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의 독점적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681 - 챕터 690

1254 챕터

제681화

연정훈이 양석진을 아버님이라 호칭하자 점수를 제대로 따게 되었다.별수 없어진 양지원은 몰래 연정훈을 슬쩍 노려보았다.‘이 녀석이!’그러나 연정훈은 표정 변화 한번 없이 양석진과 대화를 이어갔다.양석진은 기분이 좋아져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또 연씨 저택으로 가는 시간이 늦어질까 재촉했다.그러자 양지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연정훈을 살폈다.이번에는 연정훈이 한 발 더 빨랐다.“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도 시연이 괴롭히지 못하게 제가 지킬 겁니다.”“...”‘눈치 한번 빠르네.’양지원은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이만 가봐.”그 옆의 양시연은 몰래 입꼬리를 올렸다.그러다가 싸늘한 표정의 양지원과 시선이 마주치고 마른기침을 해댔다.양지원이 양시연을 잠시 째려보았다.‘이런 속없는 딸내미.’양시연은 괜히 멋쩍은 기분이 들었고 집을 나서기 전 양지원에게 애교를 부렸다.그렇게 두 사람을 떠나보내고 양지원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가 양석진과 두 눈이 딱 마주치고 왠지 부끄러운 마음에 시선을 슬쩍 피했다.양석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곧 공항으로 갈 거지?”양지원이 고개를 끄덕였다.“백호가 통화에서는 혁수가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했는데 너무 걱정돼서 가봐야겠어요.”“참.”양지원이 양석진을 향해 말했다.“오늘 볼일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시간이 이렇게 지체되었는데 빨리 가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괜찮아.”양석진이 자리에서 일어섰다.“먼저 공항으로 바래다줄게.”양지원은 몰래 미소를 지었다. 지금까지 집을 떠나지 않을 걸 보아 자신을 바래다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그러나 여전히 덤덤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혼자 갈 수 있어요.”양석진이 양지원을 힐끗 바라보더니 눈썹을 살짝 쳐들었다.“그래. 나도 알아.”“그럼...”“그래도 그냥 바래다주고 싶어서 그래.”양석진은 닭살 돋는 말도 참 무덤덤하게 뱉았다. 방금 연정훈이 아버님이라고 말하던 모습보다도 더 덤덤해 보였다.그동안 양석진과 양지원은 대낮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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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짧은 대화를 통해 양민아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양시연이 몰래 감탄하는데 차량이 연씨 저택 부근에 도착했다.연씨 가문은 역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가문답게 저택에서도 그 오랜 역사를 엿볼 수 있었다.양지원은 널찍한 시야와 해가 잘 드는 걸 좋아해 양씨 저택은 사방이 탁 트인 공간이 많았다.그러나 연씨 가문은 풍수지리를 아주 중요히 여겨 정원부터 뒤뜰까지 거의 빈 공간이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거실도 풍수지리적으로 아주 훌륭한 배치를 가졌다.양시연은 오늘 은색 빛이 도는 원피스를 입고 7센티미터가 되는 하이힐을 신었다. 그리고 머리를 반듯하게 올렸는데 햇빛 아래 피부가 투명하게 빛이 돌았다.거실에는 연재혁 표세연 부부를 제외하고 연호민, 민수희도 함께였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창가 자리에 앉아 화분에 물을 주고 있었다.멀리서 보면 꽤 화목해 보였다.연정훈과 양시연이 안으로 들어오자 표세연이 활짝 웃으며 양시연을 반겼다.양시연은 창가의 두 사람을 향해 계산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민수희의 표정도 확인하지 않고 몸을 휙 돌려 표세연의 옆으로 앉았다.“...”표세연은 기분이 퍽 좋아 보였다. 