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밑에서부터 차가운 기운이 스며들었다. 가뜩이나 몸이 차가웠던 고은서는 더욱 심하게 떨었다.곽승재는 고은서의 표정이 달라진 걸 알아채고 그녀를 외투 속에 감쌌다.“민준 오빠, 이렇게까지 공을 들여서 일을 벌인 건 내 목숨을 노리기 위해서야?”고은서가 떨리는 목소리로 송민준에게 물었다.“대체 왜? 내가 당신네 이익을 방해하기라도 했어? 그리고 고씨 가문이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여시은이 곽승재와 결혼하려 하고 그녀를 눈엣가시로 여겨 없애려 한다 해도 그것이 고씨 가문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전생에 백유미는 고씨 가문을 몰락하게 만들었다.이번 생에도 그들은 고씨 가문에 많은 피해를 주었고 해찬시에서 있었던 그 일 때문에 외할아버지가 다칠 뻔하기도 했다.고은서의 질문에 송민준이 고개를 들었다. 온화하던 눈빛에 어둠만이 남아 있었다.“고은서, 난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당최 모르겠어. 하지만 만약 날 적으로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죽여도 돼. 외딴곳이라 넘어져 죽든, 강도에게 해를 당하든, 심지어 돌에 맞아 죽어도 아무도 널 의심하지 않을 거야.”송민준의 말에 고은서는 다시 한번 소름이 돋았다.그 말인즉슨 그녀에게 사고가 생긴다 해도 아무도 송민준을 의심하지 않을 거란 말이었다.“난 오빠처럼 잔인하지 않아.”고은서가 이를 악물었다.“꼭 증거를 모아서 오빠가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거야.”“곽승재, 이만 가자.”그러고는 자리를 떠나려 했다.바닥에 있던 송민준이 갑자기 낮게 웃기 시작했다.“고은서, 넌 마음이 너무 약해서 문제야... 콜록콜록...”말이 채 끝내기 전에 송민준이 힘겹게 기침했다.그가 몸을 굽히자 고은서는 송민준의 옷이 다 해졌고 셔츠에도 핏자국이 묻어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리고 손과 발에도 찰과상이 있었고 멍이 들어 있었다.“은서야, 난 네 결정을 존중해. 데리고 가고 싶다면 데려가도 돼.”곽승재는 고은서가 망설이는 걸 알아챘다.열은 저절로 내린다고 쳐도 상처를 치료하지 않으면 감염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전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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