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Chapter 321 - Chapter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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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김단은 얼굴에 아직 병사들의 피가 묻은 산적을 보고 놀라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쳤다. 그러다 뒤에 있는 나뭇가지에 걸려 넘어졌다.이 상황을 본 산적은 더 크게 웃었다.깜깜한 밤에 풍기는 피비린내는 사람을 어지럽게 했다.김단은 아주 놀란 모습으로 울음소리를 내며 말했다.“내가 같이 따라가면 날 죽이지 않을 것이오?”김단이 이렇게 무서워하는 것을 보고, 산적은 더욱 득의양양했다.“당연하지, 네가 말만 잘 들으면.”김단은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말 듣겠소, 근데 내가 발목을 다친것 같소.”이 말을 듣자, 산적은 김단의 발목을 봤다. 조금 전에 무언가에 걸려서 넘어진 거 같아서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다.그는 김단 얼굴에 쓰여 있는 두려움을 다시 보고는 약한 여자일 뿐이고 병기도 없는데 뭐 큰 일이 있겠냐고 생각했다.그래서 눈썹을 치켜올리며 김단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어 그녀를 부축하려 했다.김단 역시 무섭다는 표정으로 손을 내밀었지만, 산적을 잡은 순간, 김단은 순간 힘을 써 산적을 그녀 쪽으로 당겼다.그 산적은 중심을 잃고 김단의 옆에 세게 넘어졌다.그가 일어서기 전에, 김단은 이미 날카로운 비녀로 산적의 목을 찔렀다.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그 산적은 갑자기 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한 마디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또 산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섯째야, 어디에 있어?”목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김단은 당황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옆에 이미 죽은 산적을 보더니, 끝을 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산적을 그녀 몸 위에 올렸다.그러고는 놀랐다는 듯이 소리 질렀다.그녀의 목소리는 산적의 시선을 끌었다.몸이 웅장한 산적 한 명이 빠르게 걸어왔다.그가 ‘여섯째’라 부르는 사람이 김단의 몸 위에 있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왜 이리 급해? 빨리해, 넷째 형이 기다리고 있어!”하지만, ‘여섯째’는 움직이지 않았고, 김단은 계속 울면서 발버둥 쳤다.할 수 없어, 그 산적은 다가가서 ‘여섯째’를 잡아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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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산적은 힘으로 억지로 그녀의 팔을 끊어내려는 듯했다.김단은 아픔을 참으면서 죽을 힘을 다해 손을 비틀었다.검이 산적의 몸속에서 비틀기 시작했다.“아!”산적은 아파서 소리 질렀고, 김단을 잡은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김단도 아파서 고함지르기 시작했다.그녀의 고함은 아픔 때문만은 아니었다. 드디어, 그녀는 죽을힘을 다해 검으로 산적의 몸속에서 한 바퀴 돌렸다.그 산적은 장이 끊어졌는지, 피를 토하더니 힘이 빠져 꼿꼿하게 뒤로 넘어갔지만, 검은 여전히 김단 손에 쥐어져 있었다.그녀의 얼굴에는 많은 피가 튀겨져서 눈도 못 뜰 정도다. 귓가에 또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다섯째, 여섯째!”또 산적이다!김단은 심장이 멈출 것만 같았다.조금 남아 있는 이성이 그녀가 더는 여기에 있으면 안 된다고 알려주고 있다.하지만, 조금 전에 고함이 그녀의 마지막 힘을 다 써버렸고, 팔도 아파서 얼굴에 있는 피도 닦지 못했다.