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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1화

“후! 난 지금 경지가 대체 어디까지 오른 거지? 완전한 법칙 열 가지를 깨달은 무도 대륙의 놈들과도 견줄 수 있을까?”이도현은 속으로 중얼거리며 법력을 끌어올리며 생각을 가다듬었다. 그러자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이도현 체내의 법력은 압도적으로 커져 있었고 단전은 마치 끝없는 바다처럼 출렁였다. 한 번 굴리기만 해도 법력이 끊길 줄 몰랐다.“예전과는 비교도 안 되네. 지금의 내 공력이면... 손가락 하나로도 수호궁의 임선아 정도는 눌러 버리겠어.”이도현은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이제 무도 대륙에서도 발붙일 힘은 이 정도면 됐고, 가족을 지킬 힘도 생겼으니 이제... 밖으로 나갈 때야.”생각이 끝나자마자 이도현의 몸이 음양탑 안에서 스르르 사라졌다.다음 순간, 이도현은 셋째 선배 인무쌍의 방 안에 모습을 드러냈다.방 안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모두가 굳은 표정으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 밖에서는 무도 대륙의 강자들이 끊임없이 진법을 두드리고 있었고, 그 소리만으로도 심장이 조여 왔다.누구도 알 수 없었다. 이도현이 깔아 둔 진법이 언제까지 버틸지, 그리고 그 진법이 뚫리는 순간 어떤 피바람이 몰아칠지 말이다.더 큰 문제는 이도현이 지금 이 자리에 없다는 사실이었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도 밖의 강자 하나를 상대하기조차 버거웠다.그들은 죽는 게 두렵지 않았다. 다만 자신들이 쓰러졌을 때 이도현이 받을 상처가 두려웠고 아기가 홀로 남겨지는 게 더 두려웠다.“둘째 선배, 이렇게 해요. 진법이 뚫리면 우리가 저놈들을 막을게요. 둘째 선배랑 셋째 선배는 아기를 데리고 먼저 도망쳐요! 무슨 일이 있어도... 아기만은 절대 다치면 안 돼요!”그러자 윤선아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셋째야, 네가 아이를 데리고 나가. 나는 여기 남아서 너희랑 같이 맞서 싸울 거야.”“안 돼요! 우리가 저놈들을 붙잡고 있을게요. 둘째 선배는 셋째 선배랑 아기를 지켜요. 우리가 못 버티면... 그때 둘째 선배라도 한 번 더 막아 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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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2화

신연주의 몇 마디 덕분에 방 안의 분위기는 조금 풀렸다.사실 신연주의 말은 틀린 게 아니었다.이건 그야말로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아직 일은 벌어지지도 않았는데 다들 스스로 두려움을 키우고 있었다.밖의 진법은 무도 대륙의 놈들이 며칠째 두드려 대고 있었지만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게다가 진 안으로 들어간 무도 대륙의 놈들은 이미 몇이나 죽었다.그래서 지금은 저놈들도 겁을 먹었다. 감히 진 안으로 다시 발을 들이지 못한 채, 바깥에서만 발을 동동 구르며 온갖 방법으로 진을 깨려 들 뿐이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성과는 없었고 누구 하나 선뜻 다시 들어가겠다고 나서지 못했다.결국 문제는 바깥이 아니라 안쪽이었다.생각이 너무 앞서 나가서, 최악의 상황을 미리 정해 두고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었다.“하하... 여덟째의 말이 딱 맞아. 우리가 진짜 쓸모없는 걱정을 했어. 일이 벌어지기도 전에 우리가 자신한테 겁을 줬잖아.”“생각해 보면 웃기지 않아?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겁이 많아졌지? 예전에는 도현이가 산에 있기 전에 우리 세계에 있을 때도... 우리는 겁 없이 살던 사람들이었는데...”“그러게. 우리가 그때도 누굴 무서워했어? 아니잖아. 