이 말에 그의 몸은 천천히 그리고 아주 조금씩 부드럽게 떨리기 시작했다.임유진은 말을 마치자마자 입술을 그의 입술 위에 포갰다.5년 만의 입맞춤이었다.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5년이나 지났는데 어떻게 낯선 느낌보다 익숙한 느낌이 먼저 들 수가 있지?강지혁의 입술은 부드럽지만 아주 조금 찼다.하지만 그 체온 또한 너무 익숙했다. 그의 모든 것이 그녀에게는 마치 선물로 다가왔다.그렇게도 보고 싶었던 남자를 드디어 실물로 볼 수 있게 되었다.임유진은 천천히 눈을 감고 더 깊이 입술을 부딪쳤다.강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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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8화

임유진은 차 안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자신을 떠올리고 저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사실 그녀도 설마 자신이 그렇게 할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그저 강지혁을 만난 후 모든 게 그렇게 당연하게 흘러갔다.다만 당시 그녀는 강지혁과의 순간에 너무 심취되어 차량 밖에는 아직 한 무리의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까맣게 잊어버렸다.그래서 잠깐 차에서 내려 딸을 데리러 갔을 때 사람들의 눈을 차마 쳐다볼 수 없었다.차 안에서 둘이 뭘 했는지 다 알고 있는 듯한 눈으로 그녀를 볼 게 뻔했으니까.그런데 그때 현이가 해맑은 얼굴로 물어왔다.“엄마, 아빠랑 왜 그렇게 오래 있었던 거야? 아빠한테 이야기라도 들려줬어?”임유진은 그 말에 하마터면 중심을 못 잡아 넘어질 뻔했다. 현이가 이야기 얘기를 한 건 딸이 속상한 일이 있을 때마다 임유진이 이야기를 읽어주는 것으로 나쁜 생각을 잊게 해주었기 때문이다.그래서 어린 현이는 아까 강지혁이 울었으니 그가 속상해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 속상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그녀가 함께 차 안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했다.“응... 아빠한테 이야기 들려주고 있었어.”임유진은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그녀가 그 말을 했을 때 사람들은 아까보다 더 미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다시 현재.임유진이 강씨 저택으로 돌아오자 그녀를 모셨던 도우미들이 다들 깜짝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반겼다. 그리고 집사는 잔뜩 격앙된 얼굴로 몇 번이나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살아있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정말.. 사모님, 정말 잘 돌아오셨습니다!”“네... 저 돌아왔어요.”임유진이 그의 손등을 토닥이며 말했다.“혁이 곁을 떠나지 않겠다는 약속, 못 지켜서 죄송해요. 그럴 생각은 정말...”“돌아오셨으면 됐죠! 살아계시면 된 겁니다!”집사의 눈시울은 어느새 빨갛게 변해있었다.강지혁은 저택으로 들어온 후 바로 2층으로 올랐다. 그래서 임유진은 차라리 잘 됐다 싶어 집사와 고이준이 다 있을 때 줄곧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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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9화

