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Chapter 1561 - Chapter 1568

1568 Chapters

제1561화

그녀는 손에 든 주민등록증과 여권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이건 그녀가 엄청난 노력을 들여 훔쳐낸 것들이었다.모두 그녀를 바보라고 여겼기에 별로 경계하지 않았던 덕분이었다.바보에게 복이 따른다는 말에 일리가 있나 보다.소현아는 떠났고, 결혼식은 시작 준비를 마쳤다.“이 결혼식을 방해하는 놈은 누구든 용서하지 않을 거야. 명심해.” 강지훈이 손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굳은 얼굴로 말했다.“알겠습니다.”고윤정이 급히 도착했고 강성준도 뒤따라왔다.“현아는요?”고윤정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설명했다. “말하자면 좀 복잡한데... 현아가 중간에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난리를 쳤거든. 아마 좀 더 걸릴 거야. 하지만 걱정하지 마. 이번 결혼식은 네 아버지랑 내가 책임지고 진행시킬 테니까. 감히 이 중요한 행사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놈은 내가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야.”강지훈은 그 말을 듣고 푹 한숨을 내쉬었다.‘매번 조용히 넘어가는 법이 없군.’시간은 하염없이 흐르고 있었지만 신부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강지훈은 불안한 마음에 사람을 보냈지만, 기절한 운전기사만 발견되었다.결혼식은 처참히 망쳐졌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소현아 때문에 말이다.강지훈은 도시 전체를 샅샅이 뒤졌지만 그녀의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소현아는 침대에 누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뉴스를 보면서 손가락으로 체리 한 알을 집어 입에 넣었다.시간은 벌써 2년이나 흘렀다. 소현아는 그동안 모은 돈과 예전 강지훈이 사줬던 물건들을 가지고 외국에서 아주 잘 지내고 있었다.“엄마...”통통한 고사리 같은 손이 소현아 앞으로 내밀어졌다.“시윤아, 착하지. 이건 먹으면 안 돼. 넌 아직 어려서 먹다가 목에 걸릴 수 있어.”소현아는 체리를 모두 제 입에 털어 넣어 버렸다. 소현아의 말을 이해할 리 만무한 강시윤은 체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자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소현아는 한숨을 내쉬며 시윤이를 품에 안고 달래기 시작했다.소현아가 이곳에 온 지도 어느새 2년이나 지났다. 그동안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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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2화

“아휴, 소현아, 넌 정말 천생 사모님 팔자야. 게을러터져서는. 네 시녀 노릇 할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다.”김혜지는 한숨을 쉬며 물건들을 들고 부엌으로 향했다.소현아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난 세상에서 혜지가 제일 좋아.”김혜지는 소현아가 지난 2년 동안 사귄 가장 친한 친구였다. 2년 전 김혜지는 소현아와 함께 셋방살이를 했는데, 당시엔 그녀가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야 돌아왔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 별다른 교류가 없었다.그러다 어느 날 김혜지가 술에 취해 소현아에게 속 깊은 진심을 털어놓았다.김혜지는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이었다. 그녀에게는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이 있었고, 그 꿈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하지만 그녀는 재능만 있을 뿐 든든한 집안이나 뒷배가 없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결국 직장을 잃고 말았다. 급기야 월세를 낼 돈도 없이 통장 잔고가 바닥이 나고 꿈도 이룰 수 없게 되자 그녀는 소현아에게 마음속의 서러움을 털어놓았다.다음 날, 김혜지는 돈도 없는 데다 수치스럽기까지 해 몰래 이사를 하려고 했다.하지만 소현아가 그녀를 붙잡았다. 소현아는 김혜지에게 그녀만의 스튜디오를 열도록 투자하고, 월세도 대신 내주었다.김혜지는 생각보다도 더 대단한 사람이었다. 불과 2년도 안 되는 사이에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크게 성장시켰다.그렇게 소현아와 김혜지는 엄청난 돈을 벌었다.그 후, 두 사람은 허물없이 이야기하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고, 소현아의 게으름뱅이 삶도 본격적으로 함께 시작되었다.“밥 다 됐어.”김혜지가 음식이 담긴 접시들을 들고 나왔다. 그녀의 말에 소현아는 머릿속 고민을 치워버리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맛있는 음식들로 가득 찬 풍성한 식탁을 본 소현아의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났다.“오늘따라 왜 이렇게 맛있는 게 많아? 너무 푸짐한데.”소현아는 코를 씰룩거리며 만족스럽게 침을 꿀꺽 삼켰다.“오늘 좋은 날이거든. 너희들에게 알려줄 좋은 소식이 있어.”김혜지가 눈가에 미소를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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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3화

