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우리 아빠예요?”조이는 이유는 몰라도, 이 질문만큼은 엄마 앞에서 하면 안 된다는 걸 아는 듯했다. 목소리는 조그맣지만, 눈동자 속엔 또르르한 빛이 가득했다.‘이 대답... 얼마나 기다렸을까?’조이의 눈에 비친 그 간절함이, 유건의 심장을 세차게 때렸다. 순간 입 안이 바짝 말랐다. 목젖이 한 번 크게 움직이고, 유건도 조이처럼 목소리를 낮췄다.그러고는 물끄러미 욕실 쪽을 훔쳐봤다.물 떨어지는 소리는 여전히 또렷했다. “조이는... 왜 그렇게 생각해?”선뜻 ‘맞다’라고도, ‘아니다’라고도 말할 수 없었다.“어떤 아저씨가 어린이집 친구를 데리러 왔어요. 근데 친구가, 그 사람이 자기 아빠래요.” 이번 주부터 조이는 정식으로 새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다.며칠 안 됐지만, 입학 면접 때 고 대표님이 직접 나섰다는 소문에, 원 안팎이 벌써 떠들썩했다.선생님들도, 학부모들도 관심이 쏟았고, 덕분에 조이는 금세 친구가 생겼다.조이는 고개를 갸웃하며 유건을 보았다.“차 타고 조이 데리러 오고, ‘높이 높이’ 해주고, 같이 놀아주고... 또...”조이는 잽싸게 욕실 쪽을 흘끗 보더니, 더 작게 속삭였다.“엄마를 안아주는 사람, 그게 아빠잖아요. 아저씨가 아빠 맞죠?”아이 나름의 논리, 그 단순하고도 정확한 결론.틀린 말은 아니었다. 아니, 유건 역시 그렇게 되길 바랐다.‘이 눈빛을 보고... 후회가 안 되면 그게 사람이냐.’만약 그때, 조금만 더 세심했더라면...조금만 더 시연을 아껴줬더라면...아니, 그 3년 동안 그렇게 잔인하지만 않았더라면...조이는 지금, ‘아빠 없는 아이’가 아니었을 텐데...유건은 부드러운 아이의 체온을 품에 안고, 머리칼에 입을 맞췄다.“조이는, 아저씨가 아빠였으면 좋겠어?”“네!!”망설임 없는 대답과 함께, 조이는 더 깊숙이 유건 품으로 파고들었다.“아저씨 좋아요! 아저씨가 아빠면 좋겠어요!”‘참... 착한 애네.’유건의 가슴이 말랑해졌다가, 동시에 시큰해졌다.“아저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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