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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Chapters

제21화

“알겠습니다. 저희 매장까지 멀지 않으니 10분 안에 도착할 것 같아요.”“네, 번거로우시겠지만 부탁 좀 드릴게요.”“별말씀을요.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간단한 대화가 오간 뒤 통화는 곧 종료되었다.마침 엘리베이터도 도착했다.임세진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장 2층 장미홀로 향했다.장미홀.대부분 사람이 이미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어, 세진 씨 왔어?”팀장 박태윤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다들 일찍 도착했네요.”임세진은 미소를 지으며 주변 사람들과 안부를 나눴다.자리에 앉은 직후 음식도 속속 오르기 시작했다.그러던 중 룸 문이 벌컥 열렸다.머리를 반듯하게 넘긴 한 젊은 남자가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더니 대뜸 큰 소리로 말했다.“아이고, 정말 죄송합니다! 늦어서 미안해요. 길이 좀 막혀서.”말을 마치고 자리를 골라 앉았다.그러고는 손에 들고 있던 BMW 차 키를 탁하고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남자는 시종일관 털털한 태도로 미소를 잃지 않고 있었다.“과장님, 차 바꾸셨어요?”순간, 모두의 시선이 BMW 차 키에 집중됐다.“휴, 말도 마요. 이번에 청원 그룹 재무부장으로 이직했거든요? 그래서 자기한테 주는 선물 겸 BMW X7을 질렀어요.”안재민이 무덤덤한 얼굴로 말했다.하지만 룸 안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 일제히 숨을 들이켰다.“청원 그룹이요? 화강시에서도 손꼽히는 대기업 아니에요?”“대박! 과장님... 아니지, 이제는 부장님이시구나. 진짜 대단하신데요?”“거기다 BMW X7까지? 부장님! 제가 한 잔 올릴게요.”순식간에 술잔이 오가며 아부하는 멘트가 난무했다.안재민도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였다.“여러분, 고마워요! 솔직히 말하면 부장 자리도 쉽지 않아요. 그리고 진짜 돈이 안 돼요.”말을 이어가면서 일부러 소매를 살짝 걷어 올렸다.이내 손목에 걸친 독특한 디자인의 시계가 살짝 드러났다.“어? 부장님, 그거 로저드뷔 손목시계 아니에요?”눈썰미가 좋은 사람이 한눈에 알아보았다.순간, 모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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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글쎄, 그 사람이 무려 8천만 원짜리 시계를 주문했대요.”곧이어 여기저기서 숨을 헉하고 들이켜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8천만 원 주고 시계를 하나 산다고? 세상에, 평생 돈 안 쓰고 모아도 전 감히 엄두도 못 내죠.”“역시 부자는 다르네. 억에 육박하는 시계라니...”“부장님도 이제 진급했으니 임원 되는 건 시간문제 아니겠어요? 그럼 시계쯤이야 껌값이겠죠.”사람들의 아부 섞인 말에 안재민은 웃음을 터뜨렸다.그와 동시에 멀지 않은 곳에 앉아 있는 전다혜를 힐끔 쳐다보았다.굳이 주목을 끈 것도 사실은 그녀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였다.전다혜는 회사에서도 손꼽히는 미인에 속했다.그러나 시선이 향한 순간, 정작 자신은 안중에도 없고 오히려 맞은편에 앉은 임세진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안재민의 표정이 금세 어두워졌다.잘생긴 얼굴이 눈에 들어오자 왠지 모르게 질투심이 불타올랐다.‘외모가 반반하고 키가 나보다 조금 더 큰 거 빼고 뭐 없잖아?’그런데도 여자들의 관심은 늘 임세진에게 쏠렸다.이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세진 씨도 업무 능력은 나무랄 데 없던데, 게다가 명문대 출신이잖아요? 어떻게, 마음에 드는 직장 새로 찾았어요?”“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아직 못 찾았어요.”임세진이 태연하게 대답했다.예상했던 답변에 안재민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가더니 냉소를 지었다.“그래요? 젊은 사람이 눈만 높아서는 안 되지. 마침 우리 청원 그룹에 경비원을 몇 명 뽑고 있는데 세진 씨 같은 혈기 왕성한 친구가 딱이거든요? 어디 한번 지원해볼래요?”이보다 더 적나라한 조롱이 있을까?말을 마치자 주위는 정적이 휩싸였다.모두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눈앞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한편, 임세진의 정체를 아는 전다혜는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정작 당사자인 임세진은 얼굴이 태연하기 그지없었다.곧이어 무덤덤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괜찮아요. 여유 자금이 좀 있어서 사업이나 한 번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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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전부 보세 아니면 인터넷 이월 상품이었다.