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Chapter 1541 - Chapter 1550

1572 Chapters

제1541화

“아... 아직은요.”명세진이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고윤정은 웃으며 다시 소현아에게 시선을 옮겼다.“현아야, 나 엄마랑 할 이야기가 있는데, 그동안 과일 먹고 있을래?”고윤정은 아이 달래듯 규영과 미진 손에 있던 과일 접시를 가져다주었다.“네!”소현아는 엄마를 만나 기분이 좋아서인지 입맛도 절로 돌았다.명세진은 자리를 뜨라는 뜻임을 알아차렸다. 마음이 불편하긴 했지만, 강 씨 집안의 세력에 맞설 수는 없었기에 결국 고윤정을 따라나섰다.방문이 닫힌 뒤, 고윤정은 명세진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를 아래층 거실로 안내했다.“앉으세요.”명세진은 잠시 망설이다 자리에 앉았다.“제가 주제넘은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명세진이 입을 열자 고윤정이 고개를 들었다.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날카로운 눈매는 명세진을 몹시 불편하게 만들었다.“말씀하세요.”“이게 대체 무슨 의미입니까? 왜 배가 저렇게까지 커져 있는 제 딸을 여기로 보내놓은 거죠? 전에 강지훈 씨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제 딸은 지금 임신까지 한 상태입니다. 이건 너무한 거 아닙니까?”찻잔을 든 소현아 어머니의 손이 바들바들 떨려왔다.“비록 변변치 못한 가문이지만, 제 딸이 이런 혹독한 대우를 받는 것을 용납할 수는 없습니다.”그녀의 얼굴은 무척 진지했다. 고윤정은 그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어머님의 마음 이해합니다. 염려 마세요. 제가 언젠간 분명한 설명을 해 드릴 겁니다.”고윤정의 말투는 확신에 차 있었다. 그 태도에 명세진은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결국 입을 열지 못했다.그 후 며칠 동안, 소현아는 매일 정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안타깝게도 고윤정은 그녀를 바깥으로 내보내지 않았다. 그녀가 언제 나갈 수 있냐고 물을 때마다 고윤정은 그저 아직 때가 아니라는 말만 반복했다.그녀는 강지훈이 자신을 속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바깥에 나가게 해준다고 말했었는데... 현실은 이곳에 갇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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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2화

정말 싫다, 왜 또 꿈에 그놈이 나타난 거야.병원 수술실 앞.고윤정을 비롯한 사람들은 문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강씨 집안의 첫 핏줄이지 않은가. 출산 예정일과는 꽤나 거리가 멀었다. 명백한 조산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목숨까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벽 한구석, 강지훈이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앉아 있었다.“넌 먼저 돌아가. 내가 여기서 기다리면 돼. 그쪽에도 너 필요하잖아.”강지훈의 아버지 강성준이 강지훈을 쳐다보며 말했다. 강지훈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고개를 저었다.“기다릴 겁니다.”강지훈이 간단히 대답했다.시간은 1분 1초 더디게 흘러갔다. 기름 끓는 솥 위에서 심장을 튀기는 것처럼 초조하기 그지없었다. 마침내 빨간 등이 꺼지고 의사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모두의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강지훈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제 아내는 어떻습니까?”“제때 병원에 모셔 오셔서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몸이 조금 허약하니 안정을 취하며 회복해야 합니다. 스트레스, 그리고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야 합니다.”강지훈은 그제야 비로소 힘껏 움켜쥐고 있던 주먹에서 힘을 풀었다. 그는 심지어 산모와 아이 둘 중 한쪽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까지 각오하고 있었다. 지난 몇 달간 강지훈은 소현아 앞에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남몰래 찾아온 횟수는 셀 수 없이 많았다.손 하나가 강지훈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너무 걱정하지 마.” 고윤정의 말에 강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병실 안, 강지훈은 소현아 곁에 앉아 세심하게 그녀의 몸을 닦아 주고 있었다. 소현아는 백지장처럼 창백한 얼굴로 누워 있었다. 꼭 도자기 인형 같아 이전의 생기 넘치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이런 느낌, 정말 싫군.' 강지훈은 미간을 문지르며 마음속 이유를 알 수 없는 짜증을 억눌렀다.주머니 속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강지훈은 화면에 뜬 이름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무슨 일이야?” 강지훈의 목소리는 너무나 냉담했다.“지훈 씨, 어디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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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3화

