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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먼치킨의 각성법: Chapter 11 - Chapter 20

30 Chapters

제11화

“응?”박덕배가 고개를 들어 주원우를 바라봤다.“의학을 배운 적 있어? 이게 어떤 상황인지도 알아?”주원우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스스로를 속으로 욕하며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배운 적 없습니다. 그냥 말해본 거예요...”김진규는 그 말을 듣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모르면서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예요? 꺼져요!”“그래요. 미안하게 됐네요.”주원우는 언짢은 듯이 코웃음을 친 뒤 옆으로 가서 서 있었다.김진규는 기분이 좋지 않아 더 화를 내려고 했는데 박덕배가 그를 말렸다.그런데 바로 이때 박덕배의 아들이 볼일을 보고 돌아왔다.주원우는 쓸데없이 참견하고 싶지 않아서 약을 챙겨 얼른 떠났다.박덕배는 조용히 고민하다가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뒤쪽으로 걸어갔다.잠시 뒤 닭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박덕배가 닭 피를 한 그릇 들고 돌아왔다.김진규는 그 모습을 보고 황급히 그를 말렸다.“정말로 그 경우 없는 사람이 한 말대로 해볼 셈이세요? 혹시라도 어르신이 잘못되면 어떡합니까?”“한 번 시도해 봐야지.”박덕배가 골치 아픈 얼굴로 말했다.“이런 상황은 나도 처음 봐. 어쩌면 조금 전 그 청년이 알려준 방법이 소용 있을지도 모르잖아.”박덕배는 그렇게 말한 뒤 주원우가 말한 방식으로 명채훈을 치료하기 시작했다.잠시 뒤, 명채훈의 팔뚝이 부풀어 올랐다.마치 커다란 벌레 하나가 그의 팔에서 움직이듯이 말이다.그 벌레는 빠르게 그의 손에 난 상처로 옮겨가더니 닭 피가 담겨 있는 그릇 안으로 쏟아져 나왔다.그제야 그들은 그것이 큰 벌레가 아니라 바늘구멍만큼 작은 검은 벌레들이 한데 모여 큰 벌레처럼 보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검은 벌레들이 그릇 안으로 쏟아져 나와 미친 듯이 닭 피를 삼켰다.탐욕스레 피를 삼키는 벌레들을 본 그들은 머리털이 쭈뼛 솟았다.“우리가 잘못 판단했어. 어쩌면 아까 그 청년은 실력을 숨긴 대단한 고수일지도 몰라.”박덕배는 탄식한 뒤 아들을 시켜 벌레들을 모조리 태워버렸다.진맥도 하지 않고 따로 검진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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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돌아가는 길에 주원우는 다시 추측하기 시작했다.설마 기억을 잃기 전 의사였던 걸까?그리고 서필준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어서 서필준이 그를 꼭 서미래와 결혼시키려고 한 걸까?그런 생각이 들자 주원우는 흥분했다.그는 돌아가서 윤남수에게 약을 건넨 뒤 곧장 스쿠터를 타고 시오 병원으로 향했다.그는 서필준을 통해 자신의 추측이 정확한지를 확인해 볼 생각이었다.지금 그는 서필준의 손주사위였기에 병원 측에서 그의 병문안을 가는 것을 막지 않을 것이다.그런 생각이 들자 주원우는 곧바로 움직였다.회사에서 나오자마자 주원우는 익숙한 차가 회사에 도착한 것을 보았다.그 차는 바로 서미래의 차였다.주원우는 스쿠터에서 내린 뒤 손씨 가문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했는지 서미래에게 물어볼 생각이었다.그러나 서미래는 차를 타고 그를 지나쳐갔다.“쳇, 아주 쌀쌀맞네.”주원우는 어깨를 으쓱인 뒤 다시 스쿠터를 탔다.서미래는 마음이 심란해 주원우를 보지 못했다.그녀는 주차장에 도착한 뒤 바로 차에서 내리지 않고 휴대폰을 꺼냈다. 그녀는 기대를 안고서 손희섭에게 연락했다.어젯밤부터 그녀는 손희섭에게 전화를 여러 통 했는데 손희섭의 휴대폰은 계속 꺼져 있는 상태였다.뚜...이번에는 드디어 전화가 통했다.서미래는 내심 기뻐하면서 부랴부랴 물었다.“희섭 씨, 희섭 씨 아버지...”“미래야, 안 그래도 너한테 전화하려고 했어.”전화 너머 손희섭이 그녀의 말허리를 잘랐다. 그는 탄식하며 말했다.“나도 너를 도와주고 싶지만 우리 아버지가 동의하지 않으셨어.”서미래는 안색이 달라지며 다급히 말했다.