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인의 시점.이날, 내 앞에 한 사람이 찾아왔다. 이동현 씨 외에 이 저택에 방문객이 오는 일은 지금까지 없었다. “아버지, 기다리고 있었어요. 어서 오세요.” 본가에 있을 때 내 전속 운전기사였던 전민수의 안내를 받아, 아버지가 저택 주차장에서 차에서 내려 걸어왔다. 임신 중 목숨을 노렸던 사건이 있었을 때, 이 별장으로 나를 데려다준 것도 전민수였다. 아버지와 전민수를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그래, 해인아. 오랜만이구나. 그동안 얼굴도 못 보고 미안했다.” “그런 말씀 마세요…… 다시 만나서 정말 기뻐요. 얼른 들어오세요.” 아버지 얼굴을 보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머리에는 흰머리가 조금 늘고 눈가에는 주름이 생긴 것 같았지만, 7년 전 집을 떠날 때와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회장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집사 한 집사를 시작으로, 하인들까지 줄지어 서서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아버지를 맞이했다. “한 집사, 그동안 여러모로 고마웠네. 해인이를 잘 돌봐주고 있구나.” “아닙니다, 과분한 말씀입니다.” 한 집사와 아버지는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응접실로 안내하려 했지만, 아버지는 “아이들 사진을 보고 싶다”라고 하셔서 우리가 평소 지내는 거실로 모셨다.벽에는 백일 기념, 첫 명절, 돌잔치, 칠오삼 등 아이들의 사진이 액자에 담겨 여러 개 걸려 있었다. 아버지는 한 장 한 장을 천천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들도 많이 컸구나. 이제 곧 일곱 살, 봄부터는 초등학생이겠네.” “네, 여러 일이 있었지만 정말 빠르게 자랐어요.” 나는 아이들의 성장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쌍둥이라고 해서 똑같이 생겼을 줄 알았는데, 이 아이들은 별로 닮지 않았구나.” 아버지의 말에 나는 미소를 지었다. “남자아이랑 여자아이, 이란성쌍둥이라 얼굴이 닮지 않았어요. 성격도 정반대라서, 남자아이 한결이는 저랑 외모도 많이 닮았는데, 여자아이 한비는……” 그렇게 말하다가 ‘최준혁’이라는 이름을 꺼내도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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