“이거 어때?”김혜지가 환한 웃음을 띤 채 빨간색 미니스커트를 자신의 몸에 얹고 묻자 소현아는 열렬히 고개를 끄덕였다.“예뻐. 완전 섹시해.”김혜지는 콧방귀를 뀌며 소현아 앞으로 걸어왔다.그러고는 그녀 주위를 한 바퀴 돌더니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너 이건 안 돼. 너무 임팩트가 없어!”김혜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소현아는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갖고 있어 귀여운 외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섹시한 분위기가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하지만 소현아는 평소 헐렁한 옷만 좋아해 예쁜 몸매를 완전히 가리고 있었다.“현아야, 내가 옷 골라줄게.” 김혜지는 즉시 옷장으로 달려가 옷들을 하나씩 꺼내 던졌다.잠시 후, 그녀는 마치 보물을 보여주듯 흰색 H라인 스커트를 들어 올렸다.“이거 괜찮네! 네 분위기에 딱이야!” 김혜지는 옷을 소현아에게 던지고는 얼른 갈아입으라고 재촉했다.거울 속에 비친 요염한 자신의 모습에 소현아는 저절로 얼굴이 붉어졌다.앞부분이 너무 파여 있어 손으로 가렸다가 다시 내려놓았다.그녀가 문을 열자 김혜지는 곧바로 감탄사를 터뜨렸다.“미쳤다! 너한테 너무 잘 어울려. 가자, 우리 지금 바로 나가서 쇼핑 거리 휩쓸어버리자.”그녀는 옆에 있던 두 아이의 손을 잡았고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따라나섰다.외국은 한국보다 훨씬 개방적이라 아무도 그들의 옷차림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소현아와 김혜지는 오후 내내 커다란 쇼핑백 몇 개를 들고 다니느라 진이 빠져버렸다.“너무 힘들어. 잠깐만 쉬자.” 김혜지는 허리를 숙여 짐을 바닥에 내려놓았다.숨이 턱까지 차올랐다.“혜지 이모, 너무 약해요. 우리 엄마 좀 봐요.”시윤이가 콧방귀를 뀌며 소현아를 가리켰다.“어쭈, 이 녀석 봐라. 엄마만 감싸고. 아이고, 소현아, 딸 있어서 좋겠네.” 김혜지는 곧바로 고자질했고 소현아는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그때, 그녀는 돌연 미간을 찌푸리고 몸을 홱 돌렸다.왠지 모르게 방금 전 기이하면서도 익숙한 시선을 느낀 것 같았다.그 시선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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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4화

두 사람은 더이상 머물지 않고 바로 그곳을 떠났다.골목 어귀에서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입이 틀어막힌 채 끙끙거리며 발버둥 치고 있었다. 그의 눈앞에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서늘한 분위기를 풍기며 서 있었다.“감히 내 여잘 건드려?”남자의 목소리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한 마디였다.“처리해.” 남자가 그를 옆으로 휙 던져버리고는 말했다. “알겠습니다.”며칠 뒤, 소현아와 김혜지는 귀국행 비행기에 올라타 있었다.그들은 언젠가는 반드시 국내로 돌아와야 했고, 소현아 역시 이미 이를 알고 마음의 준비도 했었다. 하지만 심장은 여전히 제멋대로 쿵쾅거리고 있었다.그 남자를 다시 만나게 될까 봐 너무나 두려웠다. 하지만 만약 정말 그 순간이 온다면... 그는 여전히 그녀를 기억하고 있을까?소현아는 곧바로 좌우로 고개를 흔들었다.‘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놈이라면 일찌감치 새 여자를 만나 살림까지 차렸을 텐데, 난 벌써 지워버린 지 오래겠지.’창밖으로는 소현아의 마음처럼 흰 구름이 뒤엉켜 흘러가고 있었다.“하, 드디어 돌아왔어!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한 방 터뜨려야지!”김혜지가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소현아는 미소를 지으며 두 아이의 손을 잡았다. 그들은 오기 전 당분간 살 집을 이미 구해놓았었다.빛 한 줄기 들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은 방 안.“도착했어?” 남자가 검지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고는 이마를 문질렀다.“도착했습니다. 내일이면 계약하러 올 겁니다.”강지훈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다음 날 아침, 김혜지는 다급히 소현아를 흔들어 깨웠다. 소현아가 몽롱한 정신으로 눈을 비비며 투덜거렸다.“뭐야? 아침부터 왜 깨우는 거야?”시계는 이제 겨우 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천생 부잣집 마님 팔자를 갖고 태어났는지 10시까지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하루 종일 혼이 빠져나간 듯한 상태였다.“현아야, 그만 자고 빨리 일어나 준비해. 오늘 진짜 큰 계약을 체결하는 날이야. 엄청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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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5화