아들이 드디어 결혼한 것도 기쁜 일인데 이렇게 훌륭한 아내를 맞다니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표세연이 양시연의 손을 잡고 강남시티의 집은 마음에 드는지 물었다.“필요한 게 있으면 얼마든지 채워 넣거라. 구하기 힘든 게 있으면 나한테 말해. 그러면 내가 바로 구해줄게.”양시연은 왠지 적응되지 않아 예의상 미소만 지었다.그러나 표세연은 개의치 않고 도우미를 시켜 차를 내오게 했다.이어지는 인사 순서는 오전과 마찬가지로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시작되었다.조금 의외였던 건 민수희는 여전히 굳은 얼굴이었지만 일부러 양시연을 난처하게 만들지는 않았다.인사를 건네고, 절을 하고, 용돈을 받는 내내 민수희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이어 연정훈의 부모님 차례가 되고 부부는 활짝 웃은 채로 여러 덕담을 건넸다.“시연이랑 정훈이가 여기까지 오도록 많은 고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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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시연이가 좋아하지 않는 요리는 치우면 되죠. 그게 뭐가 대수라고.”표세연이 덤덤하게 말하자 정 할머니는 잠시 주춤하다가 얌전히 순대를 가지고 나갔다.그러나 아직 공기 중에 남은 냄새에 양시연은 여전히 속이 불편했다.다행히 다른 요리는 아주 담백했고 모두 입에 맞았다.빨리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 다른 걸 챙겨 먹으면 된다는 생각에 양시연은 말을 아꼈다.연정훈이 제육을 집어 밥 위로 올려주며 물었다.“먹고 싶은 거 있어?”식사 자리가 조용해졌다.국을 마시던 민수희는 조용히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양시연은 젓가락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시선을 마주했다. 그리고 연정훈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바로 눈치를 챘다.“사케 푸아그라가 먹고 싶네요. 어제 식장에 수성시에서 온 셰프가 만든 게 입에 맞더라고요.”연정훈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정 할머니를 향해 말했다.“이 셰프한테 사케 푸아그라를 준비해달라고 하세요.”“이미 점심 시간대도 지났고 이 셰프도 쉬는 시간이 아니겠느냐?”민수희가 입을 열었다.“굳이 번거롭게 그럴 필요가 있겠어?”정 할머니가 미소를 지은 채로 말했다.“도련님, 우리 집에 푸아그라는 없어요. 그렇게 잔혹한 식재료는 인간적으로 먹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요?”“없으면 사 오세요.”연정훈이 젓가락을 내려 두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경인시에 없는 게 어디 있어요?”정 할머니는 말문이 막혔다.정 할머니가 움직이기도 전에 연정훈이 말했다.“제가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제 말은 자꾸 무시하시네요.”“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서둘러 주방에 알리지도 않으시고.”연정훈은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정 할머니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연재혁은 먼저 예상했던 일이란 듯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그리고 그 옆의 표세연은 아들이 두 사람을 상대하는 걸 흥미진진하다는 얼굴로 구경했다.민수희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연호민이 연정훈을 향해 무덤덤하게 말했다.“정 할머니도 이 집안의 어른인데 예의를 차리거라.”“그럴 수는 없죠.”연정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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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멀쩡히 밥을 먹다가 굳이 이렇게 태클을 걸어 가족 모두가 기분이 망쳐야 하겠어?”연호민이 언짢은 듯 말했다.“시연이도 괜찮다고 하지 않느냐!”연정훈은 여전히 뜻을 굽히지 않았다.“시연이가 괜찮다고 말한 건 예의를 차려 한 말이에요. 그걸 악용해 괴롭히라는 의미가 아니라고요.”