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마. 우리한테 손쉽게 넘어오는 건 시간 문제야.”임세진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더니 두 여자를 번갈아 보았다.막대기처럼 삐쩍 마른 몸매, 화장을 덕지덕지한 얼굴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저도 모르게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손쉽게 넘어간다고? 대체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지?한편, 떨떠름한 표정의 임세진을 발견한 여자가 대뜸 눈썹을 치켜올리며 따지듯 말했다.“고개는 왜 흔드는 거죠? 그쪽이 차주라도 돼요?”임세진은 웃기만 할 뿐, 말없이 주머니에서 차 키를 꺼내 들었다.삑!버튼을 누르자 포르쉐의 전조등이 반짝이며 경쾌한 소리를 냈고, 곧이어 차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그리고 두 여자를 한 번 훑어본 뒤 무덤덤하게 말했다.“어쩌나, 진짜 내 차 맞는데?”곧이어 장을 본 물건을 트렁크에 넣고 사진을 찍고 있던 여자를 바라보며 눈썹을 까딱했다.“날도 더운데 차에 타서 찍어.”순간, 여자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이내 두리번거리며 내부를 구경하고는 조수석에 앉았다.임세진이 운전석에 올라타자 문이 자동으로 닫혔다.한편, 밖에 서 있던 두 여자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속으로는 충격과 혼란이 뒤섞여 멘붕 그 자체였다.진짜 차주였다니?조금 전 자신만만하게 떠벌리던 말이 떠오르자 창피한 나머지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었다.잠시 후, 김다현이 급히 다가와 창문을 두드렸다.차창이 스르륵 내려갔다.“무슨 일이지?”“오빠, 나도 덥단 말이에요. 사진 몇 장만 찍게 잠깐만 태워주면 안 돼요?”김다현은 허리를 살짝 숙이더니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말했다.그리고 은근슬쩍 손으로 옷깃을 아래로 잡아당겼다.그 모습을 본 임세진은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불쾌했다.이내 냉소를 지으며 쏘아붙였다.“미안하지만 내 차엔 사람만 탈 수 있거든.”한 마디를 끝으로 창문을 올리고는 액셀을 밟아 빠르게 도로를 가로질렀다.“이...!”멀어져 가는 포르쉐를 바라보며 김다현은 분을 못 이겨 발만 동동 굴렀다.‘뭐야? 지금 난 사람도 아니라는 소리야?’임세진이 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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