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Chapter 341 - Chapter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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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화

소 씨 가문의 장자?숙희의 심장이 철렁했다.서둘러 그들을 안으로 들였다.소하를 지키는 하인은 딱 한 명 밖에 없다.김단은 오늘 아침에 그를 만나러 갔을 때도 이 하인을 본 기억이 있다.갑작스러운 그의 방문에 김단은 놀란 표정이다.“혹여 정암의 서신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겁니까?”이때, 하인이 그녀에게 예의를 차렸다.곧이어 탁자 위에 있는 성지를 향해 바라보았다.“아씨께서 주상 전하의 성지를 받았다고 들었사옵니다. 큰 도련님께서는 아씨께서 성지를 아끼고, 조심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알리기 위해 찾아오신 것뿐이옵니다.”마지막 한 마디가 유난히 느렸다.김단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숙희는 제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성지를 정리했다.“예예예, 걱정 마시옵소서. 지금 바로 성지를 걸어 두겠나이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김단을 타이르기 바빴다.다행히 소하 도련님의 배려 덕에 아씨가 조심히 행동할 것이다.허나..숙희가 잠시 고민에 빠졌다.소 씨 가문의 장자가 사람을 시켜, 그저 성지를 잘 간수하라는 말을 전하는 것뿐인 가.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하인은 예의를 갖추고 걸음을 옮겼다.그가 문밖으로 나가자 김단은 그제야 무언가를 깨달은 듯했다.“어서, 그 성지를 가져와!”숙희는 서둘러 성지를 그녀에게 건넸다.김단이 성지를 탁자에 펼쳤다.성지에 적힌 글자를 자세하게 바라보았다.'소 씨 가문에 자제가 있다 들은 바. 용맹하고 전쟁에 능하며, 자주 공을 세우고, 참으로 인중지룡이라 할 만하도다...'소 씨 가문의 자제...순간 김단의 뇌리에 무언가 번쩍거렸다.소 씨 가문의 자제는 소한을 제외하고 장자인 소하도 있지 않은가!김단은 죽음의 문턱에서 희망을 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얼굴에 기쁨이 가득했다.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다. 소한과 혼인을 치르지 않아 기쁜 것은 사실이다.허나, 소 씨 가문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결국 소한과 자주 마주치게 될 것이다.김단은 방금 전 한양을 떠나지 못한 자신이 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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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삼년.김단이 세답방에서 지낸 세월과 동일하다.세답방에서 삼년을 지내며, 십 오 년동안 자신을 길러준 진산군 관저에 은혜를 갚았다.이번에도 소하와 삼년을 지내며, 도와준 은혜를 갚을 생각이다.그녀는 최선을 다해 소하를 보살피겠다고 다짐했다.하지만 삼년 뒤에는 이곳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아야만 한다.그렇지 않는다면 언젠간 무너지고 말 것이다.김단의 조건에 소하는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다.곧이어 어제 그녀가 보내온 서신을 탁자 위에 올렸다.김단은 알지 못하는 눈빛이다.소하는 눈빛으로 그녀에게 암시를 주었다.김단은 서신을 집어 들었다.이때, 녹슨 화살이 서신 안에서 떨어졌다.탁자 위로 뭉툭한 소리가 났다.그녀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소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방금 전과 다르게 온화해진 말투였다.“5년 전, 비처럼 내리던 화살 속에서 죽은 자들 속에서 나를 구해준 것은 정암이었소. 내가 낭자를 도와주는 것은 다 정암을 위함이오, 낭자가 떠나고 싶을 때는 그저 말만 해주오, 3년이나 기다릴 필요가 없소.”소하는 김단의 생각을 뚫고 있었다.