“누가 악용을 하고 괴롭혔다고 그래?”민수희도 참지 못하고 말했다.“집에 식재료도 없는 요리 하나로 이렇게 상을 뒤엎어야겠어? 너희들이 온다고 해서 특별히 준비한 음식인데 네가 직접 봐봐. 어느 요리가 평범하고 무난한 요리이지?”“자세히 보면 시연이가 좋아하는 요리는 하나도 없는걸요.”민수희는 말문이 막혔다.연정훈이 냉소를 터뜨렸다.“결혼한지 이튿날 양가 부모님을 만나는 자리에서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요. 양씨 가문 사람들은 차를 끓여도 내 입맛이 뭔지 물어봤어요. 그런데 우리 집에서는 시연이가 좋아하는 음식은커녕 모든 가족이 할머니 입맛대로 건강식을 먹어야겠어요?”그 말에 민수희가 화를 내기도 전에 연재혁과 표세연이 고개를 갸웃했다.‘정말?’‘네 장모님이 그렇게 잘 챙겨줬다고?’‘지어낸 거지?’양시연은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마른기침했다.가끔 연정훈이 이렇게 안색 한번 변하지 않고 거짓말을 할 때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탁!이번에는 연호민이 수저를 큰 소리로 내리쳤다.민수희는 남편이 제 편을 들어주는 줄 알고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말했다.“너희들이 오늘 이 집을 찾은 이유가 나와 네 할아버지에게 태클을 걸기 위해서였구나! 결혼한 지 둘째 날부터 가문에서 주름을 잡으려는 거지!”연정훈은 대꾸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강하게 나갈 생각이었다.양시연은 앞접시에 놓인 반찬을 젓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며 불쌍한 척 어깨를 구겼다.분위기가 어느새 살벌해지고 연재혁이 자리에서 일어섰다.“어머니, 정훈이가 이러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 번만 봐주세요.”“정훈이는 입이 없는 거니?”민수희가 냉소를 터뜨렸다.“네 아들이 이사회에서 이사진들을 말로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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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결국 사케 푸아그라가 식탁에 올랐다.양시연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승리를 거머쥐게 되었다.배부르게 먹어 집에 돌아가 따로 챙겨 먹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양씨 저택에서 나온 양시연은 방문 전보다도 기분이 퍽 좋았다.그래서 차에 올라 목을 가다듬고 이렇게 말했다.“그래도 방금 너무 심했던 거 아니에요? 오늘 할머니가 따로 눈치를 준 것도 없는걸요.”연정훈이 슬쩍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속 시원하지?”“...”양시연은 반듯하게 자리에 앉아 있다가 입가를 가린 뒤 빠르게 연정훈의 옆에 찰싹 붙었다.“시원해요!”연정훈이 입꼬리를 올렸다.그리고 자연스럽게 양시연을 제 품에 가두었다.깜짝 놀란 양시연은 두 눈을 질끈 감았고 다시 뜨니 어느새 연정훈의 품 안에 있었다.이 품에서 벗어날까 고민도 했지만 연정훈이 두 눈을 감고 입을 열었다.“결혼을 한 이상 네가 편히 지내게 해주고 싶어. 작은 일부터 큰 일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억울한 일을 막아줄게.”그리고 눈을 뜨고 양시연을 가만히 바라봤다.진지한 연정훈에 양시연은 조금 민망해졌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그리고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품 안에서 벗어날 생각을 했다.하지만 오늘 꽤 잘 챙겨준 걸 떠올리며 잠시 품 안에 안겨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연정훈은 이런 속마음을 읽고 기분이 퍽 좋아졌다. 그래서 양시연의 허리에 손을 올리고 꼭 껴안았다.양시연은 이렇게 더운 여름철에 신혼여행을 떠나고 싶지는 않았고 결혼 뒤 3일 동안 집에서 푹 쉬기로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한 달 동안 어떻게 양가 친척들에게 인사를 드릴지 계획을 세웠다.집에 도착하고 양시연은 연정훈의 꼬리처럼 졸졸 붙어 다녔다.“친척들, 친구들 정보를 전부 다 알려줘요. 그리고 내가 이어받아야 할 재단도 다시 말해줘요. 작은 디테일일수록 좋아요.”