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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1화

“오늘 여기 돌아다니면서 다들 봤잖아요.”이도현이 잔을 든 채, 한 사람 한 사람 눈을 맞췄다.“이곳은 가게 점원이나 길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조차 도급 경지에 닿아 있는 경우가 있어요. 그게 무슨 뜻이냐면 우리가 수련 속도를 끌어 올리지 않으면 여기서는 한 발짝도 제대로 못 움직인다는 뜻이죠.”이도현은 숨을 고르더니 말을 이었다.“지금 우리 실력은 솔직히 말해서 이곳 사람들보다 많이 부족해요. 그러니까 짧은 시간 안에 따라잡고 넘어서야 우리가 이곳에서 발을 붙일 수 있어요.”“물론 가능하죠.”이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우리가 있던 세계는 영기가 극도로 희박했잖아요. 그런 곳에서 여기까지 온 것만 봐도 우리 자질과 재능이 모자라서 막힌 게 아니라는 거죠. 우리에게 부족했던 건... 환경이었어요.”이도현이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볍게 두드리듯 허공을 가리켰다.“여기는 무도 대륙이에요. 영기가 넘치죠. 여기서 하루 수련해서 흡수하고 제련하는 영기만 해도 우리 세계에서 몇십 년을 버틴 것보다 클 정도예요. 그러니까 저는 확신해요. 우리는 생각보다 빠르게 경지를 끌어올릴 수 있어요.”그 순간, 이도현의 목소리가 단호해졌다.“우리가 정말로 노력하면 오래 걸리지 않을 거예요. 이곳 사람들도 함부로 우리를 건드리지 못하게 만들 수 있어요. 우리도 남을 괴롭히고 살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자신을 지킬 힘은 반드시 가져야 해요.”이도현은 잔을 내려놓고 결론을 말했다.“그래서 오늘 이 식사가 끝나면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수련에 들어갈 겁니다. 내일 이 저택에 절대 안전을 보장할 진법을 운행할 거예요. 우리 모두 그 안에서 수련해요. 저도 더 속도를 낼 거예요. 짧은 시간 안에 실력을 끌어올리자고요. 우리가 이곳에서 제대로 살아남을 수 있게끔 말이죠.”이도현이 잔을 들어 올렸다.“다들 힘냅시다.”“좋아요!”문지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목소리에 힘주며 말했다.“저도 비록 이 나이지만 악착같이 수련할 겁니다. 다들 무슨 핑계가 있겠습니까? 오늘 식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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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2화

그날 밤, 사람들은 새벽이 깊어질 때까지 한바탕 떠들썩하게 웃으면서 즐겁게 지냈다. 다들 속마음을 활짝 열어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오랜만에 마음 편한 순간을 즐겼다.그런데 술이 몇 잔 더 들어가자, 웃음은 어느새 울음으로 바뀌었다.웃다가도, 이야기하다가도 문득 목이 메었다.지나온 시간을 꺼내 놓고 말하다 보니 결국에는 다들 눈물을 흘렸다. 누구의 길이든 쉽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았다. 성공한 사람이든, 밑바닥에서 버틴 사람이든 자기 인생이 쉬웠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원래 가장 고된 일이었다. 무슨 일을 하든 삶은 사람을 자꾸만 지치게 만들고 마음을 아프게 했다. 잠깐 편안해졌다 싶으면 세상은 꼭 그때를 골라 또 다른 시련을 내밀었다. 마치 하늘이 사람을 시험이라도 하듯 순한 날과 거친 날을 번갈아 섞어 던져 주는 것 같았다.어쩌면 그게 인생인지도 모른다.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과 사랑하고 미워하고,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어차피 누구나 지나야 하는 길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고통을 애써 지워 버리려 들기보다 차라리 담담하게 마주하는 편이 낫다.