그녀는 이미 자신을 은인처럼 생각하고 있었다.허나, 자신은 은혜를 갚는 것뿐이다.김단은 몸이 얼어붙었다.조심스럽게 화살을 꺼내었다.순간 심장이 지끈지끈 저리더니 몸 전체가 저렸다.이번에도 정암이 그녀를 구한 것이다.죽고 나서도 김단을 지키고 있었다.곧이어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정암의 죽음은 비수가 되어 항상 자신의 심장을 찔렀다.그를 떠올리면 마음이 아팠다.김단이 눈물을 흘리려 하자 소하가 눈살을 찌푸렸다.서둘러 대화 주제를 바꾸었다.“혼인의 모든 일은 내가 다 계획하겠소. 낭자께서는 그저 소식만 기다리면 되오.”그는 얼굴을 비추는 것 외에 모든 것을 해줄 생각이었다.소하의 말에 김단이 깊게 숨을 들이켰다.아파오는 마음을 억누르고 그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소녀, 김단. 이 차를 술로 생각하고, 정암을 대신하여 소하 오라버니를 위해 한 잔 올립니다.”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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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소한은 그제야 손을 놓았다.하지만 분노는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았다.말투에는 실망이 가득 묻어났다.“형님은 이해주실 거라 생각했습니다.”소한도 알고 있다.자신의 행동이 이해 받지 못할 거라는 것, 왕이 성지가 뜻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것.소하의 한 마디에 아버지, 어머니가 서둘러 혼인을 준비할 것이라는 것.하지만 김단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희생했는지는 소하도 알고 있었다.친형만큼은 이러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소하는 실망한 아우의 모습에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때 김단이 내 방에서 나가지 않았다고 생각해.”그날의 소한과 임학의 계획은 성공하였으며, 결국 김단의 명예를 실추되었다고 가정을 하라는 뜻이다.처음부터 그들의 계획은 김단과 소하를 혼인 시키는 것이 아니 였는 가.그의 한 마디에 소한은 충격에 뒷걸음질을 쳤다.그렇다,소한은 자신의 손으로 김단을 소하의 침상 위에 눕혔다.허나 그때의 상황과는 다르지 아니 한가,자신은 그저 김단이 명정 대군과 혼인을 치르는 것이 싫었다.김단을 탐라성으로 보내기 싫었다.하지만 김단을 자신의 옆에 두고 싶은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어렵게 잡은 기회로 자신의 아내로 맞이할 수 있었지만,결국 자신의 친형인 소하 때문에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소한의 분노가 머리 끝까지 차올랐다.하지만 차가운 소하의 얼굴과 수레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점차 진정이 되었다.소하의 하체는 쓸 수가 없다.김단을 건드릴 수 없다는 뜻이다.그 당시에도 김단을 그의 침상 위에 올려 둔 것도 그 이유다.소한은 잠시 생각했다.어쩌면 당시의 계획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깊게 숨을 들이키고 물었다.“몇 년입니까?”소하의 눈동자가 떨렸다.하지만 이미 예상한 반응이다.자신도 김단이 조건이 내밀 것이라 생각한 것처럼.소한은 김단과 십 여년동안 죽마고우로 지냈기에, 어찌 그녀의 마음을 모를 수 있을까.“삼 년.”소한이 코웃음을 쳤다.그리고 고개를 끄덕이고 밖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고고한 뒷모습을 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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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또 큰 아씨가 성문에서 진산군 관저에 대해 험담을 했다고 들었어, 설마 도련님을 걱정하게 만들어, 소 장군의 본처가 되도록 방해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니겠지?"임학은 남은 말은 듣지 않았다.그는 서둘러 관저 밖으로 나갔다.그제야 맥락이 관통한 것 같았다,임학은 김단이 갑자기 한양을 나가려고 한 것이 의심쩍었다.