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원은 김인우에게 고마워해야 할지, 아니면 그냥 웃어넘겨야 할지 알 수 없었다.그는 다가서며 약간은 도도하게 말했다.“무슨 억울함? 너 혹시 착각한 거 아니야?”어젯밤, 방성원은 만취한 상태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김인우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 채 간단히 말했다.“어제 연지석에게 직접 물어봤어. 걔랑 인하 씨는 아무 관계도 아니야. 어제저녁에 같이 밥 먹은 것도 그냥 인하 씨가 도움받은 거에 대한 감사 인사였을 뿐, 다른 의미는 없었대.”방성원은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을 짓누르던 무거운 무언가가 스르르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그러나 곧 의문이 떠올랐다.“근데 넌 이걸 어떻게 안 거야? 어떻게 연지석을 찾아가서 물어볼 생각을 했냐?”김인우는 방성원의 체면을 고려해 어젯밤의 취중 난동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자리에서 일어나며 태연하게 말했다.“그야, 그냥 짐작한 거지. 내 촉이 정확했잖아.”그러고는 태연하게 말을 돌렸다.“아, 배고프다. 빨리 가정부한테 아침밥 좀 차리라고 해.”그렇게 말한 뒤 욕실로 들어가 버렸다.방성원은 그가 사라진 후 피식 웃고는 자신의 모습을 살폈다.겉옷은 언제 바뀌었는지 몰라도 속옷은 그대로였다. 온몸에서 술 냄새가 진동했고 구토로 얼룩진 흔적도 남아 있었다.그는 곧장 샤워실로 향했다.아마 어젯밤 김인우가 자신을 챙겨준 모양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김인우는 이미 가정부가 차려준 아침을 먹고 있었다.방성원이 다가가며 툭 던졌다.“고맙다.”“에이, 별말을 다 하네. 우리 사이에 그게 무슨 인사야? 친구끼리 이 정도야 당연한 거지.”김인우는 만두를 베어 물며 중얼거렸고 방성원은 한참을 지켜보다가 다시 물었다.“내 옷도 네가 갈아입혀 준 거냐?”김인우는 순간적으로 멈칫하더니 방성원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뭐? 내가 네 옷을 갈아입혔다고? 지금 제정신이야?”김인우가 아니라면...?방성원이 더 캐묻기 전에 가정부가 다가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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