웃음도 눈물도 기쁨도 고통도 다 인생의 일부였다. 인생은 그 온갖 단맛과 쓴맛이 뒤섞여서 만들어진다. 그래서 사람마다 서로 다른 삶이 되고 그래서 어떤 순간은 눈부시게 아름답기도 하다.사람이 백 명이면 인생도 백 가지이고, 그만큼의 단맛과 쓴맛이 있다. 그 모든 맛이 모여서 비로소 한 사람의 인생이 된다.만약 누구나 늘 행복하고 늘 웃기만 한다면 그게 과연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그렇게 그날 밤도 끝이 났다.사람들은 웃다가 울고, 울다가 또 웃다가 서로 부축하며 각자의 방으로 흩어져 잠자리에 들었다.이도현은 몇몇 선배와 아내들을 하나씩 안아 방으로 옮겨 눕혔다. 이불을 단단히 덮어 주고는 조용히 당부했다.“푹 쉬어요.”하지만 정작 이도현은 바로 눕지 않았다.아까 이도현은 분명히 제대로 수련해서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더 빨리 경지를 끌어올리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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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3화

게다가 이도현은 진법을 하나만 세울 생각이 아니었다.진법 위에 또 진법을 겹쳐 올려 자신이 깨우친 수많은 대살진을 전부 이 안에 깔아 둘 작정이었다.이도현이 원하는 효과는 분명했다.자신보다 몇 배 강한 강자가 진법을 억지로 두드리면, 들어온 대가를 치르고 절대 무사히 돌아가지 못하게 만들 것이었다.자신보다 수십 배 강한 강자가 억지로 뚫고 들어오려 하면, 최소한 치명상을 입히고 물러나게 할 것이다.결국 한마디로 이도현이 폐관을 끝내고 나올 때까지는 절대적인 안전이 필요했다. 그 사이에 누가 진법을 깨고 들어와 가족을 위험에 몰아넣는 일만큼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아야 했다.그래서 이도현은 이번에 정말 피를 토하듯 퍼부었다. 음양탑 안에 쌓아 둔 진법 재료를 모조리 꺼내 썼다. 그리고 대살진을 깔아 버렸다.진법이 완성되는 순간, 마당의 바깥 땅에서 갑자기 거센 기운이 치솟았다. 살기가 서늘하게 번뜩였다가 한순간 스치듯 사라졌다.그 뒤로 마당 전체는 설명하기 어려운 기운에 한 겹 감싸였지만, 그 기운마저도 이내 자취를 감췄다. 겉보기에는 아까와 다를 게 없었고 보통 사람 눈으로는 티도 나지 않았다.하지만 강자가 이곳에 발을 들이면 얘기가 달라졌다.마당 전체가 진법으로 둘러싸였다는 걸 바로 감지할 것이다. 그리고 제대로 된 방법으로 진법을 뚫지 못하고 무턱대고 진법 안으로 들어온 순간부터 한 시진도 채 못 버티고 시체조차 남기지 못한 채 사라질 게 뻔했다.“후... 드디어 됐네. 이 정도면... 내가 출관할 때까지는 버텨 주겠지.”이도현은 기운을 거두며 혼잣말했다.원래 이도현은 여기까지 오기 전, 아예 모두를 산하도 안에 들여보내 수련하게 하고 자신만 폐관에 들어갈 생각도 했다. 그렇게 하면 대원 진법이 혹시라도 뚫리더라도 안에 있는 사람들은 안전할 테니까 말이다.하지만 그 제안은 둘째 선배와 셋째 선배가 단호하게 막았다. 두 사람은 이도현의 그 방식에 끝내 동의하지 않았다.둘은 이도현에게 이렇게 말했다.사람을 믿을 수는 있다.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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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4화

