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조금씩 밝아올 때, 유건은 눈을 떴다.그리고 제일 먼저 보인 건, 병상 옆에 엎드린 채 잠든 시연이었다.불현듯, 마음 깊숙이 기쁨이 번졌다.‘시연이... 온 거야? 밤새 곁을 지킨 거야?’유건은 머리와 가슴에 부상이 있지만, 팔다리는 움직일 수 있었다.그는 다리로 담요를 끌어당겨, 손으로 힘겹게 펴서 시연 어깨에 덮어줬다.그런데도 시연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어젯밤에 날 간호하느라... 많이 피곤했나 보네.’“바보...”유건은 낮게 웃으며 중얼거렸다.“간호사도 있는데, 왜 이렇게 무리해.”말과는 달리, 속은 꿀처럼 달았다.잠시 후, 시연이 눈을 떴다. 고개를 들자, 유건과 눈이 마주쳤다.“깼어요?”“응.”“아...”시연이 하품을 하며 물었다.“어때요? 다친 데 말고, 다른 데 불편한 건 없어요? 메스껍다거나, 숨차다거나...”시연이 상태를 확인하는 거란 걸 알기에, 유건은 잠시 몸을 느껴보고 고개를 저었다.“없어.”“다행이네요. 큰 문제는 없다는 거네요.”시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목말라요? 물 줄까요?”“응.”시연은 물을 받아와 유건의 입에 조심스럽게 댔다.그 순간, 유건은 팔을 들어 시연의 허리를 끌어안으려 했다.“아앗!”시연이 비틀리며, 컵 속의 물이 쏟아질 뻔했다.“뭐 하는 거예요? 이러다 시트 젖으면 간호사만 번거롭죠.”“히히...”유건이 이를 보이며 웃었다.“그냥... 안아보고 싶어서.”시연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봤다.어젯밤만 해도 도리슬과 함께 사고를 당했으면서, 이렇게 태연할 수 있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하지만... 고유건이란 사람은 원래 이런 식이었다.“아, 맞다...”유건은 갑자기 도리슬이 떠올랐다. 무심코 묻고 싶었지만, 시연을 바라보다가 말이 목구멍에서 멈췄다.어젯밤 이후의 상황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시연이가 도리슬을 봤을까? 혹시 오해한 건 아닐까?’“시연아, 어젯밤에...”쿵쿵-유건이 막 입을 열려는 순간, 병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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