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례지만, 성함이……?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사서분은 아니신 것 같은데….”“아,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마탑 소속 마법사인 벨리안이라고 합니다. 폐하의 요청을 받고 잠시 황궁에 머물며 연구를 돕고 있지요.”마탑의 마법사, 벨리안이라니!로판의 공식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능력 있는 마법사 + 다정한 성격 + 안경 = 무조건 치명적인 서브 남주’.게다가 황제의 요청으로 왔다면 분명 이 정체 모를 검은 알과 관련이 있을 터였다.벨리안은 내 안주머니 쪽으로 시선을 던지더니 다 안다는 듯한 신비로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마 영애가 보살피고 있는 그 ‘특별한 존재’를 알아보는 데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보좌관님.”나를 부르는 ‘보좌관님’이라는 호칭이 카엘루스의 입에서 나올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내 귓가에 감겼다.잔잔한 호숫가에 던져진 작은 돌멩이 같았다.나는 하마터면 이 눈 호강 시켜주는 마법사의 미소에 홀려 “어서 분석해 주세요!”라고 외칠 뻔했다.하지만 가까스로 이성을 붙잡았다.‘정신 차려, 엘리노아. 여긴 로판 속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현실!’하지만 내 결심이 무색하게도 벨리안은 어느새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오며 나긋하게 속삭였다.“앞으로 자주 뵙게 될 것 같군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이 도서관 3층 끝방으로 찾아오세요. 보좌관님만을 위한 ‘특별한 참고서’를 준비해 두겠습니다.”그의 눈동자가 안경 너머로 반짝였다.카엘루스가 말한 ‘빨빨거리지 마라’는 당부가 무색하게, 내 황궁 생활에 아주 강력하고도 달콤한 유혹이 등장해 버렸다.**벨리안이란 마법사와 인사를 마치고, 좀 더 도서관 깊숙한 곳을 향해 걸어갔다.그동안 오라버니의 눈을 피해 변장 아티팩트를 뒤집어쓰고, 들킬까 봐 숨 죽이며 로판을 읽던 그 서러운 날들이 스쳐 지나갔다.하지만 오늘은 다르다.서브 남주 같은 잘생긴 마법사도 만나고, ‘특별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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