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마자 보인 것은 화려하기 그지없는 황후궁의 천장이었다.어젯밤, 자는 척하며 황제의 품에 안겨 들어왔던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으윽, 내 인생아…….”이불을 뒤집어쓰고 괴로워하고 있을 때, 기다렸다는 듯 문이 열리며 릴리가 들이닥쳤다.그녀는 이미 완벽하게 준비 태세를 갖춘 상태였다.“아가씨! 아니, 특.별. 보좌관님! 어서 일어나세요. 첫 출근인데 늦으시면 어떡해요!”‘얘는 지금 우리가 황궁에 납치당해 왔다는 걸 아는 거야, 모르는 거야?’릴리의 태연함에 어이가 없었다.‘우린 분명 집으로 가고 있었다고!’내 속이 타들어가던 말던 릴리는 능숙한 손길로 나를 화장대 앞에 앉혔다.거울 속의 나는 어제 이불 킥의 여파로 조금 퀭한 모습이었지만,릴리의 손길이 닿기 시작하자 마법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그나저나 아가씨, 어젯밤에 폐하께서 아가씨를 안고 들어오실 때 보셨어요? 세상에, 저는 무슨 로맨스 소설 속 남주인공이 강림하신 줄 알았다니까요.”“… 릴리, 제발.”“그 넓은 어깨! 아가씨를 깃털처럼 가볍게 안아 올리시던 그 팔근육! 게다가 아가씨를 내려다보시던 그 눈빛은 또 어떻고요.두 분, 은근히 잘 어울리지 않아요? 이참에 진짜 황후가 되셔서 여기 알 박기 하시는 건…….”“절대 안 돼! 결사반대야!”나는 릴리의 말을 단칼에 잘라냈다.로판 덕후로서 단언컨대, 남주의 옆자리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법이다.암투와 독살이 즐비하고, 게다가 업무 과다의 온상이라고!완전 사양이다!“일단… 결국 이렇게 황궁에 왔으니, 나는 그저 내 할 일이나 해야지.어제 들은 바로는 어쨋건 황제와 같이 있어야 저 알이 부화 할 수 있다니깐, 부화할때 까지만 같이 있지뭐. 그 이후는 바로 이 지옥 탈출이다!”나는 말을 이었다.“릴리가 생각하는 그런 로맨스는 책으로만 보는 게 제일 안전하다니까?”나의 결연한 거절에도 릴리는 “에이, 저 미모를 옆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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