“왜?”“주원우라는 사람 때문이지.”손희섭은 난감한 듯 웃으면서 말했다.“우리 아버지가 그랬어. 몰라서 그런 거라면 본인이 나섰을 거라고 말이야. 하지만 어제 주원우 씨는 백시우 씨 신분을 알면서도 백시우 씨를 때렸어. 그래서 우리 아버지도 도와줄 수 없대.”서미래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아서 황급히 애원했다.“제발 한 번만 더 설득해 주면 안 돼?”“알겠어.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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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뜬금없이 떠오른 생각이었을 뿐인데 그게 정말로 효과가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주원우는 잠깐 놀라워하다가 이내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그냥 한 번 말해본 건데... 정말 효과가 있을 줄은 몰랐어요.”“너무 겸손하시군요.”명채훈은 주원우의 말을 믿지 않았다.“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겸손 떠는 거 아닌데.’주원우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대답했다.“저는 주...”말을 마치기 전에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휴대폰을 꺼내 보니 낯선 번호였다. 주원우는 잠깐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주원우, 똑똑히 들어! 백정호 씨께서 화가 나셨으니까 당장 백시우를 찾아가서 사죄해. 만약 네 발로 가지 않겠다면 내가 사람을 시켜 너를 납치해서라도 끌고 갈 거야...”전화 너머에서 조성연의 분노에 찬 고함이 들려왔다.주원우는 안색이 달라지며 이를 악물었다.“제가 해결하겠다고 말씀드렸잖아요.”“네가 백시우를 찾아가서 무릎 꿇고 사죄하는 게 제일 좋은 해결 방법이야.”조성연이 화를 내며 말했다.“싫어요.”주원우는 단칼에 거절했다.“제가 해결할 수 있다고 했으면 해결할 수 있는 거예요. 백씨 가문도 별거 아니라고요!”백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송하윤만큼 대단하지는 않을 것이다.그리고 송하윤이 약속을 지킨다고 했으니 그녀에게 신세를 갚으라고 하면 되었다.주원우의 말을 들은 조성연은 욕설을 내뱉었다.주원우는 그녀의 욕설을 들을 생각이 없어 전화를 끊은 뒤 송하윤에게 전화하려고 했다.그런데 이때 명채훈이 사람 좋게 웃으며 말했다.“주 선생님, 조금 전에 백씨 가문을 언급하신 걸 들었는데 혹시 어느 백씨 가문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당연히 백정호 씨가 있는 백씨 가문이죠.”주원우는 어깨를 으쓱했다.명채훈은 안색이 살짝 달라지더니 궁금한 듯 물었다.“그 사람이 무슨 짓을 했길래 선생님의 심기를 건드린 겁니까?”“제가 그 사람 심기를 건드렸을 거예요.”주원우는 어깨를 으쓱이면서 말했다.“어젯밤에 제가 그 사람 아들을 때렸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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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주원우는 난감한 얼굴로 명채훈을 바라봤다.그는 정말로 그냥 갑자기 떠오른 생각을 말로 내뱉은 것뿐이었다.지금 주원우는 본인이 기억을 잃기 전 의사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는 상황이었다.그리고 고충인지 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다.그러나 주원우가 뭐라고 하든 명채훈은 그가 실력을 숨긴 고수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주 선생님, 진규의 태도가 좋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부디 넓은 아량으로 양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명채훈은 미안한 얼굴로 싱긋 웃은 뒤 김진규를 향해 눈을 부라렸다.“어서 주 선생님에게 사과해야지.”김진규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급히 앞으로 나섰다.“정말 오해예요. 