이렇게, 김단은 넘어지고 말았다.그 산적은 두 명밖에 남지 않은 형제가 김단의 손에 죽은 것을 보고 바로 검을 들어 김단을 향해 찔렀다. 그러나 산림이 너무 어두워져 산적은 정확히 찌를 수 없었다.검은 김단의 쇄골 밑을 찔렀다.격렬한 아픔이 전해지자, 김단은 드디어 손에 힘을 되찾고, 검을 쥐고 산적을 향해 휘둘렀다.산적은 팔에 부상을 입어 급하게 뒤로 물러섰지만, 그의 검은 김단의 어깨에 박혀 있었다.김단은 일어서려 했지만, 검이 어깨를 관통된 탓인지,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김단이 힘이 빠진 모습을 보자, 산적은 오히려 웃으며 눈에 흉악한 기운을 드러냈다.“너를 죽일 것이다!”산적은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공격했다. 김단은 본능적으로 검을 휘두르려 했으나, 산적이 발로 그녀의 검을 걷어차고는 그녀 몸 위에 앉아서 두 손으로 그녀의 목을 졸랐다.“망할 것! 내가 너 죽이고, 네 남자 시신과 함께 성문에 버릴 것이다! 너희들 시신에 채찍질을 백 번 해야 내 분을 풀 수 있을 것이다!”먼저 집터가 없어지고, 오늘은 또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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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소한은 하루 만에 당우리 쪽의 일을 다 처리했다. 산 채로 잡힌 산적들은 소한의 손에서 몇 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모든 일을 다 털어놓았다.소한은 당우리 현령 여만안이 보는 앞에서 모든 고문과 협박 수단은 다 썼다. 여만안은 놀라서 오줌을 지렸고 숨김없이 다 말했다.확실히 많은 사람이 연루되어 있었다.소한은 자세히 조사하는 일을 노상에게 맡겼다.노상은 왼팔이 잘려서 더는 전쟁터에 나가지 못하지만, 이번 일을 잘 마무리하면 나중에 조정에서 말단 벼슬 하나 정도는 얻을 수 있다. 당우리에 남아서 현령을 맡는 것도 폐인이 된 몸으로 집에 가서 농사짓는 것보다 낫다.소한은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급히 말을 타고 떠났다.그는 안절부절못했다.김단이 떠난 뒷모습이 계속 그의 머릿속을 맴돌았고, 그로 인해 마음이 너무 혼란스러워 잠시도 기다릴 수 없었다.그가 쉬지도 않고 말을 타고 쫓아갔을 때는, 김단을 보호하라고 보낸 사람이 벌써 다 죽어 있었다.산림 밖에도 시신이 가득했다. 그는 단번에 그중 몇 사람이 도망친 산적이라는 것을 알아봤다.정암의 관도 절반이나 열렸다. 다행히도 시신은 아무도 다치지 않아 그대로 남아 있었다.하지만, 김단이 사라졌다!그는 놀라서 김단이 산적들에게 잡혀갔다고 확신했다.정암이 죽기 전에 그에게 부탁한 말이 귓가에 맴돌고 있다. 그런데 이제 며칠 지났다고 그녀가 벌써 산적 손에 잡혔다니!불안감과 미안함이 솟구치자, 소한은 억지로 정신을 차리며 땅에서 어떤 단서를 찾고 싶었다. 시신이 아직 따뜻한 걸 보니, 이 사람들이 조금 전에 죽었다는 것을 증명했다.그러니까 그가 산적들이 김단을 데리고 어느 방향으로 갔는지만 알면, 쫓아가서 김단을 구할 수 있다.소한은 쭈그리고 앉아 땅에 있는 발자국을 자세히 살펴보며 김단의 발자국을 찾으려 했다. 어쨌든 여자의 발자국은 남자와 다르다.때마침, 산림 중에서 먹먹한 소리가 들려왔다.‘펑’‘펑’아주 규칙적이다.그는 순간 긴장하더니 검을 뽑고 산림 안으로 들어갔다.오늘 밤의 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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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김단의 귓가에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서면서 경각심이 가득한 소리로 말했다.“다가오지 마!”그러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김단은 당황해서 손에 쥔 검을 휘둘렀다.소한은 김단이 그를 향해 검을 휘두르거라 생각 못 하고 급히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검은 그의 소매를 그었다.김단은 자기가 상대방을 찌르지 못했다고 느껴서 또다시 휘둘렀지만, 상대방이 그녀의 손목을 잡더니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녀를 품에 안았다.