비바람 맞고 칼바람 맞는 게 일상이었지. 목숨이 오가는 위험한 순간을 수도 없이 겪었잖아.”“천군만마 앞에 혼자 우뚝 서도 전혀 떨지 않았어. 단지 검 하나를 쥐고 천하를 돌아다녔지... 가고 싶은 데는 어디든 갔어. 그런데 언제부터 이렇게 됐을까? 적이 눈앞에 오기도 전에 최악의 상황부터 떠올리고... 도망칠 궁리까지 하고 말이야. 설마... 죽는 게 무서워진 건가? 모르겠어. 우리한테도 이런 날이 올 줄은... 참 우습네.”몇몇 사람들은 자조 섞인 웃음을 흘렸다.말이 나오는 김에 더 쓰라리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예전의 자신들은 천하가 떠들썩해질 만큼 무서운 존재였는데 지금은 마음이 먼저 흔들리고 있었다.그때, 한지음이 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한지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눈빛으로 사람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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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3화

“그래서 우리가 겁을 먹는 거예요. 손발이 묶이고, 뭘 하든 조심스러워지고... 일을 마주할 때마다 제일 비관적인 결말부터 떠올리게 되는 거죠. 머릿속에는 최악부터 계산하게 되는 거예요.”한지음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사실 다 똑같아요. 언니들이 겁쟁이가 된 게 아니라, 우리가 얻은 게 많아졌기 때문이에요. 잃고 싶지 않은 걸 손에 쥐었고... 그걸 잃을까 봐 두려워졌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언니들, 제 말이 맞죠?”한지음의 분석은 정확했다.그 몇 마디가 모두의 마음속에 걸려 있던 매듭을 단번에 풀어 버렸다.사람은 원래 그런 법이었다. 아무것도 없을 때는 두려워할 것도 없고 내달릴 때도 망설임이 없다.하지만 손에 쥔 게 생기는 순간부터, 말이 달라진다. 자기 마음대로만 살 수 없고 아무것도 안 잃어도 되는 사람처럼 굴 수도 없다.얻은 게 있으니 그만큼 내려놓기 어렵게 된 것이다.인생의 골칫거리는 결국 몇 마디로 정리된다. 생각이 안 풀리고, 내려놓지 못하고, 잊지 못하는 것이다.그때 신연주가 손뼉을 치며 웃었다.“와, 너 진짜 대장답네? 몇 마디로 우리 속을 싹 다 꿰뚫는 걸 보니 말이야.”이어 신연주는 눈을 반짝이며 한술 더 떴다.“맞아. 지음이 너 진짜 똑똑하네. 다들 가슴이 크면 머리는 비었다고 하지만 내가 보니까 넌 가슴도 큰데 그만큼 머리도 잘 돌아가네?”신연주는 일부러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우리 남편도 네가 제일 먼저 낚아챈 거지.”그 순간, 한지음의 얼굴이 순식간에 확 달아올랐다.“아... 작은이모, 뭐라는 거예요!”그러자 신연주가 손사래를 쳤다.“야, 야. 죽을래? 이제 와서 무슨 이모야. 지금 너랑 나랑 모두 한 남자의 여자잖아. 네가 계속 이모라고 부르면... 그게 더 이상하지.”신연주는 능청스럽게 웃었다.“그건 옛날 호칭이고 이제부터는 날 그냥 동생이라고 불러. 넌 우리 남편 첫사랑이자 첫 여자잖아. 명목상 1호 부인인데, 우리가 어디 감히 이모 소리를 듣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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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4화

방 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숨 막히던 압박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신연주와 연진이가 한바탕 난리를 치고 나니, 여자들의 긴장은 풀리고 굳어 있던 마음도 자연스레 풀어졌다.이제는 누구도 아까처럼 최악의 상황만 떠올리며 떨지 않았다.반면, 대저택 바깥은 살벌했다.저택 밖에는 도광과 문지해, 신영신존, 그리고 선학 소대 사람들은 각자 무기를 움켜쥔 채 자리를 잡고 있었다.말은 없었지만 모두 같은 결심을 품고 있었다.진법이 뚫리는 순간, 그들은 목숨을 던질 생각이었다.