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인의 시점.평온한 일상 속에 있다 보면, 이 생활이 계속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일상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며, 어느 순간 갑자기 무너져 내릴 수도 있는 것이다.화요일. 이 날은 이동현이 일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도시로 향했다. 청운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해 이동하는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도시에서 사는 게 더 편할 텐데, 굳이 이런 생활을 이어가는 건 조금이라도 우리와 함께 있고 싶어 하는 그의 나름의 배려이자 애정이었다.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이 생긴 나는, 운전기사에게 부탁해 조금 떨어진 쇼핑몰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이동현은 시간이 조금만 나도 나를 보러 와주지만, 나 역시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었다. 저녁 전에는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데리러 오는 시간에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 가정부에게 부탁하고, 오랜만의 혼자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화려한 쇼윈도를 따라 걷고, 신상 화장품을 테스트해 보고, 달콤한 향의 홍차를 천천히 음미했다. 집에서는 온전히 엄마로 살아가고 있지만, 오늘만큼은 한 여자로 돌아온 기분이었다.그래도 아이들이 신경 쓰여, 신상 립 제품 외에 산 것들은 전부 아이들 옷뿐이었다. 자연스럽게 귀여운 아동용품 매장에만 눈길이 갔다. 아무리 자유를 만끽하려 해도, 나는 결국 엄마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된다. 그렇게 생각보다 일찍 쇼핑을 마치고 별장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지이이잉……차 뒷좌석에서 깜빡 잠이 들려던 순간, 주머니 속 휴대폰이 진동했다.화면에 뜬 이름, 한 집사를 보는 순간, 나는 단번에 잠이 깼다. 그에게서 연락이 오는 일은 거의 없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전화를 받자마자, 한 집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사과부터 했다.“아, 아가씨…… 정말 죄송합니다!!!”그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을 만큼 다급했다. 나는 단번에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했고, 등골이 서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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