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Chapter 1111 - Chapter 1120

1120 Chapters

제1111화 이건 진짜 레전드다

연회장 안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부동건은 손에 잔을 들고, 연신 들어오는 축하 인사에 밝은 표정으로 답하고 있었다. “회장님, 따님이 너무 예뻐요. 축하드립니다!” “아이고, 이런 경사는 자주 있어야죠!” ‘그래, 이 정도면 완벽하지. 오늘은 그 누구도 나를 흔들 수 없어.’ 그렇게 술이 한 잔, 두 잔 더해지며 연회장의 분위기도 점점 무르익고 있었다. 그때, 갑작스레 모든 조명이 꺼졌다. 탁! “어, 뭐야?” “불 꺼졌어! 왜 이래?” “아야, 누가 내 발 밟았어!” “...”순식간에 어둠이 덮친 연회장. 사람들의 놀란 목소리와 웅성거림이 퍼졌다. 잔을 들고 있던 부동건은 순간 정지된 듯 멈췄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살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당장 가서 확인해봐!” “네, 회장님!” 직원들이 급히 움직였고, 부동건은 진정시키려는 듯 손을 들고 말했다. “여러분, 당황하지 마시고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전기 쪽 문제인 것 같습니다. 금방 복구됩니다.” 사람들은 잠시 멈춰 서서 어둠 속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고- 그 순간, 연회장 한쪽 벽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이 조용히 켜졌다. “위이잉...” 어둠 속에서 갑작스레 터진 화면의 빛에 모두가 눈을 찌푸리며 반사적으로 손으로 눈을 가렸다. 그 빛이 익숙해질 무렵, 누군가가 터트린 외마디 감탄에, 시선이 일제히 스크린으로 향했다. “어... 저거 뭐야? 헉, 저게... 말이 돼?” 그리고, 그 스크린 안에 있는 건... 분명 두 남녀의 은밀한 장면이었다. 화면 속, 분명히 누군가를 알아본 듯한 목소리가 터졌다. “저 여자... 그분 아니야?” “옆에 있는 남자는...?” “헐, 이건 진짜 레전드다.” “아, 눈 버렸어. 이게 뭐야, 이게...” “...”사람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고, 순식간에 연회장은 도저히 되돌릴 수 없는 혼돈의 도가니로 빠져들고 있었다.사람들 사이에 웅성거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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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최악의 스캔들 파티

일 순간 충격의 정점이었다.부동건은 들고 있던 와인잔을 그대로 바닥에 내던졌다. 쨍그랑! 깨지는 소리와 동시에 모든 시선이 그에게 꽂혔다. “저... 저런 미친...!” 그는 화면을 가리키며, 얼굴을 붉힌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숨이 거칠게 턱 끝까지 차올랐다. ‘송혜선... 네가 감히!’ 주변 하객들도 이미 술렁이기 시작했다. “저게 진짜야?” “부 회장님 딸이... 아니라고?” “와... 이건 완전히 생각지도 못한 미친 패륜이야, 상상도 못 했어.” 오늘의 연회는 더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이제 와선 최악의 스캔들 파티가 되어버렸다. ‘이 연회가... 전부 거짓된 일 때문에 생긴 일이란 말이야?’ ‘우리, 사기당한 거네. 다 같이.’ 그때 스크린이 멈췄고, 연회장 전체의 조명이 다시 환히 켜졌다. 하객들은 본능적으로 두리번거리며 부동건을 찾았다. “회장님, 괜찮으십니까?” 하지만 부동건은 아무런 대답 없이 어금니를 꽉 물고, 몸을 떨며 계단 쪽으로 향했다. 하객들은 그 뒤를 따라붙었다. ‘뭔가 일어나겠군...’ ‘이번엔 진짜 끝장이다.’ ...같은 시각, 2층 방 안. 송혜선은 조봉규의 손등을 다독이며 조용히 말했다. “조금만 참아. 며칠만 지나면 내가 다시 올게.” 조봉규는 싱긋 웃으며, 그녀의 허벅지를 장난스럽게 움켜쥐었다. “응. 기다릴게, 자기.” 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도 전, 문이 거칠게 흔들렸고, 익숙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쾅!! “송혜선! 당장 안 나와?!” 송혜선의 온몸이 순간 얼어붙었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조봉규의 팔을 꽉 잡았다. ‘망했다.’ “어떡해, 부동건이 올라왔어.” 두 사람은 당황하며 방 안을 둘러봤지만, 창문 하나 없는 좁은 방엔 도망칠 곳조차 없었다. ‘안 돼... 이렇게 들키면, 끝장이야. 정말 끝이야.’ 송혜선은 급하게 숨을 고르며 애써 이성을 붙잡으려 했다. ‘진정해. 침착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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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배신당한 남자