“아무것도 아니에요.”소현아는 기지개를 켜고는 이내 다시 이불 속으로 스르륵 파고 들어갔다. 동그란 눈망울만 남기고 얼굴까지 모두 덮어버렸다.“현아야, 혹시 지훈이 보고 싶니?”고윤정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소현아는 그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눈까지 이불 속에 숨겼다.그 후 며칠 동안, 소현아는 산후조리라는 명분 아래 매일 끊임없이 먹고 또 먹었다. 그 탓에 이젠 음식을 보면 연신 고개를 젓는 지경에 이르렀다. 비록 먹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건 많아도 너무 많았다.“안 먹을래요, 안 먹을래요...”소현아는 규영과 미진의 손을 잡고 어린아이처럼 응석 부리듯 흔들었다. 규영과 미진은 서로를 보며 씩 웃고는 말했다.“현아 아가씨, 방금 출산하셨으니 영양을 충분히 보충하셔야 해요. 또한 통통해지지 않으면 주인님께서 저희를 나무라실 거예요.”미진이 나긋나긋하게 설명했지만, 소현아는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그 나쁜 자식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다 잊어버렸는데 신경 안 써도 되는 거 아니에요?”그녀가 옷자락을 움켜쥐며 말했다.“그래?”돌연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두가 고개를 돌려보니 문가에 서 있던 강지훈이 눈썹을 치켜 올린 채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소현아는 벼락같은 속도로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 작은 거북이가 되어버렸다.“주인님.”규영과 미진이 허리 숙여 인사하자 강지훈은 손을 휘젓고는 소현아 곁에 자리 잡고 앉았다. 문이 닫히고 고요한 방 안에는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강지훈은 손을 뻗어 이불을 당겼지만 소현아는 더욱 힘껏 움켜쥐었다.“왜 그래? 부끄러워?”강지훈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감히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차갑던 예전의 그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기분도 꽤 좋아 보였다.“냄새나요. 토할 것 같아요.”소현아가 배를 문지르며 말하자 강지훈은 바로 손을 멈췄다. 예전 소현아가 자신의 몸에 구토했던 일을 떠올리고는 망설임 없이 돌아서 욕실로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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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4화

그전까지 소현아가 품에 안고 있던 홍당무 베개는 바닥에 던져져 있었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남자의 다부진 허리였다.강지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눈을 떴다가 당황함에 어쩔 줄 모르는 소현아를 발견했다. 그는 참지 못하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몸을 옆으로 돌려 손으로 머리를 괴고 앉아 흥미로운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강지훈 씨... 왜 여기 있어요?”소현아는 우물쭈물 말하며 두 눈으로 강지훈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내가 아니면? 그럼 누가 있어야 하는데?”강지훈이 말하고는 손을 뻗어 소현아를 끌어당겼다. 소현아는 그의 품으로 다시 폭 안겼다.“어쨌든 당신은 아니에요. 나쁜 사람. 또 저 괴롭혔잖아요! 아침엔 분명히 없었는데.”소현아는 버둥거리며 두 손으로 강지훈의 어깨를 두드렸다. 강지훈은 잠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예전엔 너무 바빴던 탓에 늘 일찍 자리를 떴었다. 하여 소현아와 함께 눈을 뜬 것은 이번이 처음인 듯했다. 마치 평범한 부부 같았다.“그래? 앞으로는 계속 이렇게 될 거야. 차츰 익숙해지면 돼.”강지훈의 키스가 또다시 덮쳐왔다.황혼 녘, 소현아는 향긋한 냄새에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는 코를 두어 번 씰룩거리다가 눈을 떴다. 음식을 본 순간 순식간에 그녀의 두 눈이 반짝였다. 그녀는 허겁지겁 한 바탕 먹어치우고는 두 팔로 몸을 지탱하며 만족스럽게 트림을 했다.강지훈의 체력이 정말이지 너무나 대단했다. 소현아는 온몸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쑤셨는데 음식을 먹고 나서야 조금 괜찮아졌다.“현아 아가씨...”규영과 미진은 텅 빈 접시와 소현아의 모습을 본 순간 주인님께서 왜 음식을 가져다주라고 하셨는지 알 것 같았다.소현아는 입맛을 두 번 다시고는 침대에서 뛰어 내려와 씻으러 욕실로 들어갔다. 하지만 곧바로 그녀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거울 속 얼굴은 잔뜩 붉어져 있었고, 입술은 퉁퉁 부어 있었다. 목부터 가슴까지 온통 키스 자국뿐이었다.그녀는 펑펑 울면서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강지훈과 함께 앉아 있는 고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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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5화

