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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1화

지은설이 말했다.“별다른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전에 전화를 걸었을 때 급하게 끊는 걸 보며 나와 엮이는 게 곤란한 상황인 걸 눈치챘어요. 아마도... 두 사람은 아직 만나는 건 아닌가 보네요.”“그게 저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만약 조금이라도 신경이 쓰인다면 그냥 제가 넋두리한다고 생각하고 들어주세요.”부승희는 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지은설은 향 주머니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잠시 생각에 잠겼다.“이건 아마도 승희 씨가 승우 씨에게 선물한 거겠죠? 그때 제가 처음 운전을 시작하고 승우 씨 차량을 우연히 운전하게 됐는데 장식된 구슬이 너무 특이해 보여 손에 쥐고 보다가 실수로 구슬을 다 떨어뜨리게 됐어요.”“그 안에 든 구슬을 확인하고 너무 마음이 불편해서 제가 따로 가져가 버렸죠.”“그리고 승우 씨한테 차량을 돌려줬는데 승우 씨는 한참이 지나서 나한테 차량 장식품을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물어보더라고요.”“그래서 그냥 세차하던 직원이 실수로 망가뜨렸고 버렸다고 말했었죠.”여기까지 말하던 지은설의 눈빛이 조금 어두워졌다.“승우 씨는 화를 내지는 않았지만 기분이 안 좋은 게 느껴졌어요.”부승희는 기분이 착잡해졌다.“승우 오빠가 은설 씨한테는 많이 너그러운 사람이었나 보네요.”지은설은 부승희의 말에 아차 싶은 표정을 짓더니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그게 아니라...”지은설은 잠시 고민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그때의 승우 씨는 늘 기분이 저기압이었어요. 나와 대화하는 것조차 지쳐 했죠.”부승희는 묵묵히 얘기를 들었다.상황인 부승희가 화를 내지 않는 걸 확인하고 말을 계속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한테 헤어짐을 고했어요.”‘그렇게 빨리?’부승희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러자 상황인 쓴웃음을 지었다.“사실, 승우 씨는 소문처럼 저를 많이 좋아했던 게 아니에요.”“결혼까지 생각했었는데 좋아한 게 아니라니요.”“결혼하고 싶다는 말만 했지, 결혼한 것도 아니잖아요.”상황인 말을 고쳤다.부승희는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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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지은설은 잠시 고민하다가 농담 섞인 말투로 말했다.“이건... 좋은 일을 베풀면 그만큼의 보답을 받는다고 하잖아요.”부승희는 본인도 이승우에게 같은 말을 했던 게 떠올라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러나 생각할수록 왠지 분하고 불공평하게 느껴졌다.이승우는 대체 전생에 얼마나 큰 공을 세웠기에 주변에 이렇게 많은 좋은 사람이 있는 걸까?이곳저곳 마음을 준 바람둥이를 위해 전 애인이 이런 말을 해줄 사람이 몇 있겠는가?무엇보다도 지은설은 이승우가 보낸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찾아온 게 분명했다.아이가 아픈데도 이렇게 찾아올 정도면 이승우를 많이 소중하게 여긴다는 게 느껴졌다.부승희는 지은설을 슬쩍 보다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이런 사소한 일 때문에 자리를 비운다고 남편이 뭐라고 하지 않던가요?”지은설은 미소를 지었다.“돌려줄 물건이 있고, 앞으로 다시 승우 씨한테 부탁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니 직접 이곳까지 바래다줬어요.”남편 얘기를 꺼낸 지은설은 방금까지 이승우 얘기를 하며 쓸쓸한 표정을 짓던 것과는 딴판이었다.부승희가 말했다.“남편분이 참 좋은 사람인가 봐요.”“네. 착하고 온순한 사람이에요.”부승희와 지은설은 처음부터 친구가 아니었고 이승우 때문에 엮기에 된 사이다 보니 더는 할 얘기가 없었다.지은설은 자신이 제대로 말을 전하게 맞는지 고민이 되었지만 어떤 일은 설명을 한다고 해서 다 이해가 가는 건 아니었다.