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재벌 치트키 ON: Bab 11 - Bab 20

40 Bab

제11화

50대쯤 되어 보이는 중년 남자가 문 앞에 서서 정성스럽게 포장된 선물 박스를 들고 있었다.“누구세요?”임세진은 다소 의아한 표정으로 눈앞의 중년 남자를 바라봤다.“안녕하세요, 저는 맞은편 2호 별장에서 일하는 집사 안상훈입니다. 저희 아가씨가 1호 별장에 새로 입주한 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인사 한번 드리고 오라고 하셔서 찾아왔어요.”그제야 임세진은 대문을 활짝 열며 말했다.“어서 들어오세요. 저는 임세진이라고 합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안상훈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들어섰다.그리고 두 손으로 선물 박스를 공손하게 건네주었다.“저희 아가씨가 준비한 약소한 선물인데, 새집으로 이사 오신 것을 축하드린다고 하셨습니다.”“뭘 이런 걸 다...”임세진은 머쓱해 하며 머리를 긁적였다.하지만 거절하지는 않았고 선물 박스를 받아 들고는 차를 한 잔 대접했다.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은 뒤, 안상훈은 인사를 건네고 자리를 떠났다.멀어져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임세진은 눈을 가늘게 떴다.“2호 별장의 집사라... 재밌네.”굳이 사람까지 보내 축하 선물을 전해온 걸 보면 얼추 상대방의 속내가 짐작이 갔다.이유는 십중팔구 자기 정체를 가늠하지 못해서일 것이다.벨라 하우스 1호 별장은 로열동으로 그만큼 아주 특별한 존재였다.당시 분양 센터 매니저 서진국은 이 별장이 회장의 오래된 고민거리라고 했다.그런데 누군가 덥석 사들였으니 당연히 놀라기 마련이었다.게다가 자기 신원 정보에 관해서도 이미 털고 있을지 모른다.하지만 끝까지 추적해봐야 결국 헛수고일 터였다.어차피 대단한 배경 따위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그는 어디까지나 평범한 가정 출신의 청년일 뿐이다.“훗.”임세진은 코웃음을 쳤다.이내 탁자 위에 놓인 선물 박스를 바라보았다.조심스럽게 포장지를 벗기자 고급스러운 나무 상자가 모습을 드러냈다.상자의 뚜껑을 여는 순간 노란색 실크 천 위에 고이 누워 있는 와인 한 병이 눈에 들어왔다.병에 붙은 라벨은 누렇게 바래 세월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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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시간은 흘러 눈 깜짝할 사이에 저녁 7시가 되었다.임세진이 휴대폰 게임을 하려던 참에 문득 벨 소리가 울렸다.화면에 뜬 발신자는 다름 아닌 직장 상사인 박태윤이었다.“웬일이지?”그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딱히 친한 사이도 아니고, 평소에는 주로 업무상으로만 소통했을 뿐 퇴근하면 연락할 일이 거의 없었다.이내 통화 버튼을 누르고 박태윤에게 물었다.“여보세요, 팀장님? 무슨 일이세요?”“세진 씨, 오늘 왜 회사 안 나왔어?”“아, 일이 좀 있어서요.”임세진이 대충 얼버무렸다.“그래? 이제 회사 안 나와도 돼. 오늘부로 공식 폐업했거든. 이번 달 월급은 통장에 입금됐을 거야.”박태윤은 난감한 목소리로 말했다.회사가 망하고 아직 다음 직장을 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요즘 같은 시국에 괜찮은 일자리를 찾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다.“그렇군요.”임세진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참, 내일 점심 11시 30분에 우리 부서 사람들끼리 회식하기로 했거든. 세진 씨도 와.”박태윤의 제안에 임세진은 잠시 고민에 잠겼다.곧이어 다시 입을 열었다.“알겠습니다. 주소 보내주세요.”그래도 1년 넘게 함께 일한 동료들이다 보니 특별히 친한 사람은 없어도 정이 쌓이기 마련이었다.이제 각자 흩어지게 된 마당에 마지막 회식 정도는 참석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그럼 내일 점심 11시 30분, 동강로에 있는 화연루 2층 장미홀에서 봐. 꼭 와야 해.”그러고 나서 임세진은 몇 마디 더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잠시 휴대폰 게임을 즐긴 후, 아래층에 있는 헬스장으로 내려가 두 시간 넘게 운동했다.어느새 온몸이 땀으로 흥건했고, 욕실로 가서 욕조에 몸을 담그고 스파를 했다.밤 10시가 되어서야 비로소 잠자리에 들었다.이틀 정도 새로운 일상에 적응하자 이제는 굳이 자정이 되자마자 앱에 접속해 급하게 물건을 살 필요도 없었다.푹 자고 아침에 일어나 여유롭게 구매하는 편이 훨씬 나은 법이니까.어느덧 밤이 지나고 다음 날 아침 오전 8시.임세진의 눈이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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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전체적으로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돋보였다.게다가 가격은 무려 1억에 가까웠다.임세진은 침을 꿀꺽 삼키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가격이 살벌하네.”