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건은 여전히 소파에 앉아 있었다.고장민이 돌아봤을 때, 그에게 보이는 건 유건의 등뿐이었다.유건이 낮게 말했다.“임종 앞둔 아버지까지 이용할 줄이야... 할아버지 말이 맞았어. 할아버지 아들은, 이미 오래전에 죽은 거나 다름없었지.”그 말에 고장민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변했다.“유건아, 나는...”“나가.”유건이 단호하게 끊었다.“당신 같은 사람이랑은 할 말 없어.”“지한.”“예.”지한이 곧장 일어나 고장민 앞을 막아섰다.“지금 바로 나가주시죠. 그렇지 않으면, 저희도 예의 차릴 생각 없습니다.”고장민은 더 이상 다가서지 못했다. 무슨 말을 더 하려 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후회와 아쉬움이 뒤섞인 얼굴로 돌아서서, 아내와 아들을 따라 나갔다.세 사람이 떠나자, 지한이 불안한 듯 물었다.“형님, 진짜 그렇게 두셔도 괜찮습니까?”고장민과 고승하를 GP그룹에 들이는 건, 유건에게 불필요한 짐이 될 게 분명했다.“지한.”유건이 조금 피곤한 얼굴로 말했다.“심화연 말대로야. 친자확인서 들고 오면, 법적으로 GP그룹에 들어올 수 있어.”게다가, 유건은 그 일가가 할아버지에게 들이대는 걸 볼 수 없었다. 고상훈은 이제 인생의 끝자락에 와 있었다.유건이 바라는 건 단 하나.할아버지가 조용하고 편안하게 마지막을 보낼 수 있는 것...‘평생 나 때문에 애쓰신 분이야. 이제라도 편히 떠나게 해드려야지.’이제 남은 길은, 유건 혼자 걸어야 했다.앞이 폭풍이든, 비든, 천둥이든.지한이 이를 악물었다.“그게 도대체 무슨 법입니까? 남의 인생 훔쳐서 낳은 자식이, 피해자 가족 재산을 나눠 가진다고요?”유건은 오히려 담담했다.“급할 거 없어. 그 세 사람, 처음부터 GP그룹 노린 거야. 지금까지 참고 있다가 이제야 움직인 거, 그게 한계였겠지. 결국 올 놈들은 오게 돼 있어.”그는 덧붙였다.“나쁘지 않아. 어차피 그 세 사람이 GP그룹 안에 있으면, 무슨 짓을 해도 우리가 제일 먼저 알 수 있잖아.”“그렇긴 하죠.”지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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