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세월은 많은 것들을 정리하기에 충분했다.강새롬이라는 이름은 이미 디자인계에서 명성 높은, 존경받는 하나의 거목이 되었다.스튜디오 규모는 그때보다 두 배 이상 커졌고 동양 미학과 현대 마인드를 융합한 작품들은 국제 최고 전시장에 잇달아 등장하며 상을 휩쓸었다.강새롬은 더 이상 누구의 부속물이 아니라 그녀 자신이었다. 바로 디자이너 강새롬.하루하루 알차고 평온한 삶을 보냈다.재혼을 함으로써 서둘러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지 않았다. 그저 자기 손으로 스스로의 삶을 온전히 통제하는 흐름을 즐기고 있었다.주유찬과의 관계는 안정적이고 편안했다. 서로 비즈니스적으로는 찰떡궁합인 파트너이면서도 일상에서는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벗이었다. 주유찬의 존중과 이해, 다급해하지 않은 동행은 강새롬에게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평화로움과 안정감을 선사했다.더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강새롬은 조급해하지 않고 지금의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결고리가 있는 상태를 즐겼다.눈빛은 밝고 매사에 단호했으며 과거의 상처는 시간의 치유 덕에 내면의 단단한 힘과 여유로움으로 바뀌었다. 강새롬의 온몸에서 부드럽고도 눈 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온 세상의 주목을 받는 어느 날 밤, 러틴국.‘디자인계의 오스카’라 불리는 글로벌 연간 디자인 대상 시상식이 열리고 있었다.올해의 베스트 디자이너 최대 유력 후보자인 강새롬은 자신이 디자인한 수묵 산수화에서 영감을 얻은 연회색 롱드레스를 입고 여유롭게 시상식장으로 들어섰다. 그 순간 카메라의 플래시 세례가 강새롬을 향해 터져 나왔다. 강새롬의 미소와 표정 하나하나에 자신감과 매력이 가득 차 있었다.한편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 대륙의 어느 외딴 마을.가물고 척박한 이곳, 유일한 생기는 얼마 전에 세워진 희망소학교의 펄럭이는 깃발뿐이었다.해가 저물었지만 기온은 여전히 뜨거웠다.심플하지만 깔끔한 사무실, 서해진은 조금 전 재단의 엔지니어들과 새로운 물 자원 탐사 프로젝트에 관한 화상 회의를 마친 참이었다.간단한 흰색 면 셔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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