이승우가 부승희를 향한 마음은 아마 본인도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겨우 방관자에 불과한 지은설은 이 정도밖에 말을 꺼낼 수 없었다.“승희 씨, 제가 괜한 소리를 건넨 건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부승희는 창밖을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지은설은 오래 머물지 않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고,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넨 뒤 가방을 챙겨 떠났다.부승희는 한참 그 자리에서 생각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위층으로 향했다.그런데 회의실 입구에서 바로 이승우를 마주쳐 버렸다.부승희는 이승우를 무시하고 걸었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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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자신을 찾은 부승희에 양시연은 바로 눈치를 챘다.[지금 승우 씨가 너무 좋아서 나더러 대신 설득해 달라는 거죠?][난 시연 씨를 오답 노트처럼 쓰려고 찾아온 건데요!][그래요?]양시연은 바보 같은 표정의 이모티콘을 보내며 말했다.[내가 좀 오답 노트 같긴 하죠. 사랑에 눈이 멀어 정훈 씨가 조금 잘해주니 바로 덥석 결혼해버렸잖아요. 그러니까 승희 씨는 절대 나처럼 쉽게 승우 씨를 허락해주지 마요.]부승희는 어이가 없다는 이모티콘을 전송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양시연은 장난꾸러기 같은 이모티콘으로 답장했다.‘어휴. 말을 말자.’아무런 조언도 얻지 못한 부승희가 대화창을 나가려는데 양시연이 문자를 보내왔다.[사람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봐야 해요.]그 문자에 부승희는 한참 침묵했다.[곁에 있으면 좋고 멀어지면 서운하니 그냥 곁에 두면 되는 거죠.]그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부승희는 자신이 미로 한가운데에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 아무리 찾아도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일주일 뒤, 배여진은 퇴원을 할 수 있었고 부승희와 이승우도 병원을 찾았다.선기현은 며칠 전보다 많이 진중해진 것 같았고 퇴원 절차를 밟기 위해 이곳저곳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양가 부모님도 함께하고 있었으니 분위기는 꽤 화기애애했다.그러나 부승희의 눈엔 배여진과 선기현 두 사람이 일부러 대화를 피하는 게 보였다. 두 사람 사이엔 마치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것 같았다.눈치를 보던 부승희가 이승우에게 문자로 물었다.[기현 오빠 정말 믿어도 돼? 두 사람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기현이 말로는 이혼은 물 건너갔대. 여진이가 정말 잘못되면 두 가문이 철천지원수가 되는 거니까.]부승희는 문자를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배여진의 각도에 서서 생각하니 이게 더 마음이 아팠다. 옆에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인데, 그 사람은 고작 가문 때문에 자신의 곁을 지키는 것이었다.부승희는 핸드폰을 내려두고 배여진의 어머니와 함께 배여진을 부축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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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화

