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는 그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는 허겁지겁 음식을 먹었다.이후 셋은 손을 잡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문을 열자마자 초조하고 다급한 얼굴의 김태훈이 보였다.“미안, 현아야. 나 급히 회사로 돌아가야겠어. 회사에 문제가 생겼어.”소현아는 괜찮다며 그를 다독였다.멀어지는 김태훈의 뒷모습을 보며, 소현아는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내 불안감이 엄습해 다시 눈썹을 찌푸렸다. 김태훈의 회사는 늘 순조롭게 잘 굴러갔었는데,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게다가 그 표정으로 보아 작은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그녀의 머릿속에 한 사람의 이름이 떠올랐다.정말 그 남자가 벌인 일일 지도 모른다.소현아의 눈동자가 어두워졌다.“나쁜 놈, 나쁜 놈! 저리 가!”그때, 아이의 다급한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소현아는 고개를 홱 들고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달려갔다.아파트 뒤쪽 빈터에서 두 아이가 큰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그 옆에는 건장한 남자가 한 명 서 있었다.“어디서 굴러먹던 꼬맹이들이야. 꺼져!”남자가 강시윤의 뺨을 때리려 손을 휘두르려던 순간, 누군가가 그의 팔을 잡아챘다.소현아가 이마에 식은땀이 가득 맺힌 채 그를 쏘아보고 있었다.그녀는 재빨리 두 아이를 끌어당겨 뒤로 숨겼다.“이 꼬맹이들, 내가 뭐랬어? 여기 오지 말라고 했지?”소현아가 주먹을 힘껏 말아쥐었다.“엄마, 저기요, 저 사람이 강아지들을...” 강시윤이 가리킨 방향을 따라 소현아가 시선을 돌렸다. 작은 구덩이 안에는 몇 마리의 강아지 시체가 처참하게 놓여 있었다. 그중 유일하게 그들과 친했던 강아지만이 간신히 호흡하며 낑낑거리고 있었다.소현아는 가슴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젠장, 이런 망나니 놈과 마주치다니.’소현아는 머리를 질끈 묶고 강시안의 어깨를 툭 쳤다.“시안아, 너랑 시윤인 가서 사람들 불러와. 어서.”지금 이 상황에서 아이들은 그녀의 발목을 잡는 존재나 다름없었다. 혼자라면 어떻게든 버텨볼 만할 것 같았다.강시안은 눈물을 훔치며 힘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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