게다가 숙희와 떠나는 모습에 더욱 경악했다.보아하니, 이 모든 것은 연극에 불과하지 않은가.임학이 떠나자 몸종들이 후문에서 나왔다.서둘러 임원을 향해 보고했다.“아씨, 도련님께서 가셨나이다.”임원은 눈물을 훔쳤다.“오라버니께서 다 들으셨을까?”“아씨, 걱정하지 마세요. 도련님께서 씩씩거리면서 가셨습니다, 분명히 큰 아씨를 찾으러 가셨겠지요.”임원은 훌쩍거렸다.“도와줘서 고맙다…”“아씨,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희들은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이옵니다!”또한 주방의 이사가 그 모습을 두눈으로 보지 않았는가.임원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천으로 눈물을 닦아냈다.하지만 입가에 걸린 미소를 감출 수는 없었다.김단과 소한의 혼인을 막을 수 없다면, 그들이 자신에게 빚을 졌다는 것을 알려야 했다.그리하면 김단과 무슨 다툼이 있더라도, 관저는 임원의 편에 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임학은 작은 마당 집 밖에 도착했다.마침 김단도 소 씨 가문 관저에서 돌아왔다.그녀는 임학을 보고 역겨움이 올라왔다.임학은 씩씩 거리며 그녀에게 손가락질을 했다.“네가 아직 소한한테 마음이 있을 줄 알았다! 어제 그 연극 기질을 통해 광대가 되는 것이 어떠냐?”김단은 임학이 미친 것 같았다.어제 임학도 자리에 있었지 아니한가,두 눈으로 소한이 성지를 내밀어 자신을 막았지 않았는 가.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학은 여전히 자신을 탓하고 있다.김단이 눈살을 찌푸렸다.망나니처럼 구는 그에게 더 이상 대꾸도 하기 싫었다.그저 짧은 한 마디만 내뱉었다.“미친 놈!”갑자기 임학이 김단의 팔을 잡았다.“어제 소 씨 가문 관저에 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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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임학은 돌아오는 내내 생각했다.소한이 분명 단이와 원이를 본처로 맞이한다고 하지 않았는 가, 어찌 하루만에 단이가 소한의 처형이 될 수 있는가.그는 혼이 나간 것 같은 표정으로 진산군 관저로 돌아왔다.돌아오자마자 진산군, 임 씨 부인 그리고 임원이 그를 맞이했다.임학이 멈칫했다.“아버지, 어머니. 어디 가십니까?”진산군이 미간을 찌푸렸다.들려오는 목소리에는 분노가 섞였다.“어디긴 어디야? 너를 찾으러 가려고 했었다! 말하거라, 네 누이를 찾으러 간 것 이냐?”임 씨 부인은 눈물을 흘렸다.“그렇게 네 누이를 한양에서 내쫓고 싶었던 것이야?”임원도 눈물을 흘렸다.“오라버니, 몸종들의 말을 마음에 두지 마세요. 소녀는 누이를 믿습니다, 그럴 사람이 아니옵니다! 어제 누이께서 성문을 나가시려고 할 때, 저희가 어찌 말렸는지 기억 못 하십니까? 누이가 연극을 할 리가 없사 옵니다!”“그래, 단이는 연극을 하지 않았어.”임학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임원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이게 무슨 말 인가,김단이 무슨 말을 한 것인가.하지만 임원은 다짜고짜 물어볼 수는 없었다.이때, 임 씨 부인이 다급하게 물었다.“진정 단이를 찾으러 간 것이야? 또 화를 낸 것이야? 이 놈아! 어쩜 그리 생각이 없어!”그녀는 임학의 등을 세게 내리쳤다.임학은 그제야 제정신을 차린 것 같았다.갑자기 임 씨 부인의 손을 잡았다.“아버지, 어머니! 단이와 혼인하는 자는 소한이 아니옵니다! 소한이 아니라 소하 이옵니다!”그의 말에 가족들이 얼어 붙었다.진산군이 다시 되물었다.“뭐? 누구에게 혼인을 간다고?”임학이 답했다.“소하, 소한의 친 형이요!”임 씨 부인도 눈을 크게 떴다.“소한이 성지를 얻어 단이를 본처로 맞이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왜 갑자기 소하와 혼인을 한다는 것이냐.”그녀는 어제 성문에서의 일을 알지 못했다.그저 가족들에게 자초지종을 들었을 뿐이다.임원은 밤새 우느라 눈이 아직까지도 부어 있었다.어찌 하루만에 바뀐 것일까.임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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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더하여 주상께서는 소 씨 가문을 총애하지 않는가.