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놈들과 맞붙어 방 안의 여자들이 도망칠 시간을 단 한 순간이라도 더 벌어 줄 생각이었다.물론 그들도 알고 있었다.자기들의 실력으로 밖에 있는 무도 대륙 강자들과 붙는 건, 달걀로 바위를 치는 꼴이었다.저놈들은 손가락 하나로도 사람을 눌러 죽일 수 있고, 손 한 번 휘두르면 여기 있는 자들이 전부 재가 되어 흩어질 수도 있었다.그래도 그들은 두려워하지 않고 흔들리지도 않았다.단 1분만, 자기들이 1분만 더 버티면 그 1분이 선배님들의 1분이 된다.그걸로 충분했다.그때 문지해가 헛웃음을 터뜨리며 입을 열었다.“야... 우리 솔직히 말해서 이만하면 인생값은 뽑지 않았나요?”문지해는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면서 말했다.“살아생전에 이런 새로운 세상을 밟아 보다니요. 이거 거의... 평생 수련하다가 갑자기 신선이 돼서 승천한 거랑 비슷한 거 아닌가요?”“진짜 아침에 도를 닦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그런 느낌이에요. 저는 할 건 다 했어요. 그러니 이 한평생 후회가 없는 거야. 저도 이제 세상 구경한 놈이라고요.”문지해는 갑자기 신이 나서 허허 웃었다.“게다가 제 자손들은 제가 스승님 따라 선계로 올라갔다고 믿는다니까요? 그럼 저는 집안의 신선이 되는 거죠... 신선! 족보에 첫 번째로 딱 박히는 거죠. 명절마다 첫 제사는 무조건 나한테 올 거고... 하하. 생각만 해도 정말 대단해요! 나중에 죽어서 저승 가서 우리 문씨 가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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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5화

“이건 명백한 질투예요. 지금 저를 질투하시는 거 맞으시죠? 하하하. 아니, 말씀 안 하셔도 압니다. 질투하시는 겁니다!”문지해가 배를 잡고 웃어댔다.“그런데 질투해 봤자 뭐 하겠습니까? 어떤 일은... 질투로는 못 따라오는 법이니까요.”문지해는 턱을 치켜올리며 더 신이 나서 떠들었다.“도광 씨만 질투하는 줄 아십니까? 천하가 다 저를 질투합니다. 제가 죽기 직전에 우리 스승님 같은 천재를 만나지 않았습니까? 스승님이 제 내공을 억지로 끌어올리셔서 지금 이 경지까지 밀어붙여 주셨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아십니까? 한마디로... 제 팔자가 정말 끝내주게 좋은 거라고요!”문지해는 도광을 향해 손가락질까지 하며 웃었다.“하하하! 도광 씨, 질투는 소용없습니다. 도광 씨는 그런 복이 없으십니다. 하하하!”그러자 도광은 바로 욕을 내뱉었다.“꺼져요! 제가 뭘 질투하겠어요? 질투는 무슨...”도광은 코웃음을 치며 문지해를 쏘아봤다.“복이 좋다는 소리도 적당히 하십시오. 진짜 복 좋은 건 저입니다. 제가 제일 운 좋은 놈이죠.”도광은 짧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자기 이야기를 꺼냈다.“원래 저는 뒷산에 처박혀서... 그냥 거기서 늙어 죽을 팔자였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때 스승님을 만났지요. 그리고 스승님이 저를 그곳에서 꺼내 주셨습니다. 그 뒤로는 저도 어이가 없는 일이지만 제가 스승님의 곁에 붙어서 다녔죠.”도광은 고개를 한 번 저었다.“제가 어떤 놈이었습니까? 칼을 들면 천하가 다 제 밑이었습니다. 제 성격과 오만함, 강한 자존심... 누가 감히 저를 부려 먹겠어요? 누가 감히 저를 부하로 삼을 수 있겠어요? 그런데 저는... 이상하게도 줄곧 스승님을 따라다녔습니다.”도광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예전에는 모든 건 하늘이 정해 둔 거라는 말 들으면, 저는 바로 욕부터 했습니다. 개소리라고요. 그런데 스승님을 만난 뒤부터... 그런 말을 조금씩 믿게 됐습니다. 그래서 더 확실해졌습니다. 저는 끝까지 스승님을 따라가야 합니다.”도광은 손에 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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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6화