전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전 다른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김진규가 사과하기도 전에 주원우는 스쿠터를 타고 그들을 지나쳐갔다.그는 아주 빠르게 멀어져갔다.주원우는 무심결에 명채훈을 도왔고 명채훈 덕분에 송하윤에게 부탁을 할 필요가 없게 되었으니 두 사람은 더 이상 서로에게 빚진 게 없는 셈이었다.‘어서 떠나야지!’혹시나 명채훈이 그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백정호와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으려고 한다면 송하윤에게 부탁해야 할지도 몰랐다.“어르신, 저분... 대단한 분 같지는 않은데요?”멀어져가는 주원우를 바라보던 김진규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겉모습에 속지 마.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일부러 어리숙한 척하는 거니까.”명채훈은 고개를 저으며 피식 웃었다.“그리고 아까 전화할 때 말하는 거 못 들었어? 저자는 애초에 백정호가 안중에도 없었어. 웬만한 실력자가 아니라면 백정호를 무시할 수가 없지. 결국 이 모든 건 네가 아까 저자에게 결례를 저질렀기 때문이야...”김진규는 그제야 깨달은 듯이 미안한 얼굴로 명채훈을 바라보았다.같은 시각, 서씨 가문 사람들은 한자리에 모여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백정호는 화가 났다.그리고 그의 분노는 서씨 가문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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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말을 마친 뒤 백정호는 전화를 끊었다.서지환은 멍한 얼굴로 휴대폰을 들고 있다가 이내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서씨 가문 사람들은 기뻤지만 반대로 백시우는 분통이 터졌다.아버지가 서씨 가문 사람들을 봐주겠다고 하자 백시우는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 그에게 따져 물었다.그는 서씨 가문 사람들에게 두 번이나 모욕당했는데 그냥 넘어간다면 앞으로 면주에서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니겠는가?“명채훈 씨가 부탁한 일이야.”백정호는 고개를 저으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그도 사실 내키지 않았다.“명채훈 씨요? 그게 누군데요?”백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명채훈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고나린의 배후에 있는 사람이지.”백정호가 설명했다.“내가 고나린은 건드리지 말라고 했던 이유가 바로 명채훈 씨 때문이야. 그 사람은 우리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야.”“고나린 씨가 명채훈 씨 사람이라고요?”백시우는 놀랐다.백정호는 예전에 그 얘기를 해준 적이 없었다. 그저 그에게 고나린을 건드리지 말라고 했을 뿐이다.백정호는 고개를 끄덕인 뒤 당부했다.“너만 알고 있어. 쓸데없이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지 마. 그것도 어떻게 보면 명채훈 씨의 비밀이니까.”백시우는 안색이 확 달라지더니 이를 악물며 물었다.“그 사람 대체 뭐 하는 사람이에요?”“아직은 잘 모르겠어. 하지만 아주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인 건 확실해.”백정호는 고개를 저으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명채훈 씨의 체면은 고려해야 해.”“힘이요? 흥!”백시우는 화를 내며 말했다.“다들 아버지가 겸손하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 아버지는 그냥 겁 많은 사람 같네요.”“네가 뭘 알아?”백정호가 화를 내며 고함을 질렀다.“나는 그동안 당한 게 많아 신중히 움직이는 것뿐이야.”백정호는 그렇게 말한 뒤 손가락이 네 개뿐인 자신의 왼손을 바라봤다.당시 백정호는 상대방이 어떤 인물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지인의 복수를 하겠다고 찾아갔다가 은문 도련님의 심기를 건드렸다.