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정수혁은 반듯한 슈트를 입은 채 신의 자태로 서 있었고, 그녀는 값비싼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온화하고 아름답게 웃고 있었다.“3년이네...”그녀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손끝으로 액자를 가볍게 쓸었다.“드디어 끝나는구나.”3년 전, 정씨 가문과 강씨 가문 두 재벌가의 정략결혼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쌍둥이 언니 강혜원이 바로 정씨 가문에서 정해둔 며느리였다.하지만 결혼식 전날 밤, 강혜원은 편지 한 통을 남기고 도망쳤다.[아빠, 엄마, 저는 정략결혼에 묶이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이게 제 책임이라는 건 알아요. 저에게 자유를 찾을 3년만 주세요. 3년 뒤에 다시 돌아올게요.]두 집안의 협력을 지키기 위해, 강씨 가문에서는 어쩔 수 없이 밤새 시골에 버려두다시피 했던 쌍둥이 작은딸을 데려왔다.시골에서 자라 가족 모임에 참석할 자격조차 없었던 강연서는 그렇게 강혜원의 이름을 뒤집어쓰고 대역 신부가 되었다.“정수혁이 좋아하는 건 네 언니가 아니라, 그 집에서 후원하던 가난한 여학생이야.”결혼식 전날 밤, 한혜주는 차갑게 그녀에게 경고했다.“거기 시집가서도 편하게 살 수는 없을 거야. 하지만 너는 얌전히 굴면서 네 언니 신분으로 3년만 버티면 돼.”강연서는 그때 자신이 그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던 것을 기억했다.물론 그녀도 정수혁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경제 잡지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 한경시에서 가장 명망 높은 귀공자, 수많은 명문가 아가씨들이 선망하는 남자.그와 배지아의 이야기도 들어본 적 있었다.배지아는 정씨 가문에서 후원하던 가난한 학생이었다. 장학금으로 명문대에 진학했고, 정수혁은 그런 그녀를 깊이 사랑했다. 가족의 반대에도 그녀와 함께하려 했지만, 배지아는 차갑고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아무도 축복하지 않는 사랑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먼저 이별을 고하고 해외로 떠났다.정씨 가문은 더없이 기뻐하며 곧바로 정수혁의 정략결혼을 계획했다.결혼 후의 나날은 상상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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