소현아는 텅 빈 회의실에서 시간을 확인하며 짜증스럽게 한숨을 내쉬었다.약속 시간은 이미 지난 상태였다.그녀는 작은 입술을 움직이며 중얼거렸다. “에이. 설마 내가 지각했다고 계약을 취소하려는 건 아니겠지?”소현아는 초조한 얼굴로 머리를 헝클었다.그때, 누군가 회의실 문을 두 번 노크한 뒤 잡아당겼다. 소현아는 즉시 자세를 바로잡고 긴장한 듯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 자리에서 일어났다.“안녕하세요. 저는 혜지 주얼리의 이번 프로젝트 담당자입니다.”소현아는 깊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하지만 고개를 다시 들어 올린 순간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꿈속에서 수없이 마주했던 그 사람이 바로 눈앞에 서 있었다.“강...”소현아는 황급히 입을 막고 얼굴을 숨기듯 고개를 푹 떨어뜨렸다.“소현아?”강지훈이 입을 열었다. 그 얼음장같이 차가운 목소리는 2년 전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소현아는 저절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이 남자가 투자자일 줄은 정말이지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운명의 장난이 따로 없었다.“사람을 잘못 보신 것 같은데요. 저는 김혜지예요. 제 이름은 김혜지...” 소현아는 손을 휘저으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강지훈의 목소리가 귓가에 가까워졌다. 그는 순식간에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아 책상 가장자리에 가져가고는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소현아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동공엔 숨길 수 없는 파란이 일었다.그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예전부터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었다. 왜 갑자기 국내 주얼리 회사가 그들에게 투자를 제안한 걸까? 그땐 그쪽 사정에 익숙지 않았기에 깊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제야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것 같았다.강지훈의 태도는 너무나 수상했다. 놀라는 기색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으니 말이다. 마치 자신이 설계한 판에 그녀가 체스 말로 나타날 것이라는 걸 훤히 꿰뚫고 있었던 듯이 말이다.“강지훈 씨, 이거 다 당신이 꾸민 거예요?”소현아가 어둡게 가라앉은 얼굴로 남자를 힘껏 밀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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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6화

“좋아. 이번엔 너한테 복수할 기회를 줄게.”소현아가 떠난 뒤, 강지훈은 의자에 앉아 2년 전 그때를 떠올렸다.결혼식 날, 그는 소현아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부하들을 시켜 도시 전체를 뒤집었지만, 어디에서도 그녀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CCTV를 확인하고 나서야 그녀는 스스로 도망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하지만 그는 분노할 겨를도 없었다. 그 결혼식이 그를 호시탐탐 노리던 적들에게 틈을 노릴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었다.결혼식 현장은 온통 검은 그림자들로 도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었다.강지훈은 당시 위협이 될 만한 모든 이들을 처리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는 바람에 오랫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겨우 의식을 회복했다.그는 눈을 뜨자마자 소현아의 주치의를 불러들였다.퍽.강지훈은 붉게 충혈된 눈으로 바닥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의사를 노려보았다.“소현아 머리 언제 회복된 거야? 왜 내게 말하지 않았어?”강지훈의 거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현아는 보통 사람들보다 지능이 낮았기에 강지훈은 그녀를 걱정하지 않았다. 또한 바로 그 점 때문에, 누구도 그녀가 결혼식장에서 도망칠 거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전에도 약간 이상하다고 느끼긴 했지만, 소현아에 대한 경계심이 워낙 낮았던데다 너무 바쁜 일정 탓에 깊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의사는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대답했다.“그건 정말 몰랐습니다. 제 생각엔 교통사고가 났을 당시 뇌 조직이 자극받아 회복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가씨께서 아무 말씀도 없으셔서 저도 전혀 몰랐습니다. 제발, 주인님, 목숨만은 살려주세요.”그 후 강지훈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소현아의 행방을 추적했다. 살아 있으면 사람을,죽었으면 시체라도 반드시 찾아내고야 말겠다는 생각이었다.그는 6개월이라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야 그녀가 해외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그날 밤 강지훈은 부하들을 데리고 곧장 해외로 떠났다.하지만 상황은 그의 예상과 완전히 빗나갔다. 소현아가 비참하게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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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7화