다리를 못 써도 단이는 지켜 줄 수 있을 것이니라.소하가 지켜 주지 못한다 하더라도,소한이 나타나 지켜 줄 것이 아니한가.생각할수록 기분이 좋아 입꼬리가 귀까지 걸렸다.진산군은 그제야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다.임학처럼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소하가 두 다리는 못 쓰게 되었지만 주상의 총애를 받은 자가 아니더냐, 더하여 그 다리도 주상이 그를 전쟁터에 보냈기 때문이다. 소하를 향해 죄책감이 있을 터, 어쩌면 단이를 염려해두고 성지를 내렸을지 모른다.”하지만 임 씨 부인은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허나, 소한이 산적을 소탕한 군공으로 성지를 얻었다고 하지 않았느냐. 단이가 소하와 혼인을 치르는 것을 어찌 순순히 받아들이겠느냐.”“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여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임학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소하의 다리가 못 쓰게 되고, 문 밖을 나간 적이 없습니다. 요 근래에 처음 문밖을 나간 건, 태부댁에서 단이를 구하기 위함입니다, 소 대감과 소 대부인이 좋아하실 텐데, 소한은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임학은 말을 하면서 이상함을 느꼈다.“어찌 소하가 단이를 마음에 품었을 까요, 혹여 그때 단이를 침상에 눕혔던 것을 본 것이 아닐까요?”임 씨 부인이 세게 그를 내리쳤다.“그 이야기는 입 뻥끗도 하지 말거라! 대체 언제 철들 생각이냐?”진산군도 미간을 찌푸렸다.“어제 단이는 네게 마지막 체면을 지켜 주었다… 헌데, 너는 나이가 어리지 않은 데도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이야! 보아하니 너는 두 누이들이 다 시집을 가면, 내가 혼인을 주선해야겠구나. 너를 잘 가르칠 수 있는 아내로 말이다.”임학은 머리를 긁어 보였다.“그래도 좋게 해결된 것 아니 옵니까?”진산군과 임 씨 부인은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단이가 소하와 혼인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다.한편, 임원은 세 사람의 모습을 보며 불안함이 밀려왔다.진산군의 말대로 소하는 다리를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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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임원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자리에 얼어붙었다.임학이 그때의 일을 다시 되물을 줄은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당황스러운 마음에 제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예?”임학이 다시 물었다.“네가 몸종들의 말을 귀담아듣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들의 말을 듣고 단이를 찾아간 것을 어찌 알았느냐 말이다.”임학은 이 순간만큼은 임원에게 의심을 품었다.만약 이각이 제 시간에 오지 않았더라면, 단이를 오해해서 무슨 일을 벌였을지 모른다.이미 단이는 절연을 하여 집을 나갔지만, 자칫하다가 남은 남매의 정마저도 사라질 뻔하지 않았는 가.임학은 임원이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모든 것이 너무 맞아 떨어졌다.어찌 자신이 문밖에 있을 때, 몸종들이 단이의 험담을 늘어놓았겠는가.임원은 그제야 제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답했다.“저, 저도 몸종들의 험담을 들었 사옵니다. 또 오라버니께서 씩씩거리며 나가셨다고 하니, 어쩌면 오라버니께서 들으셨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좋은 변명이었다.관저의 사람들은 착한 임원의 말을 믿었을 것이다.