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채원은 말없이 천장만 바라봤다.그 모습에 한서준의 가슴속에서 이유 모를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막 입을 열려던 순간, 간호사가 급히 들어왔다.“한 대표님, 임수아 씨가 또 아프다고 하세요...”“혼자 잘 생각해 봐.”한서준은 몸을 돌려 나갔다.“다시는 사고 치지 말고.”그 후 서채원은 무서울 정도로 조용해졌다.임수아는 매일 한서준이 자신을 돌봐주는 사진을 보내왔지만,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퇴원하는 날, 임수아가 직접 병실로 찾아왔다.“언니는 3일 만에 퇴원하네?”그러면서 붕대를 감은 오른손을 흔들었다.“언니 칼 한 번에 내가 얼마나 오래 입원해야 하는지 알아? 서준 오빠가 해외 전문가들까지 거액 들여 부르지 않았으면 내 손 진작 망가졌을 거야.”“넌 당해도 싸.”서채원이 차갑게 말하자 임수아가 갑자기 웃었다.“서채원, 대체 뭘 믿고 그렇게 당당해? 그렇게 좋아하는 서준 오빠가 직접 구치소까지 보내줬는데 기분이 어때?”그러더니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죽고 싶을 만큼 괴롭지?”서채원은 그제야 임수아에게 눈길을 돌렸다.“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별건 아니고, 그냥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주려고.”임수아가 침대 옆에 앉았다.“그거 모르지? 나랑 서준 오빠는 같은 고등학교에 다녔어. 그때 학교 여자애들 전부 오빠 좋아했는데, 서준 오빠는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지.”붕대를 어루만지며 환하게 웃었다.“나만 빼고. 내가 커피에 설탕 안 넣는 것도 기억했고, 비 오는 날엔 항상 우산 하나 더 챙겼고, 학생회 행사 때도 내가 건네는 물만 받았어. 전교생 앞에서 발표할 때도 늘 내가 앉은 방향만 봤고. 여자애들이 질투해서 미칠 정도였는데, 오빠는 나한테만 웃었어.”“우리가 이제 막 서로 마음 확인하려던 때, 내가 오빠를 구하다가 교통사고가 났어. 그래서 해외로 요양 가야 했고. 그래도 그동안 계속 연락은 하고 있었어.”서채원은 손끝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그러다 내가 서준 오빠한테 말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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