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원은 아주 길고 긴 꿈을 꾸었다.꿈속에서 그는 4살로 돌아가 있었다. 옆집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 왔고, 자신보다 3개월 어린 여자아이를 알게 되었다.여자아이는 포니테일로 얌전히 머리를 묶고 조용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누구보다 씩씩한 그 여자아이를 좋아했다.그 여자아이는 양수원을 끌고 놀이터로 내려가 그네를 탔다. 양수원이 온 힘을 다해 밀어도, 더 세게 밀어 달라며 하늘까지 날아가고 싶다고 말했다.그 여자아이는 몰래 용돈으로 과자를 많이 사 와 양수원에게 절반을 나눠 주었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것이라고 했다.말썽을 부리다 어른들에게 들키면, 그 여자아이는 용감하게 앞으로 나서서 모든 책임을 졌다. 혼이 나도 절대 양수원의 잘못을 일러바치지 않았다.양수원은 매일 그 여자아이 꽁무니를 따라다녔다. 골목 입구에서 끝까지,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아이에서 소년과 소녀로, 평생 친구로 지내자던 사이에서 손을 잡고 결혼식장으로 들어가는 부부가 되기까지.강하임은 양수원을 위해, 무한한 가능성이 있던 미래를 망설임 없이 포기했다.양수원도 모든 친척과 친구들의 축복 속에서 평생 강하임만 사랑하겠다고 맹세했다.그는 그것이 두 사람의 아름다운 결말이라고 생각했다.동화 속 사랑은 늘 거기서 끝난다.오래 함께 자란 두 사람이 온갖 어려움을 이겨 내고 부부가 되는 순간, 모두가 그것을 해피엔딩이라 불렀다.하지만 양수원이 사는 세계는 영화도, 소설도 아니었다. 살아 숨 쉬는 현실이었다.그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주인공이 아니었고, 기적 같은 힘도 없었다.그래서 인생은 아무 일 없다는 듯 계속 앞으로 흘러갔다.꽃과 풍선, 축복과 사랑으로 가득했던 예식장은 어느새 벗어날 수 없는 울타리가 되었다.결혼이라는 이름으로 세워진, 빛 한 줄기 들지 않는 감옥이었다.평생 계속될 거로 믿었던 사랑과 다정함은 반복되는 일상에서 천천히 닳아 빛을 잃었다.사랑이 닳아 없어진 자리에는 다른 감정들이 고개를 들었다.그를 괴롭히고 밤마다 잠들지 못하게 하던 죄책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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