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안에는 루비 주얼리 세트가 들어 있었다.루비는 진아의 행운석이자, 가장 좋아하는 보석이었다.한눈에 봐도 값비싼 이 세트가 진아의 가슴 위에 묵직하게 내려앉았다.그뿐만 아니라, 상자 안에는 작은 쪽지 한 장이 들어 있었다.진아는 종이를 집어 들며 이미 짐작했다.‘펼치기도 전에 알겠네, 누구일지.’종이를 열어보니, 예상대로였다.익숙한 글씨체. 성빈이었다.[진아, 곧 인생의 새로운 단계를 맞이하겠구나. 내가 직접 가지 못해 아쉽다. 좋은 사람 만나, 늘 웃음이 끊이지 않기를. 진아, 행복해라.]짧은 몇 줄에 불과했지만, 진아의 눈가가 금세 젖었다.성빈과 진아 사이엔 불편한 기억도 있었지만, 부정할 수 없는 건 십여 년의 우정이었다.성빈의 축복을 받으니, 진아는 마음이 따뜻해졌다.물론, 눈가가 시큰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어쩌면, 어떤 사람들은 연인이 아니라 친구로 남아야 더 오래가는 걸지도 몰라.’시간이 많이 흘렀고, 진아는 이제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루비 세트를 다시 고이 넣어 드레스룸 안에 두고, 진아는 눈이 불편해져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오후에 외출할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눈을 좀 식혀야 했다.부엌에 들어서니, 하순자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그는 진아를 보자마자 물었다.“임 선생님, 무엇이 필요하세요?”“얼음을 좀 찾으려고요.”진아는 웃으며 대답했다.“제가 직접 할게요, 아줌마는 하시던 거 하세요.”“아, 네.”하순자는 고개를 끄덕였다.진아는 냉동실에서 얼음을 꺼내 얼음주머니에 담아 눈가에 얹었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하순자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임 선생님... 울었던 것 같은데. 왜일까?’‘어제는 분명 축하받아야 할 날이었는데...’하순자는 원래 이런저런 일에 끼어드는 성격은 아니었다.하지만 집안 주인이 워낙 새 안주인에게 예민하고 신경을 곤두세우는 터라, 자신도 모르게 더욱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점심 무렵, 하순자의 핸드폰이 울렸다.“대표님.”[네.]지하였다.전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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