차가운 병원 로비 의자에 앉은 부승희는 정신을 차린 배여진 어머니가 선기현을 향해 질타하는 걸 듣고 있었다. 그러나 눈만 감으면 다시 온통 피범벅이던 그 사고 현장이 눈에 보였었다.배여진은 피를 많이 흘렸다. 사고 현장에는 덩어리로 보이는 무언가도 있었는데 그게 아이일 수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어떻게 이럴 수가.’불과 30분 전만 해도, 부승희는 배여진을 위로하며 집으로 돌아가 몸조리를 잘하라는 말을 했었다.그러나 현재...배여진은 여전히 수술실에 있었지만 왠지 예감이 좋지 않았다.이승우는 부승희의 옆자리에 앉아 낮은 소리로 이름을 불렀다.이에 고개를 든 부승희는 손발이 차게 느껴졌다.“어떻게 됐어? 여진 언니 살 수 있는 거지?”부승희는 무턱대고 질문을 쏟아냈고 이승우는 의사가 아니었으니 경과를 알지 못했다.대신 이승우는 옆자리에 앉아 부승희를 위로했다.“바로 병원 부근에서 생긴 사고라 수술실 들어가기 전에도 의식이 있었어. 그러니 아무 문제 없을 거야.”부승희는 말없이 이승우를 바라봤다.그리고 한참 뒤에 겨우 입을 열었다.“대체... 왜?”이승우도 어렵게 입을 열었다.“여진이가 우울증이래...”부승희는 두 눈을 질끔 감고 말했다.“기현 오빠도 그것 때문에 당분간 이혼을 하지 않겠다고 한 거지?”“아마도 그렇겠지.”부승희는 찬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그해 두 사람의 결혼식을 떠올렸다. 선기현의 맹세는 그토록 아름답고 감동적이었으나 이제 칼날이 되어 다시 배여진을 찔렀다.그토록 사랑했던 사이인데 배여진은 어떻게 감정 없는 결혼 생활을 받아들일 수 있었겠는가?배여진이 원했던 건 혼인이 아니라 사랑이었다.기다리는 건 아주 고달프고 힘든 일이었다. 배씨 가문과 선씨 가문은 한시도 앉아 있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했으며 부승희와 이승우도 묵묵히 그들의 곁을 지켰다. 그리고 날이 어두워질 무렵, 배여진의 수술이 끝이 났고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그러나 배여진은 아직 안심할 상황이 아니었다.배여진의 어머니는 울다가 지쳐 쓰러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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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이승우는 주방을 나서고 말없이 부승희를 꼭 껴안았다.“승희야, 참지 말고 울어도 돼. 다 괜찮을 거야.”부승희는 거의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고 그 말 한마디에 눈물이 펑하고 터져버렸다.이승우의 품 안에서 벗어나려 버둥거렸으나 눈물이 먼저 흘렀고 어쩔 수 없이 이승우의 셔츠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어버렸다.“오늘 이상하게 조용하다 싶었는데 내가 먼저... 내가...”가시가 목에 걸린 것처럼 부승희는 뒷말을 완성할 수가 없었다.이승우는 이런 부승희가 너무 마음 아파 말없이 등을 토닥였고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부승희를 위로했다.“여진이 아무 문제 없을 거야. 그렇게 좋은 사람을 하느님이 벌써 데려가실 리가 없잖아.”“하느님은 아무것도 몰라!”부승희는 엉엉 소리 내 울었다.“선기현 그 개자식을 혼내야지. 왜 여진 언니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거야!”“정말... 여진 언니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그럴 일 없을 거야.”이승우가 부승희의 말을 잘랐다.“승희야, 우린 그냥 기다리자. 그러면 좋은 소식이 올 거야.”배여진이 중환자실에 누워있다는 생각만 하면 부승희는 너무 마음이 아파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부승희는 크게 눈물을 흘렸던 적이 없다 보니 큰 소리도 몇 번 내지 못하고 숨죽여 눈물만 흘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승우가 부승희를 안아 들고 소파로 향했다. 그리고 아무 말 하지 않고 등을 토닥였다. 밤은 점점 깊어지고 부승희가 지쳐 잠이 들자 이승우는 부승희를 안아 들고 방에 눕혔다.부승희는 깊은 잠이 들 수 없었고 새벽에 또 잠에서 깨어났다.어느새 해가 뜨는 새벽이 되었고 사방은 온통 조용했다. 그런데 배여진이 트럭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던 장면이 자꾸 떠올라 부승희는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그래서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향했는데 옅은 담배 냄새가 느껴졌다.그리고 불어온 바람을 따라 고개를 돌리니 베란다에 사람이 서 있는 게 보였다.이승우였다.부승희가 그쪽으로 걸어가자 인기척을 느낀 이승우가 빠르게 담배를 짓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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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화