“걱정하지 마, 나야!”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김단이 버티던 동작을 갑자기 멈추게 했다.그녀는 몸이 경직되면서 떠보듯 물었다.“소한?”“그래, 나야!”소한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다 끝났어!”끝났다고?김단의 경직된 몸이 드디어 힘이 풀리는가 싶더니, 바로 소한의 옷으로 눈앞의 피를 닦고, 그를 떠밀어 산림 밖으로 뛰어갔다.관의 뚜껑이 열려 있었다!김단은 놀라서 마차 위로 기어올랐다. 정암의 시신이 아무렇지도 않은 것을 보고서야 이번에는 정말 힘이 풀려서 서 있기도 힘들었다.그녀는 관에 기대어 앉아 숨을 돌리기도 전에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시신들을 봤다. 그녀는 멍했다. 모두 병사들의 시신이었다.그들은 그녀와 이틀의 여정을 함께 했는데, 지금 모두 여기에서 죽었다. 바짝 긴장한 마음의 끈이 순식간에 끊어지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한양으로 가지 않았다면 이 젋은 병사들은 여기에서 죽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 역시 정암처럼 그녀를 만나지 않았으면 죽지 않았을 텐데...미안함이 밀려오면서 무수한 손이 그녀의 심장을 찢는 듯했다.김단은 소리 내어 울며, 심지어 마지막에는 숨을 쉴 수 없어 눈앞이 캄캄해지며 그대로 쓰러졌다. 그녀가 깨어났을 때, 해는 이미 중천에 떠 있었다.눈부신 빛이 그녀를 강하게 자극해 몇 번이나 시도한 끝에야 겨우 눈을 뜰 수 있었다.마차는 아직 제자리였지만, 병사들의 시신은 모두 사라졌다.김단은 놀라서 일어나보니 관 뚜껑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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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김단은 멍하더니 어젯밤에 산적이 한 말을 떠올렸다. 만약 소한이 사람을 보내 그녀와 함께 가지 않았더라면 산적은 관에 있는 사람이 정암인지 몰랐을 것이다.그럼, 어젯밤의 전투도 없을 것이고 지금쯤이면 그녀는 벌써 당우리를 빠져나갔을 수도 있다.소한의 탓인가?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를 탓하면 안 된다.소한은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누구도 산적을 만날 거라 생각 못 했다.더군다나, 이번 일은 산적이 흉악해서 온 마을의 백성, 심지어 갓난아이까지 도살해서 일어난 것이다.그러지 않으면 주상이 밤늦게 파병할 일도 없고 이 모든 일들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모두 일어났다.정암을 포함한 많은 사람이 죽었다.그녀는 평온하게 ‘당신 탓 아니야’라고 할 수 없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이 일에 관한 모든 사람을 탓하고 있었다.제일 많이 탓하는 것은 그녀다.그래서 그녀는 말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산적이 다시 와서 난리를 칠까 봐, 두 사람은 노상이 파견한 원군을 기다렸고, 대열은 하루 종일 지연되다 저녁이 되어 다시 길을 떠났다.김단과 소한은 길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정암이 죽은 지 12일째 되는 오전에 드디어 한양에 도착했다.아직 성문에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김단은 벌써 성문 아래서 기다리고 있는 몇 사람을 봤다.가슴이 갑자기 빨리 뛰었다.정암의 가족이다.소한은 이미 정암이 죽었다는 소식을 한양에 전했다. 그래서 정암의 가족이 지금 성문에서 정암을 데리고 가려고 기다리고 있다. 대열은 멈추지 않았고 김단은 마차에 앉아 안절부절못했다.김단은 돌아오는 내내 정암 부모님을 보면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했다.그러나, 내내 고민했어도 그녀는 여전히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랐다.그들의 아들이 그녀 때문에 죽었는데, 그녀가 무슨 자격으로 변명하는가?그녀는 두 주먹을 꽉 쥐고 몸도 마음과 같이 떨고 있었다.