하지만 임학이 처음 그녀를 향해 따지는 모습에 임원이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임 씨 부인과 진산군이 서로를 향해 바라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임학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구나. 관저에서는 거짓을 퍼뜨리는 몸종은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야.내가 네 몸종들을 모두 쫓아낼 것이니, 마음 놓거라. 다른 몸종들을 옆에 붙여주마.”진정 이 일이 원이와 무관하다면,혀를 놀리는 몸종들을 없애는 것이 탁월한 방법이다.그렇지 않다고 해도, 이 또한 원이에게 경고가 될 것이다.임학은 자신의 처리 방식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임원은 눈물을 흘렸다.하루종일 우는 바람에 눈이 심하게 부었는데,또 눈물을 흘리자 가여운 마음이 들었다.“허,허나 저를 따르는 몸종은 몇 없사옵니다. 관저로 돌아올 때 부터 저를 챙겨준 몸종이옵니다... 명희도 없고, 오라버니께서 다른 이들도 쫓아내면 저는...”말이 끝나기도 전에 눈물이 바닥으로 떨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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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임 씨 부인이 임원을 부축했다.“이제 네가 유일한 아내이지 않느냐, 그러니 그만 울 거라. 가례일까지 부종이 낫지 않으면 어찌하려고.”진산군이 뒤에서 말을 더했다.“소 씨 집안은 아마도 소하와 소한을 같은 날에 혼례를 치르게 할 것이오, 성지도 내려졌으니 혼례일도 멀지 않을 것이오. 부인, 어서 두 여식의 혼수를 준비합시다!”임 씨 부인이 미소를 지었다.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연하지요, 집을 나갔어도 단이는 진산군의 양녀 이올시다. 하물며 주상 전하의 성지가 내려졌지 않사 옵니까, 최선을 다해 준비하도록 하지요.”이때, 임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녀의 표정을 눈치를 챈 것일까, 임 씨 부인이 말을 이었다.“허나, 원이야말로 진산군 관저의 여식이 아니 옵니까. 소한도 왕의 총애를 받고 있나이다. 혼수를 잘 준비하여 소한의 체면도 챙길 뿐 더러, 저희 진산군 관저의 체면도 챙길 것 이옵니다. 원아, 걱정하지 말거라. 네 혼수가 네 누이보다 못하지는 않을 것이야.”심지어 임원은 김단보다 더 좋은 혼수를 챙길 수 있다.임 씨 부인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큰 아씨의 혼수는 대감마님과 부인께서는 염려하지 마시옵소서.”그들은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수 나인이었다.그녀는 백성의 의복을 입고 보따리를 품에 안고 있다.임학이 깜짝 놀랐다.“벌써 가실 생각이오?”수 나인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예, 큰 마님의 오칠재도 지났습니다.노비도 이제 떠나겠습니다!”그녀는 조모와 서로 의지하는 사이였다.조모가 세상을 떠나자, 수 나인도 머물 생각이 없었다.사실 진산군과 임 씨 부인이 여러 번 수 나인을 말렸다.하지만 수 나인은 이미 결정을 내린 것 같이 단호했다.그 이후로는 그들도 더 이상 찾아 말리지 않았다.수 나인의 미소가 점점 진해졌다.“큰 마님께서 살아생전 가지고 계신 혼수를 모두 큰 아씨께 드렸나이다!그러니, 대감마님과 부인께서는 작은 아씨의 혼수만 준비하면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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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잠시 뒤, 수 나인이 마당 문을 두드렸다.그녀의 방문에 숙희가 기뻐했다.덥석 나인의 손을 잡고 안으로 향했다.집 안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숙희가 크게 외쳤다.“아씨, 누가 오셨는지 보십시오!”숙희가 기뻐하는 목소리에 김단이 서둘러 문 앞을 바라보았다.문 앞에는 수 나인이 서 있었다.백성 의복을 입고 간단하게 머리를 올려 묶었다.손에는 작은 보따리를 들고 있었다.김단이 서둘러 그녀를 맞이했다.“수 나인께서 어찌 오셨나이까?”“아씨를 뵈러 왔사옵니다.”수 나인이 눈 웃음을 지어 보였다.“며칠 동안 신세를 질 생각입니다, 부디 용서하시옵소서.”김단이 손을 저었다.