모든 준비를 끝낸 이도현은 신식을 넓게 펼쳐 주변을 다시 한번 훑었다. 사방을 꼼꼼히 점검해도 이상한 기척은 없었다. 그제야 이도현은 방으로 돌아갔다.“선배님들, 진법은 다 깔아 놨어요. 웬만한 고수 정도로는 쉽게 못 뚫을 겁니다.”“수고했어. 도현아, 얼른 앉아.”윤선아가 이도현을 앉혔다. 다른 선배들과 이도현의 여자들은 술을 꽤 마신 탓에 다들 방으로 들어가 쉬는 중이었다. 지금 이 자리에 남아 있는 건 윤선아와 인무쌍, 둘뿐이었다.“저는 안 피곤해요. 선배님들 저는 이제 음양탑 안으로 들어가 수련할 겁니다. 여긴... 선배님들이 맡아 주세요.”이도현은 두 사람 손을 번갈아 꼭 잡고 낮은 목소리로 당부했다.“무슨 일이 있어도 먼저 몸부터 지켜요. 어떤 상황이든... 두 선배님이 제일 중요합니다.”그러고는 덧붙였다.“음양부채는 여기 두고 갈게요. 웬만한 침입자는 그걸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이 진법은 보통 실력으로는 건드리기도 힘들어요. 설령 엄청난 고수가 온다 해도 단숨에 뚫을 수준은 아닙니다.”이도현은 가운데 앉아 양옆에서 두 선배의 손을 꼭 쥔 채 말했다.“저도 최대한 빨리 나오겠습니다. 제가 출관하면... 그땐 전부 제가 책임질게요.”“응. 걱정하지 말고 넌 수련에 집중해. 우리는 괜찮아.”윤선아가 이도현의 어깨에 살며시 기대며 부드럽게 속삭였다.“폐관 수련은 마음이 흔들리면 제일 위험해. 괜히 딴생각하지 말고 집중해. 알겠지?”인무쌍도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선아 선배의 말이 맞아. 수련할 때 제일 금기가 마음이 흐트러지는 거야. 그러니까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마. 우리는 괜찮아. 진법도 있고, 음양부채도 있잖아. 그거면 웬만한 놈들은... 들어오지도 못해.”인무쌍은 이도현을 똑바로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그러니까 넌 절대 흔들리지 마.”인무쌍은 한 손으로 아이를 안고, 다른 손으로는 이도현의 팔을 꼭 끌어안은 채 품에 파고들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에 담긴 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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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5화

윤선아의 말에 이도현은 멍하니 입만 벌렸다.씨를 뿌리는 것 자체야 얼마든지 할 수 있어도 그 뒤에 정말 싹이 트느냐는 사람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내공이 하늘을 찌를 만큼 높다고 해도 그건 결국 하늘이 정하는 영역이었다. 신선이라면 몰라도 말이다.“뭐야... 왜 그러는 거야?”윤선아가 턱을 치켜들었다.“못 하겠지? 못 하겠으면 얼른 수련이나 해. 출관하고 나면 제대로 거사를 치러야지.”그러더니 윤선아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못 박았다.“내가 임신할 때까지 넌 자유가 없어. 안 되면... 바지 벗고 살아. 임신할 때까지 내 침대에서 못 내려와. 애 생기면 그때 다시 바지 입어.”그 한마디에 이도현은 진짜로 겁을 먹었다.임신할 때까지 바지를 못 입는다니, 그건 사람을 갈아 넣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쇠로 만든 몸도 그렇게 굴리면 결국 바늘처럼 가늘어질 판이었다.“그, 그건... 좀 아니지 않아요? 제가 노력하면 되잖아요.”이도현이 멋쩍게 웃으며 뒷걸음질 치자 윤선아가 발끈했다.“노력? 무슨 노력을 하겠다는 거야.”윤선아는 인무쌍의 품에 안긴 아이를 힐끗 보며 눈에 대놓고 부러움이 묻어났다.“돌아오면 무조건 임신해야 해. 왜 인무쌍은 애가 있는데 나는 없어? 난 저 아기 볼 때마다 얼마나 부러운데... 그래서 나도 꼭 낳을 거야. 저 애처럼 예쁘고 사랑스러운 내 아기 말이야.”이도현은 더는 웃을 수가 없었다.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달래듯 말했다.“생길 거예요. 애도 생길 거고... 아들도, 딸도 다 생길 거예요.”이도현은 한숨을 삼키고 최대한 진심을 담아 약속했다.“제가 출관하면... 선아 선배의 소원을 꼭 들어드릴게요. 선배가 애를 몇 명 원하든, 원한 만큼 낳아요. 선배가 애들 보는 게 지겨워질 때까지요. 그럼 됐죠?”“그래. 그 정도면 됐어. 알겠으니 얼른 수련하러 가. 나 집에서 매일 기다릴 테니까, 빨리 다녀와.”윤선아가 새침하게 말하자 인무쌍이 웃으며 거들었다.“후후. 우리 서방님은 어서 가. 우리 걱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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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6화