대저택 안쪽도, 방 안도, 방 밖도 모두가 지난날의 이야기들을 꺼내 놓고 있었다.한바탕 이야기가 오가고 나니, 조금 전까지 사람들을 짓누르던 긴장과 비장함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오히려 하나같이 속이 시원해진 얼굴이었다.마치 누구는 회고록을 쓰듯, 누구는 유언장을 남기듯 했다.자기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순간들을 한 줄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꺼내어 적어 내려갔다.그리고 그 기억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다.모든 이야기의 끝에는 늘 이도현이 있었다.이도현의 선배님들이든, 여자들이든, 부하든... 모두 마찬가지였다.그들은 한결같이 이도현을 만난 것이야말로 자기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었다고 말했다.특히 선학 소대는 그중에서도 감회가 가장 깊은 쪽이었다.솔직히 다른 사람들은 이도현을 만나지 않았더라도 지금처럼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그래도 각자 한 자리씩은 해먹을 사람들이었다.권세, 실력, 기반도 있었다.예를 들어 신영신존만 해도 신영 군단을 쥔 성존이었다. 백만 대군을 거느린 사람인데 누가 함부로 건드리겠는가.선배들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대선배가 염황이었으니 그 아래인 그들의 신분이 낮을 리가 없었다.이도현의 세 여자도 마찬가지였다. 셋 다 뒤에 거대한 가문이 받쳐 주는 인물들이었다.뒤늦게 합류한 두 아가씨 역시 한 명은 용팀, 한 명은 봉황팀 소속이었다.도광이야 말할 것도 없고, 문지해는 세상에서 함부로 건드릴 사람이 거의 없는 늙은 신선 같은 존재였다.이도현을 만나지 못했다면 이런 기회는 없었겠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바닥에서 굴러 죽을 인생은 아니었다.하지만 선학 소대는 달랐다.선학 소대는 이도현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대로 가장 밑바닥에서 썩어 갈 사람들이었다.그들은 거지였다. 사회의 바닥에서 오늘 한 끼를 구걸하면 내일은 굶는 삶을 반복하던 아이들이었다.잠자리가 정해진 적도 없고, 내일에는 어느 곳에 있을지도 몰랐다.그야말로 그들에게 미래는 깜깜한 칠흑 같은 존재였다.언제 죽을지, 어디서 죽을지는 아무도 몰랐다.굶어 죽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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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7화

보물은커녕 체면부터 바닥에 처박힐 판이었다.그들도 무도 대륙의 강자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저급 세계에서 막 올라온 놈 하나에게 가로막혀 꼼짝도 못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게다가 상대가 대충 깔아 둔 진법 하나 때문에 그들을 며칠째 붙잡아 두고 있었다.이게 사실로 굳어지는 순간, 저들은 앞으로 무도 대륙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될 것이다.이건 정말 망신이자 영원히 씻지 못할 웃음거리였다.“기문 놈들은 대체 언제 오는 거야? 설마 겁먹고 안 오는 거 아니야? 기문이 언제부터 이렇게 겁쟁이가 됐어!”“하하.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건 명성이 걸린 일이잖아. 진법만 뚫을 수 있으면 그나마 체면이 서는데... 못 뚫으면 기문 사람들은 조상님의 얼굴에 먹칠하는 거지.”“걔들은 맨날 떠들잖아. 이 세상의 모든 진법은 전부 자기들한테서 나왔다느니, 기문둔갑으로는 천하무적이라느니...”“그런데 지금 저 진법조차 못 뚫으면... 그거야말로 뺨 맞는 거지.”“입 다물어. 사람도 안 왔는데 네가 뭘 안다고 못 뚫는다는 거야? 기다려. 곧 오겠지.”“맞아. 그리고 우리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왔는데 진법을 뚫지 못했잖아. 