그 일로 백정호는 손가락 하나를 잃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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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조성연의 말을 들은 주원우는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손희섭은 왜 서씨 가문까지 찾아온 걸까?그리고 조성연은 무엇 때문에 손희섭에게 그렇게 고마워하는 걸까?주원우는 의아함을 안고 안으로 들어갔다가 손희섭이 서씨 가문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서 환대받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이 쓸모없는 놈, 너는 무슨 낯짝으로 기어들어 왔어?”주원우를 본 순간 조성연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녀는 문을 가리키며 고함을 질렀다.“당장 꺼져! 나는 우리 집에서 네 낯짝을 보고 싶지 않아!”“여보!”서지환이 조성연을 말렸다.“내가 안 기사 시켜서 데려온 거야.”“여보, 이게 무슨 짓이에요?”조성연은 버럭 화를 내면서 서지환을 향해 분노를 터뜨렸다.“쟤 때문에 우리 집안 망할 뻔한 거 잊었어요? 저놈 때문에 우리 다 큰일 날 뻔했다고요!”“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그만 얘기해.”서지환은 언짢은 표정으로 아내를 향해 눈을 흘겼다.“그래도 원우는 우리 미래랑 혼인신고 한 사이야. 같이 밥 한 끼 먹는 게 뭐 어때서?”“당연히 안 되죠!”조성연이 선을 넘는 것 같자 서지환은 목청을 높이며 그녀를 다그친 뒤 상황 파악이 안 된 주원우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이리 와서 앉아. 걱정하지 마. 백씨 가문 일은 다 해결됐으니까.”조성연은 비록 화가 나긴 했지만 서지환이 가장이었기에 그가 화를 내자 더는 주원우를 쫓아낼 수가 없었다.“그래, 잘 왔어. 어서 와서 희섭이한테 고맙다고 해!”조성연은 차갑게 코웃음을 친 뒤 혐오스럽다는 듯이 주원우를 바라봤다.“희섭이가 우리를 도와주지 않으면 죽겠다고 해서 희섭이 아버지가 우리를 도와 백씨 가문과의 갈등을 해결해 준 거야. 희섭이는 우리 서씨 가문의 은인이자 네 목숨을 구한 은인이기도 해. 알겠어?”주원우는 그 말을 듣고 얼굴에 경련이 일었다.손희섭이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문제가 해결되었다니, 어처구니없는 말이었다.큰소리만 칠 줄 아는 손희섭은 문제가 생기면 누구보다도 빠르게 도망쳤고, 문제가 해결되면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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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그 공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앞으로 서미래와 잘 될 가능성이 컸다.“뻔뻔한 건 저 사람이죠.”주원우는 씩씩대며 손희섭을 가리켰다.“주원우 씨!”서미래는 안색이 돌변하며 그를 향해 화를 냈다.“희섭 씨는 우리 가족들의 은인이에요. 만약 또 한 번 희섭 씨에게 무례한 말을 한다면 여기서 쫓아낼 줄 알아요!”손희섭은 시선을 들어 주원우를 바라보면서 장난스럽게 말했다.“명채훈 씨가 도와줬다고 했죠? 그러면 그 사람을 여기로 불러올래요? 저도 그분을 한번 뵙고싶은데 이번 기회에 모두에게 소개해 줘요.”“그건...”주원우는 순간 할 말이 없었다.그에게는 명채훈의 연락처가 없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소봄 한의원으로 돌아가서 박덕배에게 물으면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명채훈을 그렇게 피했으면서 이제 와서 그에게 이곳으로 와달라고 하는 건 너무 뻔뻔했다.‘그러면 내가 뭐가 돼?’주원우가 대꾸하지 못하자 손희섭은 바로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서미래와 조성연은 주원우를 더 경멸하게 되었고 심지어 그를 보지 않으려고 고개까지 돌렸다.그를 바라보고 있으면 역겹기라도 한 듯이 말이다.“그래. 네가 무슨 생각인지는 알겠어. 미래랑 혼인신고를 했는데 미래랑 희섭이가 너무 가까이 지낼까 봐 걱정돼 희섭이 공로를 가로채서 미래에게 잘 보이고 싶은 거겠지. 