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수씨는 떼도 안 쓰고, 난리도 안 치잖아. 너 조상님 산소 한번 가 봐라. 진짜로 좋은 기운 올라오는 거 아닌가 싶다.]대현의 말은 과장되긴 했지만 틀린 말도 아니었다.유호도 해인이 한마디 추궁도 하지 않고 이 일을 넘길 줄은 몰랐다.해인은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너무 좋아서 목숨까지 내주고 싶을 만큼.대현이 다시 말했다.[아, 맞다. 나 좋은 소식 있다. 오늘 퇴원해서 집에서 요양할 수 있어. 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병원에서 나간다. 나 요즘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다.]전화를 끊은 뒤, 유호는 주방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달걀 프라이를 만들었다.핸드폰은 아직 통화 중이었다. 반대편의 주헌이 말했다.[대표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온라인 여론은 최대한 빨리 정리하겠습니다.]유호가 지시했다.“한 시간 뒤에 해인이 데리고 병원 검진 갈 거야. 이동 경로에 있는 기자나 파파라치들 전부 정리해. 우리한테 접근 못 하게 해.”[네, 문제없습니다.]해인이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본 것은 유호가 주헌과 통화하는 모습이었다.해인은 어리석게 남이 저지른 잘못으로 자신을 괴롭힐 생각이 없었다.누군가의 거짓말 하나 때문에 곁에 있는 가장 중요한 사람에게 화낼 이유는 없었다.함께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신뢰였다.유호를 믿기로 했다면 끝까지 믿어야 했다.의심은 마음을 갉아먹고, 두 사람 사이의 감정까지 닳게 만든다.해인은 희정의 수법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해인은 유호 곁을 지나 거실로 향했다.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려는 참이었다.그 모습을 본 유호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유호가 해인의 손에서 우유컵을 가져갔다. 해인이 의아한 눈으로 보자 부드럽게 말했다.“날이 차가워. 우유는 데워서 마셔.”해인이 입술을 핥았다.요즘 찬 것이 당겼다. 시원한 것을 자꾸 마시고 싶었다.유호가 통화하는 틈을 타서 몰래 마시려고 했는데 그만 들키고 말았다.유호는 아이를 달래듯 말했다.“이제 한 달만 있으면 출산이야. 조금만 참아. 산후조리 끝나면 먹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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