그러나 지금은 안재민이 언급한 탓에 다른 사람들도 주목하게 되었다.임세진을 바라보는 눈빛이 하나같이 미묘하게 변하더니 경멸이 묻어났다.명품 살 돈이 없으면 애초에 입지나 말지, 그러면 비웃음을 사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짝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임세진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한두 번은 그러려니 하지만 계속 도발 당하면서도 가만히 있는 건 그의 성격상 용납이 안 되었다.그리고 입을 열려던 순간 피식하고 웃는 소리가 대뜸 터져 나왔다.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수아 씨, 뭐가 웃기죠?”안재민이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아, 그만 해요. 진짜 더는 못 참겠어요. 뭐가 웃기냐고요? 어떻게 그리 눈치 없을 수 있죠? 세진 씨가 짝퉁을 입어요? 포르쉐를 몰고 다니는 재벌 2세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소리 하는 거예요?”그러고는 폭소를 터뜨렸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룸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다들 어안이 벙벙했고,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임세진이 재벌 2세라니?그것도 포르쉐를 끌고 다니는?지금 장난하나?슈퍼카 오너가 회사에 출근한다고?게다가 매일 보세 아니면 이월 상품만 입고?말도 안 돼!안재민도 넋을 잃고 말았다.임세진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의아함이 가득했고, 자기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그럴 리 없어요. 저건 분명 짝퉁이에요. 수아 씨가 속은 거예요! 포르쉐를 끌고 다닌다니? 렌트했을지 누가 알아요?”그는 어느새 자신이 지어낸 이유를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세진 씨가 이렇게 허영심이 많을 줄은 몰랐네요. 아르마니 짝퉁은 그렇다 쳐도 포르쉐까지 빌려요? 회식 참석하려고 돈 꽤 썼겠는데.”전다혜와 조수아는 한심한 얼굴로 안재민을 바라보았다.임세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진실을 공개하려던 찰나, 룸 문이 스르륵 열렸다.곧이어 로저드뷔 점장인 주도헌이 손에 쇼핑백을 들고 들어왔다.갑작스러운 불청객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한편, 안재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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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룸 안은 정적에 휩싸였다.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믿을 수 없다는 듯 임세진을 바라보았다.로저드뷔 VIP 고객이 임세진이라니?지금 장난하나?평소 보세 아니면 이월 상품이나 입는 흙수저이지 않은가?그런데 어떻게 로저드뷔의 VIP 고객일 수 있지?한편, 조수아는 충격을 받아 입을 다물지 못했다.전다혜는 몰래 흥미진진한 미소를 지었다.반면, 안재민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말도 안 돼! 그럴 리 없어. 이건 분명 오해야. 아르마니 짝퉁 입는 사람이 로저드뷔 VIP 고객이라고? 뭐가 잘못된 게 확실해!”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도헌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어갔다.이내 안재민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지금 우리 매장이 못 미덥다는 뜻인가요? 임세진 씨는 저희 로저드뷔의 소중한 고객이자 무려 최상위급 VIP이시죠. 이번에 구매한 상품은 무려 8천만 원 상당의 엑스칼리버 RDDBEX0406 모델이에요.”그 말은 마치 시한폭탄이 터지듯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8천만 원짜리 로저드뷔 시계라니?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 힘들어 안재민은 얼이 빠진 표정으로 임세진을 바라보았다.한편, 임세진은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느긋하게 정성껏 포장된 박스를 꺼냈다.그리고 뚜껑을 열고 안에 있던 시계를 꺼내 손목에 착용했다.큼지막한 다이얼을 보는 순간 안재민은 마치 따귀라도 얻어맞은 듯 얼굴이 화끈거렸다.8천만 원짜리 시계를 샀다는 베일에 싸인 부자 이야기를 떠벌리며 임세진 앞에서 로저드뷔 중에서도 가장 저급한 모델을 자랑스럽게 뽐내던 자기 모습이 떠오르자, 마치 어릿광대처럼 한없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이때, 누군가 깜짝 놀라 외쳤다.“잠깐만! 8천...? 방금 과장님이 베일에 싸인 부자가 8천만 원짜리 시계를 샀다고 하지 않았나? 설마 그 사람이...”“헉! 세상에, 지금 세진 씨가 차고 있는 이 시계에요?”“와, 그런데도 전혀 내색 안 하네. 