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날 오후, 한 미디어 회사에서 면접 연락이 왔다.다음 날 오후에 면접을 볼 수 있겠냐는 전화였다.그 회사는 막 설립된 신생 미디어 기업이라, 인력을 대거 채용 중이라고 했다.내게는 꽤 괜찮은 기회였다.옷을 전부 집에 두고 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시 돌아가서 면접 복장을 제대로 준비해야 했다.이번 면접만큼은 대충 넘기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그날 밤,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소아인의 개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으니, 고시윤은 며칠은 더 해외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집에 도착했을 때, 세 사람은 이미 돌아와 있었다.정원에서는 세 사람이 꼭 행복한 가족처럼 나란히 서서 개를 산책시키고 있었다.고시윤, 소아인, 그리고 루비.내가 들어서는 걸 본 루비는 일부러 그런 건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손에 쥐고 있던 목줄을 놓아 버렸다.하얀 래브라도가 갑자기 짖어 대며 나를 향해 달려왔다.나는 눈이 커진 채로 비명을 질렀다.어릴 때부터 개를 무서워하던 나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그 바로 뒤에는 수영장이 있었다.발을 헛디디면서 그대로 물속으로 빠졌고,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늦가을 밤의 수영장 물은 뼛속까지 차가웠다.수영을 할 줄 알긴 했지만, 물에서 나왔을 때는 온몸이 흠뻑 젖어 있었다.얇은 원피스는 몸에 달라붙었고, 나는 초라한 모습으로 고시윤과 그의 여자 앞에 서 있었다.그동안 고시윤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그저 나를 바라보며 살짝 미간을 찌푸렸을 뿐이었다.루비는 손뼉을 치며 웃었다.“하하, 물에 빠진 쥐다! 물에 빠진 쥐!”소아인은 나를 충분히 조롱했다고 판단한 듯, 무심하게 딸을 부르며 말했다.“루비야.”그제야 루비가 멈췄지만, 얼굴에 깔린 만족스러운 표정은 숨기지 않았다.나는 그 아이를 바라보며 ‘저 아이도 한 번쯤은 같은 기분을 느껴 봐야 하는 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스쳤다.하지만 아이에게 손을 댈 수는 없었다.그때 소아인이 부드러운 미소를 걸친 채 내 앞으로 다가왔다.“예하얀 씨, 미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