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희는 카메라를 뒤로 돌렸고 화면에는 해변에 있는 여자들이 모두 비키니를 입고 있었고 그 모습에 진범준은 서둘러 손으로 눈을 가렸다.“돌려, 돌려! 나는 내 아내만 볼 거야!”윤명희는 웃으며 카메라를 다시 전면으로 전환했다. “비교해 봐야 알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최고인 걸 어떻게 알겠어요?”“똑똑!”“범준아...”윤명희는 짜증 난 얼굴로 눈썹을 찌푸렸고 곧바로 전화를 끊고 중얼거렸다. “또 나한테 트집 잡으러 오셨나 봐.”진범준은 심호흡한 뒤, 어머니를 일부러 몇 분간 기다리게 했고 한참이 지나서야 천천히 문을 열었다.“엄마, 무슨 일이세요?”“할 얘기가 좀 있어서.” 차화영은 서재로 들어왔고 책상 위에는 열려 있는 서류 하나 없었다. 도대체 아들이 무슨 일을 하느라 문을 열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는 듯 차화영은 얼굴이 심드렁했다.“민아의 혼수 문제는 어떻게 하려고 해? 네가 외삼촌으로서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잖아.”진범준은 물을 따라 마시려는 듯 정수기로 걸어가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지만 돌아설 때는 공손한 표정으로 말을 받았다.“엄마, 명희가 말했잖아요. 어머니께서 하라는 대로 저희도 따르겠다고요.”“이 집에서는 네가 주도권을 가져야지. 왜 남의 말을 듣고 모든 걸 결정하는 거야?”차화영은 목소리를 높이며 화를 냈다.“도대체 명희가 무슨 자격으로 강유준 얘기를 꺼내는 거야? 윤명희도 아직 성을 바꾸지 않았잖아. 그러니 진씨 가문 일원도 아니야!”진범준은 그저 미소만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화영은 아들이 아내에게 휘둘리는 모습을 못마땅하게 여겼다.“내가 몇 번이나 말했니? 남자는 집안을 주도해야 하고 여자에게 휘둘리면 안 된다고. 그래야 앞날에 문제가 생기지 않아.”진범준은 웃으며 단순히 이렇게 말했다.“엄마, 집안이 평화로워야 모든 일이 잘 풀려요. 제가 이렇게 큰 사업을 이룬 것도 명희 덕분이에요.”그 말에 차화영은 더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속만 끓였다. “아내를 존중하는 척만 하면 되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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