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성유리는 살아남을 수 있을지조차 몰랐다.지난 10년 동안 깊은 산속에서 자라며 계곡 근처에도 가 본 적이 없었다.수영은커녕, 물에 몸을 담가 본 적도 없었다.그래서 물이 코와 귀로 파고드는 순간, 그녀는 극심한 질식감을 느꼈다.숨이 막히고 온몸이 얼어붙었다.비록 이 세상이 낯설었지만 그래도 성유리는 부모님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고 있었다.아니, 그렇지 않았다면 부모님은 그녀를 그렇게 오랫동안 찾아 헤매지 않았을 것이다.이제 막 가족을 되찾았기에 성유리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다.손에 잡히는 것이 있다면 뭐든 붙잡고 싶었다.물속에서 필사적으로 버둥거리며 누군가가 곧 자신을 구해줄 거라고 믿었다.부모님이 이 광경을 보고, 자신을 건져 올려 줄 것이고 이 잔인한 사람들에게 단단히 본때를 보여줄 거라고.하지만 기대했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성유리는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물속에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아마도 몇 초, 혹은 수십 초였겠지만 그 짧은 순간이 마치 영원처럼 길게 늘어났다.처음에는 당황과 분노, 그다음에는 누군가 자신을 구할 거라는 확신.그러다 점점 의심과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결국,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됐다.물이 끝없이 성유리의 코와 귀로 스며들며 숨을 앗아갔다.이내 힘겹게 버둥대던 손과 발도 점점 무력하게 가라앉아 갔다.그리고 그 순간, 맑은 물소리가 울려 퍼졌다.첨벙!누군가 물속으로 뛰어든 소리였다.애써 정신을 차리고 보니 물 속으로 뛰어든 낯선 이가 입고 있던 하얀색 정장이 젖고 있었다.성유리는 흐려진 시야 속에서도 그 사람을 알아보았다.파티장에서 처음 보았을 때도 마지못해 온 듯한 표정이었다.귀찮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고 온몸으로 냉랭함을 뿜어내고 있었다.아주 잘생긴 얼굴이었고 성유정은 그런 그를 향해 친근하게 오빠라고 불렀다.그리고 그는 유독 성유정에게만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그래서 성유리는 그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그 사람은 한 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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