심지어 그녀는 마차에서 뛰어내려 이곳에서 도망치고 싶은 생각도 했다.그러나 그녀는 도망가면 안 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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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그녀 때문에 정암 부모님은 아들을 잃고 정유이는 오라버니를 잃었다.모두 그녀의 잘못이다.그러나 정유이가 더 비통하게 울더니 말했다.“그러나 오라버니께서 내가 당신을 탓하는 것을 보면 내게 화낼 것 같아요...”이 한마디는 칼처럼 김단의 마음속에 단단히 꽂혔다.김단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정유이를 바라보았다. 정유이는 눈물로 말문이 막혔지만, 간신히 입을 열었다.“오라버니가 떠날 때 저한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이번 생엔 어떤 여자도 당신처럼 그의 마음에 두지 않았다고, 그저 당신이 평안하고 기쁘면 된다고, 목숨을 바쳐도 상관없다고 했어요.”“김단, 내 오라버니가 정말 목숨을 바쳤으니, 당신은 무조건 평안하고 기쁘게 살아야 합니다! 아니면, 나는 절대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이것은 그녀 오라버니의 마지막 소원이었다.정유이는 이렇게 말하고는 더는 한 글자도 내뱉지 못했다.그녀는 왜 이 세상에서 누군가 자기의 목숨으로 다른 한 사람의 평안과 기쁨을 바꿀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녀 오라버니가 한 말이니, 그녀는 거역할 수 없다.숙희는 급히 다가가서 정유이를 안았고, 정유이도 그녀를 안으면서 땅이 꺼질 듯 울었다.이 말들이 김단 마음에 적중했는지 그녀는 무기력하게 뒤로 두 발짝 물러섰다.그녀는 그제야 그날 정유이가 왜 그렇게 울었는지 이해했다.정암은 떠나기 전에 이미 가장 나쁜 결과를 예상했던 것인가?그는 분명히 당우리 산적들이 얼마나 흉악한지 알고, 이번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면서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간 것인가?왜?왜 그렇게 어리석은 거야?그가 아무런 공훈을 세우지 않아도 그녀는 계속 그의 곁에 지키고 있을 것이다.그녀가 중히 여기는 것은 그가 얼마나 많은 공을 세운 것이 아니라 정암 그 자체다!끊임없이 밀려 오는 슬픔이 순간 김단 몸에 있는 모든 힘을 빼앗았다.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넘어졌는데 정암 아버지가 그녀를 부축했다.김단은 멍하니 고개를 돌려 정암 아버지를 보더니 눈물이 또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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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네 식구만 조용히 돌아가고 싶다.소한도 없고, 김단도 없이...지금부터, 한양에 있는 귀인들은 더 이상 그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소한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그는 정암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더는 강렬히 요구하지 않았다.김단도 알아들었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나서야 울어서 힘이 빠진 정암 어머니 곁으로 다가가서 손목에 있는 옥팔찌를 뺐다.“제가 이 팔찌를 가질 자격이...”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암 어머니는 그녀의 손을 눌렀다. 정암 어머니의 얼굴은 아주 힘들어 보였지만, 여전히 김단을 보면서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당신에게 줬으면 당신의 것입니다. 내게 돌려주는 것이 오히려 정암을 아프게 하는 것입니다.”김단은 멍하니 정암 어머니를 바라봤다.그녀에게 이 옥팔찌를 남긴다는 것은 그녀를 아직 정씨 집안의 사람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그녀는 이런 일이 있어도 정씨 집안의 가족이 여전히 그녀를 인정할 줄 몰랐다.마음속에 씁쓸함이 솟아오르자, 김단은 더는 참을 수 없어 정암 어머니를 꼭 껴안았다. 