연정훈은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고 시원하게 말했다.“좋아. 노트북 챙겨 서재로 따라와.”“오케이!”양시연은 기쁜 마음으로 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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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양시연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됐어요. 너무 서운한 척하지 마세요. 배우자끼리 지식을 나누는 데도 비용을 따지다니 정훈 씨 진짜 너무 짠돌이 아니에요?”연정훈은 양시연을 힐끗 보며 말했다.“여보라는 두 글자가 그렇게 말하기 어려워?”‘아직도 배우자라고 하다니.’양시연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양시연은 복숭아를 들고 있다가 연정훈의 말에 그가 본가에서 입만 열면 ‘내 아내’라고 말하던 모습이 떠올라 얼굴이 뜨거워졌다.“그거나 그거 아닌가요?”양시연은 눈을 돌리며 허세를 부리듯 연정훈을 흘겨보았다.“이제 설명할 거에요 말 거에요? 수업 시간 45분 내내 말장난으로 날아가겠어요.” “무료 강의는 원래 이 정도 퀄리티야. 말장난이 마음에 안 들면 유료 강의로 업그레이드해.”양시연은 말문이 막혔다.연정훈은 평소엔 말수가 적었지만, 한번 말싸움을 하면 양시연은 이길 수가 없었다.“입만 열면 과외비 이야기네요.”양시연은 등을 곧게 펴며 단호히 말했다.“일단 설명부터 해요. 나중에 필요하면 어떻게 결제할지 얘기하죠.”연정훈은 살짝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요점을 설명하기 시작했다.“기억해. 어떤 계약이든 상대와 먼저 가격을 협상한 뒤에 시작해야 해.”연정훈은 양시연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큰 문제를 겪게 될 수도 있어.”이 점은 양시연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대충 메모하며 알았다는 사인을 보였다.한참 잡담을 나눈 후에야 두 사람은 비로소 본론으로 들어갔다.불을 켰고 연정훈은 외투를 벗은 채 하얀 셔츠와 검정 바지 차림으로 손에 레이저 포인터를 들고 있었다. 그가 입을 열자 강단에 서 있던 그의 모습이 눈앞에 그대로 재현되는 듯했다.양시연은 몰래 몇 번이고 연정훈을 쳐다보며 자기도 모르게 교수님이라고 부를 뻔했다.연정훈은 양시연에게 인간관계의 복잡함과 세상의 이치를 설명하며 자선 사업 운영 방식과 그 뒤에 숨겨진 이익과 위험에 대해 가르쳤다.양시연은 꼼꼼히 메모하다가 암흑 적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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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양시연은 혼인신고서에 마법이 깃들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혼인신고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연정훈과의 관계가 이렇게 자연스럽지는 않았는데 증명서를 받고 결혼식을 치른 후에는 어느새 거리감이 사라진 듯했다.연정훈이 한마디를 던지자 양시연은 그가 무슨 암시를 하는지 금세 눈치챘다.양시연은 잠시 고민하더니 손을 뺐다가 새우 칩 한 조각을 입에 넣고 또 한 조각을 연정훈의 입가로 가져다주었다.연정훈은 침묵했다.“...”연정훈은 양시연을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양시연은 어깨를 으쓱하며 모르는 척 시치미를 뗐다.‘이제 비용 지급한 거예요.’연정훈은 진지하게 그녀와 따지려는 듯하다가도 양시연의 입가에 묻은 양념 가루를 발견하곤 자연스럽게 휴지를 꺼냈다.그는 그녀의 턱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몇 살인데 먹으면서 입에 이렇게 묻히고 다녀?”양시연은 본능적으로 입술을 핥았다.하지만 그 순간 연정훈은 막 양시연의 입술을 닦아주던 중이었고 휴지를 사이에 둔 채로 그녀의 혀가 연정훈의 손가락에 살짝 닿는 느낌이 들었다.연정훈의 손이 멈추는 듯했지만, 이내 다시 움직이며 남은 자국을 닦아냈다.그러나 연정훈의 시선은 한층 어두워져 있었다.양시연은 연정훈이 지나치게 세심하게 닦아주는 것 같아 어딘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주변은 조용했고 프로젝터 화면이 바뀌면서 조명도 살짝 달라졌다.눈이 피로했던 그녀는 두어 번 눈을 깜빡이며 불편함을 덜어내려 했다.