이도현은 잡념을 거두고 숨을 고르며 공력을 돌리며 곧바로 용맥을 정련하기 시작했다.이도현의 법력이 용맥 위로 얹히는 순간, 잠잠하던 용맥이 갑자기 살아 움직이듯 들끓었다. 동시에 등골이 서늘해질 만큼 끔찍한 기운이 폭발했다.콰앙!용맥 속에서 뿜어져 나온 거대한 힘이 허공에 응축되더니, 순식간에 거대한 청용 한 마리의 허상이 나타났다. 바로 그 순간, 짙은 살기를 두른 청용이 이도현의 미간을 향해 미친 듯이 돌진했다.청용은 이도현을 죽이려는 듯했다.이도현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용맥은 이미 여섯 단계를 정련했고 그동안은 아무 문제도 없었다. 그래서 이도현은 용맥이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됐다고, 이미 손에 넣은 힘이라고 믿어 왔다.하지만 눈앞의 광경이 그 믿음을 단숨에 부숴 버렸다.용맥이 이도현을 공격한다는 건, 이도현이 정련했다고 생각해 온 것들이 전부 착각이었다는 뜻이었다. 겉으로만 얌전했을 뿐, 용맥은 아직 길들여지지 않았다. 이도현 혼자 용맥이 이미 자신의 것이 됐다고 단정 지었을 뿐이었다.모든 게 너무 갑작스러웠다. 이도현은 피할 틈도 없었다. 거대한 청용의 허상이 미간을 향해 달려드는걸, 그저 눈 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여기서 끝인가.’이도현은 속으로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 신식이 꿰뚫리고 사라져 버리면 정말로 이 자리에서 형신이 무너지고 말 것이다.청용의 허상이 이도현의 미간 바로 코앞까지 들이닥친 그때였다.갑자기 음양탑 안에서 금빛이 폭발하듯 번쩍였다. 눈이 시릴 만큼 찬란한 금빛이 이도현 앞에서 거대한 그물로 펼쳐지더니, 청용의 허상을 단숨에 감싸 가두었다.크아아앙!비명 같은 용의 울음이 터졌다. 그런데 다음 순간, 금빛 그물이 마치 날카로운 비수에 베이기라도 한 듯 산산조각이 나기 시작했다. 청용의 허상이 그물을 잘게 찢어 버리며, 금빛 조각들이 점점 더 작은 파편으로 부서져 흩어졌다.그리고 마침내 금빛 파편들이 허공에서 사라져 버렸다.“보물이 주인을 지키는 건가... 음양탑은 역시 평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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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7화

저들이 처음 몰려왔을 때만 해도 목숨값 모르는 놈 한 명이 직접 들어가 보겠다며 대살진으로 걸어 들어갔다.그들은 속으로 비웃었다.‘쓰레기 저급 세계에서 올라온 벌레가 뭘 알겠어. 거기서 배운 게 얼마나 대단하다고. 기껏해야 애들 소꿉장난 같은 진법일 테지. 방귀 좀 크게 뀌면 깨질 수준일 거야.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지.’그렇게 우쭐대며 몇몇은 어깨를 흔들며 대놓고 비웃기까지 했다.하지만 그들이 대진 안으로 발을 들이밀던 그 순간, 상황이 뒤집혔다.“어?”들어간 놈의 표정이 굳었다. 뭔가 잘못됐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은 눈빛이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불과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대진에 발을 들였던 몇 사람은 흔적도 없이 갈려 나갔다. 뼛가루조차 남지 않았다. 마치 지워졌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였다.그제야 바깥에 서 있던 자들도 알았다.이 대저택을 둘러싼 진법이 결코 허세가 아니었다.“이게... 대체 무슨 진법이야? 우리 같은 사람들까지 막아낸다고?”누군가가 침을 삼키며 말했다.“보통 수준이 아니야. 진짜로.”“보통이 아니라는 정도가 아니라... 기괴해.”노인이 눈썹을 깊게 찌푸리며 말했다.“나는 평생 진법을 봐 왔어. 크고 작은 진법을 수도 없이 겪었지. 그런데 이런 유형은 본 적이 없어.”