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방 안에는 잠시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디리안은 아무 말없이 메건만 바라보고 있었다. 굳게 다문 턱선은 팽팽하게 긴장해 있었지만, 정작 그의 입에서는 어떤 말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마치 예상하지 못한 현실에게 뺨을 정면으로 얻어맞아 아직 제대로 숨조차 쉬지 못하는 사람 같았다.메건은 선을 넘지 않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지금 이 순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공작 앞에서 셀렌의 임신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디리안의 뒤편에 서 있던 오데트는 메건의 눈빛에 담긴 의미를 분명히 읽어내고 있었다. 셀렌의 상태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위태롭다는 사실을.모든 설명을 마친 뒤, 메건은 조심스럽게 셀렌의 손등에 수액 바늘을 연결했다. 가느다란 바늘이 창백한 피부를 천천히 파고드는 동안, 디리안은 그 모습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움직일 수도, 무언가를 말하지도 못한 채.그의 두 손은 무릎 위에서 꽉 쥐어진 채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마치 가슴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푹 쉬게 해주셔야 합니다.”메건이 부드럽게 말했다.“조금이라도 편하게 잠들 수 있도록 약한 진정제를 보내드릴게요.”디리안은 대답하지 않았다.그는 여전히 셀렌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눈을 한 번이라도 깜빡이면 그녀가 그대로 사라져 버릴까 두려워하는 사람 같았다.잠시 뒤, 오데트가 조용히 다가와 디리안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괜찮아질 거다.”차분한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도 무거운 피로감이 어려 있었다.“디리안, 너도 좀 쉬거라. 네가 쓰러지면 밤새 곁을 지키고 있는 의미도 없어져.”하지만 디리안은 끝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고개조차 돌리지 않은 채, 수액이 연결된 손을 힘없이 내려놓고 잠들어 있는 셀렌만 바라보고 있었다.결국 오데트는 길게 한숨을 내쉰 뒤 조용히 방을 나섰다.문이 천천히 닫히고, 방 안에는 다시 적막이 내려앉았다.수액이 한 방울씩 떨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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