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민준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경민아는 한동안 침묵하다가 이내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식사를 마친 뒤, 경준혁이 경민준의 옆자리에 앉았다.경준혁도 엘투스 연구원 기념행사가 열렸던 날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경민준에게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은 전부터 들었다. 하지만 그 상대가 아시아 최고의 여성 레이서라 여기며 줄곧 응원해 온 CC일 줄은 몰랐다.모든 사정을 알고 나니 경민준이 CC의 사인 사진을 구해 방에 걸어 달라는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던 이유도 비로소 납득할 수 있었다.경준혁이 다가와 앉자, 경민준이 힐끗 바라봤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경준혁은 잠시 망설이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형, 나는 형수님이 정말 좋은 분인 것 같아.”경준혁은 전부터 CC의 열렬한 팬이었다.하지만 임지유와 가족들이 연미혜와 연씨 가문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힌 장본인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로는 더 이상 팬으로 남을 수 없었다.설령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해도 임지유와 연미혜 중에서는 연미혜가 훨씬 더 좋았다.관련 소식이 인터넷에 올라온 날 밤, 경준혁은 임지유의 연락처를 모두 삭제하고 친필 사인이 담긴 사진까지 쓰레기통에 버렸다.경민준이 경준혁을 바라봤다.“그래?”잠시 망설이던 경준혁은 이내 속마음을 털어놓았다.“응. 형한테는 형수님이 훨씬 더 잘 어울려.”경민준은 옅게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경준혁도 경민준이 남이 사생활에 간섭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경민준에게서 별다른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경준혁도 말을 아꼈다.경준혁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순간, 경민준이 불쑥 물었다.“이제 곧 개강이지?”“아, 응.”“수능도 잘 봤는데, 갖고 싶은 거 없어?”“아, 괜찮아...”“운전면허 땄다며? 차 한 대 사 줄까? 얼마 전에 SNS에 올린 차들 중에서 하나 골라 봐.”경준혁의 눈이 단숨에 반짝였다. 차를 사 주겠다는 말에 더는 거절할 생각도 들지 않았는지 자리에서 벌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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