그동안 소현아는 더없이 편안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는 출산을 하고 나면 강지훈이 자신에게 싫증을 낼 거라 생각했었다. 설마 정말 결혼하려 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의 모습을 보니 오래전부터 이미 계획하고 있었던 듯했다.강지훈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다. 소현아와 결혼하겠다고 내뱉었으니 분명 그녀를 아내로 맞이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억지로 구겨 넣는 사람도 아니니 소현아를 평생 곁에 두고 싶다는 마음은 진심일 것이다.소현아의 눈동자가 밝게 빛났다.“좋아요!” 소현아는 강지훈의 소매를 잡아끌었다. 그 바람에 옷이 구겨지자 강지훈은 제멋대로 움직이는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다음 달 어때요?”“너무 성급한 거 아니야?”고윤정은 그다지 찬성하지 않았다. 여자에게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인 결혼식인데 이렇게나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하면 되겠는가? 강지훈도 처음에는 그게 마음에 걸렸었다. 하지만 품 안의 소현아를 보고 있으니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게다가 이미 그의 아이들까지 낳은 소현아가 더 이상 논란에 시달리는 것을 원치 않았다.“최고의 결혼식을 해줄 겁니다. 현아가 만족하지 못한다면, 만족할 때까지 해줄 거예요. 몇 번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저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요.”강지훈은 모두에게 소현아의 이름을 알려 그녀를 평생 자신의 옆에 묶어두고 싶었다.“좋아, 현아야. 너는 괜찮겠니?”고윤정이 몸을 돌려 물었다. 소현아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잠시 생각했다.“그럼 저 예쁜 치마 자주 입을 수 있는 거예요? 그리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을 수 있어요?”고윤정은 잠시 멈칫했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좋아요. 그럼 그렇게 해요.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보니까 예쁜 언니들은 결혼할 때 유난히 더 예쁘고 공주님 같았어요. 저도 그 언니들처럼 아주 아주 예쁘게 만들어줘야 해요. 그리고, 그리고...”소현아는 손가락 끝을 꼼지락거리며 망설였다.“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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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6화

“저리 가요... 여기 있지 마요. 강지훈 씨도 전연우도 다 나쁜 사람들이에요! 당신들 때문에 저 소월이 못 만나잖아요. 제 아기들 소월이한테 보여주지도 못했는데... 그리고 당신도 아기 잘 안 보잖아요! 혹시 아기들이 싫어요?”소현아는 귀를 막고 한바탕 쏟아내며 되는대로 화를 냈다. 강지훈은 애써 참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그는 소현아와의 결혼 준비로 매일같이 정신없이 돌아치느라 확실히 아이들을 많이 보지는 못했다.“좋아해, 당연히 좋아하지. 하지만 시간이 별로 없었어. 아이들이랑 너 중에 한쪽만 볼 수 있다고 하면, 내가 누굴 보러 오길 원해?”강지훈은 이제 소현아를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 손금 보듯 훤히 꿰고 있었다.소현아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저요! 저! 저!” 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손을 들어 올렸다. 강지훈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그렇지. 걱정 마. 나 아이들 좋아해.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건 너야.”강지훈의 말에 소현아는 의심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강지훈 씨 아니죠? 예전이었다면 제가 이러면 분명 화냈을 텐데... 혹시 빙의라도 된 거 아니에요?”소현아는 겁에 질려 꽥꽥 소리를 질렀다. 강지훈은 확실히 요 며칠 소현아에게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는 그동안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성격이 괴팍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젠 그녀 앞에선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었다.“그래? 그럼 지금의 내가 좋아, 아니면 예전의 내가 좋아?”강지훈은 소현아의 귓가에 바짝 다가갔다. 따뜻한 숨결이 귓가에 닿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지금?”“아니, 넌 둘 다 좋아해야지. 틀렸으니까 벌을 받아야겠군.”그렇게 또다시 황당무계한 관계가 이어졌다.강지훈은 소현아의 잠든 얼굴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옷을 걸쳐 입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고윤정이 아기들과 장난을 치고 있었다.“어릴 때 너랑 똑 닮았구나. 자라면 분명 잘생기고 예쁠 거야.”고윤정이 웃으며 말했다. 고윤정은 다른 사람 앞에선 늘 단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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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7화