부장 승진에 차 한 대 바꾸고 생색내기 바쁜 사람도 있는데, 세진 씨는 8천만 원이 넘는 시계를 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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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그는 비로소 깨달았다.조금 전 임세진을 언급했을 때 전다혜가 왜 어처구니없는 듯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봤는지.애초에 진실을 알면서도 놀아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한편, 주도헌 역시 저도 모르게 숨을 헉하고 들이켰다.한정판 포르쉐라니?기본적으로 가격이 백억은 훨씬 넘으며, 더욱이 돈만 있다고 해서 구할 수 있는 차가 아니었다.임세진을 바라보는 주도헌의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한편, 임세진은 속으로 은근히 놀랐다.자신이 타고 온 차를 전다혜가 봤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내 피식 웃고는 주도헌을 돌아보았다.“번거롭게 먼 길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또 시계를 살 일이 있으면 그때도 잘 부탁드릴게요.”임세진의 말에 주도헌은 얼굴이 환해지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그러고는 황급히 대답했다.“별말씀을요, 전혀 번거롭지 않았습니다. 고객님을 뵐 수 있어 영광이었어요.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정중히 고개를 숙이고 인사한 뒤 주도헌은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그가 나가자 룸 안의 분위기는 한층 더 어색해졌다.안재민은 수치심에 얼굴이 화끈거렸다.결국 몸이 안 좋다는 말을 남기고 차 키를 집어 들더니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계속 머물러 있기에는 면목이 없었기 때문이다.안재민이 떠나자 그의 주변을 맴돌던 동료들마저 이제는 하나둘 임세진에게 다가와 아부하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바라보며 임세진은 웃음을 짓더니 속으로 한탄했다.‘사람이란 참 솔직하다니까.’평범하게 입고 다닐 땐 말 한마디 건네지도 않더니 돈이 좀 있다는 걸 알자마자 우르르 몰려들어 아첨하기 바빴다.그리고 술잔이 오가며 회식은 자연스럽게 마무리되었다.식사가 끝나고 계산을 마친 뒤 임세진은 주차장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하지만 주차장에 도착하는 순간 난감해졌다.술을 마신 상태로는 도저히 운전해서 집에 갈 수 없다.그렇다고 대리를 부르자니 불가능할 듯싶었다.16억 짜리 포르쉐를 대리기사가 와도 감히 운전할 수 있을지가 문제였다.“됐어. 그냥 여기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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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차에 타고 나서야 조수석에 누군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어서 와요.”조수아가 키득키득 웃으며 임세진을 바라보고 있었다.이내 전다혜를 힐끗 쳐다보더니 넌지시 말했다.“나 그냥 내릴까? 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야지.”곧이어 전다혜의 볼이 발갛게 달아올랐다.“헛소리하지 마.”조수아는 대뜸 웃음을 터뜨렸다.운전석에 앉은 전다혜가 임세진을 향해 물었다.“참, 집이 어디예요?”“벨라 하우스 1호 별장이요.”뒷좌석의 임세진이 무덤덤하게 대답했다.생각지도 못한 장소에 조수아는 깜짝 놀랐다.“벨라 하우스? 화강시에서 제일 비싼 몇 안 되는 고급 별장 단지잖아요.”“글쎄, 그냥 그래요.”임세진이 미소를 지으며 얼버무렸다.하지만 옆에 앉은 전다혜는 속으로 적잖이 놀랐다.백미러를 통해 임세진을 바라보는 눈빛은 충격 그 자체였다.조수아와 달리 그녀는 벨라 하우스 1호 별장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잘 알고 있었다.지금 화강시 상류층 사이에서는 누군가 그곳에 입주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정작 집주인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설마 벨라 하우스 1호 별장을 산 사람이 임세진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때 조수아가 다시 질문을 이어갔다.“참, 세진 씨 차 포르쉐 맞죠? 모델명이 뭐예요?”“911 GT1-98이라고, 그냥 걷기 귀찮아서 대충 끌고 다니는 거예요.”임세진은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조수아는 휴대폰으로 검색해보며 무심하게 물었다.“어떤 차종이죠? 얼마 정도 해요?”임세진은 미소를 잃지 않은 채 기억을 더듬었다.“별로 안 비싸요. 한 16억쯤?”툭!순간, 조수아의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졌다.그러고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임세진을 바라봤다.별로 안 비싸다고?심지어 걷기 귀찮아서 대충 끌고 다니는 차라니?운전석에 있던 전다혜조차도 흠칫 놀랐다.이런 게 바로 부자들의 자랑질인가?20분 뒤, 벨라 하우스 별장 단지 입구.