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원은 계속해서 양시연 쪽 상황을 신경 쓰고 있었다. 비록 민수희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히 듣지는 못했지만,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기분이 상한 양지원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지만, 양석진이 양지원을 붙잡았다.“뭐 하는 거예요? 가서 시연을 좀 봐야겠어요.”“거기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시연을 도와줄 사람이 없을 수 없어.”양지원은 잠시 고민하다 자리에 앉았지만, 시선은 여전히 맞은편 테이블에 고정돼 있었다.연씨 가문의 테이블에서는 모두가 동시에 민수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겉으로는 평온한 듯했지만, 그 안에 비난의 기류가 느껴졌다.‘제발 이성적으로 행동해 주시길.’민수희는 침묵했다.“...”사실 민수희는 오늘따라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기분까지 엉망인 상태에서 억지로 이 자리에 나왔다. 그런 와중에 이런 상황을 마주하자 갑작스레 서러움이 밀려왔다.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모두 민수희의 가족이었지만, 아무도 그녀를 이해해 주지 않는 듯했다.“시연아, 할머니께서 몸이 안 좋으셔서 오늘은 술을 마시기 힘드신가 보다.”표세연이 부드럽게 웃으며 분위기를 풀어보려 했다.양시연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였다.표세연은 직접 민수희의 잔에 주스를 따르며 다정하게 몇 마디를 건네려 했다.그러나 민수희는 고개를 들어 차갑게 그녀를 바라봤다.표세연의 손이 멈췄고 분위기는 순간 얼어붙었다.그때 한쪽에 앉아 있던 연호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민수희의 얼굴이 굳어졌다.“할머니가 오늘 몸이 좀 불편하시니 이 잔은 할아버지가 대신할게. 너희 평생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한다.”연호민은 말을 마치며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잔을 두 사람을 향해 들어 올렸다.양시연과 연정훈은 눈길을 주고받으며 동시에 잔을 낮춰 깊이 예를 표했다.연호민이 자리에 앉자 민수희는 무언가 말하려다 연호민의 단호한 태도에 말을 삼켰다.“세연아, 어머니께서 몸이 안 좋아 보이신다. 안으로 가서 쉬실 수 있도록 부축해 드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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