기문이 와도 못 뚫는다고 해도 그게 뭐가 그렇게 이상해?”“세상에는 별의별 진법이 다 있는데 기문이라고 다 알겠어? 너도 무인이라며? 그럼 세상 무공을 다 익혔어? 네가 천하무적이라도 되는 거야?”“꼭 이런 애들이 있더라. 자기들이 못 하면 남도 망신당해야 마음이 편하다고 하지. 남을 깎아내려야 공평해지는 줄 아는 그 좁은 마음이라면... 그런 걸로는 큰일을 해낼 수가 없어....”아까 그 음흉한 늙은이가 또 훈계질을 시작하자 다른 쪽에서 곧바로 욕이 튀어나왔다.“꺼져! 개소리 그만해. 네가 뭘 잘난 척하는 거야? 늙은 색골 주제에 말이야.”“다 네 말대로 살면 세상에 염치가 남아나겠어? 저리 좀 떨어져... 가까이 있으면 토 나올 것 같아.”“뭐라고? 이 새끼가 지금... 어디 한 번만 더 말해 봐!”눈이 뒤집힌 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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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8화

기문에서 왔다는 늙은이는 그야말로 콧대가 하늘을 찔렀다.콧구멍이 아예 위를 향해 있었고, 눈빛에는 딱 한 마디만 박혀 있었다.‘여기 있는 것들은 전부 쓰레기 같은 놈들이야.’그런데도 주변에 모인 자들은 그런 눈빛 앞에서 누구 하나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사람 수는 이렇게 많은데, 진법 하나도 못 깨고 며칠을 처박혀 있었다.그러니 상대가 대놓고 내려다봐도 억울하다는 소리조차 못 했다.결국 탓할 건 하나, 자기들이 못난 탓이었다.모두가 기대와 호기심이 뒤섞인 눈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기문의 늙은이는 어깨를 쫙 펴고 대저택 쪽으로 걸어갔다.그리고 진법에 가까워지더니 아예 의기양양하게, 대놓고, 대담하게 걸어 들어갔다.그 모습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마치 무도 대륙의 수많은 강자를 며칠째 막아 세운 이 진법이 자기 앞에서는 소꿉장난이라는 듯했다.이 정도 진법은 한 손가락으로도 뚫을 수 있다는 얼굴이었다.그러나 사람이 너무 까불면 일이 터지고, 개가 너무 날뛰면 돌멩이에 맞는 법이다.그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늙은이가 진법 안으로 발을 들이기 딱 직전까지만 해도 그는 세상에서 가장 대단한 사람처럼 굴었다.하지만 그가 진법 안으로 한 발을 디딘 그 순간, 얼굴빛이 확 바뀌었다.“뭐야!”늙은이는 그냥 얼굴이 굳은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망했다는 표정이었다.진법은 늙은이의 예상 따위를 비웃듯 즉시 반응했다.늙은이가 들어가는 순간부터 공격이 쏟아졌고, 찰나의 틈에 늙은이는 몸이 굳어 버리는 느낌이 들었다..‘이대로 있다가는... 진법 안에 갇힐 거야.’늙은이는 등골이 서늘해졌다.뒤이어 밀려오는 힘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늙은이는 그대로 한을 맺고 죽을 뻔했다.혼비백산한 늙은이는 온갖 수단을 끌어내며 공격을 겨우겨우 막아냈다.하지만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원래 이 진법을 연구하려던 생각이 사라졌다.이 진법에 들어선 이상, 연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도망치는 게 우선이었다.“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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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9화