“맞아.”다른 노인도 맞장구쳤다.“나도 며칠째 주변을 훑어봤지만 단서가 하나도 안 잡혀. 마치 원래부터 이 자리에 존재하던 것처럼 자연스러워. 전혀 실마리가 잡히지 않아.”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낮게 덧붙였다.“더 문제는 진법 안의 기운이 겉으로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지. 신식으로 훑어도 희미해. 그런데 한 번 발을 디디는 순간...”노인의 목소리가 확 낮아졌다.“진법이 반응해. 그 안의 살기가 폭발적으로 살아나서 사람을 순식간에 찢어 버려.”또 다른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게다가 진 안에 깔린 힘이 하나가 아니야. 서로 상극인 기운이 동시에 존재하는 게 느껴져. 상극이면 상극대로 충돌이 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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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8화

“야, 너나 꺼져! 우리는 문명인이고, 도덕 있는 사람들이야. 무인들 사이의 일이라는 게... 너처럼 하면 되겠어? 그건 빼앗는 게 아니라 교류야. 보물을 가져와서 서로 교류하고, 함께 깨닫는 거라고!”늙은이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뻔뻔하게 떠들어 댔다.“작게 보면 무인들 사이의 교류를 위한 일이고 크게 보면 그게 무도지. 우리는 깨달음을 구하고, 무도를 위해 공헌하고, 천지에 공헌하는 거야!”그 말을 들은 다른 노인이 이를 갈며 욕을 퍼부었다.“공헌은 개뿔! 네놈 그 더러운 주둥이로 무슨 말이든 다 갖다 붙일 수 있는 줄 알아? 공헌이니 뭐니, 그딴소리 집어치워. 훔치는 건 훔치는 거고, 빼앗는 건 빼앗는 거야. 그냥 받아들이면 되지 왜 그렇게 뻔뻔하냐고!”그러고는 자기 가슴을 쿵 치며 당당하게 말했다.“나처럼 말이야! 나는 대놓고 말할 수 있어. 난 보물을 빼앗으러 왔어. 보물도 빼앗고, 여자도 빼앗을 거야!”노인의 눈빛이 음흉하게 번뜩였다.“이도현 옆에 절세의 미인이 몇이나 달라붙었다며?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미인들이길래 절세라고 부르는지, 내가 좀 보자고... 나는 이 나이 먹도록 별의별 여자 다 봤지만 절세의 미인은 한 번도 못 봤거든. 오늘 제대로 구경해야겠어.”노인은 혀를 한 번 찼다.“정말 절세의 미인이라면 몇 명은 데려가서 놀아야지. 곤륜옥의 비밀? 그런 건 솔직히 별로 탐나지 않아. 너희가 알아서 뺏든 말든 마음대로 해. 대신...”노인은 목소리를 낮추더니 살기 섞인 경고를 던졌다.“절세의 미인들만큼은 내 거야. 그 여자들을 건드리는 놈이 있으면 그땐 나랑 끝까지 가는 거야.”그러자 누군가 비웃듯 내뱉었다.“허, 이 음탕한 노인네 같으니라고... 그 나이를 먹고도 여자 없으면 못 사는 거야? 자기 주제를 좀 알아야지. 네가 아직도 안 죽은 게 진짜 하늘이 눈먼 거야.”“진짜 빌어먹을 놈이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네. 어릴 때부터 글을 그렇게 읽었잖아. 거기서도 여색은 칼과도 같아 멀리해야 한다더니, 여자에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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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9화