부동건은 갑작스레 거칠게 기침을 터뜨렸다. “컥”‘피 맛...?’ 목 안에서 치밀어 오르는 피비린내를 억지로 삼켰다. 손등에 핏줄이 선명히 드러나고, 이성의 끈은 이미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었다. 부동건의 시선이 천천히 송혜선과 조봉규를 향했다. ‘죽여버리고 싶다.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너희들... 너희들...” 부동건의 입술은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송혜선은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 ‘이건 아니야... 이렇게 끝나면 안 돼...’ 그녀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 부동건의 팔을 붙잡았다. “회장님... 우리, 조 선생님이랑 그냥 산후 회복 얘기하던 중이었어요. 진짜예요, 저희는...” 그 말이 끝나기도 전, 부동건의 손이 송혜선의 뺨을 후려쳤다. 짝! 순간 정적. 강하게 내리친 손바닥 소리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숨을 멈춘 듯 조용해졌다. 송혜선의 얼굴 한쪽이 순식간에 붉게 부어올랐다. 눈가가 덜덜 떨리며, 눈물도 같이 맺혔다. “이 천하의... 배은망덕 같은 것. 내가 너를 어떻게 믿었는데... 감히 날 기만해?” 뒤에 서 있던 하객들 사이에서도 탄식이 흘러나왔다. “저 정도였어?” “저게 진짜였네... 소문이 아니고...” “...”송혜선은 뺨의 통증을 애써 무시한 채, 다시 붙잡았다. “회장님, 제발... 오해예요. 저희 그런 사이 아니에요. 저는... 당신뿐이었어요.” 그러나 부동건은 그 손마저 거칠게 뿌리쳤다. 그리고는 힘껏 송혜선의 복부를 발로 찼다. 퍽!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송혜선은 바닥에 힘없이 쓰러졌다. 그녀의 입에서 신음이 터졌다. 조봉규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아니야... 지금 나섰다간 나도 끝장이야.’ 한 걸음 다가가려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회... 회장님... 저희... 아무 일도 없었어요... 정말이에요...” 하지만 그 한마디가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부동건은 그대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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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진작 알고 있었지?

상혁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살짝 웃음을 지었다.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검진을 마친 뒤, 하연은 선명한 초음파 사진을 손에 들고 있었다. 사진을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에는 저절로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손끝으로 사진 속 동그란 그림을 가리켰다. “여기 봐봐요. 이게 우리 아기래요.” 목소리엔 설렘과 떨림이 그대로 묻어났다. 상혁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하연의 손끝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눈엔 이미 감동이 차올라 있었다. 상혁은 조심스레 하연의 아랫배에 손을 얹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이 순간... 난 정말 너무 행복해.” ‘네가 내 옆에 있고, 우리 아이가 이렇게 자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야.’ 하연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남자아기일까요, 여자아기일까요?” 그녀의 눈빛에는 이미 사랑스러운 미래가 그려지고 있었다. 상혁은 웃으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상관없어.” 하연은 고개를 살짝 돌려 상혁을 바라봤다. 그 눈동자엔 별빛이 머물러 있는 듯 반짝였다. “그래요... 건강하게만 태어나면... 그걸로 충분해요.”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손을 맞잡았고, 서로의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따뜻함을 느꼈다. 그 순간, 상혁의 주머니 속 핸드폰이 진동했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확인하곤 순간 눈빛이 깊어졌다. 화면엔 낯익은 이름이 선명히 떠 있었다. [부동건.]‘이 타이밍에...?’ ‘설마 무슨 일 생긴 건가?’ 지난 연회 이후, 부동건과는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의 파장이 얼마나 컸는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송혜선과 조봉규. 그 두 사람 때문에 무너진 자존심. 그리고 결국, 부동건은 송혜선을 아이와 함께 본가에서 내쫓았다는 소문까지 들려왔다. 하연이 조용히 말했다. “받아봐요. 무슨 일일 수도 있으니까.” 상혁은 하연의 손등을 가볍게 토닥이고, 그녀를 옆에 있는 의자에 앉힌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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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가장 자랑스러운 일