강지훈은 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얼굴빛은 물처럼 잔잔했으나 발걸음은 조금 빨라졌다.“네 남편 왔네.” 고윤정이 장난스럽게 말했다.소현아는 강지훈을 보자마자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이내 고개를 돌려 버렸다.“일어나.” 강지훈이 침대에 걸터앉아 소현아의 하얀 팔을 가볍게 두드렸다. 소현아는 입술을 삐죽거리고 코를 씰룩거렸다.“싫어요, 싫어요. 강지훈 씨가 안아서 일으켜 줘요...”그녀는 두 팔을 벌려 강지훈에게 응석을 부렸다. 강지훈은 말없이 한참을 지켜보다가 어쩔 수 없이 손을 뻗어 엉덩이를 받치고 안아 올렸다. 이젠 두 사람 모두 이런 방식에 익숙해진 듯했다.소현아는 준비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눈 앞에 펼쳐진 엄청난 광경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그 옆에는 수십 벌의 웨딩드레스가 줄지어 서서 소현아가 입어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현아는 몸을 두어 번 떨더니 강지훈의 품에 고개를 파묻었다.“입어보고 싶지 않아요. 아무거나 하나 고르면 안 돼요?”그녀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강지훈이 장난스럽게 피식 웃고는 이내 눈썹을 치켜 올렸다.“착하지. 결혼식은 정말 중요한 행사야. 이렇게 대충 넘어가면 안 돼. 사람 시켜 사진 가져오게 할게. 네 마음에 드는 거 직접 골라서 입어보는 건 어때?”소현아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결국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 결혼식 준비를 위해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걸 그녀 또한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들에게 아주 중요한 일 같아 보였다. 그래서 소현아 역시 그들의 들뜬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소현아는 강지훈을 따라 거실로 나갔다. 여자 한 명이 웨딩드레스 사진이 담긴 컴퓨터를 가져왔다. 소현아는 눈앞이 어질어질해 미간을 찌푸렸다.옆에 있던 규영과 미진이 두 아기를 안고 다가왔다. 강지훈은 소현아를 흘긋 보고는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한 팔에 한 명씩 안아 들었다. 두 아이는 확실히 강지훈과 소현아와 똑 닮아 있었고 그들의 장점을 완벽하게 물려받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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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8화

소현아는 종종걸음으로 강지훈 곁으로 달려가더니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 입으로는 여전히 무언가 쫑알거리면서 말이다. 강지훈이 우습다는 듯 가볍게 손에 힘을 주자 소현아는 그의 품에 푹 안겨버렸다. 그는 소현아의 턱을 잡아챘다.“뽀뽀 한번 해 주면 일어날게, 응? 어젯밤 정말 피곤했거든.” 강지훈이 능글맞게 말했다.소현아는 짧은 두 다리를 버둥거렸지만 아무 소용이 없자 결국 잠시 망설이다가 강지훈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이제 됐어요? 변태 강지훈 씨?”강지훈은 말없이 그녀의 턱을 잡은 손에 살짝 힘을 주더니 곧바로 부드러운 입술에 거칠게 키스를 퍼부었다.소현아는 폴짝폴짝 뛰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강지훈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주방 식탁에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고윤정의 시선이 소현아의 입술에 닿았다.“어머, 입술이 왜 그러니?” 고윤정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엄청나게 큰 모기한테 물렸어요! 저 때려잡고야 말 거예요!” 소현아는 분통이 터지는 듯 씩씩거리며 강지훈을 쏘아보았다. 하지만 강지훈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태연하게 말했다.“응, 그렇게 해.”소현아는 너무나 화가 났지만 욕설로도 그를 당해낼 수 없었다. 하여 포기하고 맛있는 음식의 품으로 뛰어들었다.아침 식사 후, 강씨 가문 가족들은 웨딩 사진 촬영 장소로 향했다.소현아는 차창 밖 풍경을 감상하고 싶어 운전 기사에게 천천히 가 달라고 부탁했다. 마침 봄철이라 온갖 꽃들이 만개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그녀는 몰래 차창을 조금 열고 눈을 감은 채 머리를 내밀어 봄바람을 만끽했다.하지만 곧바로 누군가에게 휙 끌려갔고 창문도 닫혀버렸다.“짜증 나요!”“얌전히 있어. 시끄럽게 굴면 차에서 내던질 거야.” 강지훈이 미간을 문질렀다. “옷 너무 얇게 입었잖아. 계속 바람맞으면 감기 걸려. 말 들어, 응?” 강지훈의 말투가 조금 부드러워졌다.소현아는 흥 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강지훈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무슨 남자가 잔소리가 이렇게 많아.”그녀가 낮은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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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9화