“이 말들은 다 너희가 떠받드는 성현의 글에 있는 거 맞지? 너희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잖아. 그런데 보라고. 서로 앞뒤가 딱 맞아떨어지냐? 완전 모순투성이잖아!”늙은이는 기세를 더 올려 목청을 돋웠다.“이 정도로도 부족해? 더 해 줄까? 이런 말은 셀 수도 없어. 잘못을 저지른 남자가 돌아오면 금으로도 못 바꾼다고 해 놓고, 또 세 살 때 버릇은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고 해 놓고, 또 사람은 옷이 날개고 말은 안장이 있어야 한다고 하잖아.”“효도가 백 가지 덕의 으뜸이라면서, 또 충성과 효도는 함께 이루기 어렵다고 하고. 마른 낙타는 말보다 크다면서도, 털 빠진 봉황은 닭만도 못하다고 하지.”“내가 싫은 건 남에게도 하지 말라고 말해 놓고, 또 내 편이면 흥하고 내 편 아니면 망한다는 소리도 서슴지 않잖아!”늙은이는 씩 비웃으며 손바닥을 탁 쳤다.“더 필요해? 나 이런 거 끝도 없이 댈 수 있어. 전부 너희가 떠드는 개소리인 성현의 글에서 나온 말들이야. 좋은 말도 나쁜 말도 다 너희 거지. 입만 열면 그럴듯한 말 아무거나 갖다 붙이고.”“그런 주제에 나한테 성현의 글 운운하는 거야? 너희가 그걸 논할 자격이 있어?”늙은이는 침을 퉤 뱉듯 말을 내뱉었다.“성현의 글 따위는 개나 줘. 나는 아예 그게 다 똥이라는 걸 꿰뚫어 봤으니까 이렇게 잘 먹고 잘 살게 된 거지. 내가 거의 천 년을 살면서 뭘 깨달았는지 알아? 누가 어떻게든 막아 놓고 못 하게 하는 건, 결국 자기들의 이득만 챙기고 싶어서야. 남이랑 나누기 싫은 이득이니까 금지하는 거지.”“사람한테 못 하게 하는 게 오히려 제일 좋은 거라고. 그만큼 이득이 크니까 남들 못 건드리게 막는 거야.”늙은이는 잠깐 숨을 고르더니 누군가에게서 들은 말을 떠올렸다.“내가 어릴 때 누가 그랬어. 만약 똥이 금보다 비싸지면 가난한 놈들은 항문도 못 가질 거라고...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지.”늙은이는 허허 웃으며 결론을 내렸다.“그 말 듣고 나는 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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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0화

“그만 떠들어. 너희가 보물을 노리든, 여자들을 노리든, 결국은 이 진법부터 깨야 뭘 할 수 있어.”한 노인이 싸늘하게 잘라 말했다.“지금 여기서 말싸움할 시간이나 있으면... 이 진법을 어떻게 뚫을지부터 생각해.”“맞는 말이야. 어차피 뒤에 보물을 어떻게 나눌지도, 일단 우리 손에 넣고 나서 정하는 거지.”“지금은 진법도 못 깨고 이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는데 이렇게 떠들어 봤자 뭐가 남겠어. 전부 헛소리일 뿐이지.”사람들이 너도나도 한마디씩 보탰다.하지만 이도현이 깔아둔 진법 앞에서 그들은 손발이 묶인 꼴이었다.며칠째 주변을 빙빙 돌며 달라붙어 있었지만 아직도 이 진법이 대체 어떤 진법인지조차 제대로 가늠하지 못했다. 하물며 진법을 뚫을 방법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중요한 건 하나야. 이 진법을 정확히 읽고 뚫는 방법을 찾아내는 거야. 진법을 뚫어야 그다음 이야기도 가능해. 우리끼리 이렇게 싸우고 물고 늘어져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젠장, 누가 싸우고 싶댔어? 네놈들은 그 위선적인 얼굴이 꼴 보기 싫어서 한마디한 거지! 너희가 그렇게 역겹게 굴지만 않았어도 누가 너희들이랑 입씨름하겠어!”“다들 입 다물어. 말 좀 줄이라고! 기문 쪽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 그쪽 사람들이라면 이 진법을 뚫을 수 있을 거야.”누군가 크게 외치자 그제야 주변이 조용해졌다.사람들은 더는 티격태격하지 않고 갖은 수단으로 진을 건드려 보며 기문 고수들이 오기만 기다렸다. 다른 지원이 붙기를 기다리는 마음도 똑같았다.그 시각, 이도현은 여전히 음양탑 안에서 용맥을 쉼 없이 정련하고 있었다.지금까지 세 단계를 더 끌어내렸고 열여덟 단계 용맥의 절반, 즉 아홉 단계의 용맥이 완전히 이도현의 것이 됐다.이도현은 거기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이도현이 아무리 애를 써도 용맥이 더는 정련되지 않았다.열 번째 단계의 용맥은 그야말로 쇠붙이처럼 단단했다. 이도현이 법력을 실어 흘려보내도 마치 바다에 돌을 던진 듯 아무 반응이 없었다.어떤 방법을 써도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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