이내 혀를 끌끌 차며 다시 앱 화면을 열고 일말의 망설임 없이 구매를 선택했다.[구매 완료! 상품 배송 중, 예상 배송 시간 3시간. 수령 준비 부탁드립니다.]“3시간?”생각보다 긴 시간에 저도 모르게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좀 걸리네.”이내 혼잣말로 중얼거리더니 체념한 듯 고개를 저었다.“그래, 3시간쯤 기다리지 뭐.”그러고 나서 한숨을 푹 쉬었다.이때, 시선은 다른 상품으로 옮겨갔다.“그나저나 이건 뭐지?”임세진은 의혹을 품은 채 캐시백 포인트 카드를 유심히 바라보았다.“일단 지르고 보자.”그리고 별다른 고민 없이 구매 버튼을 눌렀다.[구매 완료! 상품 배송 중, 예상 배송 시간 30분. 수령 준비 부탁드립니다.]“30분이라...”혼잣말로 중얼거린 뒤 계속 아침 식사를 이어갔다.이때, 휴대폰 화면 상단에 문자 알림이 떴다.[xx 은행 9528 4/22 08:18 입금: 40,000,000 잔액: 41,485,625.]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알림창을 보고 임세진은 깜짝 놀랐다.잠시 후 사랑채 부동산 매니저 주현석이 보낸 문자가 도착했다.내용을 확인하고 나서야 무슨 상황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그가 보유한 120채의 집 중에서 무려 3분의 1이 어제 오후에 임대됐던 것이다.마침 4월이라 상반기 채용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시점이었다.많은 신입사원들이 입사를 시작하면서 청운 힐스처럼 지하철역 인근에 위치한 매물은 빠르게 임대될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주현석은 확신에 찬 말투로 최대 3일 안에 나머지 집들도 모두 계약을 마치겠다고 다짐까지 했다.휴대폰 화면에 찍힌 잔액을 바라보며 임세진은 정신이 몽롱했고, 한편으로는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돈 걱정에 시달렸는데, 하루 만에 통장에 4천만 원이 넘는 잔액이 찍혀 있었다.갑작스레 불어난 자산에 소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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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어머니의 말을 듣고 임세진은 미소를 지었다.“제가 연초에 친구랑 작은 회사를 하나 차렸는데 마침 수익 배당금이 나왔거든요. 그중 일부만 보내드린 거예요. 이제 엄마 아빠도 좀 편하게 지내셔야죠.”그제야 어머니도 한시름 놓은 듯 말했다.“그렇구나. 우린 돈 필요 없어. 이건 저금해 둘 테니까 나중에 장가갈 때 쓰렴.”임세진은 난처한 듯 웃으며 어머니와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두 사람은 거의 20분가량 통화한 뒤에야 전화를 끊었다.이때, 휴대폰 화면에 알림이 떴다.[캐시백 포인트 카드 발급 완료!][자세한 내용은 상품 목록을 확인하세요.]연이은 알림음에 임세진은 어리둥절했다.이내 앱의 상품 목록에 들어갔다.곧이어 화면에 검은색 카드 한 장이 나타났다.터치해 보니 자세한 안내가 떴다.[캐시백 포인트 카드 사용 시 최대 10배까지 현금 지원.]이를 본 순간 임세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최대 10배까지 캐시백이라니?지금 상황에서 이만큼 유용한 게 또 있을까 싶었다.임세진은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생각에 잠겼다.시간을 확인해 보니 이제 8시 30분이었다.11시 30분까지는 아직 꽤 긴 시간이 남아 있었다.이내 자기 차림새를 훑어본 뒤 속으로 결심했다.일단 옷부터 몇 벌 사기로 했다.임세진은 결코 짠돌이가 아니다.게다가 지금은 돈도 있으니 옷을 제대로 갖춰 입는 건 필수이자 당연한 일이다.평소에 입든 아니면 앞으로 중요한 자리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든 괜찮은 옷 한 벌은 꼭 필요했다.차를 몰고 집을 나서 곧장 센트럴 스퀘어로 향했다.이곳은 화강시에서 손꼽히는 최고급 쇼핑몰 중 하나였다.내부에는 고급 명품들이 즐비했다.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은 많지 않았다.쇼핑몰을 한 바퀴 둘러본 임세진은 시선이 자연스레 아르마니 매장에 멈췄다.아르마니는 명품 중에서 인지도가 있는 편에 속했다.매장 안으로 들어서서 대충 훑어봤을 뿐인데 눈길을 뗄 수 없었다.아르마니의 디자인이 그의 취향에 부합했기 때문이다.매장에 들어가자 단정하게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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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아르마니 꼴레지오니는 비즈니스 기성복 라인으로 전형적인 포멀한 스타일을 지향한다.엠포리오 아르마니는 상대적으로 캐쥬얼한 편이다. 원단 품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그만큼 가격도 비교적 저렴했다.사실 아르마니 전체 라인업 중에서 구매할 만한 건 이 세 가지 정도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 아래 단계의 제품들은 솔직히 말해 그냥 이름값만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미끼에 불과했다.