이 얘기는 아는 사람이 몇 없다.“사모님께서 절벽으로 떨어졌을 때 회장님은 하마터면 정신을 놓으실 뻔했어요. 그 상황에 김재호가 아이를 한 명 집으로 보냈고 회장님께는 유골함을 건네줬죠. 회장님은 사모님의 유골함을 안고 거의 이성을 잃으시고 절규했어요. 만약 그때 사모님의 기억을 지우지 않았으면 회장님은 아마 살 수 없으셨을 겁니다.”고이준의 말에 임유진은 마치 마음에 파도가 치는 기분이었다.‘대체 내가 잃은 기억이 뭐지? 정신을 놓을 뻔했다니... 혁이가? 살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단 말이야?’“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내가 왜 절벽에서 떨어져요?”임유진이 다급하게 물었다. 그녀는 지금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시라도 빨리 기억해내고 싶었다.이에 고이준은 당시 임유진이 절벽에서 떨어져야만 했던 그 날의 일을 전부 다 그녀에게 얘기해주었다.“사모님 유골함을 들고 있던 회장님의 모습은 정말...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김재호가 제안을 해왔죠. 사모님과 관련된 기억만 지우자고요. 그러면 회장님께서 정신을 차리신다고요.”“지워요? 어떻게요? 어떻게 저와 관련된 기억만 지울 수 있는 거죠?”“최면으로요. 김재호가 최면 쪽으로 유명한 의사를 불러왔고 결국 성공적으로 사모님 관련 기억들만 사라졌어요. 그런데 가끔 회장님께서 얘기하시는 걸 들어보면 뜨문뜨문 파편 같은 기억들은 떠오른대요. 그런데 사모님과 나눴던 감정 같은 건 아마...”고이준은 말을 마치고 괜히 임유진과 눈을 마주칠 용기가 없어 시선을 내렸다.기억을 잃기 전의 강지혁은 임유진을 위해 목숨까지 버릴 수 있을 정도로 그녀를 사랑했지만 기억이 사라진 지금은 아마 그녀에게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할 테니까.물론 어디까지나 이론적으로는 말이다.하지만 강지혁은 오늘 임유진을 만나자마자 눈물을 흘리고 먼저 임유진을 차로 데려갔다. 그런 걸 보면 아무리 최면으로 기억이 사라졌다고는 하나 임유진을 대할 때만은 다른 것 같았다.임유진은 고이준의 말에 그제야 강지혁이 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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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0화

“회장님께서 소안나를 입양한 건 도련님이 우연히 두 모녀가 괴롭힘당하는 걸 봤다가 갑자기 여동생이 갖고 싶다고 해서 입양한 겁니다.”고이준은 임유진이 괜한 오해를 할까 봐 서둘러 해명했다.“도련님이라는 건... 선율이요?”임유진은 아들 얘기에 눈이 반짝였다.“네, 아마 조금 있으면 하원 하실 겁니다.”“그럼 나머지 한 명은요? 세쌍둥이였잖아요. 내가 병원에서 깨어났을 때는 현이 밖에 없었어요. 이쪽에 두 명 다 있는 건가요?”임유진이 조금 급하게 물었다.하지만 그녀의 말에 고이준과 집사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아니요. 저택에 보내진 건 도련님뿐이었습니다.”“아...”임유진은 그 말에 순간 심장을 누군가가 쿡쿡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어쩌면 이럴지도 모른다는 가능성도 생각을 안 해본 게 아닌데 막상 정말 없다는 걸 들으니 가슴이 아팠다.세쌍둥이이었다. 살아도 같이 살고 싶었던 그녀의 소중한 아이들이었다.그런데 한 명은 대체 어디로 간 거지...?“김재호가 도련님을 이쪽으로 보내왔을 때 살아있는 아이는 한 명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가씨도 멀쩡히 살아 돌아왔잖습니까! 어쩌면 나머지 한 명도 살아있을지도 몰라요.”집사가 말했다.소안나를 아가씨로 부를 때는 썩 내키지 않았는데 진짜 딸이 돌아오니 호칭을 고민할 필요도 없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임유진은 집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도 현이도 살아있었으니 어쩌면 그 아이도 살아있을 수 있다. 그리고 아이를 빠르게 찾기 위해서는 김재호가 필요하다. 김재호라면 반드시 알 수 있을 것이다.“김재호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요?”임유진이 물었다.“사람을 불러 회장님께 최면을 걸게 한 뒤로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그런데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도망갔어요. 그 뒤로 깜깜무소식이었고요.”고이준이 답했다.“그런데 오늘 김재호의 행방을 알 수 있는 단서를 알아냈다고 하더라고요. 아까 경찰서에서 나왔던 것도 그것 때문이었습니다.”그 말에 임유진이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고이준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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