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문 고수는 결국 깡패처럼 굴기로 마음먹었다.슬쩍 빠져나가 버리면 그만이었다.진법 안에 들어간 게 누군지는 그건 자신이 알 바가 아니었다. 어쨌든 자기는 아니고, 자신은 여기로 온 적도 없고, 진법을 본 적도 없고, 뚫은 적도 없는 사람이 된다.여기만 벗어나면 늙은이는 다시 기문의 고수로 돌아갈 거였다.높고, 신비롭고, 건드릴 수 없는 존재가 된다.그러니 지금 할 일은 오로지 하나, 티 내지 않고 조용히 빠져나가는 거였다.방금 진법 안에서 비명 지르며 튀어나온 건 늙은 거지였고, 기문 고수는 애초에 여기 없었다.‘그래. 일을 이렇게 만들면 돼!’기문의 늙은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사람들의 묘하고도 장난스러운 시선을 받으며 인파 사이로 슬금슬금 빠져나갔다.그리고 어느 순간, 말 그대로 쥐처럼 시야에서 사라졌다.주변 사람들은 저게 누구인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다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고 다들 속으로만 웃었다.구경하는 게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걸 지켜보는 건 사람들만이 아니었다.진법의 보호를 받는 대저택 안에서도 이도현은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이도현은 음양탑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방에 모습을 드러냈다. 원래는 곧장 선배들이 있는 쪽으로 가서 얼굴부터 비추려 했다.그런데 방 안에서 흘러나오는 대화가 심상치 않았다.선배들과 여자들이 한창 떠들어대는 그 주제들을 듣는 순간, 이도현은 본능적으로 알아버렸다.‘지금 나가면... 죽는다.’이도현은 아주 똑똑하게 판단했다.괜히 끼어들었다가 당하는 것보다는 일단 살아남는 게 중요했다.특히 여덟째 선배 신연주와 열째 선배 연진이, 거기에 둘째 선배 윤선아까지 한데 붙으면 막심한 ‘재난’이 한 번에 덮쳐 올 것이다.숨 한 번 쉬기도 전에 이도현은 질식해서 끝장날 게 뻔했다.그래서 이도현은 아주 자연스럽고, 아주 조용히 쿨하게 물러났다.순간이동으로 바깥의 인적 없는 곳에 몸을 숨겼다.‘조용히 기다리자. 안전해지면 그때 나가자.’그렇게 숨어서 선배들이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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