다시 눈을 떴을 때 연정훈은 이미 모든 걸 마치고 양시연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연정훈의 깊은 눈빛과 양시연의 시선이 공중에서 마주치더니 곧 얽혀들었다.양시연은 연정훈의 의도를 읽어냈고 어젯밤의 키스가 떠올라 손으로 과자 봉지를 꽉 쥐었다.아무 말 없이 연정훈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심장이 요동쳤고 양시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어쨌든 오후 내내 강의를 들었고 부부라는 명분도 확실하니 한 번쯤 괜찮다고 생각했다.양시연은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다...똑똑똑!양시연은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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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양시연은 민수희가 참 웃긴다고 생각했다. 한가해서 손주 신혼부부에게 괜히 불편을 주려는 건지 의심스러웠다.연정훈이 아래층에서 정 할머니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을 때 양시연은 여 아주머니와 함께 방을 정리하고 있었다.여 아주머니가 말했다.“아직 눈치 못 채셨나요?”“뭘요?”여 아주머니는 한숨을 내쉬었다.“아씨께서 이미 다 예상하셨어요. 예전에 결혼 전 연호민 씨가 주식 천천히 넘겨준다고 한 거 기억 안 나세요? 최소 3개월은 걸린다던 그거요. 3개월이라고는 했지만, 실제로는 반년은 걸릴 거라니까요!”양시연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엄마가 혹시 할머니가 중간에서 방해해서 나랑 연정훈이 이혼할까 봐 걱정하는 거예요?”“그럼요!”“설마요. 할아버지는 저희 가문과의 관계를 더 단단히 묶고 싶어 하시잖아요.”“연호민 씨는 그렇지만, 민수희 씨는 또 다르죠!”여 아주머니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바닥에서 결혼하고 바로 이혼하는 게 흔한 일인 거 모르세요?”양시연은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겼다.연정훈은 정 할머니를 정중하게 내보내려 했지만, 그녀는 떠나지 않았다.오랫동안 연씨 가문에서 일해온 터라 아무리 연정훈이라도 너무 모진 말은 하지 못했다.결국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정 할머니는 아래층에서 반나절을 앉아 있다가 스스로 짐을 챙겨 보모 방에 정착해 버렸다.양시연은 정 할머니가 연세가 많다는 걸 고려해 연정훈에게 표세연을 통해 설득해 보자고 제안했다.연정훈은 그날 밤에는 비교적 온화하게 동의했지만, 다음 날 저녁에는 폭발하고 말았다. 직접 정 할머니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정 할머니를 데려가라고 했다.사실 연정훈이 24시간 넘게 참은 것만 해도 그는 충분히 교양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첫날 정 할머니는 연정훈과 양시연의 키스를 방해했다.‘좋아.’연정훈은 참았다.밤에 양시연과 침대에 기대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첫날밤을 보냈다.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연정훈은 양시연을 품에 안고 추천한 영화를 함께 보았다. 양시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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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정 할머니의 아들과 손자가 함께 경인으로 와 그날 오후 바로 정 할머니를 데려갔다. 떠나면서도 정 할머니는 연신 고개를 돌려가며 연정훈에게 사과 했다. 혹시라도 연루될까 봐 두려운 모습이 역력했다.양시연은 부승희와 통화를 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연정훈이 몇 번이나 분위기를 잡으려다 방해받고는 약이 올라 보였던 표정을 떠올리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그때 부승희도 기다렸다는 듯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부 변호사께서 쓰레기통 뒤졌다고요?”양시연은 충격을 받았다.잠시 후 부승희는 라이브 사진을 보내왔다.라이브 사진도 모자라 이모티콘까지 만들어 보냈다.