실제로 구매한다 해도 결국은 ‘로고’때문에 사는 셈이다.하지만 지금의 임세진에게는 돈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그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조르지오 아르마니부터 먼저 볼게요.”“네, 고객님.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점원은 조르지오 아르마니 제품이 있는 구역으로 임세진을 안내했다.해당 구역에는 다른 손님 몇 명이 구경하는 중이었다.다들 임세진을 힐끗 쳐다보고는 관심을 끄고 마음에 드는 옷을 계속해서 골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 굵은 금목걸이를 목에 걸고 탈모가 진행된 중년 남성이 서 있었다.일행처럼 보이는 앙칼지고 까칠한 젊은 여자가 임세진을 발견하고는 코를 막으며 경멸 어린 표정을 지었다.“여기 대체 장사를 어떻게 하는 거죠?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세 옷으로 도배한 사람도 그냥 들여보내요?”중년 남자가 대뜸 웃음을 터뜨렸다.“자기가 이해해 줘야지. 허세 부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딜 가나 꼭 있다고. 명품 살 형편도 안 되면서 괜히 구경한답시고 어슬렁거리고 말이야. 옷이라도 더럽히면 물어낼 능력도 없을 텐데. 그러니까 오빠 말 잘 들어. 내 기분만 잘 맞춰주면 네가 갖고 싶은 건 다 사줄게.”“오빠도 참, 당연한 일 아니겠어요?”“우리 애기 착하네! 쇼핑 마치고 이따가 네 가방도 사러 가자.”“오빠 최고!”중년 남자는 웃음을 터뜨리며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동시에 거들먹거리며 대놓고 임세진을 무시했다.말투 또한 비아냥거림이 고스란히 드러났다.주변에 있던 손님들의 귀에도 중년 남자의 말이 들렸고, 그로 인해 불쾌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하지만 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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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적이 찾아왔다.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앞의 임세진을 바라보았다.여점원도 침을 꼴깍 삼키며 말했다.“정말요? 옷 일곱 벌만 해도 1500만이 넘을 텐데...”“1500만?”임세진은 멈칫하더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현재 통장 잔액은 약 2300만 원.옷을 사고도 8백만 원 정도 남으니 신발까지 충분히 구매할 수 있다.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잠깐만요.”곧이어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경멸 어린 표정을 지었다.이때 중년 남자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훗! 연기에 제대로 몰입했네. 진짜 자기가 무슨 재벌이라도 되는 줄 아나? 돈 얘기 나오니까 결제 못하는 거 봐봐.”한편, 옆에 있던 까칠한 여자도 임세진을 노골적으로 무시했다.가진 것도 없으면서 뻔뻔하게 큰소리까지 치다니.하지만 임세진은 두 남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이내 휴대폰을 꺼내 앱을 열어 캐시백 포인트 카드를 터치했다.그리고 진열장에 있는 검은색 구두 두 켤레를 가리키며 무덤덤하게 말했다.“저기 보이는 구두도 같이 포장해 주세요. 신발 없이 옷만 사는 것도 좀 그렇잖아요.”곧이어 카드를 꺼내 들었다.“결제하시죠.”시원하게 계산하는 임세진을 보며 여점원은 어안이 벙벙했다.바로 카드를 긁는다고?대체 무슨 상황이지?방금 임세진이 주춤했을 때 가격이 너무 비싸서 망설이는 줄 알았다.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건 옷만 사면 신발이 없어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는 점이었다.신발 두 켤레를 추가로 주문하고 옷 일곱 벌까지 전부 산다니?지금 옷값만 해도 1500만 원이 넘는데 신발 두 켤레를 더하면 2천에 가까운 금액이 된다.그런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카드를 꺼내 결제하려고 했다.도대체 얼마나 부자이면 가능한 거지?매장에 있던 다른 손님들도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별 보잘것없는 젊은이가 정말로 결제할 생각인가?물론 그들도 충분한 소비 능력을 갖췄고, 한두 벌쯤은 구매할 수 있었지만 한꺼번에 새 시즌 대표 상품 일곱 벌에 수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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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여점원은 흠칫하더니 재빨리 입을 열었다.“네, 고객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이내 부랴부랴 단말기를 챙겨서 뛰어왔다.사람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집중되었다.중년 남자의 입가에 냉소가 번졌다.“어디 한번 보자고. 언제까지 연기할 셈인지.”그와 동시에 임세진의 카드가 단말기에 꽂혔다.