감격도 있고 미안함도 있었다.정암 어머니는 가볍게 김단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다. 유감하기도 했다.정암 아버지는 이 모습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한참 지나고 나서야 말했다.“됐어. 늦었다. 어서 가자!”이 말을 듣자, 김단은 정암 어머니를 놔주었고, 숙희도 다가와서 그녀를 부축해서 옆으로 물러섰다.정암 부모님은 마차에 앉아 정암을 데리고 고향으로 갔다.정유이도 따라가면서 김단 옆을 지날 때 낮은 소리로 말했다.“당신 방에 오라버니가 남긴 물건이 있어요.”김단은 멍하니 서 있었고, 다시 뭔가 묻고 싶었지만, 정유이는 이미 돌아보지 않고 뛰어갔다.정암을 데리고 가는 대열이 작은 점처럼 보일 때쯤에, 김단은 그제야 시선을 거두었다.뒤돌아서니, 소한은 아직 성문에 있었다.김단이 돌아보자, 소한은 그제야 미간을 찌푸리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집까지 데려다 주겠소.”김단은 얼굴에 못다 마른 눈물을 닦으면서 말했다.“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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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김단은 임씨 부인이 그녀를 위로해 주러 왔는지 안다.그러나 위로의 말치고는 너무 듣기 싫다.사람마다 제명이 있다는 게 뭐지?정암은 죽어도 마땅하다는 것인가?그녀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그들과 논쟁할 힘도 없어서 그저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나서 말했다.“저는 이미 진산군댁과 연을 끊었습니다. 제게 무슨 일이 있어도 진산군댁과 연관 없으니, 두 분께서 앞으로 다시는 찾아오지 마십시오.”그녀는 말하고는 집으로 들어갔다.임학은 예상했던 데로 그녀의 뒤에서 고함쳤다.“김단! 사리 분별은 해야지! 어머님께서 평소에 집 밖으로도 안 나가는데, 네가 걱정돼서 친히 발걸음 하신 거야!”김단은 멈칫하더니 살짝 주먹을 쥐고는 임학에게 물었다.“도련님은요?”임학은 멍하더니 김단이 왜 이렇게 묻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김단은 갑자기 몸을 돌려 심사와 책문이 담긴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럼, 도련님은 왜 오셨는데요? 걱정돼서? 아니면 찔려서인가요?”그녀는 사실 여태까지 이해하지 못한 일이 있다.분명히 그날 정암이 그녀를 진산군댁에 데려다줄 때까지만 해도 공훈을 세우겠다는 소리를 한 적이 없는데, 왜 갑자기 그녀를 위해 공을 세우겠다고 한 걸까? 심지어 그녀에게 말 한마디 남기지 않고 급하게 밤중에 한양을 떠났는가?그녀는 무조건 누군가 정암에게 무슨 소리를 했다고 생각한다.소한과 임학 외에 그녀는 다른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임학의 당황한 눈빛은 그녀에게 답을 줬다.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한이 넘쳤다.“정말 너였어!”임학은 확실히 가슴이 찔렸다. 김단이 꼭 정암이랑 함께하겠다고 하니, 그날 그는 좋은 뜻으로 정암에게 방법을 알려준 것이다.이렇게 생각하니, 임학은 오히려 분노했다.“내가 그랬으면 뭐? 네가 마음먹고 아버지와 연을 끊겠다고 하니, 내가 출로를 찾아 줬을 뿐이야! 난 다 너희를 위해서인데, 내가 뭘 찔릴 게 있다고? 원망하고 싶으면 정암이 명 짧고 복이 없다는 것을 원망해!”“임학!”김단은 엄하게 소리 질렀다. 분노에 잠긴 목소리는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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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김단은 방으로 돌아갔을 때까지도 마음속의 분노와 슬픔을 가라앉히지 못했다.그녀는 자신이 전생에 임학에게 피맺힌 빚을 졌다고 생각했다.그렇지 않고서야 그녀가 생활이 좋아졌다고 느낄 때마다, 임학의 한마디로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건 말이 안 된다..명정대군도 그렇고 정암 역시 피할 수 없었다!