“도착했어요.”“잠깐 들어갔다 가시죠?”임세진이 웃으며 말했다.“어...”전다혜는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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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임세진은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안 했다.이 별장을 사서 손해 본 일이 없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그가 지출한 돈은 고작 20원이었으니까.잠시 후, 세 사람은 집 안으로 들어갔다.임세진이 차를 두 잔 내왔고, 조수아는 한 모금 마시더니 대뜸 입을 열었다.“세진 씨, 다혜랑 별장 구경 좀 해도 돼요?”“그래요. 참, 점심은 배부르게 먹었어요?”임세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물었다.솔직히 말해서 그는 배가 덜 찼다.화연루는 고급 레스토랑인 만큼 대체로 비싸고 양이 적은 특징이 있다.게다가 점심에는 술을 권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음식은 거의 입에 대지도 못하고 술만 마셨다.이때, 전다혜가 말했다.“배가 좀 고프긴 하네요.”“알았어요. 수아 씨랑 구경하고 있어요. 이따가 국수 말아서 줄게요.”임세진의 말을 들은 전다혜는 볼이 붉게 물들었다.“왜 그래요? 얼굴이 빨간데? 집이 더워요?”임세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에어컨 리모컨을 집어 들었다.“에어컨 온도 좀 낮춰 줄게요.”곧이어 온도를 20도로 내렸다.그러고 나서 다시 입을 열었다.“미리 말해두는데 우리 집에 먹을 거 별로 없어요. 냉장고엔 소면밖에 안 남았고, 음료도 차가운 것뿐인데 괜찮아요?”“네?”말이 끝나고 나서야 전다혜는 혼자만의 착각에 빠졌다는 걸 깨달았다.이내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럼요...”“다행이네요.”임세진은 주방으로 걸음을 옮겼다.한편, 조수아는 전다혜의 손을 잡고 들뜬 표정으로 별장을 구경하고 있었다.모든 게 다 갖춰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평범한 가정집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이색적인 공간들이 눈에 띄었다.작은 도서관을 떠올리게 하는 서재, 아늑하고 세련된 홈시어터, 넓은 피아노 연습실, 그리고 최고급 음향 장비가 갖춰진 노래방까지.집 안을 둘러볼수록 감탄이 끊이질 않았다.시간이 흘러 20분쯤 지났을 무렵.“꺅!”갑작스러운 비명이 울려 퍼지자 임세진은 곧바로 가스레인지 불을 끄고 밖으로 달려갔다.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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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2세대 백운향이라니?화면에 뜬 상품을 바라보며 임세진은 호흡마저 가빠졌다.이게 어떤 물건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소위 말하는 2세대 백운향은 세 그루의 어미나무에서 접목해 자라난 나무에서 채엽한 잎을 일컫는다.현재 어미나무는 보호를 위해 더 이상 잎을 따지 않았다.그로 인해 2세대 나무에서 딴 찻잎의 가치는 말 그대로 천문학적 수준이며, 1g당 무려 20만 원이 넘는다.계산해 보면 1.5kg의 2세대 백운향은 무려 3억 원에 육박했다.“진짜 물건이네?”이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당연히 사야지!”그 생각이 들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구매 버튼을 눌렀다.[구매 완료! 상품 배송 중, 예상 배송 시간 6시간, 수령 준비 부탁드립니다.]화면에 뜬 메시지를 보며 임세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휴대폰을 꺼버린 뒤 잠자리에 들었다.하룻밤이 지나 다음 날 아침 8시 반.기지개를 켜고 볼일을 본 뒤 1층으로 내려가자 문 앞에 커다란 택배 상자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임세진은 어리둥절하다가 문득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에 택배를 들고 테이블 앞으로 걸어갔다.상자를 열자 안에 작은 통들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전부 꺼내 보니 50g짜리 백운향 차통이 모두 30개였다.그중 한 캔을 뜯자 진한 차향이 코끝에 맴돌았다.“역시 명품은 다르군.”연신 혀를 내두르며 차 한 잔을 우려내 조심스레 한 모금 머금었다.순간, 두 눈이 번쩍 떠졌다.“맛있네.”감탄이 절로 나왔다.그러고는 새것 한 캔을 꺼내 들었다.잠시 후 2호 별장에 가져다줄 생각이었다.상대가 무려 6백만 원이 넘는 1990년산 콩티를 선물한 만큼 답례도 안 하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결국 한 캔은 따로 챙기고, 또 하나는 손님 접대용으로 남겨두었다.그리고 나머지는 전부 다용도실에 정리해 넣었다.오전 9시.임세진은 차통을 들고 2호 별장 앞에 도착했다.초인종을 누르자 문이 열리면서 안상훈이 모습을 드러냈다.임세진을 본 순간 그는 환한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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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사실 시중에서는 이미 1g당 30만 원 가까이에 거래되고 있었다.