부승희는 차 사고로 피를 흘리던 배여진의 끔찍한 모습이 떠올라 밤마다 악몽에 시달렸고 이승우는 사랑에 눈이 멀어 모든 것을 잃어버린 배여진의 마지막을 되새기며 밤새 뒤척였다.부승희가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리고 배여진 역시 그럴 리 없다고 믿었지만 결국 그녀는 선을 넘어버렸다. 그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불안과 두려움이 조용히 가슴을 조여 왔다.배여진의 행동은 마치 거울처럼 그가 부승희에게 준 상처의 깊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만약 부승희가 강하지 않았다면 혹시...’그 생각이 스치는 순간 이승우는 더 이상 눈을 감을 수 없었다.“이승우, 제발 좀 가만히 누워. 귀신처럼 앉아 있으니까 나까지 잠을 못 자겠어.”침실에서 부승희의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승우는 그녀를 향해 몸을 돌리며 낮게 말했다.“승희야, 자.”“응.”그녀가 조용히 대답하자 이승우는 속삭였다.“내가 네 옆에 있을게. 내일 다시 배여진을 보러 가자.”“알았어.”배여진이 저지른 광기 어린 행동 이후 부승희와 이승우 사이의 평온함은 반년 만에 깨졌고 그들은 며칠 동안 정신없이 배여진의 상태를 지켜보았다.마침내 4일 후 배여진이 깨어났다.목숨은 건졌지만 그녀의 장기는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회복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예정이었다. 게다가 그중 상당수는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상처였다.병상에서 그녀는 산소 호흡기에 의지한 채 힘겹게 이혼을 요구했다.마치 감정의 실타래가 끊어진 듯 죽음의 문턱을 넘어온 그녀는 얼어붙은 눈빛으로 선기헌을 바라보았다.부승희는 이혼 절차를 지켜보러 병원에 가지 않았다. 대신 이승우가 다녀왔고 그의 말에 따르면 선기헌은 끝까지 이혼을 거부했다고 했다. 뒤늦게나마 양심의 가책을 느낀 듯 배여진을 평생 곁에서 지키겠다고 했다.배여진은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입을 뗐고 겨우 내뱉은 말은 단 한 마디였다.“필요 없어.”배여진의 부모는 한때 화해를 권유했지만 딸의 이혼 의사가 확고하다는 걸 알게 되자 전폭적으로 동의했다.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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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7화

배여진의 사건은 이승우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죄책감과 두려움의 그림자를 드리웠다.배여진이 떠났음에도 그는 여전히 부승희 앞에서 조심스러웠고 그녀에게 사과해야 했지만 단 세 글자로는 그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요즘 그는 오직 일에만 파묻혔다.월말 전에 유럽과의 대형 협력을 성사했고 이제 직접 현지에서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일만 남았다.출국 전날 그는 부승희의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둘 다 말없이 식사하던 중 부승희가 갑자기 물었다.“혹시 나도 배여진처럼 될까 봐 두려운 거야?”‘컥.’이승우는 반찬을 먹다 사레가 들려 고개를 숙이고 거칠게 기침했다.간신히 숨을 고르고 나서도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채 미간을 찌푸렸다.“그런 소리 좀 하지 마.”부승희는 태연하게 젓가락을 놓으며 말했다.“그럼 나 대신 퉤퉤퉤 해줄래?”이승우는 침묵했다.한참을 참다가 문득 자신도 모르게 속에서 끓어오르는 충동을 애써 눌렀다.물을 두 모금 마신 뒤 담담하게 말했다.“다음부터 헛소리 금지.”