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8시.사라는 대동 제약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하얀 연구 가운으로 갈아입는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긴장과 설렘이 동시에 일었다.첫 공식 출근, 새 출발의 상징이었다.연구개발팀 매니저인 고연아는 40대의 단정한 인상이었다. 금테 안경을 쓰고 있었고, 말투는 또렷했다. 그녀는 사라를 실험실로 데려가 팀원들에게 소개했다.“여러분, 오늘부터 함께 일하게 될 신입 연구원, 금사라 씨입니다.”소개가 끝나자마자, 실험대 쪽에서 다급한 외침이 터졌다.“이봐, 희정! 시약 잘못 넣었어! 실험 망쳤잖아!”젊은 남자 연구원이 연기가 피어오르는 비커를 가리켰다. 옆에 서 있던 여자가 허둥지둥 시약을 닦아내고 있었다. 얼굴에는 공포가 가득했다.사라가 그쪽을 바라봤다. 여자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하필이면 여기서?’희정이었다.희정의 아버지는 한때 부영 제약의 구매부장이었다. 그 회사는 사라 아버지 창훈이 세운 회사였다.어릴 적 두 사람은 늘 붙어 다녔다. 학교도 같이 다니고, 놀러도 같이 다녔다. 사라는 그녀를 거의 친자매처럼 여겼다.하지만 부영 제약이 파산한 뒤, 모든 게 달라졌다. 희정과 그녀의 아버지는 재빨리 사라의 가족과 거리를 뒀다.희정은 사라의 연락처를 모두 지워버렸고, SNS에는 상처 주는 글까지 올렸다. 마치 파산이 전부 사라 가족 탓인 것처럼.희정 역시 사라를 본 순간 멈칫했다. 얼굴에 스치는 복잡한 표정. 죄책감? 당혹감? 사라는 읽을 수 없었다.어색한 공기가 흐르던 그때, 실험실 문이 다시 열렸다.핑크색 정장을 입은 젊은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혜영이었다.“고연아 매니저님, 잠깐 실례할게요.”프로다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는 신선우 대표님의 비서, 이혜영입니다. 대표님 지시로 몇 가지 확인할 게 있어서요.”연아의 태도가 즉시 공손해졌다.“아, 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사라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 회사는 신가 그룹 계열사로 즉, 선우의 영향권 안이었다.혜영의 시선이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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