곧이어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경쾌한 알림음과 함께 영수증이 천천히 출력되었다.매장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다들 그 장면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고 속으로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정말로 결제가 성공하다니?순간, 놀라서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그제야 깨달은 사실이 있었다.눈앞의 보세로 도배한 청년이야말로 진짜 부자라는 것을.심지어 2천을 소비하면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진정한 재벌이다.한편, 중년 남자와 여자는 완전히 얼이 빠졌다.“이게 대체...”특히 중년 남자의 표정은 얼마나 민망한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신나게 비웃으며 임세진의 소비 능력을 의심했기 때문이다.그저 허세 부리는 줄로만 알았는데 결과는 보기 좋게 한 방 먹은 셈이었다.마치 따귀라도 한 대 얻어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무려 2천이 넘는 돈을 들여 고작 옷 몇 벌을 사다니?이는 자신조차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 할 일이었다.하지만 눈앞의 청년은 그걸 정말로 해냈다.다시 말해서 그의 정체는...순간, 중년 남자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동시에 조금 전까지 상대방을 신랄하게 비꼬았던 모습이 머릿속을 스치자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한편, 결제가 완료되자 여점원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무려 천 단위가 되는 고액 주문 건이라 인센티브만 해도 백만 원이 넘는다.멀리서 지켜보던 다른 점원들의 얼굴에 부러움이 고스란히 묻어났고, 속으로는 질투와 후회가 밀려왔다.‘저 손님을 내가 받았어야 했는데!’이때, 임세진의 휴대폰 화면에는 알림창 하나가 불쑥 떴다.[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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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임세진의 시선을 느낀 중년 남자는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느낌이 들었다.두 다리는 걷잡을 수 없이 덜덜 떨렸고, 얼굴은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를 만큼 일그러져 있었다.조금 전 신이 나서 임세진을 모욕했던 일을 떠올리자 정신이 아찔했다.순간, 절망과 후회가 물 밀듯이 밀려왔다.대체 왜 그렇게까지 무시했던 걸까.이내 씁쓸한 미소와 함께 잰걸음으로 임세진에게 다가가 말했다.“저기... 젊은이, 아까는...”하지만 남자가 입을 열자마자 임세진이 손을 내저으며 비아냥거렸다.“됐습니다. 저 같은 가난뱅이랑 굳이 말 섞을 필요 없잖아요?”곧이어 중년 남자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저 같은 가난뱅이라니?누가 봐도 그를 용서할 마음은커녕 되레 비꼬는 의도이지 않은가?남자가 변명하려던 찰나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어? 임세진 씨?”임세진이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안녕하세요, 안 집사님.”그리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목소리의 출처는 다름 아닌 어제 오후에 만났던 2호 별장 집사 안상훈이었다.한편, 안상훈 역시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설마 이런 곳에서 임세진을 다시 만나게 될 줄이야.“쇼핑하러 오셨어요?”“네, 마침 평소 갈아입을 옷 몇 벌 사려던 참이었죠.”말을 마치고 임세진은 한쪽에서 포장 중인 옷과 신발을 가리켰다.안상훈이 곁눈질로 힐끔거리더니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떨렸다.눈썰미가 워낙 좋아 포장지에 가려진 옷들이 이번 시즌 아르마니 대표 상품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게다가 한 벌당 무려 2백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이다.그런데 임세진에게는 그저 평소 갈아입을 옷에 불과했다.그가 모시는 아가씨조차도 감히 엄두를 못 낼지도 모른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럴 만도 했다.어쨌거나 눈앞의 남자는 120억을 들여 고급 별장을 현금으로 사들인 인물이지 않은가.애초에 돈 걱정 따윈 없는 사람이다.안상훈도 비로소 납득이 갔다.이때, 옆에 서 있던 중년 남자의 눈이 번쩍 뜨였다.“안상훈 씨!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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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대체 언제부터 개나 소나 우리 회사 협력사가 된 거지? 