비틀거리던 부동건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정신 차려... 이 순간만은 피하지 말자.’ 그는 느릿한 걸음으로 상혁 쪽으로 다가갔다. 서서히 가까워지는 거리. 마침내 눈앞에 다다라 멈춰 섰을 때, 두 사람의 시선이 정확히 맞닿았다. 부동건은 말하고 싶은 게 많았지만, 막상 눈을 마주하니, 무슨 말을 먼저 꺼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고, 부동건은 깊은숨을 들이쉬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상혁아. 그동안, 너랑 너희 어머니한테 내가 너무 못했다.” ‘처음부터 길을 잘못 들었다. 그날, 그 선택이 결국 우리 가족을 무너뜨린 거야.’ 사실, 부동건은 이혼하던 날부터 이미 후회하고 있었다. 그 후로의 모든 시간은, 그저 체면과 자존심을 위한 연기였을 뿐이다. 지금 이 꼴이 된 건... 결국 하늘이 내린 벌이었다. ‘자업자득이야. 이 모든 건 내가 자초한 거니까.’ 상혁은 조용히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엔 적당한 거리감과 냉정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게 이제 와서 중요하진 않아요. 저도, 어머니도... 이미 오래전에 마음 정리했어요.” 그 말에 부동건은 눈을 감았다. 눈가에 뜨거운 기운이 차오르는 걸 애써 참았다. “그래. 마음 내려놨다니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잠시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던 부동건은 책상 위에 놓여 있던 한 서류봉투를 꺼냈다. 그리고 곧장 상혁에게 건넸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고, 더는 회사를 끌고 나갈 힘이 없다. DL그룹은 내가 처음부터 세운 회사다.”“내 모든 시간과 인생이 들어간 곳이지. 하지만 이제는 놓아야 할 때가 왔다.” 상혁은 망설이듯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런 상혁의 손에 부동건은 서류를 억지로 쥐여주며 아들의 손등을 두드렸다. “앞으로는... 네가 이끌어가야 한다.” 그 손길엔 조용한 무게와 책임, 그리고 사죄가 담겨 있었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입꼬리를 살짝 움직이던 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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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새 삶

상혁은 말없이 부동건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지나간 모든 일들이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머릿속으로 한 파래임 한 파래임 스쳐 지나갔다. 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가, 마음을 다잡은 상혁은 겨우 한 마디를 내뱉었다. “네, 알겠습니다.” 부남준 사건은 예정대로 재판이 열렸다. 부씨 가문은 변호사를 통해 대응했지만, 형사 사건인 만큼 얽히고설킨 진실을 밝히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DL 그룹, 최상층 대표실.상혁은 혼자 창밖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거대한 도시가 한눈에 들어왔다. ‘결국 이 순간이 오는구나.’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곧 원신민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대표님, 재판 끝났습니다.” 상혁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걸 느끼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판결 나왔어?” “예상대로입니다. 다시는 못 일어날 겁니다.” 원신민의 말은 고요했던 상혁의 마음에 작은 돌을 던진 것처럼 퍼져나갔다. 두 사람의 목숨과 확실한 증거. 이미 알고 있던 결말이었지만, 막상 그 순간이 다가오니 상혁도 묘한 허탈함이 밀려왔다. “부 회장님도 알고 계시나?” “예,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아 기절하셨지만, 다행히 지금은 안정을 되찾으셨고요.” 원신민은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송 여사는 재판하는 그 자리에 있었는데, 판결 듣자마자 바로 떠났어요.”부동건에게 쫓겨난 후, 송혜선은 과거의 화려함을 모두 잃었다. 부동건은 그녀에게 줬던 모든 부동산을 회수했고, 카드 계좌까지 정지시켰다. 이제 송혜선에게는 남은 보석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을 뿐. 상혁은 가늘게 눈을 좁혔다. ‘재판에 온 건 놀랍지 않지만... 반응이 이 정도로 끝났다는 게 아무래도 수상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바로 상혁은 차갑게 말했다. “송혜선 감시 붙여. 또 무슨 일 일으키기 전에.” 원신민은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어둡고 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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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최하연 하나뿐