김혜지의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녀는 소현아의 방문을 두 번 노크했지만 안에선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다시 노크하려고 팔을 들어 올린 순간 문이 열렸다. 소현아가 김혜지의 팔을 잡고 방안으로 끌어당겼다.“현아야, 무슨 일이야?”김혜지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오늘 걷다가 넘어졌는데 좀 아파서 그래.” 소현아는 애써 고개를 들어 웃는 것보다도 더 괴로워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그 어색한 미소에 속을 김혜지가 아니었다.“됐어. 웃지 마. 내가 널 몰라? 넌 머리가 나빠서 넘어지면 그런 울상을 짓는 게 아니라 깔깔대며 웃었을 거야. 빨리 말해. 계약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야? 괜찮아. 그놈들이 너 괴롭혔다면 내가 지금 당장 쳐들어가서...”씩씩거리며 소매를 걷어붙이는 김혜지의 모습에 소현아는 웃음을 터뜨리며 그녀의 옷깃을 잡았다.“내가 전에 했던 말 기억해? 어떤 남자를 좋아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결혼은 하기 싫어서 도망쳤다고.”소현아는 귓불을 만지작거리며 말을 꺼냈다.그 시절은 그녀에게 달콤씁쓸한 온갖 감정이 뒤섞인 시간이었다. 그동안엔 누구에게도 털어놓고 싶지 않아 가장 친한 김혜지에게도 대충 둘러대곤 했었다.김혜지는 잠시 멈칫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거 거짓말이야. 사실은...”소현아는 간략하게 전후 사정만 설명하려 했지만, 어느덧 이야기는 해가 질 때까지 이어졌다.김혜지는 충격을 받았는지 한동안 말없이 가만히 앉아 눈만 깜빡거리고 있었다. 얼마 후 소현아가 어깨를 툭툭 두드려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소현아는 이미 많이 회복된 상태였다.“난 네가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처럼 지능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는데, 예전엔 지금보다 더했었다니. 소현아, 너 진짜 불쌍해.”김혜지는 소현아를 와락 끌어안으며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그러니까... 다시 그 못된 남자를 만났다는 거야? 그리고 너한테 복수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고?”김혜지는 소현아의 어깨를 붙잡고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쩐지 우스꽝스러운 그 모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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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8화

강시안이 슬쩍 강시윤의 작은 손을 잡아끌자 소현아는 피식 웃으며 두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래, 매일 이렇게 버리는 건 낭비지. 차라리 이 음식들을 바깥 유기견들한테 주는 건 어때?”두 아이는 그 말에 즉시 찬성했다.그렇게 셋은 손을 잡고 아파트 아래로 내려갔다.단지 안에는 굶주려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안쓰러운 유기견들이 꽤나 많았다. 향긋한 음식 냄새가 풍겨오자 빠르게 우르르 몰려들었다.유기견들은 위험할 수 있으니, 소현아는 미리 두 아이를 멀리 떨어진 곳에 세워두었다.유기견들은 순식간에 게걸스럽게 음식을 해치우고는 마치 고마움을 전하는 듯 소현아를 향해 멍멍 짖으며 꼬리를 흔들었다.그중 한 마리는 총총 달려가 소현아의 손에 애교스럽게 몸을 비비기도 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그 강아지를 두어 번 쓰다듬었다.“현아야, 오랜만이야.”그때,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살짝 고개를 들어보니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태훈 오빠?”소현아가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김태훈은 김혜지의 오빠였다. 아버지는 같지만 어머니는 다른 배다른 남매였음에도 둘의 관계는 매우 돈독했다.“어떻게 벌써 돌아온 거야? 그쪽 일 다 처리했어?”소현아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혜지가 그 이야기를 꺼낸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김태훈이 벌써 나타난 것이다.김태훈은 늘 끼니조차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할 정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었다. 하여 김혜지는 소현아와 친구가 된 이후로 종종 그녀에게 부탁해 김태훈에게 물건을 전해주도록 했다.그렇게 오가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졌다.“중요한 건 다 처리했어. 자잘한 일은 여기서도 할 수 있고. 그보다 너... 혜지가 다 말해줘서 알고 있어. 걱정하지 마. 내가 도와줄게.”그 말을 들은 순간 소현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바로 거절하려 했지만, 그는 이미 두 아이의 손을 잡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오늘도 버렸어?”강지훈은 책상에 앉아 담담한 표정으로 물었다. 옆에 있던 부하는 한참을 쭈뼛거리다 결국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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