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의 속눈썹이 가늘게 떨렸다.한순간 예전의 유호가 정말 돌아온 것만 같았다.고개를 들어 올린 해인의 눈가가 시큰해졌다.유호는 해인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우리 딸 재웠으니까, 이제 우리 큰 아기 차례네. 여보, 무슨 이야기 들을래?”해인은 눈을 깜박였다. 유호의 품은 따뜻했다. 막 샤워를 하고 나와서인지 유호에게서 은은한 바디워시 향이 났다. 해인에게서 나는 향과 똑같았다.좋은 냄새였다. 해인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면서 더 가까이 기대고 싶어졌다.해인은 유호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잠옷 옷깃을 살짝 쥐었다.눈물이 눈가에 번졌지만, 해인은 애써 눌러 삼켰다. 아무 일 없는 척 눈을 감고 쉬려는 사람처럼 굴었다.“이야기 듣기 싫어? 그럼 우리 얘기나 할까?”유호의 입술이 해인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이어졌다.“백일잔치 기획안을 몇 군데에서 받아 봤어. 괜찮아 보이는 것도 있었는데, 그래도 네 뜻을 먼저 물어봐야 할 것 같아서.”해인은 놀랐다. 아이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유호가 벌써 그렇게 많은 것을 생각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유호가 말했다.“대현의 사촌 누나네가 얼마 전에 백일잔치를 했대. 그쪽에서는 백일잔치를 아이가 태어난 걸 소중하게 여기는 의미로 크게 챙긴다더라. 그렇다면 우리 아이는 더 크게 해 줘야지.”“지금 그런 걸 생각하기엔 너무 이르지 않아? 아이가 태어난 뒤에 얘기해도 돼.”유호의 태도는 단호했다.“전혀 이르지 않아. 나는 아이한테 제일 좋은 걸 주고 싶어.”해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눈앞의 유호는 정상일까, 비정상일까?해인은 유호가 자신을 아낀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칩은 여전히 그의 머릿속에 있고, 유호의 생각과 행동과 말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유호가 웃었다.“왜 그런 눈으로 봐?”해인이 말했다.“당신을 좀 모르겠어서.”“뭘 모르겠어? 왜 모르겠는데? 나는 이렇게 네 앞에 있잖아.”유호는 두 손으로 해인의 뺨을 감싸고 깊은 눈으로 바라보았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