송혜선은 조봉규를 거칠게 밀쳐냈다. 조봉규는 중심을 잃고 바닥에 거칠게 쓰러졌다. “안 돼... 혜선아...” 쿵!무거운 소리와 함께 조봉규는 힘없이 바닥에 쓰러진 채, 천천히 눈꺼풀이 내려앉았다. 결국 그는 의식을 잃었다. 송혜선은 조심스레 무릎을 꿇었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조봉규의 얼굴을 스쳤다. 잠시 머뭇거리던 손끝은 이내 떼어졌다. ‘이젠, 끝이야.’ 송혜선은 망설임 하나 없이 돌아서며, 서늘한 공기 속으로 사라졌다. ...그동안, 상혁은 대부분의 일정을 취소하고 하연의 곁에 머물렀다. 둘만의 달콤한 시간은 보는 이들까지 부러움에 빠지게 했다. 이런 두 사람의 모습에 양가 부모님들은 대만족이었다. 어느 날, 오랜만에 양가 어른들이 한자리에 모였으니, 자연스레 상혁과 하연의 결혼 이야기가 오갔다. “약혼은 했지만, 전통대로라면 결혼식도 치러야지.” 최동신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조진숙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하연은 이미 조진숙에게 친딸과 다름없는 존재였기 때문에, 인생에 단 한 번뿐인 결혼식을 대충 넘길 순 없었다. “걱정 마세요. 결혼식 준비는 제가 맡아서 잘 준비할게요. 두 아이는 그날 예쁘게 하고 참석만 하면 됩니다.” “하하, 고맙소, 고맙소.” 최동신은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요즘 들어 최동신의 건강도 한층 좋아진 데다가 경사까지 겹치니 덩달아 기운이 나는 모양이었다. “아이들만 행복하면, 우리야 바랄 게 없지.” 옆에 있던 최하민이 자연스럽게 거들었다. “결혼식은 서둘러야겠지만, 아직 혼인신고를 안 했으니 그게 먼저 아닐까요?” 조진숙은 그제야 무릎을 탁 치며 소리쳤다. “맞다, 그걸 깜빡했네.” 그녀는 바로 말을 이었다. “그래도 혼인신고는 아이들 의견을 먼저 들어봐야지. 중요한 일이니까.” 하연과 상혁은 나란히 계단을 내려오다, 자연스럽게 들려온 혼인신고 이야기. 둘 다 순간 멈칫했다. 본능처럼 서로를 바라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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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오늘 바로 하자

최하성은 한 사람의 어깨에 손을 턱 얹으며 말했다. “하연아, 아직도 망설여? 이런 기회 다시 없어!” 마치 하연이 엄청난 대박을 터뜨린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하연은 살짝 고개를 들어 옆에 있는 상혁을 바라봤다. ‘그러고 보니, 진짜 내가 득 본 거네.’ 하연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입꼬리가 예쁘게 올라가며, 단호하게 말했다. “좋아요.” 짧고 확실한 대답이었다. 하연의 태도에 최하성이 환호성을 질렀다. “좋아!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 바로 하자!” “오늘?” 하연은 깜짝 놀랐다. ‘너무 급한 거 아니야?’ “좋다! 오늘이 딱이지.” 최동신도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성아, 하연이 신분증 얼른 가져와라.” “네, 할아버지!” 최하성은 신이 나서 뛰다시피 나갔다. 마치 자기 결혼인 양 들떠 있었다. 조진숙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바로 정신을 차렸다. “원 비서, 상혁이 신분증도 준비해 주세요.” 모든 것이 순식간에 진행됐다. 두 사람은 양가 가족들의 따뜻한 시선을 받으며 함께 문을 나섰다. ...구청. 서류를 작성하고, 필요한 절차를 하나하나 밟아 나갔다. 그리고 드디어, 두 사람의 손에 각각 가족관계증명서와 혼인관계증명서가 쥐어졌다. 하연은 혼인관계증명서를 내려다봤다. ‘진짜구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어제까지의 불안과 걱정은 다 지나갔어.’‘이젠... 내 행복을 움켜쥔 거야.’ 그 순간, 상혁이 환한 웃음으로 하연을 껴안았다. “안녕, 우리 와이프!”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이었다. 하연도 활짝 웃었다. 눈이 실룩 실룩, 초승달처럼 예쁘게 휘어졌다. “안녕, 우리 남편!” 행복에 흠뻑 젖어 있던 상혁과 하연은 눈치채지 못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한 줄기 음습한 시선이 두 사람을 집요하게 쫓고 있다는 걸. 송혜선은 옷 속에 숨겨둔 단칼을 손아귀에 꼭 쥐었다. 구청 계단을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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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결혼식

