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깼네.”강지훈은 소현아의 따뜻한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소현아의 표정은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강지훈을 토닥이려 팔을 들어 올렸지만, 결국 그의 등엔 올리지 못했다.바로 직전, 무언가를 깨달았기 때문이었다.예전의 그녀는 좋게 말하면 순진했고, 나쁘게 말하면 어리석고 지능이 낮았다.그래서 줄곧 사랑을 비롯한 많은 감정들을 알지 못했다.하지만 이제 그녀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심장이 제멋대로 요동치고 있음이 느껴졌다“현아야, 왜 이렇게 떨어.”소현아의 어깨를 잡고 있는 강지훈의 눈동자는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고, 그 눈빛은 깊고 어두웠다.소현아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강지훈 씨?” 소현아는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강지훈의 눈썹을 어루만졌다가 재빨리 손을 뒤로 움츠렸다.강지훈도 소현아의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는지 즉시 휴대 전화를 꺼냈다.“의사들 전부 불러와.”강지훈은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잠시 후, 소현아의 주치의가 허둥지둥 뛰어 들어와 이마의 땀을 훔치고는 소현아의 상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그 소란에 다른 사람들도 몰려왔다.“현아 깨어났어?”고윤정은 털 슬리퍼를 신고 다소 수척해진 얼굴로 방에 들어왔다.규영과 미진도 아이를 안고 들어왔다. 아이도 엄마를 알아챈 듯 배시시 웃음을 짓고 있었다.“일단 의식을 찾은 걸 보니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만,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피를 조금 뽑아야 하는데...”의사는 가득 긴장한 표정으로 허리를 숙였다. 그 이마에는 긴장감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뽑아.”강지훈은 소현아의 옆에 걸터앉아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소현아는 별다른 반응 없이 줄곧 멀리 있는 두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바늘이 살 속으로 파고들었지만, 소현아는 미간만 살짝 찌푸릴 뿐 소리치거나 울지 않았다.강지훈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복잡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됐어요, 됐어요.”의사가 바늘을 빼려는 순간 소현아가 갑자기 손을 들었다. 그 바람에 의사는 너무 놀라 혼비백산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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