그러나 만약에 그녀가 전생에 정말 임학에게 빚을 졌다면 그녀가 갚으면 되지 왜 정암까지 연루하는가?김단의 눈물은 도무지 멈추지 않았다.숙희는 옆에서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뭔가 갑자기 생각나듯 탁상 위의 물건을 가리키며 말했다.“아씨, 그게 뭐죠? 봐 봐요.”숙희가 가리키는 곳을 향해 보자 김단은 편지 한 통을 봤다.봉투에는 ‘소하친전’이라고 크게 쓰여 있었다.그녀에게 준 것이 아니다.김단은 좀 실망했다.“왜 편지 한 통 밖에 없지? 정유이는 분명히 정암이 자기에게 물건을 남겼다고 했는데!”그저 이 편지를 소하에게 전해라는 것인가?김단의 울음이 다시 터졌다. 숙희는 갑자기 뭔가 생각나서 말했다.“며칠 전에 정 낭자가 종사관이 세상 떴다는 소식을 듣고는 저를 데리고 취향각 주방에 가서 이씨 주방장님한테서 돼지대창 볶음을 배우라고 했어요!”“그리고 정 낭자는 또 저를 데리고 성동의 산림에 갔어요. 매년 시월에서 십이월 사이에 거기서 산사가 달린다고 했어요. 그리고 산사를 따고 말려서 보존하는 방법도 알려 줬어요.”“종사관님은 확실히 아씨에게 무언가를 남겼어요. 그는 이 세상에서 아씨에게 가장 잘해주는 사람을 아씨 곁에 남겨 줬잖아요!”숙희는 김단을 위로하려 했는데, 이 말을 듣자, 김단은 더 비통한 심정을 억제하지 못해 숙희와 부둥켜안고 울었다.조모도 세상 떴고, 정암도 죽었다.이후로, 이 세상에서 그녀에게 잘해주는 사람은 숙희밖에 없다!숙희는 마음이 아파 김단과 함께 울면서 계속 말했다.“아씨, 저는 영원히 아씨 곁에 있을 겁니다. 영원히 아씨 곁을 떠나지 않을 겁니다.”영원히 그녀 옆에 있겠다고?김단은 머리를 숙희의 목에 기대며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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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그러나 시간이 오래된 탓인지, 아니면 정암처럼 관에 석회를 뿌리지 않아서인지, 이 팔에서 썩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주상은 자기도 모르게 코를 막더니 불쾌해서 물었다.“뭘 보여주려는 것이오?”“주상전하께서는 이 팔에 새겨진 자청이 눈에 익으십니까?”소한의 말을 듣자, 주상은 다시 보더니, 팔에 새겨진 자청이 호랑이 머리였다!“전에 명정대군을 죽인 산적의 몸에도 똑같은 자청이 있었는데, 저는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당우리에 있는 산적들을 만나 보니 무예가 뛰어난 사람들 몸에는 죄다 호랑이 머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주상은 소한의 말을 듣고는 탁상에서 돌아서 내려와 쭈그려서 자세히 그 팔을 봤다.소한의 귀신처럼 으스스한 소리가 또 들려왔다.“주상전하께서도 이것이 예전의 호랑이군이라 생각하시나요?”‘호랑이군’이란 말을 듣자, 주상은 놀라서 땅에 주저앉았다.옆에 있던 내시도 놀라서 급히 다가가 주상을 부축하려 했는데, 주상이 손을 흔들며 거절했다. 주상은 그 팔을 뚫어지게 보고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평양원군의 호랑이군 말이오? 자청만 봤을 때 확실히 비슷하오!”소한의 깊은 눈동자가 더 어두워졌다.“평양원군은 8년 전에 사라졌고, 당우리의 산적은 6, 7년 전에 창궐해졌습니다. 시간상으로 봤을 때 맞물립니다.”“아닐 것이오!”주상은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열넷째는 절대로 그런 악행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오!”평양원군의 이름은 최지습이고 주상의 열네 번째 남동생이고, 지금까지 살아 있는 유일한 남동생이기도 하다.그해, 주상이 아직 세자였을 때, 후궁이 난잡해서 많은 대군이 죽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대군은 그를 포함해서 일곱 명이다.그리고 주상이 왕위를 승계받고 나머지 여섯 명을 원군으로 책봉할 때, 그중 다섯 명이 결탁하여 주상을 끌어내려 했다. 평양원군은 혼자서 결탁한 다섯 명의 원군을 모두 주살했다.그리고 다섯 원군의 반란을 평정하고 평양원군과 그가 거느리던 호랑이군도 함께 사라졌다.호랑이군은 열 명밖에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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