“부상혁, 너는 죽어야 해! 이 모든 건 다 네 잘못이야!” 송혜선은 미친 듯이 몸부림치며 소리쳤다. 입에서 쏟아지는 증오는 끝이 없었다. “너희 다 죽어야 해! 최하연 뱃속에 있는 그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애까지!” “입 막아.” 상혁의 이마에 핏줄이 불거졌다. 눈빛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하연의 얼굴도 순간 하얗게 질렸다. ‘괜찮아. 아무것도 듣지 마.’ 상혁은 곧장 몸을 돌려 하연을 가렸다. 하연이 지금 이 끔찍한 광경을 보지 않도록. 부드럽게, 그러나 단호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괜찮아. 우리 집에 가자.” 상혁은 하연을 꼭 끌어안고 그 자리를 떠났다. 더 이상 송혜선에게 시간을 줄 이유는 없었다. 뒤쪽에서는 경호원이 재빠르게 송혜선의 입에 천을 틀어막았다. 거칠게 몸부림쳤지만, 결국 꼼짝없이 끌려갔다. 그날 밤, 하연은 충격 때문인지 쉽게 잠들지 못했다. “괜찮아... 괜찮아...” 상혁은 하연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고 지켰다. 긴긴 밤이 지나고, 겨우 마음을 추스른 하연은 잠에 들었다. 상혁은 조용히 손을 뻗어 하연의 귀 옆 잔머리를 다정히 쓸어 넘겼다. 그리고 하연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을 맞춘 후, 자리에서 일어섰다. 베란다. 상혁은 혼자 서 있었다. 등 뒤로 떨어진 불빛이 남자의 그림자를 길게 늘였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귀에 가져다 댔다. [대표님, 인계했습니다. 지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수화기 너머에서 부하의 보고가 들려왔다. 상혁은 살짝 입꼬리를 비틀며 낮고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손하고 발... 그리고... 보내야 할 곳으로 보내.” 그 말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어둠보다 더 무거웠다. ‘부상혁을 건드린 대가... 죽음보다 더 끔찍할 거야.’ [네, 대표님.]상혁과 통화가 끊기자, 곧바로 송혜선을 둘러싼 경호원들이 움직였다. 벽 쪽에 몰린 송혜선은 두려움에 온몸을 떨었다. 그리고 잠시 후, 처참한 비명이 깊은 밤을 가르며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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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0화 영원히 이어질 사랑

“그래, 나도 열심히 해볼게!” 서여은과 정예나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리고 발걸음을 맞춰 함께 걸어갔다. 홀 안은 이미 양가 친척과 지인들로 가득 찼다. 모두가 환한 미소를 띤 채, 두 사람의 소중한 순간을 함께 축하하고 있었다. 곧, 길일이 다가왔다. 하연과 상혁은 곱게 차려입은 전통 혼례복을 입고, 정식으로 예식을 올렸다. 하늘에 첫 번째 큰절, 부모님께 두 번째 큰절. 최동신은 주빈석에 앉아, 얼굴 가득 자애로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 부동건도 이 모습을 보며 깊은 감회에 젖어 있었다. ‘예전엔... 나도 저랬었지.’ 부동건은 살짝 고개를 돌려 조진숙을 바라보았다. 한때 자신도 조진숙과 세상이 부러워할 만큼 아름답고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변했다. ‘시간이란... 참 무섭다.’ 그는 조용히 한숨을 삼켰다. 그리고 다시 따뜻한 눈빛으로 상혁과 하연을 바라보았다. 모든 의식이 끝난 후, 상혁과 하연은 양가 어른들께 예를 갖춰 인사드렸다. 어른들은 각자 준비한 선물을 내밀었다. 조진숙은 오랫동안 아껴온 비취 팔찌를 꺼내, 하연의 손목에 직접 채워주었다. “오늘부터 너희 둘은 부부다. 서로 의지하고, 함께 오래오래 살아야 한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하연은 달콤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 말에 조진숙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웃었다. “그래, 그래, 그래!” ...전통 예식이 마무리된 뒤, 하연은 방으로 돌아가 웨딩드레스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머리와 메이크업도 서양식 스타일로 새롭게 단장했다. 하연은 임신 중이었기에, 디자이너가 특별히 그녀를 위해 드레스를 수정해줬다. 바닥까지 흘러내린 순백의 드레스 위로, 은은한 광택을 머금은 실크에 촘촘히 수놓인 작은 다이아몬드들이 반짝이고 있었다.‘마치 별빛 속을 걷는 기분이야.’ 하연이 드레스를 입는 순간, 눈부시게 빛났다. 너무도 아름다워, 보는 이들의 숨마저 멎게 할 정도였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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