사진 속에서 부승원은 종이봉투를 들고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고 부승희는 여기에 자막까지 넣었다. [가방 어디 갔어? 내 이만큼 큰 가방 어디 간 거냐고?]양시연은 너무 웃겨서 배를 잡고 웃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의아했다.“혹시 반우희 씨 가방이라도 찾아주려던 거예요?”그럴 리가 없었다.양시연은 예전에 부승원이 반우희를 단호하게 거절하며 쏟아냈던 독설을 직접 들은 적이 있었다. 그때의 부승원은 더없이 차가웠다.부승희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우리 오빠는 진짜 지독한 츤데레에요.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더 싫다고 하는 타입이라니까.”양시연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말을 잃었다.“...”‘진짜 독특한 성격이네...’이틀 후 만날 약속을 잡은 뒤 전화를 끊고 양시연은 고개를 들었다. 마침 연정훈이 윗층에서 뭔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양시연은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피식 웃음을 지었다.연정훈은 어이없었다.“...”연정훈은 살짝 냉기가 도는 눈빛으로 양시연을 바라보며 그녀 옆에 천천히 앉았다.양시연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다가가 말했다."왜 이렇게 화가 나셨어요? 그래도 정 할머니는 정훈 씨 잘되라고 그러신 거잖아요. 그 약재로 만든 한약 엄청 좋은 거라던데요?"연정훈은 양시연을 째려보며 말했다."대낮이라 내가 너를 어쩌지 못할 거로 생각하는 거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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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부승원은 정인 본사에서 업무를 보다 연정훈에게 몇 가지 확인 사항을 메시지로 보냈다.연정훈은 짧게 답했다.[바빠. 좀 일이 있어.]부승원은 다시 짧게 응답했다.[응.]굳이 세부적인 걸 묻지 않는 성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연정훈이 먼저 상황을 털어놨다.[방금 양시연 사진 찍어줬는데 내가 못 찍었다고 잔뜩 투덜대더라. 수정해 달라길래 지금 차 안에서 고치는 중이야. 밤에는 아무것도 못 할 듯 싶어. 오늘은 계속 사진 수정만 하다 끝날 것 같아.]부승원은 잠시 멍하니 화면을 바라봤다.“...”‘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왜 이렇게 자세히 말하는 거야? 완전 어이없네.’“이거 괜찮은데요!”차 안에서 양시연은 연정훈이 수정한 사진을 보고 고개를 쭉 내밀며 강하게 긍정했다.연정훈은 그녀를 힐끔 바라보다가 물었다.“보내줄까?”“네.”양시연은 들뜬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사진을 받을 준비를 했다. 몇 장이 저장되지 않아 다시 요청했고 저장한 후에는 나중에 인쇄해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연정훈은 그녀의 모습을 힐끗 살폈다. 양시연이 사진을 친구들에게 공유하거나 인스타에 올릴 법도 했지만, 의외로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는 무심하게 물었다.“너 인스타에 게시물이 많지 않네?”양시연은 태연히 대답했다.“난 일상을 공유하는 습관이 없어요.”“...그래.”연정훈은 더 묻지 않고 차를 출발시켰다.양시연은 잠시 그의 옆모습을 지켜보다가 문득 그의 속내를 깨달았다.잠깐 생각에 잠긴 양시연은 일부러 태연한 척 물었다.“오랜만에 나왔는데 우리 셀카 찍을까요? 인스타에 올리게요.”연정훈은 순간 설렜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하게 말했다.“앞으로 가서 더 좋은 배경을 찾아보자.”양시연은 속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배경은 무슨 배경? 그냥 셀카잖아.’잠시 후 그녀는 차를 세우라고 하며 안전벨트를 풀었다. 손에 작은 미니 탕후루를 들고는 연정훈에게 건넸다.“이거 들고 있어요.”연정훈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양시연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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