부승희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내일 몇 시 비행기야?”“열 시.”“그럼 오늘 밤에 짐 잘 챙겨.”이승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당부했다.“내일 김 대표 일행이 오는데 사람 많을 거야. 그냥 사무실 건물 옥상에서 연회 열어. 괜히 밖에서 고생하지 말고.”“알았어.”“나 없다고 너무 많이 마시지 마.”“응.”“김 대표 프로젝트는 좀 더 상의하고 결정해. 괜히 그 사람한테 말려들지 말고.” “알았어. 알았어.”...이승우는 마치 잔소리 많은 어머니처럼 한참이나 주의를 주더니 짐을 싸러 집으로 돌아갔다.부승희도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 그를 따라갔다.그가 캐리어에 옷을 넣는 걸 보며 방을 둘러보던 부승희는 거실 탁자 위에 놓인 낡은 지갑을 발견했고 무심코 집어 들며 말했다.“이거 이렇게 낡았는데 아직도 안 버렸어?”그녀가 열어보려 하자 이승우가 재빨리 빼앗았다.“쓰던 게 익숙해서.”부승희는 피식 웃으며 턱을 까딱했다.“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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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부승희는 회사로 돌아와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한 후 저녁에는 옥상에서 김 대표 일행을 접대했다.현장의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들어서자마자 마치 회사 창립 기념일 행사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테이블에 놓인 접시에는 ‘승가농목’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처음 회사를 설립할 때 부승희는 멋있고 고급스러운 이름을 짓고 싶었지만 같은 업계 회사들이 하나같이 ‘신희망’이나 ‘대농합’ 같은 이름을 쓰고 있어 결국 업계의 흐름을 따르자는 팀의 의견을 따랐다.‘승가’라는 이름은 ‘가정을 이루고 사업을 일으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소박한 느낌을 주었다.게다가 ‘승가’는 ‘승희’의 이름과 비슷했기에 ‘이승우는 부승희의 농장과 목장을 줄여서 승가농목이라고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그녀도 괜찮다고 생각했고 결국 그 이름으로 결정했다.예상보다 빠르게 1년도 채 되지 않아 사업은 탄탄한 기반을 갖추어 가고 있었고, 아직 수익이 많이 나진 않았지만 앞으로 잘 될 것이라고 부승희는 확신했다. “부 대표님, 김 대표님 일행이 도착하셨습니다.”직원의 말에 부승희는 정신을 차리고 직접 마중 나갔다.이승우는 먼저 화서시로 간 뒤 유럽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몇 시간 전 비행기 탑승 전에 연락을 받았으니 지금쯤이면 이미 이륙했을 터였다.부승희는 시간을 가늠하며 이승우가 착륙하면 안부를 물어야겠다고 생각했다.옥상을 연회장으로 사용하기로 한 것은 애초에 부승희와 이승우가 상의해서 결정한 일이었다.두 사람 모두 넓은 공간을 그대로 두는 것이 아깝다고 여겼고 그래서 처음부터 설계를 함께 고민했다.지난달 완공된 연회장은 기대 이상으로 멋지게 완성되었다.부승희는 김 대표 일행을 데리고 옥상을 둘러보았다.모두가 감탄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녀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손님들을 자리로 안내했다.식사 자리에서 사람들은 부승희가 젊고 능력 있다며 칭찬을 늘어놓았고 자연스럽게 이승우에 대한 찬사도 빠지지 않았다. 말이 이어지다 보니 두 사람이 참 잘 어울린다는 말까지 나왔다.부승희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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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부승희는 이승우와의 결말을 여러 번 상상했지만 어떤 결말도 그들이 함께 설계한 연회장에서 손님들을 대접하며 이승우가 황량한 사막에서 생사도 불분명한 상황에 놓인 그림은 아니었다.화가 나고 이승우를 원망하더라도 부승희는 그에게 재난이 닥치기를 바란 적은 없었다.