“찾아오셔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그리고 수 나인을 데리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수 나인에게 물을 한 잔 따라 주었다.“복장을 보아하니, 고향에 돌아가시려 합니까?”수 나인은 물을 한 입 마시고 답했다.“예. 사실 한 달 전에 가려고 했습니다. 허나, 큰 마님의 오칠재가 끝나고 가는 게 좋다 생각하여 남았지요, 그리고 다른 사람은 영 믿음이 가지 않기도 합니다.”곧이어 김단의 얼굴에 미안한 기색이 드러났다.조모의 장례를 끝내고 그녀를 찾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이 얼마나 불효인가.수 나인은 김단의 마음을 눈치챘다.“살아 계실 때, 효도하는 것이 진정 효도라 하옵니다. 죽고 나서 하는 효도는 그저 보여주기 위함 이지요. 안심하세요, 큰 마님께서는 아씨가 얼마나 효녀이신지 아실 겁니다.”곧이어 김단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지어졌다.고개를 끄덕이고는 대화 주제를 돌렸다.“수 나인께서는 얼마나 계실 생각입니까?”“큰 아씨의 혼례날까지 있을 생각입니다.”수 나인은 빠르게 답했다.여전히 미소를 지어 보였다.흐릿한 두 눈동자에서는 자상함이 느껴졌다.조모의 눈동자와 똑같았다.곧이어 수 나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노비는 아씨의 곁에 몸종이 숙희밖에 없다고 들었습니다. 도와주기도 할겸, 큰 마님을 대신하여 아씨가 혼례옷을 입은 모양도 볼 생각입니다.”살아생전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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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수 나인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은 작은 아씨를 위해 이렇다 할 혼수를 마련하지 못할 것입니다.”사실 진산군 관저의 체면이 구겨지는 것이 싫었다.하지만 김단에게 알려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김단은 수 나인의 손을 잡았다.“염려 마십시오. 조모께서 주신 물건은 제 것이옵니다. 누가 와도 절대로 주지 않을 것이옵니다.”수 나인은 그제야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제야 마음이 놓입니다. 나인이 내일부터 하나씩 준비를 하여, 아씨의 가례를 돕겠나이다.”계속 옆에 서서 한 마디도 하지 않던 숙희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저도 돕겠나이다! 저는 아씨의 혼수 시녀이옵니다!”수 나인은 웃음을 터뜨렸다.“그렇지. 자네야말로 아씨의 제일 귀중한 혼수이지 않은가!”수 나인의 말에 숙희가 얼굴을 붉혔다.얼굴에는 자신만만한 표정이 드러났다.숙희는 수 나인이 큰 마님을 지킨 것처럼, 자신도 큰 아씨를 끝까지 지키고 싶었다.그날 밤, 진산군 관저 안.진산군과 임 씨 부인이 탁자 앞에 앉아있다.관저의 장부를 들여다보기 바빴다.진산군은 걱정가득한 표정이다.“이걸 어찌 하면 좋소? 관저에 이것밖에 남지 않았으니, 좋은 혼수를 어찌 내놓는가 말인가.”곧이어 들려오는 임 씨 부인의 말에 원망이 섞였다.“어머니께서 혼수를 단이에게 모두 넘겨줄지 알았습니까? 살아생전 단이를 아끼신 것은 맞지만, 원이야말로 관저의 여식이지 않습니까? 노망이 들어도 전부 다 단이에게 주시다니요!”진산군은 움찔거렸다.“지금 뭐라 했소?”어찌 어머니를 향해 노망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가.임 씨 부인은 서둘러 설명했다.“그 뜻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 않습니까? 왜 제게 화를 내시 옵니까? 차라리 이제 어찌하실지 말씀만 하시지요.”진산군은 자신의 태도가 성급했다고 생각했다.다시 제정신을 차리고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소?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어머니 홀로 이 관저를 지키셨소. 친 아들이 버젓이 살아있는데도, 혼수를 남한테 줄지 어떻게 알았겠소?”그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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