다시 말해, 임세진이 들고 온 차 한 통의 가격이 최소 1500만 원에 달한다는 뜻이다.그런데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토록 귀한 차를 답례로 내놓으면서도 마치 별것 아닌 값싼 선물인 양 태연한 모습이라니!눈앞의 남자는 대체 정체가 뭘까?진정한 큰손이 따로 없다.차통을 바라보던 안상훈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너무 귀중한 물건이라 사양할게요.”“별것도 아닌데, 뭐. 게다가 우린 이웃이잖아요. 그냥 받으세요.”임세진이 웃으며 말했다.안상훈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별것 아니라고?천 단위가 훌쩍 넘는 차를 찬밥 신세 취급하다니.진짜 부자 앞에서는 목구멍까지 차오른 욕설도 억지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미소를 잃지 않은 채 말했다.“감사합니다. 다만 2세대 백운향은 지금 1g당 30만원까지 올랐으니 팔 생각이 있으시다면 제가 사겠습니다.”안상훈의 말에 임세진은 흠칫 놀랐다.그가 알기로는 1g당 20만원 정도였는데 10만 원이 더 올랐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즉, 차 한 통이 무려 1500만이라는 뜻이다.더군다나 이렇게 비싼 차가 집에 아직 미개봉으로 28 캔이나 더 있다.‘헉!’임세진은 몰래 숨을 들이켰다.다시 말해서 집에 있는 28 캔이 최소 4억 2천만 원어치라는 뜻이었다.머리를 빠르게 굴리던 중 문득 좋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이내 태연한 표정으로 무심하게 말했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우리 집에 이런 차는 널렸거든요? 혼자 다 마시기도 힘들어요. 너무 많아서 팩이나 만들어서 쓸까 고민 중이에요.”임세진은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손을 휘휘 저었다.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안상훈은 머리가 띵해졌다.농담이겠지?2세대 백운향으로 팩을 만들다니?그야말로 자원 낭비였다.안상훈은 심호흡하고는 임세진을 빤히 쳐다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혹시 댁에 2세대 백운향이 몇 캔이 더 있으신가요?”임세진은 곰곰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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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임세진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도 겉으로는 여전히 무심한 척했다.이내 시치미를 떼고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뭘 사겠다고 그래요. 어차피 팩으로 만들어서 쓸까 고민하던 참이었는데 마음에 들면 그냥 우리 집 와서 가져가요. 몇 푼도 안 하는 거.”안상훈은 기가 차서 할 말을 잃었다.팩으로 쓰겠다니?어림잡아 1억 5천은 넘을 텐데 그게 몇 푼 안 하는 거라고?이게 바로 진짜 부자의 삶인가?‘어이가 없네...’그냥 가져가라고 해서 어찌 넙죽 받을 수 있겠는가.어찌 됐든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이다.“공과 사는 구분해야죠.”안상훈은 고개를 저으며 딱 잘라 거절했다.“정말 판매할 의향이 있으시다면 제가 몇 캔 구매하고 싶습니다.”임세진은 시종일관 무심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했다.“음... 그럼 얘기 한 번 나눠볼까요?”그 뒤로 간단한 논의 끝에 두 사람은 곧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한 캔당 1500만 원에 총 열 캔을 사들이기로 했다.안상훈은 2층으로 올라가 간단히 보고를 마친 후, 임세진을 따라 1호 별장으로 향했다.책상 위에 나란히 진열된 차통을 보자 저도 모르게 숨을 헉하고 들이켰다.이내 서둘러 입을 열었다.“문제없으시면 계약서에 사인하시죠.”임세진이 계약서를 집어 들고는 찬찬히 훑어보았다.“잠깐만요. 내용이 좀 문제가 있는 거 같아요.”“네?”안상훈은 어리둥절했다.임세진이 계약서를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금액이 틀렸어요.”순간, 안상훈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뭐지? 설마 이제 와서 값을 올리려는 건가?하지만 설령 비싸게 판매한다 해도 딱히 뾰족한 수는 없었다.“가격이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임세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계약서에는 11캔이라고 적혀 있는데 실제로는 10캔만 구매하시기로 했잖아요. 그러니까 금액이 많아진 거죠.”생각지도 못한 답변에 안상훈은 어안이 벙벙했다.‘한 캔을 그냥 준다고? 세상에...!’이내 정신을 차리고 호탕하게 웃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역시 통이 크시네요! 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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