그 마음 이해해. 하지만 사람은 성실해야 하는 법이야. 어떤 상황에서든 말이지.”서지환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원우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의 편을 들어주려고 했다.그러나 서지환의 눈빛에도 실망스러운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어젯밤 주원우가 목숨 걸고 딸을 구했을 때, 서지환은 주원우가 배짱 좋은 남자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보니 인성이 좀 별로인 듯했다.“능력도 안 되고 인성도 안 되네.”조성연은 코웃음을 친 뒤 불쾌한 얼굴로 서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러게 왜 쓸데없이 쟤를 이곳으로 데려온 거예요? 쟤 때문에 밥도 편히 먹지 못하겠잖아요.”주원우는 당연히 조성연의 속뜻을 이해했다.조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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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그 사람은 바로 송하윤이었다.주원우는 속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팠다.무엇 때문에 또 송하윤과 마주치게 된 걸까?겨우 이틀 사이 벌써 네 번이나 만나다니.이 정도라면 우연이 아니라 필연일 것이다. 주원우는 두 사람이 결혼을 약속했던 이유가 그들이 인연일지도 몰라서라고 생각했다.물론 좋은 인연은 아니고 악연일 것이다.“표정을 보니 기분이 안 좋은가 봐요?”송하윤은 차에서 내린 뒤 주원우를 훑어보았다.“누가 괴롭혔어요? 괜찮아요. 내가 한 번 도와주기로 했잖아요. 도움 필요하면 얘기해요. 내가 해결해 줄게요!”송하윤은 최대한 빨리 주원우의 신세를 갚고 싶었다.계속 신세를 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주원우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송하윤을 바라봤다.“우리 파혼했잖아요. 그런데 왜 자꾸 나를 따라다니는 거예요?”“내가 당신을 따라다녔다고요?”송하윤은 우스운 얘기를 들었다는 듯이 말했다.“난 원래 이 근처 살아요. 그저 우연히 이곳을 지나친 것뿐인데 내가 그것까지 경비원인 당신한테 보고해야 해요?”은호가 구해준 그녀의 거처가 바로 그 근처에 있었다.송하윤은 그곳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기가 죽은 주원우를 발견했을 뿐이다.그녀조차 주원우가 자신을 따라다닌다고 하지 않았는데 주원우는 무슨 자신감으로 그녀가 그를 따라다닌다고 말한 것일까?“그래요. 내가 오해했나 보네요...”주원우는 어깨를 으쓱한 뒤 말없이 앞으로 걸어가면서 속으로 욕했다.‘하루 종일 정말 별별 사람 다 만나네. 심지어 다 오만한 놈들이야.’송하윤을 향한 원망을 마음에 품고 주원우는 빠르게 그곳을 벗어났다.그는 서둘러 밥을 먹고 회사로 돌아갈 생각이었다.이번 주에 주원우는 야간 근무를 할 예정이었다.사실 주원우는 이미 일을 관두기로 마음먹었다.오늘 밤이 마지막 출근이 될 테니 다른 사람에게 대타를 맡길 수가 없었다.그렇게 생각을 굳힌 뒤 주원우는 걸음에 박차를 가했다.점점 멀어지는 주원우의 모습을 바라보며 송하윤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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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희섭 씨 아버지가 정말로 백정호 씨와 아는 사이였을 줄이야. 나 사실 얼마 전까지는 의심했었거든.”최효민은 침대 위에 누워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로 옆 침대에 누운 서미래를 바라보았다.“그러게.”서미래는 웃으면서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사실 나도 좀 의심했었어.”최효민은 목이 저려서 몸을 뒤집어 옆으로 누워 서미래를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희섭 씨가 이번에 정말 큰 도움을 줬는데 그 은혜를 몸으로 갚아야 하지 않겠어?”“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서미래는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나랑 희섭 씨는 그냥 친구 사이야.”