“왜 울어?” 강지훈이 그녀를 번쩍 들어 올렸다.“잘못했어요. 벌주세요!”소현아는 눈물을 닦고 쭈뼛거리며 자신의 작은 엉덩이를 내밀었다.눈을 감은 채 담담히 처벌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남자에게선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소현아가 눈을 뜨고 고개를 돌리자 강지훈은 정확하게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무언가 끈적한 것이 입안으로 미끄러져 들어왔다.강지훈이 소현아를 놓아주자 그녀는 혀로 입술을 핥았다.“벌은 이미 내렸어. 나 화 안 났어.”강지훈이 그녀의 입가를 닦아주었다.목적지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모두 차에서 내렸다. 그 대단한 위세에 주변 사람들이 호기심에 몰려들었다.강지훈은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정리해.” 그가 냉담하게 한마디 내뱉자 소현아는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이런 일은 북적거릴수록 좋다고 생각했지만, 강지훈은 이해하지 못했다.“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네. 신부가 정말 아름다워!”“선남선녀가 따로 없네. 정말 부러워!”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렸다.“주인님, 정리할까요?”보디가드가 다가와 강지훈의 의견을 묻자 그는 손을 휘저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많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무사히 웨딩 촬영을 마쳤다. 강지훈은 적잖이 어색한 모습이었지만, 소현아는 여러 가지 엉뚱한 포즈를 취하며 신나게 그 시간을 즐겼다.하루 종일 입고 촬영한 드레스는 고작 세 벌 뿐이었다. 소현아는 넓은 침대에 누워 깊은숨을 내쉬었다.욕실 문이 열리자 그녀가 몸을 엎드리고 강지훈을 향해 말했다. “강지훈 씨, 나 놀러 가고 싶어요. 너무너무요. 우리 둘만 나가면 안 돼요?”소현아가 이불을 껴안고 데굴데굴 구르며 애교를 부렸다. 강지훈은 머리 물기를 털며 침대 옆에 앉아 한동안 고민하는 듯하더니 입을 열었다. “정말 그렇게 나가고 싶어?”강지훈이 소현아의 뺨을 꼬집으며 묻자 그녀는 곧바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럼 가자. 내일 어때?”강지훈이 승낙하다니! 평소 같지 않은 그의 모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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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0화

강지훈은 어쩔 수 없이 소현아에게 휴대 전화를 가리켜 보이고는 몸을 돌려 전화를 받았다.소현아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땅에 쪼그리고 앉아 풀잎을 만지작거렸다.“소현아 씨 되시죠?”빨간 하이힐 한 켤레가 소현아 옆에 멈춰 섰다. 고개를 들어보니 길거리에서 흔하게 마주칠 법한 평범한 여자가 보였다. “제 이름을 어떻게 아셨어요?” 소현아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소월 아가씨가 알려주셨어요. 소월 아가씨가 현아 씨를 데려오라고 하셨어요.”여자가 반달이 된 눈으로 친절하게 웃으며 말했다.“정말요?”장소월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소현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장소월과 너무나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다. 그녀가 몹시 그리웠지만, 전연우가 줄곧 장소월을 보내주지 않았던 탓에 매번 실망하고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소월이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당연히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잔뜩 신이 나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강지훈에게 가려 했지만, 여자가 그녀를 붙잡았다.여자의 힘이 너무 셌는지 소현아는 손목에서 통증을 느꼈다.“소월 아가씨께서 특별히 강지훈 씨께는 알리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렇지 않으면 다시 잡혀갈 거라고요.”소현아는 그 말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들은 모두 한 패거리일 테니 말이다.하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엄습했다.그녀는 여자에게 끌려가듯 그 자리를 떠났다.“이런 사소한 일까지 나한테 물어? 쓸모없는 것들 같으니라고.”강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끊고 몸을 돌렸다. 하지만 소현아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소현아는 여자에게 끌려 길가에 이르러서야 멈춰 섰다.“소월이는요? 대체... 어디에 있어요?”소현아는 목을 움츠리고 두려움이 가득 서려 있는 얼굴로 물었다.“저기요!”여자가 길 건너편을 가리키자 소현아도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다.그 순간, 등 뒤에서 누군가 소현아를 힘껏 밀어버렸다. 소현아는 앞으로 튕겨 나가면서도 무슨 상황인지 인지하지 못했다. 새하얀 빛줄기가 그녀의 눈을 찔렀다.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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