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서는 씩씩거리는 송민아를 바라보다가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말을 꺼냈다.“됐어. 화내지 말고 오빠 말 들어. 안 도와준다는 것도 아니잖아.”송민아는 여전히 화를 냈다.“그냥 핑계만 대는 것 같아. 어차피 이 바닥 엉망인데 사람 불러서 여시은 때리는 게 뭐 어때서!”고은서는 송민아의 유치한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아무리 어지러워도 법이 있고 제도가 있는데, 이렇게 사람을 때리면 네 손으로 약점을 제공하는 게 되잖아. 그때 가선 따지지도 못해.”“그래, 민아야.”송민준은 무기력하게 거들었다.“증거도 없이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죄를 묻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돼? 게다가 복수를 한대도 온 세상이 다 알도록 요란하게 구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잖아.”“그럼 더 좋은 방법을 말해봐!”송민아가 투정을 부리자 송민준은 포기한 듯 말했다.“민아야, 그 여자랑 관련된 일이라는 것만 밝혀지면 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줄게, 알았지?”송민아는 마침내 화가 누그러졌다.“당연히 그래야지. 은서야, 네가 증인이야. 오빠가 약속 안 지키면 우리가 같이 따지는 거야!”고은서가 웃었다.“그래.”송민준은 무기력하게 고개를 저었다.“너 혼자 나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은서까지 끌어들이는 거야?”“물론이지! 괴롭힐 거면 제대로 괴롭혀야지.”송민아의 말에 일행은 웃음을 터뜨렸고 곽승재는 그 모습이 못마땅했다.꼭 저들이 한 가족처럼 보이고 자신만 동떨어진 것 같았다.“은서야, 아침 좀 가져왔는데 먹을래?”곽승재가 묻자 그제야 고은서가 그를 돌아보았다.“됐어. 나 이미 먹었어.”시간을 확인한 그녀가 말했다.“난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 민아야, 넌 푹 쉬고 있어. 일이 있으면 전화하고.”“같이 가.”곽승재가 고은서를 따라가자 고은서는 별말 없이 송민준에게 인사를 건넨 뒤 병실을 나섰다.엘리베이터 안에서 고은서는 곽승재에게 어제 사건의 가해자에 관해 물었다.“확인해 봤어? 여시은이랑 관련이 있는지.”곽승재는 자신이 확인한 바로는 여시은이 어제 X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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