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도, 경찰이 제때 도착했다.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시연은 정말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구급차! 빨리 불러요!”현장을 본 경찰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어떻게 여자 하나가 저 상황을 이겨낸 거지?’‘저 정도면... 고통을 느끼기나 하는 걸까?’그제야, 시연은 겨우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손에 쥐고 있던 스파이크 배트를 놓고, 안쪽으로 달려 들어갔다.그녀는 울부짖는 조이를 끌어안고 품에 안았다.그리고 피범벅이 된 얼굴 위로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몸은 피투성이였지만, 목소리는 놀랄 만큼 부드러웠다.“조이야, 울지 마... 엄마가 왔어. 괜찮아, 엄마가 여기 있어.”그렇게, 시연은 조이를 품에 안은 채로 경찰에 의해 연행되었다....“그게 다예요.”그 모든 걸 말하고 난 뒤, 시연의 표정은 잔잔하기만 했다.목소리도 담담했다. 마치 남의 이야기를 들려주듯.이야기를 마친 시연은 옅게 웃으며 말했다.“남은 건... 당신도 이미 알고 있겠죠? 기록에 다 있으니까요.”“결론적으로 그놈들은 멀쩡했고, 나는 ‘난동’이란 죄목으로 구류와 보호관찰을 받았어요. 판사가 정당방위로 봐서 징역형까진 아니었지만, 보호관찰에다가... 그놈들 병원비까지 물어줬죠.”그 정도면, 운이 좋은 편이었다.‘외국인’이라는 신분이 그 모든 걸 무력하게 했다. 현지인인 그 남자들은 아무런 죄책감 없이 법망을 피해 갔다.시연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지만, 유건의 눈가는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다.그는 심장이 쑤시고, 목이 막혔다.시연이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하고 있는 이야기.그건 ‘이야기’가 아니었다.시연이 직접 겪은 고통이자, 상처였다.유건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조이는?”그런 상황에서, 시연이 구금되었던 동안, 조이는 대체 어디에 있었던 걸까?시연은 입술을 꾹 다물다가, 고개를 돌려 말했다.“보육원에 보냈죠.”“뭐라고?”유건은 그 말을 믿을 수 없었고, 곧 멍해졌다.그렇게 죽을힘을 다해 지켜낸 조이를, 결국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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