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인의 시점.아이들이 갑자기 양손을 등 뒤로 돌려 무언가를 숨기는 모습을 보고, 나는 ‘뭔가 있구나’ 하고 눈치챘다. 그리고 조용히 그 손에서 물건을 빼앗았다. 조금 전까지 찾고 있던 휴대폰이 한결이의 등 뒤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화면에 표시된 통화 기록을 보는 순간, 내 심장은 멈출 듯이 내려앉았다. 수신 기록: 최준혁 내가 건 전화에, 최준혁이 다시 전화를 걸어 통화까지 이어진 흔적이 남아 있었다. “엄마 핸드폰으로 누구랑 통화했어?” 내 질문에 아이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더니, 난처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죄송해요”라고 중얼거렸다. “실수로 눌러서 걸린 거야.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그래도 금방 끊었어” 아이들의 필사적인 모습에, 나는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 화를 내기보다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복잡한 감정이 더 크게 느껴졌다. (준혁 씨 번호… 그대로였네―――) 아이들이 태어난 직후, 나는 아버지를 확인하기 위해 DNA 검사를 진행했다. 진실이 밝혀지면 최준혁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결과는 믿을 수 없게도 혈연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에 절망한 최준혁은, 이미 준비해 두었던 이혼 서류를 제출했고, 우리는 그대로 헤어지게 되었다.나는 몇 번이고 최준혁에게 전화와 메시지를 보냈지만, 어느 것도 연결되지 않았고, 차단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최준혁에게서 연락이 올 일도, 우리 관계가 회복될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에도 언젠가는 아이들을 계기로 다시 이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미한 기대를 버리지 못해, 나는 최준혁의 번호를 삭제하지도, 차단하지도 못했다.그로부터 시간이 흐르며, 아이들은 점점 더 최준혁과 나를 닮아갔다.한결이는 또렷한 쌍꺼풀과 짙은 속눈썹으로 나를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반면 한비는 길고 날렵한 눈매와 곧게 뻗은 콧대로, 최 씨 본가에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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