그 자리에 모인 자들은 하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누구나 지금 거지꼴로 피투성이가 된 저 늙은이가 조금 전에 콧대 세우고 들어갔던 기문의 고수라는 걸 다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목적은 하나였다.남의 망신을 밟아 즐기려고 했다.대놓고 역겨움을 퍼붓고, 비웃음으로 짓이기려고 하는 게 결국에는 사람 마음이었다.잘나갈 때는 역시 대단하다고 칭찬하며 아첨을 쏟아붓는다.고개 숙이고, 비위를 맞추고, 칭찬을 퍼 주며 줄을 선다.하지만 그 사람이 한 번 미끄러지는 순간, 한 번만 바닥으로 떨어지는 순간, 가장 먼저 달려와 발을 들고 짓밟는다.예전부터 쌓아 둔 불만과 시기심을 죄다 토해 내듯, 제일 독한 말로 꿰뚫고, 제일 잔인한 방식으로 되갚는다.이게 사람 마음이었다.“아이고... 제가 보기에 저 늙은 거지는 아까 기문 고수 선배님이랑 너무 닮으셨는데요?”“설마요. 말도 안 되죠. 아까 기문 선배님은 얼마나 자신만만하게 들어가셨습니까? 표정이 이런 진법은 그냥 한 번에 끝내겠다는 기세였는데요?”“맞습니다. 기문 고수에게 저 정도 진법은... 그냥 장난이 아니겠습니까?”“그러니까요. 기문이 뭡니까. 진법의 조상님들 아닙니까? 천하에 기문이 못 깨는 진법이 어디 있겠어요?”“만약 저 거지가 방금 들어간 기문 선배님이라면요? 그럼 뭐가 됩니까? 그건... 개소리죠.”누군가 일부러 혀를 차며 덧붙이자 또 다른 사람이 정색하는 척하며 받아쳤다.“아니,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기문의 선배님을 그런 취급을 하시는 겁니까? 말씀이 너무 심하십니다. 설마 기문 선배님이 저 진법을 못 깨시겠습니까?”“그렇죠! 기문이 실패하면 그건 정말 기문의 망신 아니겠어요?”“맞습니다. 기문의 고수라면요... 설령 진법 안에서 죽더라도, 가루가 되더라도... 진법을 못 깨고 살아서 나오지는 않을 겁니다. 절대 그럴 리가 없습니다!”그 순간, 거지꼴이 된 기문의 늙은이는 얼굴이 확 굳었다.원래라면 뭐라도 한마디쯤 내뱉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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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0화

기문 고수는 결국 깡패처럼 굴기로 마음먹었다.슬쩍 빠져나가 버리면 그만이었다.진법 안에 들어간 게 누군지는 그건 자신이 알 바가 아니었다. 어쨌든 자기는 아니고, 자신은 여기로 온 적도 없고, 진법을 본 적도 없고, 뚫은 적도 없는 사람이 된다.여기만 벗어나면 늙은이는 다시 기문의 고수로 돌아갈 거였다.높고, 신비롭고, 건드릴 수 없는 존재가 된다.그러니 지금 할 일은 오로지 하나, 티 내지 않고 조용히 빠져나가는 거였다.방금 진법 안에서 비명 지르며 튀어나온 건 늙은 거지였고, 기문 고수는 애초에 여기 없었다.‘그래. 일을 이렇게 만들면 돼!’기문의 늙은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사람들의 묘하고도 장난스러운 시선을 받으며 인파 사이로 슬금슬금 빠져나갔다.그리고 어느 순간, 말 그대로 쥐처럼 시야에서 사라졌다.주변 사람들은 저게 누구인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다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고 다들 속으로만 웃었다.구경하는 게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걸 지켜보는 건 사람들만이 아니었다.진법의 보호를 받는 대저택 안에서도 이도현은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이도현은 음양탑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방에 모습을 드러냈다. 원래는 곧장 선배들이 있는 쪽으로 가서 얼굴부터 비추려 했다.그런데 방 안에서 흘러나오는 대화가 심상치 않았다.선배들과 여자들이 한창 떠들어대는 그 주제들을 듣는 순간, 이도현은 본능적으로 알아버렸다.‘지금 나가면... 죽는다.’이도현은 아주 똑똑하게 판단했다.괜히 끼어들었다가 당하는 것보다는 일단 살아남는 게 중요했다.특히 여덟째 선배 신연주와 열째 선배 연진이, 거기에 둘째 선배 윤선아까지 한데 붙으면 막심한 ‘재난’이 한 번에 덮쳐 올 것이다.숨 한 번 쉬기도 전에 이도현은 질식해서 끝장날 게 뻔했다.그래서 이도현은 아주 자연스럽고, 아주 조용히 쿨하게 물러났다.순간이동으로 바깥의 인적 없는 곳에 몸을 숨겼다.‘조용히 기다리자. 안전해지면 그때 나가자.’그렇게 숨어서 선배들이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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