“뭔 소리야?”최효민은 입을 비죽였다.“희섭 씨 너한테 관심 있잖아. 설마 모르는 건 아니지? 솔직히 말해서 난 네가 빨리 주원우 씨랑 이혼하고 희섭 씨랑 결혼했으면 좋겠어.”“그런 말 하지 마.”서미래는 최효민을 향해 눈을 흘긴 뒤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사실 나도 이혼하고 싶긴 해.”서미래는 이혼 얘기만 꺼내면 머리가 지끈거렸다.그녀도 이혼하고 싶었다.그러나 만약 그들이 이혼한 뒤 그 사실을 할아버지가 알게 된다면 또 한바탕 난리가 날 것이다.그녀는 할아버지의 몸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더 이상 자극을 받으면 안 되었다.서미래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았기에 최효민도 속상할 따름이었다.최효민은 잠시 침묵하다가 갑자기 말했다.“참, 주원우 씨 싸움은 꽤 잘하는 것 같던데. 혹시 막 특수부대 출신 퇴역 군인 그런 거 아니야?”“너 드라마 너무 많이 봤다.”서미래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최효민을 바라보며 설명했다.“우리 회사는 매년 퇴역 군인을 고용해 경비원들을 훈련시켜. 아마 그때 배웠던 거겠지.”“그렇구나.”최효민은 깨달았다는 표정을 하면서 전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탓이라고 생각했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갑자기 밖이 소란스러워졌고 곧이어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쾅!갑자기 문이 벌컥 열렸고 두 사람은 깜짝 놀라서 황급히 일어나 앉았다.험악한 표정으로 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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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한참 동안 기다려도 서미래가 전화를 받지 않자 주원우는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언제 회사로 가요? 일 그만두려고 하는데 다른 직원들은 다 결재 못 하겠다고 하네요. 서미래 씨가 결재해야 한대요.”주원우는 머리가 아파서 눈을 꾹꾹 누르며 말했다.야간 근무를 한 탓에 주원우는 잠을 자지 못했다.그는 빨리 일을 그만두고 싶었다.분명히 그가 직접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인데 사람들은 마치 서씨 가문 사람들이 아량을 베풀어서 그를 먹여 살리는 거라고 생각했다. 주원우는 그 점이 불만이었다.그리고 만약 서미래가 이혼을 요구한다면 이혼도 빨리 해버릴 생각이었다.“미래는 나랑 같이... 북쪽 교외에 있는 폐공장으로 가서 땅을 좀 볼 생각이에요. 일단... 일단 그곳으로 와요.”전화 너머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는 서미래의 목소리가 아니었다.“누구세요? 서미래 씨는요?”주원우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저는... 최효민이에요.”최효민은 우물쭈물하면서 대답했다.“미래는 화장실 갔어요. 제 차에 휴대폰을 두고 가서 제가 대신 받았어요.”“그래요?”주원우는 최효민이 서미래의 친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깊이 생각하지 않고 물었다.“방금 어디로 오라고 했죠?”최효민이 대답했다.“북쪽 교외에 있는 폐공장이요. 잠시 뒤에 미래한테 위치 보내라고 할게요.”“알겠어요.”주원우는 그렇게 대답한 뒤 불쾌한 듯이 전화를 끊었다.‘젠장, 일을 그만두는 것도 귀찮네.’짜증을 가득 안고 주원우는 스쿠터를 타고 교외로 향했다.그런데 얼마 달리지 않아 서미래가 주소를 보내왔다.30분 뒤, 주원우는 서미래가 보낸 주소에 따라 한 폐공장에 도착했다.주원우가 서미래에게 전화를 걸려는데 최효민이 갑자기 폐공장 입구에 나타나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이리로 와요.”주원우는 그녀의 안내에 따라 폐공장으로 걸어갔다.폐공장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었으나 이미 늦었다.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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