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제의 한마디에 내시는 등 뒤로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다. 순간, 마치 돌아가신 증조할머니께서 앞에 나타나듯이 혼이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숨조차 쉬기 힘들 만큼 끔찍하고 고통스러웠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그는 황제의 최측근이었다. 상제 곁을 지키는 내관이자 신임받는 중신이었다. 항상 상제와 함께 다니며 언제나 상제의 상태를 알기에 누구를 만나든 예우를 받았고, 모두가 그 자리를 부러워했다. 하지만 아무도 몰랐다, 내시라는 직업이 사실 극한직업이라는 것을...자칫하면 생명을 위헙당하는 직업이다. 대진께서 기분이 나쁘면 죽어야 되고, 기분이 지나치게 좋아도 죽어야 되고, 기분이 애매해도 죽어야 된다. 심지어 황제가 밤을 보낸 날 기분이 별로였다 해도 죽을 수 있다. 그래서 내시는 항상 오늘이 마지막 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매일 하루를 살아간다.‘다른건 그렇다 하여도 오늘 같은 일은 도재체 왜... 무엇을 잘못했단 말인가. 그저 사실 그대로 보고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분노하시는 건가. 그저 충실히 역할을 했을 뿐인데, 왜 화를 내시지? 중요한 일을 알렸을 뿐인데 왜서 상제의 심기를 건드렸을가? ’아까 그 말투로 보아서는 이미 목이 날아갈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놈의 내신이라는 신분은 원래부터 사람이 아니었고, 지금은 더더욱 사람대접도 받지 못한다. 다른 신하들은 공만 세워도 승진하고 상을 받지만, 내신들은 일을 잘해도 칼이 날아오고, 못해도 칼이 날아온다. 상식 따윈 없다. 오직 권력과 힘이 모든 걸 결정한다. 결국, 무공 자원을 얻기 위해 스스로 거세를 선택했던 그 날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 마음이 쓰라린 이 고통 아무도 믿지 않는다.“무슨 일이냐? 말해라.”대진상제의 목소리는 낮지만 살기가 담겨 있었다.“무슨 일이냐? 말하거라! 오늘 네놈이 제대로 된 자초지종을 설명 못한다면, 내 손으로 네놈을 흔적도 없이 없애버릴 것이다!”“예! 상제님 진노를 거두소서. 넷...넷째황자께서 돌아오셨습니다. 그분이...”그는 이어서 ‘강제로 끌려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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