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검이 벼락처럼 내리꽂혔다.순식간에 핏빛 안개가 뿜어져 나오고 머리 하나가 땅에 굴러떨어졌다.한 시대를 풍미했던 도급 고수가 이리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굴러떨어진 머리통은 눈을 크게 뜬 채 억울함과 공포,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얼굴에는 끔찍한 42호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그 또렷한 발자국은 도급 고수의 자존심을 완전히 짓밟아 없애 버렸다.제국의 양대 국사이자 두 명의 도급 강자는 이렇게 허무하게 외부에서 온 어린놈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이 소식이 퍼진다면 성역 전체가 발칵 뒤집힐 것이다.이도현은 발을 들어 눈앞의 머리통을 쓰레기처럼 걷어찼다. 무심하기 그지없는 태도였다.이윽고, 그의 시선이 아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훑었다.그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사람들이 숨을 죽이며 뒷걸음질 쳤다. 마치 저승사자를 마주한 듯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못하고, 혹여나 눈에 띄면 그 자리서 베일까 두려워 몸을 사렸다.이도현은 그들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자신을 건드리지 않는 자는 결코 해치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이윽고 그의 시선은 끊임없이 몸을 떨고 있는 넷째 황자에게로 향했다.그 시선이 닿은 순간, 넷째 황자는 그만 바지에 실례를 하고 말았다. 과장이 아니라 겁에 질린 나머지, 참지 못하고 그대로 지린 것이다.“형... 형형형... 형님! 저... 저에게 왜 이러십니까? 제... 제발... 제발 저를 죽이지 마십시오! 저...저와는 아무...아무 상관없는 일입니다... 부...부디 저를 살려주십시오...살려주십시오...”넷째 황자는 정말로 겁에 질렸다. 지금 이도현은 그에게 악귀보다 더 끔찍한 존재였다.그는 자신의 대진제국의 장수, 왕숙, 심지어 국사까지, 이자에게 수박 자르듯 하나하나 베어지는 광경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기 때문이다.왕숙들의 강대함은 굳이 입에 올릴 필요조차 없었고 국사의 실력은 감히 짐작조차 어려웠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 두 국사가 대진제국에서 오직 노조에 이어 손꼽히는 존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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