그녀는 비서의 방향을 강하게 응시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비서의 말은 점점 더 선명하게 들렸고 부승희의 사지는 점점 더 굳어지고 마비되었다.“이걸 어떻게 부승희 씨에게 설명하죠?”“이 대표님이...”비서의 말은 떨리는 목소리로 끝났고 결국 말문이 막혔다.부승희는 발걸음을 멈추고 얼굴에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그쪽에서는 뭐라고 해요?”비서는 깜짝 놀라며 눈에 눈물이 고인 채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부승희의 마음은 더욱 무겁게 내려앉았다.“부, 부 대표님...”비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승희는 갑자기 몸을 돌렸다.그녀는 얼굴과 몸에 이상한 점이 없었고 발걸음도 정상적이었다. 마치 모든 것이 평범한 듯했다.하지만 그녀가 연회장 대문을 열었을 때 실내의 금빛 화려함과 술잔을 주고받는 소리 그리고 뒤쪽 복도의 고요한 죽음 같은 소리가 그녀를 압박했다. 온몸이 고통스러웠다.강한 이명 소리가 귀를 찌르며 부승희는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고 발걸음을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그런데 마치 절벽 끝에 서 있는 것 같았고 발을 헛디뎌 그대로 떨어졌다.“부 대표님.”부승희는 시야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쿵’“부승희.”혼란 속에서 오랫동안 고요함이 이어졌고 그 후 누군가 부드럽게 그녀를 불렀다.부승희는 정신이 흐릿하게 떠올라 눈을 떴다. 시야가 어두워지고 눈앞이 밝아지면서 무엇이든 흐릿하게 보였다.그녀는 침대에 누워 있었고 침대 머리맡에는 큰 인형이 놓여 있었다. 천장에는 직접 그려진 에치젠 료마의 그림이 있었고 창문에 걸린 흰 커튼이 오후의 미풍에 살랑살랑 흔들리며 아름다운 곡선을 그렸다.창가에 한 사람이 앉아 있었고 부승희는 그의 얼굴을 명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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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이틀 전 밤, 이승우는 면도하다가 살짝 긁혔고 부승희는 그 모습을 보고 장난스럽게 말했다.“이것도 재난의 한 조각으로 셀 수 있겠네? 이제 다 채운 거야?”“아직 하나 부족해.”“쳇. 점쟁이가 여덟 번이나 경고했잖아. 아마 다음엔 진짜로 손을 댈지도 몰라. 조심해.”“다음에 또 있으면 우리 둘은 아마 함께 있을 수 있을 거야.”“꿈깨.”...두 사람의 농담은 여전히 귓가에 울리지만 마치 전생의 이야기처럼 멀게 느껴졌고 부승희는 침대에 기대어 앉아 마치 오래전에 죽은 사람처럼 보였다.이승우와의 연락이 끊긴 지 30분이 넘었고 그녀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자신이 얼마나 오래 기절했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 휴대폰을 열면 아마 나쁜 소식을 보게 될 것만 같았다.그렇지 않으면 이승우가 이미 전화를 했을 텐데 그는 하지 않았고 휴대폰에는 그의 메시지가 하나도 없었다.이 생각에 부승희는 온몸이 저려오고 심장이 아파 숨을 쉴 수 없었다. 오감은 엉망이었고 눈앞은 흑백과 채색이 번갈아가며 현실과 꿈이 구분되지 않았다.사람은 이렇게 극도로 아플 때 기절하는 것 같다. 비록 깨어나더라도 그 이름을 떠올리면 고통이 반복되고 몸은 이를 견디지 못해 결국 잠으로 몸을 식히는 방법밖에 없다.부승희는 정신이 흐릿해지고 마치 자신이 비어버린 것처럼 텅 빈 껍데기만 남은 느낌이었다.자신이 얼마나 아픈지 설명할 수 없었지만 가슴이 무겁고 숨을 쉴 수 없었으며 뇌 속의 모든 생각은 끝없이 반복되는 기억들로 가득 차 있었다.부승희는 이승우와 함께 걸었던 거리 그가 사준 선물 그녀 앞에서 던졌던 장난스러운 말들 그리고 그가 돼지 농장에서 내기했던 내기를 기억했다.눈을 떠보니 베개가 다 젖어 있었다.그녀는 소리 내어 울 힘조차 없었다. 온몸의 힘은 이승우의 소식을 본 순간 모두 사라져 버렸다.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몇 번이고 기절했고 누군가가 왔다 갔다 하며 부승희의 상태를 확인했다.매번 깨어날 때마다 부승희는 그것이 꿈일 뿐이라고 믿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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