이따가 회사 나가면 직원들한테 공급 업체 단속 잘하라고 통보해야겠네.”혼잣말을 마친 뒤 웃으며 임세진을 바라봤다.“절대 오해하지 마세요. 저는 정말 모르는 사람이에요.”임세진이 피식 웃었다.“그쪽 회사 사정에 관심 없어요. 전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말을 마치고 자리를 떠났다.잠시 후, 아르마니 매장에서 직원을 시켜 차까지 쇼핑백을 가져다주었다.임세진의 모습이 사라지자 안상훈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곧이어 뒤에 있는 조영훈을 바라보며 말했다.“감히 임세진 씨를 건드리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어요? 수습은 혼자 알아서 해요.”그러고 나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조영호는 그 자리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온몸에 핏기가 가시며 손발까지 얼어붙는 듯 차가워졌다.안상훈의 태도를 보아하니 조금 전 그 젊은이는 감히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인물임이 분명했다.하지만 자신이 그런 사람의 심기를 거슬리게 했던 것이다.그제야 무슨 짓을 했는지 실감이 났다.‘젠장, 망했네.’옆에 있던 요염한 차림의 여자도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이내 서둘러 다가와서 물었다.“오빠, 우리 이제 어떡해요?”조영호는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여자를 보는 순간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원망이 솟구쳤다.그녀만 아니었어도 임세진을 건드릴 일은 없었을 텐데.결국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따귀를 날렸다.“꺼져! 네년만 아니었으면 괜한 사람 심기 건드릴 일도 없었어.”한편, 모든 상황을 지켜본 다른 손님들도 하나같이 충격에 빠졌다.조금 전 별 보잘것없는 청년이라 여겼던 사람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신분을 지녔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안상훈이 누구인지는 다들 잘 알고 있었다.무려 화강시 정상 그룹의 부대표였다.정상 그룹은 화강시에서 상위 10위 안에 드는 대기업이다.그런데 한 그룹사 부대표가 청년 앞에서 한없이 공손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도대체 그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사람들의 머릿속엔 온갖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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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한편, 주차장 멀지 않은 곳.세련된 옷차림의 두 여자 또한 눈에 띄는 포르쉐를 발견했다.그중 한 사람이 먼저 입을 열었다.“다혜야, 저기 봐.”옅은 화장에 스커트를 입은, 갓 대학교를 졸업한 듯한 여자가 고개를 돌렸다.“저 사람은...”전다혜의 얼굴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이내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임세진?”“응, 내 기억이 맞다면 시골 출신일 텐데 방금 포르쉐에서 내리는 걸 봤어.”조수아가 대답했다.“혹시 몰래 돈 많은 사모님 만나는 거 아니야? 외모가 잘생기긴 했잖아.”전다혜의 시선이 포르쉐로 향하는 순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에이, 설마. 원래 부자인데 아닌 척 할 수도 있는 거지.”조수아와 달리 많은 경험을 해 본 그녀는 임세진이 타고 온 차가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디자인만 봐도 일반 차가 아니라 한정판일 가능성이 컸다.게다가 현재 입고 있는 옷이 이번 시즌 조르지오 아르마니 신상이라는 확신이 들었다.슈트 한 벌 가격이 무려 2백만 원을 훌쩍 넘긴다.한정판 포르쉐와 조르지오 아르마니 신상까지.대체 어떤 부잣집 사모님이 그렇게 큰돈을 들여 흔쾌히 선물해준단 말인가.그래서 임세진이 일부러 부자인 티를 내지 않았을 거라고 짐작했다.하지만 회사가 망한 지금은 금수저라는 사실을 더는 숨길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전다혜는 호기심이 일기 시작했고,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재밌는 사람이군.”혼잣말로 중얼거리다가 머리카락을 살짝 넘기고 말했다.“수아야, 가자.”“응.”두 사람은 레스토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한편, 임세진은 주머니에서 지폐 몇 장을 꺼내 주차 요원에게 건넸다.“차 좀 잘 봐줘요. 누가 긁고 가면 골치 아프니까.”“알겠습니다, 손님!”지폐를 받아든 주차 요원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그러고는 연신 허리를 굽신거리며 대답했다.이내 진지한 얼굴로 포르쉐를 지키기 시작했다.임세진은 화연루 입구에 도착했다.안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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