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그는 이 일이 이준서 그리고 신석림과 관련된 일이라고 짐작했었다.“당신들은 협회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하면 많은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지는 생각하지 않고 허구한 날 어떻게 하면 독점할 생각부터 하고 있네요. 나도 당신들 같은 사람으로 만들 생각입니까? 꿈도 꾸지 말아요.”인명진은 경멸이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이준서의 얼굴에 웃음이 점차 사라졌다. 그가 인명진을 혐오스럽게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랐다.“그거 알아요? 난 당신같이 잘난 척하는 사람이 참 별로더라고요. 좋은 마음에서 귀띔해 주는 건데 고맙다고는 못할망정. 더 이상 뭐라 하지 않겠습니다.”“어차피 수술이 실패하면 당신은 내기에서...”내기에서 진다는 말을 끝내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였다.잠시 후, 수술실의 불이 꺼졌고 미닫이문이 좌우로 열리자 은서우가 달려 나왔다. 그녀는 곁에 있는 사람들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가장 먼저 인명진에게로 달려갔다.지금 이 순간, 그녀의 눈에는 그밖에 보이지 않았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고 목소리가 한껏 들떠있었다.“인명진 씨, 나 해냈어요. 수술 성공했다고요.”그가 자신의 품 안에서 폴짝폴짝 뛰는 그녀를 한 손으로 받쳐주며 옅은 미소를 지었어요.“잘했어요.”간단한 한마디 말이었지만 은서우는 만족스러웠다.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이 순간만큼은 보람을 느꼈다. 이건 단지 그녀에 대한 인정뿐만이 아니라 그녀에게도 자신의 능력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자신에게는 의사가 될 자격이 없다고 의심했던 것 같다. 열등감이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었다는 걸 그녀조차도 깨닫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것들은 모두 과거가 되었고 보이지 않는 열등감과 어둠이 모두 먼지처럼 사라졌다. 그녀도 이젠 새로운 인생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요. 방금 수술할 때...”이준서를 발견한 순간, 은서우는 입을 다물었다. 그의 시선에 그녀는 지금 자신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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